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일 목사 "은혜에는 '신상'이 없다"… 화려한 프로그램 대신 기본으로 돌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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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3ㆍ 2026-02-06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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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박성일 목사는 동부개혁장로회신학교 개강부흥회 둘째 날, 학개서를 통해 무기력증에 빠진 현대 교회를 향한 성경적 해법을 제시했다. 그는 솔로몬 성전의 화려함과 현재의 초라함을 비교하며 절망했던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나님은 새로운 프로그램이 아닌 "내가 너희와 함께한다"는 임마누엘의 약속 하나로 대응하셨음을 강조했다. 박 목사는 "말씀, 기도, 성례라는 고전적인 '은혜의 방편' 외에 다른 이벤트는 필요 없다"며, 교회의 성장은 외형적 확장이 아닌 내면의 '변화'로 증명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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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일 목사는 화려한 기술이나 프로그램이 아닌 말씀과 성령, 기본이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했다.
앞서 보도된 첫 번째 기사에서 박성일 목사는 한국 교회의 '쇠퇴론'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현재의 위기를 팽창기의 거품이 빠지고 '성숙한 복지 교회'로 진입하는 진통기로 진단했다. 그는 70~80년대의 숫자 부흥이 산업화 시대의 산물이었음을 지적하고, 이제는 신학적 깊이와 인격적 품격을 갖춘 '진짜 본론'이 시작될 때라고 선언했다.
현상에 대한 냉철한 진단이 끝난 지금, 그렇다면 우리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시 일어설 것인가? 박 목사는 그 해법을 학개서에서 찾았다.
기초만 덩그러니 놓인 채 잡초가 무성해진 성전 터. 그 위로 16년의 침묵이 흘렀다. "아직 때가 아니다"라며 고개를 젓는 백성들의 핑계는 합리적이었다. 먹고살기 힘든 경제난, 주변국(사마리아인)의 방해, 그리고 페르시아 제국의 건축 중단 명령까지. BC 520년 예루살렘의 황량한 풍경은, 펜데믹 이후 활력을 잃고 생존을 걱정하는 2026년 이민 교회의 현실과 소름 돋을 만큼 닮아있다.
지난 3일 저녁, 동부개혁장로회신학교 강단에 선 박성일 목사는 학개서를 본문으로 택한 이유를 설명하며 에스라 3장의 한 장면을 스크린 위로 소환했다. "성전 기초가 놓였을 때, 솔로몬 성전의 옛 영광을 기억하던 노인들은 대성통곡했습니다. 반면 젊은이들은 기뻐서 소리를 질렀죠. 노인들의 눈물은 감격이 아니었습니다. '겨우 이거냐'는 비참함이었습니다. 그들은 과거의 화려함과 현재의 초라함을 비교하며 '좋은 시절은 다 갔다'고 절망했습니다."
박 목사는 오늘날 교회를 짓누르는 패배감의 실체가 바로 이 '비교 의식'과 '생존의 압박'에 있다고 진단했다. 자신들은 '인테리어가 잘 된 집'에 거하면서도 정작 하나님의 집은 방치하는 영적 우선순위의 전도, 그리고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능력이 없다는 무력감.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겪는 '영적 우울'의 본질이라는 것.
"바퀴를 다시 발명하지 마라"… 변치 않는 은혜의 방편
절망에 빠진 백성들을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해 하나님이 꺼내 든 카드는 무엇이었을까. 놀랍게도 획기적인 건축 공법이나 거액의 지원금이 아니었다. 학개 선지자를 통한 "내가 너희와 함께 하노라(학 1:13)"는 짧은 말 한마디였다.
박성일 목사는 이 대목에서 성경의 거대한 맥락을 연결했다. "하나님은 학개 시대보다 천 년 전인 출애굽 때 주셨던 언약과 성령이 '계속하여' 너희 가운데 머물러 있다고 말씀하십니다(학 2:5). 천 년의 세월이 흐르고, 장소가 바뀌고, 백성들의 수준이 떨어졌어도 하나님이 자기 백성에게 은혜를 주시는 방편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그는 현대 교회가 위기 탈출을 위해 자꾸만 교회를 '재발명'하려고 시도하는 것을 경계했다. "영어 표현에 '바퀴를 다시 발명할 필요는 없다(No need to re-invent the wheel)'는 말이 있습니다. 바퀴는 이미 완벽한 원리입니다. 굴러가게 하면 됩니다. 그런데 우리는 불안하니까 자꾸 본질이 아닌 껍데기를 바꾸느라 에너지를 낭비합니다. 화려한 피켓이나 이벤트로 사람을 모으는 건 본질이 아닙니다."
