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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은미 사모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편지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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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ㆍ2007-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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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동부교회(황영태 목사) 황은미 사모의 편지가 화제이다. 황 사모가 몸이 불편해서 교회에 나오시지 못하는 노인 등 결석자에게 보내는 편지가 삭막한 이민생활속에서 성도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주고 있다.

황 사모는 “노인들께서 1년 내내 당신들 앞으로 오는 한글로 된 편지 한통 받지 못하시는 것이 마음 아파 함께 기도제목이라도 나누려고 시작한 결석자 편지가 벌써 2년 반이 되었네요”라고 말했다.

이젠 성도들이 받는 편지들은 교회와 목사 그리고 사모의 삶 속에서 같이 웃고 같이 우는 연애 편지(받아보시는 분들이 그렇게 말씀하셔요)가 되어버렸다.

황 사모는 “대학교 1학년때 만나서 6년 동안 연애하다가 결혼한 제가 왕년의 실력을 발휘하여 연애편지 쓰는 심정으로 일주일동안 제 주위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제가 느끼는 그대로 적는 거라 때론 창피한 생각이 들지만 많은 분들이 제 편지를 통해 용기도 생기고, 희망도 가지게 되고, 목사부부도 자기들과 똑같은 경험을 하고, 아픔도 느끼는 것에 일종의 희열(?)같은 것도 맛보시는 것 같아요. 똑같이 싸우고 힘들지만 작은 믿음이나마 어떻게 해결하고 극복하는가가 제가 드리고 싶은 메시지거든요”라고 나눔을 소개했다.

뉴욕동부교회 황영태 목사 부부는 박희소 목사 후임으로 2005년 교회에 부임했다.

다음은 김 집사에게 보내는 편지이다.

2007년 9월 16일
김 집사님께

아니, 벌써~! 여름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버리는 바람에 이불을 끌어당겨야만 달게 잘 수 있는 계절이 되었군요. 선선한 날씨는 대환영인데 환절기에 으레껏 따라다니는 알러지라는 나쁜 놈 때문에 여기저기서 신음소리를 내시는군요. 지금이 감기 걸리기 딱 좋은 때니까 비상계엄령이라도 선포하시고 경계를 강화하세요. 꺼진 불도 다시 보자! 떨어진 이불도 다시 덮자!!!

지난 월요일과 화요일, 1박 2일 동안 스토니 포인트 센터에서 노회가 있었어요. 그러니까 목사님은 외박, 저는 독수공방을 한 것이지요. 덕분에 모처럼 여유롭게 쉴 수 있었어요. 식사도 대충 때울 수 있고, 목사님과 함께 있으면 자동적으로 패키지 상품이 되어서 함께 해야 하는 일들(심방, 청소 등)이 중단되었으니 그 모든 일들로부터 해방이 되어 자유부인이 되었어요. 갑자기 주어진 한가로움에 대단한 횡재를 한 것처럼 행복하더군요. 믿기지 않으시겠지만 소심(?)한, 좀 더 적나라하게 표현하자면 믿음이 없는 제가 예진이와 단둘이 밤을 보내는 것이 조금 무섭긴 했지만요. 문이란 문은 모조리 잠그고 기도를 좀 세게(?) 하고서야 잠들 수 있었지만요. 밤이 두려운 것을 빼면 정말 좋은 시간이었어요.

