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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성 목사 "분열의 시대를 지나 통폐합 시대 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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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ㆍ2014-04-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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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모니교회와 뉴욕새순교회가 통합하고, 정주성 목사를 담임목사로 해서 4월 6일에 공식적인 첫 주일예배를 드렸다. 정주성목사는 설교 전 하나님이 행하실 새 일을 시인의 마음으로 기대한다며 ‘꽃을 보려면’(정호승)이라는 시 한 편을 낭송했다.

이어 사무엘상 22:1-2을 본문으로 "새로운 교회, 새로운 비전"라는 제목의 설교를 통해 교회 통합에 대한 기대 및 사명의식을 전하였다. 특히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새로운 교회의 모습이 무엇인지를 나누었다.

주일예배는 새로운 교회이름(미정)이므로 "새순과 하모니가 함께 열어가는 새로운 교회시대"라는 타이틀의 주보가 발행됐으며, 예배당 안에는 "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리니 이제 나타낼 것이라"라는 이사야 43:19 성경구절이 적혀진 배너가 걸려 있었다. 다음은 교회 통합과 관련된 정주성 목사와 인터뷰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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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보사진(사진을 클릭하면 큰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교회 통합을 축하한다. 통합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개인적으로 제일 중요했던 것은?

하모니교회가 시작된지 2년이 지나는 시점이었다. 통합 논의가 시작될 때 처음 하모니교회를 개척할 때 가졌던 비전을 점검하는 일이 제일 중요했다. 과연 통합이 하나님이 예비하신 것인지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확인하는 것이 제일 중요했다. 아무리 눈에 좋아 보이는 일이고, 인간적으로 대박이 된다 할지라도 하나님이 인도하시지 않는 길이라면 그것은 우리가 가야 할 길이 아닐뿐더러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이 인도하시면 그 결과에 대해 제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 아니지 않겠는가?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길이라면 그 길이 40년이 걸리는 광야길이라도 가야하고, 아무리 힘들어도 훈련 받아야 할 과정임을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두르지 말고, 지체하지도 말고, 매 순간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확인하며, 모두가 기쁨으로!’라는 원칙을 세우고 천천히 진행해 왔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확인했다는 뜻으로 들리는데 그 구체적인 과정과 배경이 궁금하다.

개인적으로 이번 일에 대해 철저히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하면서 세 가지 증거를 얻고자 했다.
(1) 새순교회의 리더들 뿐 아니라 전교인이 반대 의견 없이 하모니교회랑 통합하는 것으로 마음이 모아진다면...
(2) 하모니교회의 성도들이 하모니교회의 비전을 놓고 충심으로 하나가 되어 교회통합을 향해 마음이 모아진다면...
(3) 교회 통합으로 인해 하모니교회의 비전과 방향성이 조금도 흔들리거나 훼손되지 않는다면...
이 세 가지 요건이 자연스럽게 조성된다면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로 보려고 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었다.

그 동안 통합논의를 진전시켜 오면서 어려움은 없었는가?

적어도 이번 통합 과정에서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한 접근은 없었다고 믿는다. 그래서인지 새순교회와 하모니교회 사이에 긴장이나 의견 대립은 전혀 없었던 것 같다.

사실 이번 통합의 모든 과정은 새순교회로 인해 시작되었고, 새순교회의 자발적 내려놓음으로 성사되었다. 새순교회는 얼마든지 독자적으로 운영 가능한 상황이었지만 더욱 건강한 교회를 꿈꾸며 복음 앞에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았다. 특별히 몇 차례에 걸쳐 장로님들을 만나 교제하는 가운데 그분들의 순수한 신앙과 건강한 교회를 향한 간절한 열망에 큰 감동을 받았다. 20년 전통의 교회가 전혀 이질적인 다른 교회를 받아들인다는 것이 얼마나 성가시고 고달픈 일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순교회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따뜻한 열린 마음으로 하모니교회를 맞아주었기에 통합 과정에서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본다.

하모니교회는 통합제의를 어떻게 받아들였으며 그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는가?

통합논의를 시작하면서 하모니교회에서는 본질적으로 접근하고자 했다. 그래서 통합제의가 들어왔을 때 처음부터 ‘전교인설명회’를 열어 투명하게 드러냈다. 하지만 초기에는 통합 제의를 해 온 교회 이름이나 교회 건물 등 통합 논의를 왜곡시킬 수 있는 비본질적인 사항들은 교인들에게 말하지 않았다. 그저 “우리 교회를 좋게 봐주시는 교회가 있으며 하나님나라를 위하여 함께 동행하고 싶어한다”고 전하며 대강의 규모와 교인 구성을 알려준 뒤 한 달 남짓한 동안 함께 기도하자고 하였다.

