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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사무엘 목사 “버지니아 공대 총격사건은 우리 모두의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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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ㆍ2007-04-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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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엘리엇(T.S. Elliot)의 말대로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cruelest month)인가? 미국에서만도 1992년 4월 29일 LA에서 일어난 흑인폭동이 있어 많은 한인들이 피해를 당했으며, 1995년 4월 19일 아침 오클라호마 시티의 연방정부를 시한부 폭탄물을 실었던 트럭으로 공격하여 어린 생명들을 포함하여 168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범인 팀 맥베이(Tim McVeigh)는 그 후 사형을 당했다.

그로부터 4년 후인 1999년 4월 20일 콜로라도주의 덴버시 근처 콜럼바인 고등학교에서 에릭과 딜런이 동료 학생들을 지하실에 감금한 뒤 학생 12명과 교사 1명 등 모두 13명을 무참히 총살한 사건이 있었다.

올해 4월도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 되고 있다. 뉴저지 코자인 주지사의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은 뉴스, 뉴욕-뉴저지 등 미 동부지역에 기록적인 홍수 소식이 전해진 다음날인 4월 16일 버지니아 공대에서 총격 사건으로 30여명이 죽고 30여명이 부상을 입은 뉴스에 이어 이튿날 그 범인이 같은 학교 영문과 4학년 조승희씨(23세, 1984년 1월 생)라는 소식에 큰 충격을 받았다.

나도 월요일(16일) 신학교에서 강의를 하면서 그 범인이 동양계 남자라는 총장의 말까지 언급하면서 혹 한국학생이 아니기를 바란다고 했었는데, 화요일 이른 아침에 경찰국장의 발표가 23세 미영주권을 가진 한인 학생 조승희씨라는 발표에 너무 놀랐다. 초등학교 1학년때인 1992년에 부모를 따라 이민와서 그동안 미국교육을 받고 자랐다. 그 누나가 2004년 프린스턴대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미국무성에서 일하고 있단다. 그래서 이곳 프린스턴 대학에 다니는 한인학생들도 당황해 하고 있다.

이 발표가 나자 한인사회는 매우 분주해 지기 시작했으며, 본국의 네티즌의 즉각 반응들이 대부분 창피하다, 추모한다, 할말이 없다, 일본 정신위안부 문제 미의회 표결과 FTA 협정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불리한 쪽으로 기울이지 않기를 바란다는 주문이었고, 한국 정부의 공식발표도 이어졌다.

이에 비해서 대다수 미국인들의 반응은 애도와 추모의 분위기였다. 비교적 차분하게 지켜보면서, 슬픔을 당한 유가족들과 대학교를 위로하며, 슬픔에 동참하는 방향이었다. 화요일 오후 미국대학에서 강의를 하면서 이 문제를 잠시 언급하니 그 범인이 한인 학생이라는 것을 듣지만, 그것이 인종적인 문제가 되지 않고, 그 학생의 정신적 상태와 그 부모들 그리고 가족들이 얼마나 아프겠느냐는 반응이었다.

수업을 40분간 일찍 끝내고 추모 기도회에 참석했는데, 역시 그 기도회 분위기도 동료 대학생들이 죽고 부상당하고 사고를 당한 일에 모두들 마음 깊이 아파하며, 동정하고, 위로하며, 어떻게 치유가 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었다. 도리어 자신들의 죄를 회개하고 반성하며 하나님께 회복과 치유를 위해 기도하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이 천사의 모습이었다.

어느 누구 하나도 범인이 한인이라는데 무게를 두지 않으며, 더군다나 인종차별적인 편견이나 언사가 없었다. 집에 돌아와 인터넷을 통해 보니 한인들이 촛불 기도회를 가지고, 심지어 희생자 가족들을 위한 성금을 거두며, 성명서를 마련하여 미국 사회에 보내는 일에 분주하다는 기사를 읽고는 마음이 착잡해 지는 것을 느꼈다.

그 다음날 미국 주요 언론에서도 꼬집었지만 이번 사건은 어디까지나 정서장애를 가지고 있던 한 학생이 내면적 분노를 지니고 생활하다가 그것이 폭발한 개인적인 일이지, 한국 정부나 한인 사회가 그리 미안해 할 것은 없지 않느냐고 지적하고 있다. 오히려 한인들의 과민한 반응이 인종적인 갈등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버지니아대학교도 이 사건이 인종차별로 번져서는 안되기를 다각적으로 노력을 하고 있음도 본다. 참고할 일이다.

그렇다면 이때 우리 한인들은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가?

첫째로, 애도와 추모의 집회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VT(버지니아 공대)에서 화요일에 가진 추모 모임에 한인들은 참석하지 말고 피신하라는 방침은 잘못된 것이다. 한인 교회나 단체가 주도해서 하는 추모집회는 되도록 자제를 하며, 미국인들이 주도하는 추모행사에 적극 참석하는 일이 더 바람직하다. 또 한인공동체를 대표해서 학교측이나 정부기관에 사과를 공식으로 표명하는 일도 없어야 한다.

성금이나 모금도 현 상황에서 바람직 하지 않다. 정말 성금을 하고 싶으면 나중에 유가족 중심으로 기념탑이나 기념관을 건립한다든지 장학금을 마련한다든지 어떤 희생자들을 위한 기념사업이 추진될 때 그때  적극 참여하면 된다. 현재 유가족을 돕자는 취지의 모금은 미국 현재 정서에 맞지 않는다. 이런 기회를 이용하여 미국과 미국문화를 더 적극적으로 배우자.

둘째로, 조승희 씨의 가족을 위해 기도하며, 그들의 슬픔에 동참해야 한다. 한인들이 이웃의 아픔에 외면하지 말고, 또 문제아의 부모에게 손가락질하지 말고 위로해야 한다. 누가 누구의 잘못을 지적하지 말고, 우리 모두의 책임의식을 느끼고 슬픔을 함께 하며, 다시는 이런 비극이 재발되지 않도록 예방적인 차원을 마련하고 서로를 위해 기도하며, 각자 잘못을 반성, 참회하고, 회개하는 일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성경 누가복음 13:4-5절에 보면 “실로암에서 망대가 무너져 치어 죽은 열 여덟 사람이 예루살렘에 거한 모든 사람보다 죄가 더 있는 줄 아느냐? 너희에게 이르노니 아니라 너희도 만일 회개치 아니하면 다 이와 같이 망하리라”고 예수께서 말씀하신 것을 기억하며 각자 이 기회에 회개를 하자.

셋째로, 우리 자녀들의 정신적, 영적 건강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이번 사건을 일으킨 학생은 부자들에 대한 분노가 극에 달했다고 한다. 이런 분노를 관리하고 다스리는 방법을 자녀들에게 가르쳐 주어야 한다. 많은 사랑과 관심이 필요하다. 인터넷 중독, 게임 중독, 약물 중독, 폭력 중독, 성 중독 등 각종 중독이 되어 있는 자녀가 있으면 적극 전문가를 찾아가 치료를 받게 해야 한다.

또 자녀들이 혼자 지내는 것을 방치하지 말고 대인관계, 사회활동, 봉사활동을 적극 주선하여 보다 적극적이고 밝게 살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우리 주변에 혼자 지내면서 외로움에 있는 분들을 찾아 도와주는 일도 해야 한다.

윤사무엘 목사 (뉴저지 감람산 교회)
ⓒ 2007년 아멘넷 뉴스(USAame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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