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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성국 목사의 ‘자리’에 놓인 성경... 퀸장 새 성전 입당감사예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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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3ㆍ2026-01-05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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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2026년 1월 4일, 퀸즈장로교회가 다민족을 위한 새 성전 입당감사예배를 드렸다. 2013년 부임한 故 김성국 목사의 비전 아래 한국어·영어·중국어·러시아어 4개 회중이 연합해 이룬 결실이다. 입당감사예배를 두 달여 앞두고 2025년 말 소천한 김 목사를 대신해 그의 낡은 성경책이 놓인 빈 의자가 자리를 지켰으며, 슬픔을 넘어선 선교적 연합의 현장이었다.45d18e60635a52cdfb900e6a040d0350_1767623356_7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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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당 맨 앞줄, 고인이 된 김성국 목사의 빈자리에 낡은 성경책만이 놓여 있다. 

 

예배당 맨 앞 중앙, 비어 있는 한 좌석이 사람들의 시선을 끈질기게 붙들었다. 지난 해 10월 소천한 고 김성국 목사의 자리였다. 주인을 잃은 의자 위에는 생전 그의 손때가 묻은 낡은 성경책만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2026년 1월 4일, 퀸즈장로교회 새 성전 입당감사예배 현장. 김 목사의 부인 김명자 사모가 남편을 대신해 감사패를 받을 때, 쏟아지는 화려한 조명보다 빈 의자 위의 성경이 내뿜는 침묵의 메시지가 더 강렬했다. 그것은 오히려 다민족 비전의 완성을 알리는 역설적인 웅변이었다.

 

퀸즈장로교회가 플러싱 한복판에 '다민족을 위한 새 성전'을 완공하고 4일 입당감사예배를 드렸다. 이날 예배는 단순한 건물의 완공식이 아니었다. 2013년 3대 담임으로 부임한 김성국 목사가 2025년 말 떠나기까지, 12년간 피 끓는 호소로 밀어붙였던 '다민족 선교'라는 드라마의 마지막 장이자 새로운 시작이었다.

 

예배당을 가득 메운 한국어, 영어, 중국어, 러시아어 4개 회중의 찬양 소리는 하나의 거대한 화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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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즈장로교회 2019년 다민족을 위한 새 성전 착공예배에서 비전을 외치는 김성국 목사

 

화마가 할퀴고 간 자리, ‘떠나는 도시’에 남다

 

시계를 2019년 8월 30일로 돌려본다. 금요일 심야, 교회 통역실에서 시작된 불길은 삽시간에 건물을 위협했다. 소방차의 사이렌 소리와 매캐한 연기가 성전을 뒤덮었던 절망의 밤이었다. 보통의 이민 교회라면 화재 복구에만 매달리거나 안정을 택했을 시기였다. 더구나 쾌적한 교외로 이주하는 것이 이민 교회의 성공 공식처럼 여겨지던 때였다. 그러나 김성국 목사의 선택은 정반대였다.

 

그는 화재 직후 오히려 “일어나 건축하자”고 선포했다. 불탄 곳을 단순히 고치는 차원을 넘어, 교회 앞 주차장 부지에 다음 세대와 다민족을 위한 완전히 새로운 공간을 짓기로 결단한 것. 김 목사는 당시 “플러싱은 한인들이 떠나는 곳이 되었지만, 그렇기에 세계 각국의 민족들이 몰려드는 선교의 최전선”이라고 규정했다.

 

김성국 목사는 교회가 안락한 피난처가 되기를 거부하고, 가장 복잡하고 소란스러운 이민자의 도시 한복판에 남아 ‘상처 입은 나그네들의 버팀목’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 100여 개 민족이 어깨를 부대끼며 살아가는 플러싱이야말로, 굳이 비행기를 타지 않아도 문만 열면 ‘땅끝 선교’를 감당할 수 있는 하나님이 예비하신 가장 전략적인 선교지였기 때문.

 

그 무모해 보였던 도전은 1974년 설립된 한국어 회중이라는 단일 민족 교회의 틀을 깨는 것으로 이어졌다. 중국어 회중(2015), 러시아어 회중(2016)을 차례로 설립하며 ‘한 지붕 네 가족’이라는 낯선 실험을 감행했다.

 

이번 새 성전은 그 실험이 무모한 객기가 아니라 시대를 앞서간 예언자적 통찰이었음을 증명하는 거대한 방주로 플러싱 땅에 우뚝 섰다.

 

4개 국어로 울려 퍼진 "아버지의 뜻"

 

이날 입당예배는 한국어, 영어, 중국어, 러시아어 담당 목회자들이 각자의 언어로 순서를 맡았다. 대표 기도를 맡은 송동율 장로는 "하나님 나라의 비전을 품고 달려오셨던 고 김성국 목사님을 이 시간 기억합니다. 목사님께서 품으셨던 그 마음, 이 거룩한 성전이 하나님께 온전히 드려지는 예배의 처소"가 되길 간구했다.

 

축사를 전한 이영상 목사(뉴욕노회 부노회장)는 “지금 천국에서 우리보다 더 크게 박수 치고 계실 분이 김성국 목사님”이라며 “이 성전은 벽돌로 지어진 것이 아니라, 목사님의 눈물과 성도들의 헌신이라는 모르타르로 세워졌다”고 회고했다.

 

영상부가 준비한 다큐멘터리가 상영되자 곳곳에서 설교자도 말했듯이 성도들은 조용히 울었다. "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라는 고인의 생전 고백이 흘러나올 때, 의자 위에 놓인 성경책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그는 병상에서 투병하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자신의 이름이 드러나는 것을 경계했다. 장례 순서지에 담긴 약력이 고작 세 줄(출생, 신앙고백, 소천)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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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담임 김도현 목사가 김명자 사모에게 화환을 증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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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당 맨 앞줄, 성경책 옆에 김명자 사모가 대신 받은 화환이 놓여 졌다.

 

빈 의자가 남긴 과제

 

모든 순서의 하이라이트는 가장 조용한 순간에 찾아왔다. 건축위원회가 고 장영춘 원로목사와 고 김성국 목사에게 수여하는 감사패를 전달하는 시간이었다. 김명자 사모가 단상에 올라 패를 받아 들고 남편의 빈 의자로 돌아가 받은 화환을 놓았다.

 

그 빈 의자에 놓인 낡은 성경책은 웅변하고 있었다. 건축자는 떠났지만, 그가 붙들었던 말씀과 비전은 여전히 살아서 역사하고 있음을. 김성국 목사는 생전 “이 땅은 우리의 마지막 종착지가 아니다. 우리는 저 본향을 향해 함께 가는 순례자”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그가 그토록 원했던 ‘하늘의 문’이 이제 플러싱 한복판에 활짝 열린 셈이다.

 

예배가 끝나고 성도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뒤에도, 강단 앞 그 빈 의자의 잔상은 길게 남았다. 새 성전은 완공되었고 리더는 떠났다. 하지만 낡은 성경책이 놓인 그 빈자리는 남겨진 자들에게 무언의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서로 다른 언어와 피부색을 가진 이들이 진정 하나가 되어 예배하는가? 우리는 건물을 지었는가, 아니면 교회를 지었는가?” 이제 그 질문에 답하는 것은 살아남은 자들의 몫으로 남았다. 퀸즈장로교회의 진짜 역사는 벽돌을 다 쌓은 오늘부터가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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