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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숙 목사 "목사, 교회, 교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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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ㆍ2011-1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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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뉴욕 교계를 지켜보면서 목사는 누구이며, 교회는 어떤 곳이며, 교협은 무엇을 하는 공동체인지를 질문하게 된다. 이 질문은 뉴욕에서 한인 교회의 목사로 30년을 살아온 나 자신에 관한 질문이기도 하다. 목사인 나는 누구인가? 무엇이 나를 목사로 존재하게 하는가? 나와 내 가족인가? 내가 섬기는 교회인가? 내가 속한 교단인가? 그 어느 것도 나를 목사 되게 하는 근본적인 요인이 아니다.

성경에는 집요하게 이 문제를 질문하고 대답했던 사람이 있다. 그는 사도 바울이다. 사도 바울은 그의 서신 첫머리에 항상 이 문제에 대한 대답을 함으로 그의 서신을 시작했다. 바울의 대답을 요약하면 “나 바울은 하나님의 택하심을 받아 예수 그리스도의 종으로 부름을 받은 사람이다.” 는 것이다.

바울은 목사란 하나님의 선택을 받은 예수 그리스도의 종이라고 잘라 말한다. 교회 교인의 많고 적음이나 학벌이나 출신 성분이 목사를 결정하지 않는다. 섬기는 교회가 큰가, 작은가 하는 문제는 그 목사의 먹고 사는 일에 관계된 일일뿐 목사의 자격을 결정하는 조건이 될 수 없고, 또 되어서도 안 된다.

그것이 무엇이든 세상의 것들을 잣대로 목사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목사를 판단하는 일은 하나님만이 하실 일이다. 그를 목사로 세우신 분이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다. 목사는 각자 하나님 앞에서 항상 자기 자신을 돌아보아야 하는 사람들이다.

목사가 무엇인지를 알면 교회가 무엇인지를 알게 된다.

교회는 “주는 그리스도시오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입니다.” 라는 베드로의 신앙 고백 위에 세워진 예수 그리스도의 몸이다. 이 신앙 고백이 있는 곳에 교회가 있다. 목사는 이 신앙고백을 하는 사람이고 이 고백을 전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목사가 있는 곳에 교회가 존재한다.

예수께서는 “두 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그들 중에 있다.”고 하셨다. 교회는 사람 수의 많고 적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며, 예배 처소가 어디인지에 따라서 결정되는 것도 아니다. 예배 처소에 관한 문제는 건물을 다루는 관청에서 할 일이지 목사들이 관여할 일이 아니다.

더구나 대부분의 초대 교회가 가정교회였다는 사실을 성경은 전하고 있다. 교회를 세우는 일이, 즉 목사가 세상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하며 전하는 일을 계속해 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일인지를 안다면 악조건에서도 교회를 세우려고 고생하는 동료들을 위로하고 존경하지는 못할지언정 무시하고 멸시하는 말과 행동을 할 수는 없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몸이요 우리는 모두 한 몸의 지체이다. 몸의 지체가 큰 것이든 적은 것이든 모두 다 쓸데가 있어서 존재한다. 필요와 불필요를 결정하는 일은 하나님의 몫이지 사람이 판단할 일이 아니다. “남의 하인을 판단하는” 교만을 버려야 한다. 목사(교회)는 하나님 앞에서 각자 자기 자신을 깨끗하게 할 수 있을 뿐이다.

끝으로 뉴욕지구한인교회협의회(교협)는 어떤 단체인지를 생각해본다.

교협은 뉴욕교회협의회나 한국교회협의회, 미국교회협의회, 세계교회협의회, 등과는 성격이 다른 단체이다. 이들 단체들은 그 단체의 목적에 동조하는 교단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단체들의 모임에는 교단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모인다.

그러나 교협은 출발부터가 다르다. 교협은 뉴욕에 산재해 있는 다양한 교단을 배경으로 설립된 한인교회들이 교단과 관계없이 자발적으로 개교회가 참여하여 결성되어 있다. 그런 의미에서 교협은 친목 단체와 같은 특성을 지니고 있다.

교협이 이렇게 형성되어서 37년이라는 세월을 지내올 수 있었던 것은 한인이민자들의 교회 모임이라는 특수성 때문이다. 미국에서 한인교회를 세워가는 일이 힘들고 외롭기 때문에 서로를 위로하고 의지할 공동체가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울타리가 되어줄 교단도 변변하지 못하고, 자체적으로 교세도 약한 교회(목사)가 교협에 기대를 걸고 애착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 하겠다. 교협은 사실상 이들에게 도움이 되어야 한다. 교협은 작고 힘들고 어려운 교회들의 바람막이가 되어주고 후원자가 되어주고 의지처가 되어야 한다.

자기가 속한 교단의 보호와 혜택을 충분히 받거나 자체적으로 교세가 커서 부족함 없이 부와 명예, 권력을 누리는 교회(목사)들이 교협마저 좌지우지 하려한다면 이는 부끄러운 일이다. 강한 자는 약한 자를 멸시하지 말고 약한 자의 짐을 나누어져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 우리는 “하나 되라”고 하신 주님의 분부를 지킬 수가 있다.

“우리 중에 누구든지 자기를 위하여 사는 자가 없고 자기를 위하여 죽는 자도 없다. 우리가 살아도 주를 위하여 살고 죽어도 주를 위하여 죽는다. 그러므로 사나 죽으나 우리가 주의 것이다.”고 한 사도 바울의 말이 오늘의 뉴욕 교계를 움직이는 살아 있는 말이 되기를 바란다.

한영숙 목사, 메트로연합감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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