새순교회에서 먼저 공동의회를 통해 통합을 결정하자 우리는 ‘전교인 토론회’로 모여서 한사람 한사람씩 각자의 소견을 들었다. 자랑스러웠다. 통합의 외적인 측면이 아니라 내적인 측면에서, 그리고 우리교회의 형편이라는 지엽적인 시각이 아니라 교회의 본질을 고민하는 본질적인 시각에서 성도님들이 여러 가지 고민과 우려를 표현해 주셨다. 이런 소통의 과정을 통해 전교인들이 통합을 향해 마음의 준비를 갖추었기에 전반적으로 통합과정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본다.

통합에 이르기까지 목회자로서 개인적으로 가장 큰 고민이 있었다면?

하모니교회 교인들은 특별한 분들이다. 너무나 사랑스러운 분들이다. 통합 과정에서 제 스스로에게 던지는 개인적인 질문이 있었다면 ‘내가 과연 이 하모니교회 성도들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이분들을 사랑할 수 있겠는가?’라는 것이었다. 왜 이런 질문을 던지느냐 하면, 교회 통합을 건물이나 교인 숫자로 접근하는 것은 오래 갈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세 많으신 그분들, 제가 잘 알지 못하고 이미 자기 세계가 확고한 분들을 과연 제가 다 품을 수 있을지 두려웠다. 하지만 기도하는 가운데 내가 사랑하는 게 아니라 하나님께서 그 마음을 주실 것임을 믿고 확신하게 되었다.

교회 통합으로 기대할 수 있는 긍정적 기대(베너핏)는 무엇인가?

(1) 균형과 건강성 확보 / 교회가 서로 통합함에 따라 교회의 균형과 건강성 확보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새순교회나 하모니교회가 건강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두 차례에 걸쳐 연합예배를 드리면서 한 목소리로 이야기한 것이 “어쩌면 이렇게 아귀가 딱 맞을까!”라는 고백이었다. 두 교회는 각각 서로에게 있는 것이 부족하고, 서로에게 없는 것을 갖추고 있어서 둘이 하나로 통합할 때 보다 균형 있고 건강한 교회로 발돋움할 수 있음을 기대하게 된다.

(2) 생존에서 사역으로 / 뉴욕에 수많은 개척교회 또는 작은 교회들이 있다. 그들 중 대부분이 생존에 급급한 실정이다. 물론 새순교회나 하모니교회는 얼마든지 독자적으로 생존 가능하다. 하지만 교회통합으로 그 동안 생존을 위해 Struggle하는 데서 벗어나 명실 공히 비전과 사역을 위해 일하는 교회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3) 하모니 훈련 / 하모니교회는 지난 2년 동안 교회의 비전을 붙잡고 보람되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한편으로 하모니의 가치를 우리 안에서 확증하고 체험하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를 경험한 시간이기도 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뜻밖에도 교회 통합의 길로 인도해 주셨다. 저는 이것을 비전의 수정이나 이탈이 아니라 보다 하나님께서 근본적인 차원에서 우리로 하여금 진정한 ‘하모니교회’로 훈련시키고자 하는 시험대를 예비하신 것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저는 이 교회 통합으로 우리가 ‘화목의 복음’을 제대로 경험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4) 한 교회의 지경을 넘어 이민사회와 한국교회의 축복으로 / 교회가 전통적인 한인 거주지인 플러싱 한복판에 자리잡게 됨에 따라 앞으로 지역사회와 이민사회를 섬기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그리고 세상에서 보는 교회의 이미지가 특히 교회 분열로 부정적이 되어있는 현실에서 교회 통합의 좋은 모델로 쓰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통합 이후 새로운 교회로서 지향하는 교회의 비전이 있다면?

