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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은숙 사모 “우리 목사님, 사모님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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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계ㆍ2007-10-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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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은 정녕 가을입니다. 따뜻한 햇살과 서늘한 바람이 찾아드는 가을은 더없이 축복받은 계절입니다. 차창에 스치는 길가에 나무들도 어느새 노랑, 빨강 단풍이 나무 끝에 매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요... 가을은 길가의 나뭇잎에서도 오고, 영글어 가는 결실들을 보면서 더욱 실감을 하곤 하지요. 가장 눈에 잘 들어오는 사과, 배, 감나무에 열매들이 익어가는걸 보면 거부할 수 없는 가을임을 느낍니다...

그 곳에서 하나님의 질서와 손길을 보았습니다. 하나님 손가락으로 지으신 우주와 자연과의 만남에도 뜨거운 감격이 있습니다. 산에 가면 나무가 되고, 바다에 가면 물이 되고 싶어집니다. 자연의 신비, 그것을 보기 위해서 눈 대신에 마음으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눈을 뜨듯이 마음을 열고, 그 빛깔이 들어차게 자리를 비우면 마음 속에 자연의 숲이 우거지는 것입니다. 삶의 여백은 쉼입니다. 비움입니다. 우리는 삶에 여백이 필요합니다. 마음의 여유와 안식을 주기 때문입니다.

대뉴욕지구 한인목사회 주최로 10월 1일 베스페이지 주립공원에서 100여명의 목사님들과 사모님들이 참가한 가운데 체육대회를 열었습니다. 어느 직업인들 편하겠습니까마는 목사님, 사모님들에게도 아픔과 고통과 고독이 있는 것을 압니다. 이 모임을 준비한 분들이 아마도 늘 시간에 좇기고 분주한 목사님, 사모님들에게 필요한 것이 '여백 즉 쉼'이라고 생각했나 봅니다. 그래서였는지 서늘한 바람이 솔솔부는 한적한 월요일 숲이 아름답게 둘러 쌓인 베스페이지 주립공원으로 우리들을 초청하였습니다.

날마다 반복되는 일상으로부터의 탈출은 참 신선한 충격을 주었습니다. 목사님, 사모님들이 모여 체육대회를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청군 이겨라! 백군 이겨라! 외치던 어릴 적 가을 운동회가 생각나서 참 행복했습니다. 오랜만에 열심히 멋지게 운동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뭔가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 왜냐하면 어릴 때 운동을 제법 잘하는 날렵한 편이었거든요. 그런데 마음은 달려가서 뛰고, 차고, 받는데 왜 그리 몸이 안따라 주던지요... 세월만큼 체중도 늘어 버리고 마음마저 넉넉해져 이젠 이래도 웃고 저래도 웃는 '하하표' 아줌마가 되어버린 나는 이제 운동하는 모습도 뒤뚱뒤뚱... 어이쿠,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고 다리에 힘이 풀리니...부끄럽게도 오늘 건강에 대한 또 하나의 위기를 경험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천천히 느긋하게 사는 법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배구, 족구, 발야구, 다지볼, 릴레이, 줄달리기... 두 주먹 불끈 쥐고 발을 동동 구르며 응원을 하였건만 안타깝게도 게임마다 지기만 하는 우리 청군 목사님, 사모님들...그래도 얼굴은 투명한 가을 햇살처럼 밝기만 합니다.

좋은 만남을 위해 일평생동안 기도해 왔습니다. 그 이유는 인생은 만남이기 때문입니다. 주최하신 분들의 수고와 배려 그리고 정성어린 섬김과 진행, 맛있는 음식...함께 했던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100여명의 목사님과 사모님들과의 만남, 처음엔 서로 낯설어 서먹서먹하던 사이가 함께 웃고 뛰고 먹다 보니 어느새 지기처럼 가까워졌습니다.

우리 청군, 우리 백군... 말 할 때마다 웬지 우리라는 단어가 가슴이 따스하게 해 주었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우리"라는 단어가 그 사람의 입에서 나올 때면 나는 왠지 그 사람과 한층 더 가까워진 듯한 느낌에 마음이 푸근해집니다. 난로 같은 훈훈함이 느껴지는 "우리"는 "뜻을 같이하는 동지"라는 생각이 들어 참 좋았습니다. 비젼을 함께 나누며 하나님을 섬기는 믿음으로 사는 우리. 한 마음으로 함께 함성을 지르고 함께 뛴 즐거운 체육대회는 거의 일방적인 백군의 승리로 마쳤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진팀이나 이긴 팀이나 모두 기분이 좋았다는 것입니다. 더 기뻤던 것은 아마도 기대하지 않았던 많은 상품과 선물이었던 것 같습니다. 선물을 받아든 목사님 사모님들의 얼굴에 가을하늘 같은 해맑은 웃음이 활짝 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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