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덕원 목사 "말씀을 맛있게 먹으려면-효과적인 성서읽기를 위한 매우 현실적인(?)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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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계ㆍ2008-12-11 00:00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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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설교 때 저는 몇 년 전 뉴욕의 한 수도원(Holy Cross Monastery)에 가서 침묵의 시간을 가진 경험을 나누었습니다. 고요함속에서 그야말로 모든 신경을 집중해서 읽으니 바울의 서신서가 제게 보내는 편지처럼 생생하게 다가왔습니다.
하나님의 말씀 속에 깊이 젖는 신비로운 경험을 우리의 일상에서도 자주 체험할 수 있으면 참 좋겠는데 바쁜 생활 속에서 몇 시간씩 집중하여 말씀을 접하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대안으로 묵상의 시간을 갖기를 권고합니다. 짧더라도 매일 시간을 정해놓고 “생명의 삶”과 같은 교재를 사용하여 성서를 읽고 이해하고 기도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지요. 그렇게 훈련하지 않으면 성서를 가까이 하기가 여간 힘들지 않습니다.
이렇게 묵상의 시간이 중요한 것은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알겠는데, 우리의 고민은 막상 묵상의 시간을 가져도 여전히 성서가 어렵게 느껴지고 실감나게 다가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 시간이 형식적인 “훈련”으로 변질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 또한 바람직한 성서읽기는 아닐 것입니다.
그런데 몇 주 전 수퍼마켓에서 몇몇 아주머님들의 대화를 통해 한 가닥 희망을 발견했습니다. 최근 꽤나 유명한 “조강****”라는 드라마의 내용이 화제거리였습니다. 저도 주말에 TV를 통해 여러 차례 보았던 것이라 내용에 익숙합니다.
아주머님들은 극중 악역을 맡은 남녀 배우들의 이름과 역할을 망라하면서 핏대를 세우고 심지어 간간히 폭언(?)까지 섞어가면서 말씀을 나누시더군요. 드라마는 더 이상 드라마가 아니고 그분들의 코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그야말로 실제 상황 이었습니다. 자리를 뜨고 싶지 않을 만큼 그분들의 대화는 재미있고 생동감이 흐르고 실감이 났습니다.
성서를 읽을 때 어떤 마음으로 읽으시는지요? 의무적으로 읽는다는 이야기도 전해 듣습니다. 간혹 잠이 오지 않을 때 수면제 대용으로 읽는다는 분도 계십니다. 읽는 것 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집중입니다. 드라마에 몰입하는 감정과 정성의 십분의 일 정도만 사용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스데반집사의 순교 장면을 읽으면서 그분이 죽었다는 사실관계의 파악으로 성서읽기를 끝내곤 합니다. 정말 제대로 이 본문을 읽고 그 현장과 상황 속에 몰입한다면 그분의 죽음 앞에서 치를 떨지 않을 수 없습니다. 스데반집사를 죽인사람들에게 최소한 분노의 일성정도는 토해내야 제대로 읽은 것입니다.
성서는 하나님의 사람들의 역사, 살아있는 이야기로 가득합니다. 얼마든지 훌륭한 대화의 주제가 될 수 있고 그 어떤 드라마 보다 흥미진진합니다. 드라마 한편에 울고 웃고 얼굴색도 변하는 우리, 성서를 더 이상 무미건조하게 읽지 말고 푹 빠져서 감정이입하면서 읽어봅시다. 말씀이 이전과는 조금 다르게 다가올 것입니다.
두 번째 조언은 보다 효과적인 감정이입을 위한 사전 준비입니다. 사실 우리가 현재 예배에서 사용하고 있는 우리말 성경(한글개역성서)은 읽기에 쉽지 않습니다. 수면제로 사용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만큼 난해한 곳이 제법 많습니다.
목사인 저도 이따금 사전이나 주석을 보고 나서야 의미를 파악합니다. 저는 어려운 구절을 만나면 표준 새번역이나 현대인의 성경, 혹은 쉬운 영어성경(예를 들면 NIV)과 같은 것들을 옆에 놓고 같이 봅니다. 옛날이야기나 소설처럼 쉽게 읽어 내릴 수 있지요. 그러니 과감하게 성서구입에 투자하십시오. 투자대비 효과가 매우 큽니다.