앞에서 이번 교회 통합을 한 교회를 뛰어넘어 시대적 사명을 감당하는 길로 언급했는데 그 이야기를 조금 더 하겠다. 교회 현실을 보면, 그 동안 한국교회는 개교회주의에 깊이 경도되어 있는 데다 분열일변도의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 점은 사회적으로도 큰 지탄의 대상이 되는 측면이다. 더욱이 오늘날 한국교회나 이민교회가 급격한 쇠퇴기에 접어들기 시작했다. 이에 앞으로의 추세는 교회 분열이 아니라 교회 통폐합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는 급속도로 성장한 교회들이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모델이 되었다면, 앞으로 필요한 교회 모델은 비전과 가치에 따라 성경적이고 건강한 원리에 따라 건강한 교회로 세워진 교회 통합 모델이라고 본다.

그런 관점에서 우리에게 허락된 이번 교회 통합을 개교회의 차원을 넘어선 한국교회와 이민사회 그리고 하나님나라의 지평에서 바라보고 싶다. 즉, 이 일이 우리만의 축복이 되어선 안 된다고 믿는다. 하나님께서 은혜를 주시고 기회를 주시는 것은 축복의 통로로 삼으시기 위함이라고 믿기에 우리의 베너핏으로 끝나지 않고, 지역사회의 축복, 더 나아가 하나님이 행하실 새로운 시대적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교회 통합에 대해 주위의 반응은? 그리고 그런 반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교회 통합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신 분들 중에서 자초지종을 궁금해 하시면서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다. 그리고 대부분 너무 잘 된 일이라고 기뻐하시고, 격려해주시곤 한다. 또 교회 통합의 어려움을 주목하며 걱정하시고 우려를 표하시는 분들도 계시다. 제가 듣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어떤 반응이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현재로선 주위의 반응은 그다지 중요하다고 생각지 않는다. 사실 지금은 통합 건에 대해 제대로 평가하기엔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 3년 정도, 넉넉히 5년 정도 지나서 어떤 교회로 자리 잡게 되는지 그 열매가 나타날 때 그때의 주변 반응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뉴욕 성도들에게 한 말씀, 또는 기도 부탁?

사실 이민의 삶이나 유학생활에서 건강하고 좋은 교회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부분이 굉장히 많다고 본다. 하지만 요즘 교회가 그분들에게 의미와 보람과 행복을 주기보다는 근심과 불안을 끼치고 있는 현실을 볼 때 너무나 마음이 안타깝다. 이민교회가 새로워져야 한다. 건강하고 좋은 교회가 많이 세워져야 한다. 그런 교회를 세우고자 하는 하나님의 긴급한 일하심의 결과라고 믿고 우리에게 부여된 책임을 다 하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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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보사진(사진을 클릭하면 큰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정주성 목사는 사무엘상 22:1-2을 본문으로 "새로운 교회, 새로운 비전"라는 제목의 설교를 통해 교회 통합에 대한 기대 및 사명의식을 전하였다. 다음은 설교의 관련 내용이다.

새로운 교회, 새로운 비전

오늘 우리가 드리는 이 첫 예배가 저에게는 무척 감격적인 순간입니다. 어젯밤 오늘 설교를 준비하면서 두 해 전 하모니교회를 시작할 때가 생각났습니다. 교회 개척을 결심했을 때 그때는 하나님이 주시는 아픈 마음과 새로운 교회를 향한 비전밖에 없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어떤 사람들을, 어떤 시기에, 어떤 방식으로 보내 주실지 전혀 예상치 못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2년 동안 하나님께서 너무나 귀한 분들을 보내 주시고 함께 하모니교회를 세워나갈 수 있도록 인도해 주셨습니다.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다가 석 달 전부터 새순교회를 알게 하시고, 하나님께서 준비하시고 예비하신 일들을 하나씩 보여주셨습니다. 지난 석 달간의 시간을 되돌아보면, 이전에 단 한 번도 기대하거나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진행되었습니다. 정말 기적 같은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둘람 공동체를 세우신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으로 하여금 홍해를 건너 광야로 인도하신 하나님께서, 오늘 우리를 기적적으로 지금 이 자리까지 인도하셨다고 믿습니다.

통합된 교회에 대한 새로운 기대

이제 하나님은 새 일을 행하실 것입니다. 여러분, 하나님께서 우리 안에서 행하실 새 일은 어떤 것일까요? 교회 통합으로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새로운 기대는 무엇일까요?

첫째, 교회가 서로 통합함에 따라 교회의 균형과 건강성 확보를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새순교회나 하모니교회가 건강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가 두 차례에 걸쳐 연합예배를 드리면서 한 목소리로 이야기한 것이 “어쩌면 이렇게 아귀가 딱 맞을까!”라는 고백이었습니다. 두 교회는 각각 서로에게 있는 것이 부족하고, 서로에게 없는 것을 갖추고 있어서 둘이 하나로 통합할 때 보다 균형 있고 건강한 교회로 발돋움할 수 있음을 기대하게 됩니다.

