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태 학감 "보스턴지역 한인교회 84곳 중 42곳만 생존"… 벼랑 끝 이민목회, '숫자' 버리고 '본질' 잡아야 >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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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태 학감 "보스턴지역 한인교회 84곳 중 42곳만 생존"… 벼랑 끝 이민목회, '숫자' 버리고 '본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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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3ㆍ2026-02-03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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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동부개혁장로회신학교 총동문회 신년하례예배에서 정기태 학감은 이민교회의 처절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공개했다. 그는 팬데믹 이후 보스턴지역 한인교회가 반토막 난 통계를 제시하며, 생존을 위해 복음을 타협하는 세태를 경계했다. 정 목사는 '성도 수'와 '재정'에 매몰된 목회를 "성령으로 시작해 육체로 마치는 어리석음"이라고 질타하며, 오직 성경의 권위 아래 엎드리는 개혁주의 신앙 회복만이 유일한 살길임을 강조했다.517b8eeca81e1934e202ea89e000fa3c_1770121314_06.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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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수사 대신 투박한 진리를 택한 정기태 목사의 설교는 벼랑 끝에 선 이민 목회자들에게 던지는 생존 매뉴얼과도 같았다.

 

뉴욕의 2월은 여전히 차가웠지만, 이민 한인교회를 둘러싼 현실은 그보다 더 혹독했다.

 

2월 2일 오전 10시 30분, 뉴욕 블루존교회에서 열린 동부개혁장로회신학교 총동문회 2026년 신년하례예배. 통상 1월에 열려야 했으나 날씨 문제로 한 달 미뤄진 이날 모임은 단순한 친목의 장이 아니었다. 강단에 선 학감 정기태 목사는 ‘소명의 부르심에 순종하는 자(딤후 1:9-10)’라는 제목의 설교를 통해, 낭만이 거세된 목회 현장의 '내면'을 드러냈다. 그는 듣기 좋은 덕담 대신, 날카로운 팩트와 신학적 정체성을 무기로 동문들의 안일함을 정조준했다.

 

팬데믹의 성적표, "보스턴 교회 절반이 증발했다"

 

정기태 목사가 던진 첫 번째 도전은 '생존'이었다. 그는 이민 교회가 처한 현실을 설명하기 위해 보스턴 지역의 구체적인 데이터를 인용했다. "얼마 전 보스턴의 한 목회자와 대화를 나눴습니다. 팬데믹 이전에 보스턴 지역 한인교회가 84개였습니다. 그런데 팬데믹이 끝난 지금, 42개만 남았습니다. 정확히 반이 없어진 겁니다."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84개에서 42개로의 급감. 이는 단순한 수치의 변화가 아니었다. 이민 사회의 고령화, 다음 세대의 이탈, 그리고 팬데믹이라는 외부 충격이 맞물려 빚어낸 '교회 생태계의 붕괴'를 의미했다. 정 목사는 "교회의 규모는 줄어들고, 세상을 향한 교회의 권위는 바닥으로 떨어졌다"며 "이제는 살아남는 것 자체가 기적이고 감사인 시대가 되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세상이 교회를 향해 보내는 시선이 '냉소'를 넘어 '무시'에 가까워졌음을 지적하며, 이러한 척박한 환경 속에서 목회자들이 붙들어야 할 것은 막연한 낙관론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개혁주의 정의: "경험과 지식도 말씀 아래 무릎 꿇라"

 

위기의 시대, 정 목사는 '개혁주의'라는 본질적 정체성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그는 최근 교계에서 개혁주의가 마치 유행어처럼 소비되는 현상을 경계하며, 그 무게감을 다시 정의했다.

 

"개혁주의는 말씀 위에 아무것도 두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의 목회 경험, 지식, 달란트, 심지어 우리가 읽는 신학 서적과 세상의 권력까지도 철저히 성경 말씀 아래에 있어야 합니다."

 

그는 하나님의 절대 주권, 성경의 무오성과 충분성, 그리고 은혜의 불가항력성을 언급하며 "이 시대는 복음을 다른 가치들과 비교하며 상대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너도 옳고 나도 옳다"는 종교다원주의적 타협이 목회 현장을 압박할 때, 적당히 세상과 타협하자는 유혹을 뿌리치고 '말씀의 절대성'을 고수하는 것이야말로 동부개혁장로회신학교 출신 목회자들의 사명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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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의 변질: "영혼을 세던 눈으로 돈을 세지 말라"

 

정 목사의 설교는 목회자 내면의 갈등을 해부하는 데까지 나아갔다. 그는 갈라디아서 3장 3절("성령으로 시작하였다가 이제는 육체로 마치겠느냐")을 인용하며, 목회의 동력이 '소명'에서 '계산'으로 바뀌는 순간을 경고했다.

 

"처음 소명을 받았을 때는 구원의 감격 때문에 눈물만 났습니다. 내가 무엇을 해서가 아니라, 죄인 괴수 같은 나를 부르셨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감사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우리가 변합니다. 성도의 머릿수를 세기 시작합니다. 저 성도가 헌금을 얼마나 하는지, 나에게 잘하는지 못하는지를 따지는 세상적 잣대가 들어옵니다."

 

그는 목회자가 성령의 능력을 잃어버리고 '경영자'의 마인드를 갖게 되는 순간, 목회는 더 이상 기쁨이 아닌 무거운 '짐'이 된다고 지적했다. 구원의 감격이 사라진 자리에 남은 것은 교회 운영에 대한 압박감과 인간적인 처세술뿐이라는 뼈아픈 지적이었다.

 

'달콤한 설교'의 배신: "듣기 좋은 말엔 구원이 없다"

 

강단 메시지의 타락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치열한 이민 생활에 지친 성도들을 위로한다는 명분으로 행해지는 '값싼 복음'에 대한 경고였다.

 

"성도들이 힘들게 교회에 나왔으니 부담 주지 말자며 '죄짓지 마라', '기도하라', '성경 읽으라'는 말을 뺍니다. 대신 '한 번쯤 빠져도 괜찮다', '바쁘면 그럴 수 있다'며 위로합니다. 듣기에는 좋겠죠. 하지만 사람의 귀를 즐겁게 하는 그 '좋은 말'에는 십자가의 축복이 없습니다."

 

정 목사는 디모데후서 4장의 말씀을 근거로, 사람들이 바른 교훈 대신 자기 사욕을 채워줄 스승을 찾는 시대를 우려했다. 그는 "성경 한 구절을 놓고도 자기 입맛대로 해석하여 성도를 영적으로 죽이는 일을 멈춰야 한다"며, 투박하고 재미없다는 평을 들을지라도 성경이 말하는 바를 가감 없이 전하는 '정면 돌파'를 주문했다.

 

2026년의 정의: "우리는 생명의 현장으로 파송된 선교사"

 

설교의 후반부, 정 목사는 2026년이라는 시간을 단순히 '새해'가 아닌 '선교지'로 규정했다. 상황은 수시로 변하고 교회 환경은 더욱 어려워지겠지만, 복음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는 확신이다.

 

"우리는 2026년이라는 시간 속으로, 그리고 각자의 사역지라는 현장으로 파송된 선교사들입니다. 사망 권세를 폐하고 생명을 드러내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만이 이 붕괴하는 교회 생태계 속에서 유일한 소망입니다."

 

그는 동문들에게 "환경에 함몰되지 말고, 말씀의 권위에 흔들림 없이 서서 우직하게 '주의 일'에 힘쓰자"고 격려했다. 1시간 남짓 진행된 이날 예배는 화려한 비전 선포나 낙관적인 구호 대신, "살아남아 본질을 지키라"는 비장한 전우애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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