11. 중력가속도의 고문

좌우간 9.80665 m/s² 만큼 가속도가 붙어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것은 지구가 인력(引力)으로 물체를 끌어당기기 때문이다. 그 가속도는 물체의 크기나 무게와 관계없이 동일하다. 전에는 사람들이 크고 무거운 물체가 더 빨리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피사의 사탑(斜塔)에 올라가 크고 작은 두 개의 쇠공을 떨어뜨려 두 개의 쇠공이 똑같은 속도로 떨어지는 것을 보여주었다. 또 뉴턴은 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했다고 한다.

초음속 전투기 조종사들은 급속선회나 하강-급상승 때 5~6g, 심지어 10g 가까운 중력가속도를 견뎌내야 한다. 몸뚱이는 오징어포가 되는 듯 짓눌리고 피는 다리로 몰리고 머리에는 피가 모자라 의식을 잃거나 기절하기도 한다. 우주선 발사 때도 그렇다. 로켓이 뿜어내는 엄청난 가속력으로 우주선이 상승할 때 우주비행사는 엄청난 중력가속도를 견뎌내야 한다.

우주선이 지구중력을 이기고 지구궤도에 진입하려면 초속 8 km 이상의 속도가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만일 우주선이 매초 지구의 중력가속도 3배, 즉 29.6 m/s² 정도로 가속한다면 지구중력가속도 1g에다 우주선 가속으로 인한 중력가속도 3g를 합하여 4g의 중력가속도가 발생한다. 이 가속력으로 우주선이 초속 8 km에 도달하려면 8,000m 나누기 29.6 = 270초, 즉 4분 30초 동안 우주비행사들은 4g의 중력가속도를 받으며 체중이 4 배, 약 300 킬로그램으로 늘어나 오징어포, 쥐포가 되는 느낌을 받으며 전신의 피와 내장이 아래로 쏠리는 고문을 당해야 한다. 그렇게 4~5분을 견뎌서 도달하는 속도가 초속 8 킬로미터, 광속의 3만7천5백분의 1이다. 그 속도로 우주선은 지구궤도에 진입한다.

광속우주여행을 한다고? 우주선이 3g의 가속도로 가속하여 광속인 초속 30만 킬로미터에 도달하려면 얼마나 시간이 걸릴까? 10,135,135분, 그러니까 168,918 시간, 7,038일, 즉 19년 3개월이 걸린다는 계산이 된다. 우주선 탑승자들은 그 동안 3 g(지)의 중력가속도를 견뎌야 한다. 이런 고문을 당하면서 살아남을 인간은 없다. 19년은커녕 단 며칠도 견뎌내지 못 하고 절명(絶命)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엄청난 추진력을 낼 수 있는 로켓이나 우주선도 없다. 광속에 가까워질수록 우주선의 질량과 우주인의 체중은 무한대로 늘어나고 추진력도 무한대로 늘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에베레스트 산만큼 거대한 로켓을 단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추진은커녕 로켓자체의 무게도 이기지 못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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