둘째, 뉴욕에 수많은 개척교회 또는 작은 교회들이 있다. 그들 중 대부분이 생존에 급급한 실정이다. 물론 새순교회나 하모니교회는 얼마든지 독자적으로 생존 가능합니다. 하지만 교회통합으로 그 동안 생존을 위해 투쟁하는 데서 벗어나 명실 공히 비전과 사역을 위해 일하는 교회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셋재, 저는 하모니교회를 향한 확고한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그 비전을 붙잡고 보람되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하모니의 가치를 우리 안에서 확증하고 체험하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를 경험한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뜻밖에도 교회 통합의 길로 인도해 주셨습니다. 저는 이것이 비전의 수정이나 이탈이 아니라 보다 하나님께서 근본적인 차원에서 우리로 하여금 진정한 ‘하모니교회’로 훈련시키고자 하는 시험대를 예비하신 것으로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 교회 통합으로 우리가 ‘화목의 복음’을 제대로 경험하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넷재, 그리고 하나님께서 우리 가운데서 행하실 새 일, 그 마지막은 이 교회통합으로 인해 한 교회를 뛰어넘어 시대적 사명을 감당하는 길로 우리를 사용하실 것이라는 점입니다.

우리의 사명과 과제

지금 한국교회는 급속도로 쇠퇴하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교회가 불과 1백년 남짓 만에 놀라운 급성장을 이루었는데 잠시 방심하는 사이 더 빠른 속도로 쇠퇴하고 있습니다. 유럽의 텅 빈 유령 같은 교회들, 점점 고령화되고 노쇠해지는 미국 교회들, 앞으로 얼마 안 있으면 한국교회가 그렇게 될 것을 상상하면 얼마나 두려운 일입니까?

이제 세상은 교회에 아무런 기대가 없습니다. 특히 젊은 청년들을 보세요. 예전엔 교회를 보고 안타까워하고, 때때로 욕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아예 관심이 없어졌습니다. 교회를 향한 아무런 기대나 소망이 없습니다.

"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리니 이제 나타낼 것이라"(사43:19). 하나님은 어떤 새로운 일을 행하실까요? 지금 이 시대에 어떤 교회가 새로운 교회일까? 지금 이 시대는 어떤 교회를 필요로 할까요?

지금까지 한국교회에 필요한 교회는 급성장하는 교회였습니다. 성령운동으로 급성장한 교회, 제자훈련으로 급성장한 교회, 전도운동으로 급성장한 교회, 신도시에서 급성장한 교회, 특정 프로그램으로 급성장한 교회... 이런 다양한 성장모델들이 각광을 받았고, 그러한 교회의 리더들은 성공의 주역으로 칭송 받았습니다. 교회의 성장, 거기서 하나님이 행하시는 새 일을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시대가 달라졌습니다. 지금은 성장하는 시대가 아니라 침체를 막아야 하는 시대입니다.

요즘 한국이나 미국, 교계나 신학교에서 목회자의 이중직 논의가 서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무슨 이야기냐 하면, 요즘 LA에는 사역지가 없는 목회자가 수천 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이곳 뉴욕에만 하더라도 수백 명의 목회자가 사역지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목사가 전임사역으로만 존재할 수 없고, 별도의 세상 직업을 가져야 생존할 수 있다는 거예요. 즉, 목회자의 두개의 직업을 대세로 인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미국 교회는 10여 년 전에 이런 논의가 한창 이루어졌는데 요즘 한국에서 이런 논의가 활발합니다. 신학교에서는 신학이나 목회학을 위한 교육 뿐 아니라 이제 직업교육도 시켜야 한다는 거예요. 그리고 신학교를 졸업한 목사들은 한 10년 간 교회에서 생계비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자기 생계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시대가 되었습니다.

지금까지의 한국교회는 ‘급성장의 시대’를 경험하였고, 동시에 ‘분열의 시대’를 경험하였습니다. 이 두 가지는 같이 갑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교회 확장기에서는 분열이 오히려 교회 성장에 긍정적인 기능을 감당하기도 했습니다. 교회가 분열하면 상처 받는 성도들이 생기긴 해도 또 분열한 교회들이 각각 부흥하니까 결과적으로 복음의 확장, 교회의 성장이라는 미명으로 그 그늘이 가리워졌습니다. 한국이든 미국이든 도시마다 교회 분열로 인해 오히려 교회 성장이 이루어졌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런 시대가 아닙니다. 분열한 교회는 거의 회복이 어려울 정도로 치명상을 입게 됩니다.