박 목사가 제시한 해법은 투박하리만큼 고전적이었다. 그것은 종교개혁자들이 생명처럼 지켰던 '통상적인 은혜의 방편(Regular means of grace)'이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무기는 딱 세 가지입니다. 선포되는 말씀, 하나님과의 깊은 대화인 기도, 그리고 성도 간의 진정한 교통인 성례입니다. 특히 한국 교회가 소홀히 하는 성찬(성례)은 단순히 떡을 떼는 예식이 아니라, 그리스도와 연합하고 성도가 한 몸 되는 신비한 '커뮤니언'의 현장입니다. 우리는 무언가를 발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미 주어진 이 완벽한 방편들을 신뢰하고 수행하면 됩니다."
"관료들도 움직이신다"… 진동의 역사
그렇다면 현실적인 문제, 즉 '돈과 권력'의 문제는 어떻게 해결되는가. 박 목사는 학개서 2장 7절 "또한 모든 나라를 진동시킬 것이며 모든 나라의 보배가 이르리니"라는 말씀을 인용하며, 자신의 목회 현장에서 경험한 생생한 간증을 털어놓았다.
필라 기쁨의교회 건축 당시, 지역 하수도 시설 노후화로 당국이 건축 허가를 내주지 않는 '모라토리엄' 상태에 직면했다. 규정상 12개 유닛 이상의 하수 시설을 교회가 직접 확충해야 하는데, 이는 사실상 불가능한 조건이었다. 막다른 골목이었다. 그때 박 목사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지역 상원의원 사무실의 문을 두드렸고,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담당 보좌관이 주선하여 줌(Zoom) 미팅이 열렸는데, 화면을 보고 전율했습니다. 연방 하원의원 보좌관, 주 상원·하원의원실 관계자, 시 행정가들이 한 화면에 다 들어와 있는 겁니다. 평소 같으면 서로 핑계 대기 바빴을 관료들이, 그날은 머리를 맞대고 '안 된다'는 말 대신 '어떻게 가능하게 할까'를 논의하더군요. 순식간에 문제가 해결됐습니다. 저는 그때 깨달았습니다. 하나님이 작정하시면 세상의 정부 조직까지 흔드셔서 교회의 길을 여시는구나."
박성일 목사는 이 사건을 성경의 역사와 연결했다. 실제로 학개 선지자의 예언 직후, 페르시아의 다리오 왕은 조서를 내려 국고(세금)로 예루살렘 성전 건축을 지원하라고 명령한다. 심지어 반대하던 자들이 그 명령을 수행해야 했다. 이방 왕들이 보물을 싣고 예루살렘으로 오는 '진동의 역사'가 일어난 것이다.
종말이 역사를 끌고 간다
설교는 단순한 건축 성공담에서 멈추지 않고, 거대한 구속사적 비전으로 확장되었다. 박 목사는 "만국의 보배가 이르리라"는 학개서의 예언이 이사야 60장을 거쳐, 사도 바울이 이방인(로마)의 헌금을 모아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장면, 그리고 마침내 요한계시록 21장 새 예루살렘 성으로 만국의 영광이 들어가는 장면으로 완성된다고 설명했다.
"기독교는 과거를 파먹고 사는 회고적 종교가 아닙니다. 종말론(Eschatology)이 앞서가며 현재의 역사를 끌고 가는 종교입니다. 창세기 1장부터 이미 하나님의 나라는 완성된 종말을 향해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결론을 이미 갖고 계십니다. 그러니 과정 중에 있는 고난이나 죽음조차 우리에게는 막다른 골목이 될 수 없습니다."
"성장은 확장이 아니라 변화다"
이날 집회의 결론은 명쾌했다. 박 목사는 '성장'의 정의를 다시 내리며, 신학생들에게 본질에 집중할 것을 당부했다. "교회는 성장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 성장은 건물의 평수를 넓히는 '확장'이 아니라,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의 인격과 삶이 바뀌는 '변화'로 측정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은혜의 방편을 신뢰하고 묵묵히 본질을 지킬 때, 하나님은 나머지 모든 필요를 '흔들어서라도' 채우실 것입니다."
설교 후 이어진 통성기도 시간, 신학생들의 기도 소리는 여느 때보다 뜨거웠다. 그러나 그것은 감정적인 흥분이 아니었다. 화려한 솔로몬의 성전이 아닌, 초라해 보일지라도 '말씀과 성령'이 거하는 오늘의 성전을 묵묵히 지어 올리겠다는 결단의 함성이었다. 박성일 목사가 던진 '기본으로의 회귀'는 껍데기뿐인 팽창에 지친 이민 교회에 가장 필요한 위로이자, 가장 강력한 전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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