이정도면 하나님과 연애할 기본적인 준비는 갖춘 셈 입니다. 그런데 제일 중요한 것은 실은 사랑하는 마음이죠. 하나님을 만나게 된다는 기대감과, 하나님의 말씀을 소중히 여기는 겸손한 마음과, 그 말씀대로 살고자 하는 책임 있는 결심이 어우러질 때 하나님의 말씀은 문자가 아닌 살아 숨쉬는 “생명”으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눈으로 보는 것이라기보다는 무릎으로 읽는 것이며 우리의 삶으로 체화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안덕원 목사(뉴저지 시온성교회, 드루대학교 교수)
ⓒ 2008년 아멘넷 뉴스(USAamen.net)
하나님의 말씀 속에 깊이 젖는 신비로운 경험을 우리의 일상에서도 자주 체험할 수 있으면 참 좋겠는데 바쁜 생활 속에서 몇 시간씩 집중하여 말씀을 접하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대안으로 묵상의 시간을 갖기를 권고합니다. 짧더라도 매일 시간을 정해놓고 “생명의 삶”과 같은 교재를 사용하여 성서를 읽고 이해하고 기도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지요. 그렇게 훈련하지 않으면 성서를 가까이 하기가 여간 힘들지 않습니다.
이렇게 묵상의 시간이 중요한 것은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알겠는데, 우리의 고민은 막상 묵상의 시간을 가져도 여전히 성서가 어렵게 느껴지고 실감나게 다가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 시간이 형식적인 “훈련”으로 변질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 또한 바람직한 성서읽기는 아닐 것입니다.
그런데 몇 주 전 수퍼마켓에서 몇몇 아주머님들의 대화를 통해 한 가닥 희망을 발견했습니다. 최근 꽤나 유명한 “조강****”라는 드라마의 내용이 화제거리였습니다. 저도 주말에 TV를 통해 여러 차례 보았던 것이라 내용에 익숙합니다.
아주머님들은 극중 악역을 맡은 남녀 배우들의 이름과 역할을 망라하면서 핏대를 세우고 심지어 간간히 폭언(?)까지 섞어가면서 말씀을 나누시더군요. 드라마는 더 이상 드라마가 아니고 그분들의 코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그야말로 실제 상황 이었습니다. 자리를 뜨고 싶지 않을 만큼 그분들의 대화는 재미있고 생동감이 흐르고 실감이 났습니다.
성서를 읽을 때 어떤 마음으로 읽으시는지요? 의무적으로 읽는다는 이야기도 전해 듣습니다. 간혹 잠이 오지 않을 때 수면제 대용으로 읽는다는 분도 계십니다. 읽는 것 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집중입니다. 드라마에 몰입하는 감정과 정성의 십분의 일 정도만 사용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스데반집사의 순교 장면을 읽으면서 그분이 죽었다는 사실관계의 파악으로 성서읽기를 끝내곤 합니다. 정말 제대로 이 본문을 읽고 그 현장과 상황 속에 몰입한다면 그분의 죽음 앞에서 치를 떨지 않을 수 없습니다. 스데반집사를 죽인사람들에게 최소한 분노의 일성정도는 토해내야 제대로 읽은 것입니다.
성서는 하나님의 사람들의 역사, 살아있는 이야기로 가득합니다. 얼마든지 훌륭한 대화의 주제가 될 수 있고 그 어떤 드라마 보다 흥미진진합니다. 드라마 한편에 울고 웃고 얼굴색도 변하는 우리, 성서를 더 이상 무미건조하게 읽지 말고 푹 빠져서 감정이입하면서 읽어봅시다. 말씀이 이전과는 조금 다르게 다가올 것입니다.
두 번째 조언은 보다 효과적인 감정이입을 위한 사전 준비입니다. 사실 우리가 현재 예배에서 사용하고 있는 우리말 성경(한글개역성서)은 읽기에 쉽지 않습니다. 수면제로 사용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만큼 난해한 곳이 제법 많습니다.
목사인 저도 이따금 사전이나 주석을 보고 나서야 의미를 파악합니다. 저는 어려운 구절을 만나면 표준 새번역이나 현대인의 성경, 혹은 쉬운 영어성경(예를 들면 NIV)과 같은 것들을 옆에 놓고 같이 봅니다. 옛날이야기나 소설처럼 쉽게 읽어 내릴 수 있지요. 그러니 과감하게 성서구입에 투자하십시오. 투자대비 효과가 매우 큽니다.
이정도면 하나님과 연애할 기본적인 준비는 갖춘 셈 입니다. 그런데 제일 중요한 것은 실은 사랑하는 마음이죠. 하나님을 만나게 된다는 기대감과, 하나님의 말씀을 소중히 여기는 겸손한 마음과, 그 말씀대로 살고자 하는 책임 있는 결심이 어우러질 때 하나님의 말씀은 문자가 아닌 살아 숨쉬는 “생명”으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눈으로 보는 것이라기보다는 무릎으로 읽는 것이며 우리의 삶으로 체화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안덕원 목사(뉴저지 시온성교회, 드루대학교 교수)
ⓒ 2008년 아멘넷 뉴스(USAame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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