한국교회의 현실, 이민교회의 실상을 보면 앞으로 교회 통합이 가속화될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교회 분열이 훨씬 더 많았지만, 앞으로는 교회 통합이 교회 분열 못지않게 많이 시도될 것입니다. ‘분열의 시대’를 지나 ‘통폐합 시대’에 이르렀습니다. 거품이 빠져야 할 시기입니다. 이러한 전환기에 저는 ‘건강한 통폐합 모델’이 시급하다고 믿습니다.

물론 우리가 잘 알지 못하지만 통합하는 교회가 은근히 많습니다. 그러나 문제의 돌파구를 찾아 통합에 이르렀지만 전혀 새로운 문제로 인해 더 어려워진 교회들이 태반입니다. 그래서 교회가 진정한 하나로 되는 ‘통합의 모델’로 삼을 만한 교회는 거의 없습니다. 한국교회와 하나님 나라를 위하여 그 모델이 절실합니다. 저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그 도전을 주신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은혜를 주신 것은 바로 그 사명을 감당하게 하심이라고 받아들이게 됩니다.

축구에서 어떤 선수가 좋은 선수입니까? 길목을 지키는 선수입니다. 수비수도 길목을 잘 지키는 선수가 유능한 선수이고, 공격수도 위치선정이 제일 중요합니다. 운동장이 그렇게 넓지만 경기의 흐름상 꼭 지켜야 할 자리가 있습니다. 그 자리를 선점한 선수가 영점 몇 초의 찰나간의 찬스를 잘 살릴 때 그 어려운 골을 터뜨릴 수 있습니다. 저는 지금 우리가 그 자리에 서 있다고 믿습니다. 하나님이 일하시려고 하는 그 일을 감당할 수 있는 기막힌 자리, 시대적 과제에 부응할 수 있는 가장 필요한 자리에 우리가 서 있다고 믿습니다.

교회 통합 소식이 서서히 알려지면서 저에게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글쎄요, 이게 축하 받을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마음 한 편으로는 부담스러움이 더 크기 때문입니다. 맞아요. 교회 통합이 양 교회에 서로 좋은 일인 게 분명합니다. 더 건강하고 균형 잡힌 교회가 되는 일이고, 사역의 지평이 확장되는 일이고, 새로운 변화와 도전을 경험할 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이 일이 우리만의 축복이 되어선 안 된다고 믿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은혜와 축복은 흘러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은혜를 주시고 기회를 주시는 것은 축복의 통로로 삼으시기 위함이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일을 통해 한국교회를 생각해야 하고, 이민사회를 품어야 하며, 하나님나라를 바라보아야 한다고 믿습니다.

교회 통합은 지금 우리에게 그저 좋은 일이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가야 할 길이라고 믿습니다. 우리 앞에 새로운 사명이 있고, 새로운 도전이 있습니다. 교회 통합의 엄중한 과제 앞에서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 하는 것은 우리의 운명만이 달려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어깨 위에 하나님의 영광이 달려있습니다. 우리의 어깨 위에 한국교회와 이민사회의 향배가 달려있습니다. 이 길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시기에 우리의 앞길을 친히 인도해 주실 것을 믿습니다.

하나님은 환난 당한 자, 빚진 자, 마음에 원통한 자들을 세우셔서 아둘람 공동체를 만드셨습니다. 사람은 유력한 사람을 찾고 의지하지만 하나님은 상한 심령을 가진 사람, 약한 이들을 세우십니다. 사람들은 대형교회를 주목하며 한국교회를 이야기하지만 이제는 하나님이 일하시는 곳이 따로 있다고 믿습니다. 대형교회가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것이 아닙니다. 대형교회가 한국교회의 소망이 아닙니다. 오늘 이 시대의 아둘람 굴에서 하나님은 일하기 시작하실 것입니다. 우리가 준비된 사람들입니다.

"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리니 이제 나타낼 것이라"(사43:19). 오늘 하나님께서 우리를 통하여 새 일을 시작하시는 줄 믿습니다.

새순과 하모니가 함께 열어가는 새로운 교회
40-15 149th St Flushing, NY 1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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