지난주에 숙제로 드린 기도제목 목록들을 놓고 계속 기억하며 기도할 수 있었던 것이 특히나 좋았던 것 같아요. 자주는 곤란하지만 아주 가끔은 떨어져 지내는 것도 필요하고 귀한 시간인 것 같아요. 그런데 이틀, 정확하게는 29시간이 한 두어달 정도로 길게 느껴지던데요, 너무 과장되었나요? 쉰을 바라보는 주제에 닭살커플이라고 흉보실 건가요? 요즈음도 부부싸움을 전혀 안하지는 않지만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로, 아직도 사랑하며 알콩달콩 살고 있다고 감히 고백할 수 있어요. 결혼해서 큰아이 낳고 6~7년은 생각하기 조차 싫은 정도로 힘들고 제 마음에 미움만이 가득했는데 하나님이 제 마음을 확~ 바꾸어 주신 덕분에 언제 그런 시절이 있었냐는 듯 지금은 행복하게 살고 있어요. 그때는 이런 날이 오리라곤 꿈조차 꿀 수 없었는데 말이에요. 어렵고 고통스런 일들이 닥쳤을 때 기도하면서 참고 기다리면 반드시 하나님이 해결책을 주신다고 믿어요. 그리고 노회는 하나님의 은혜로 잘 마치셨대요.

저보다 아이들이 더 좋아하고 따르는 친정어머니가 내일이면 미국에 오셔요. 일곱명이나 되는 많은 손주들 중에서 유난히 할머니를 사랑하고 챙기는 수진이, 예진이는 도착도 하시기 전에 한국으로 빨리 가실까봐 걱정하며 바들바들 떨고 있네요. 설날, 그리고 봄에 있는 자기 생일에 할머니가 계실지를 귀찮을 정도로 물어오네요. 할머니가 오시면 만들어 달라고 할 음식도 미리 생각해 놓고 말이에요. 연세가 드셔서 할머니의 요리솜씨도 한물갔던데......

으~앙! 우리 예쁜 도둑이 자동차를 달라고 하네요. 시집도 가기 훨씬 전인데 괜찮다 싶으면 불쌍한 얼굴로 달라고 하는 통에 제 소유로 남아나는 것이 없는데 이번엔 큰걸로 요구하네요. 중이 고기맛을 알면 절간의 빈대도 남아나지 않는다더니 방학 동안 운전하며 편한 맛을 알았잖아요. 실제로 다른 학교에 가서 수업도 듣고, 오케스트라도 하니까 밤늦게 집에 오는 것이 불편하고 아쉽긴 한가봐요. 물론 고생도 되고, 시간낭비도 많아 꼭 필요하다면 줘야겠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아직은 때가 이른 것 같아요.

선뜻 내주지 못하는 애미마음이 쓰리지만 기다리라고 했어요. 결정을 그렇게 하기까지 꽤 여러날을 고민하며 이랬다 저랬다를 반복해야 했지요. 딸이 눈독을 드리면 헤어날 길이 없던데 다음 학기까지 참을 수 있을런지....... 딸이 달라하면 그 앞에선 눈을 홀기고 싫은 내색을 해도 마음으로는 속꼬쟁이라도 벗어주고 싶은 것이 엄마의 심정이겠죠?! 이럴 땐 딸 없는 사람이 부러운가?! 그래도 엄마마음 알아주고, 아빠랑 싸우면 엄마편이 되어주는 것은 딸이니까 아들 가지신 분들 안부러워할래요. 딸 하나만 더 있으면 진짜 좋겠는데........
   
점심으론 박 권사님께서 준비하신 육개장과 최전도사님이 가져오신 깻잎쌈과 강된장으로 우리들의 입과 배가 함께 행복해 했어요. 식사 후 설거지를 서로 하시겠다고 나서시는 바람에 줄을 세워놓고 청결함을 보고 선별해서 맡겼지요. 우리 교회는 설거지도 아무한테나 맡기지 않는 이상한 교회라니까요. 저한테 잘 보이시면 순서에 상관없이 하실 수도 있는데........

하나님의 커다란 은혜의 날개 아래에서 속이 알차게 영그는 한주간이 되시길 기도할게요. 황장로님 내외분의 한국방문을 빼면 기도제목은 지난주와 동일하다고 보시면 틀림이 없을거구요.

오늘은 틀림없이 좋은 날이에요!!!
뉴욕동부교회 사모 황은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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