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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자 사모 "교회여, 건강한 가정 세우기에 힘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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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ㆍ2014-09-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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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인들의 주일예배 출석율이 떨어지고 있다.” “교회를 떠나는 1.5세와 2세 자녀들이 늘고 있다.” “새 신자는 없고 기성 교인들의 수평 이동만 있다.” “목회자와 성도 간의 분쟁으로 교회가 분열되고, 이런 교회를 아예 떠나는 교인들이 많다.” “다른 종교로 개종하는 교인들이 늘고 있다.” “그리스도인 가정(부부 혹은, 배우자 중 한 사람이 그리스도인인 가정을 말함)의 이혼이 늘고 있다.” 요즘 우리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이야기들입니다. 이런 문제들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교회가 성도들의 가정을 ‘하나님의 말씀에 깊이 뿌리를 내린 건강한 가정’으로 세우는 일에 소홀했던 결과가 아닐까요? 좋은 씨를 뿌리고 나서 잘 가꾸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결과, 사탄이 그 위에 덧뿌리고 간 가라지가 자라나서 더욱 기승을 부리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결혼했다고 해서 누구나 저절로 ‘행복한 가정’을 꾸려나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화목한 부모 밑에서 양육을 받고 자란 사람이나, 행복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 부지런히 배우고 노력하는 사람이라면 가능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성도 가정이 ‘행복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 부지런히 배우고 노력하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기회를 제공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일은 누가 해야 하는 일이겠습니까? 바로 ‘교회’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역 교회의 담임 목회자는 해마다 가정의 달인 5월에 한 두 번 전해지는 ‘효도’ ‘성경적인 자녀교육’ ‘행복한 가정’ 등 에 대해 설교하는 데 그치지 마시고 ‘성도의 가정을 건강하게 세우는 데 꼭 필요한 교육 내용을 커리큘럼으로 만들어서 지속적으로 훈련하는 일에 힘써야 합니다. 행복한 그리스도인의 가정은 어떻게 만들어 가는 것인지, 부부(남자와 여자)는 어떻게 서로 다르고, 부부 역할은 어떤 것인지, 부모로서 자녀양육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 이혼으로 인해 혼자 아이를 키워야 하는 데 어떻게 해야 하는 지, 결혼을 앞 둔 예비 부부들과 기혼 부부들, 한(싱글) 부모들, 연로하신 부모님들을 위한 교육 내용을 담은 ‘가정 사역’은 교회가 감당해야 할 매우 중요한 사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성도들에게는 그저 마주치면 인사나 나누고 급하게 지나쳐 가는 상대가 아닌, 언제든지 필요할 때 찾아가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멘토’와 ‘상담자’가 필요합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말씀은 수도 없이 들으면서 하나님을 사랑하는 일에만 집중하고 고통 당하고 있는 이웃은 외면하는 신앙은 분명 ‘반쪽 짜리 신앙’일 수밖에 없습니다. 주일이면 교회로 모여드는 성도의 모습에만 관심을 보이지 말고, 6일동안 교회를 떠나 가정과 일터, 학교, 사회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살고 있는 지 관심을 가져 주어야 하며, 그들의 고통에 귀를 기울기고, 그들의 마음의 문을 두드려 주어야 합니다. “교회는 말씀 전하고 기도하는 일만 하면 된다.” 라고 하지 마십시오. 성도들에겐 성경적이고 실제적인 안내자(가인드 라인)가 필요합니다.

건강하지 못한 가정으로 인해 건강하지 못한 삶을 사는 부모와 자녀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그들 중에는 주일이면 어김없이 교회에 출석하여 예배 드리고 돌아오지만, 때론 설교를 듣고 은혜를 많이 받았다고 입가에 미소 띤 은혜로운 얼굴을 보이지만 얼마 못되어 예수 믿지 않는 사람들과 별로 다르지 않은 일상에 배어 사는 것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부부 문제가 있어도, 자녀 문제가 있어도 넋두리를 하며 한숨만 쉴 뿐 해결해 보려는 의지가 없습니다. 이웃이 알까, 교회에서 알까 아예 입을 닫아버리기도 합니다. 우리가 이제까지 믿고 의지해 온 하나님이, 우리를 구원한 복음이 이 정도의 능력 밖에 안 되는 것일까요?

교회라는 공동체만큼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모이는 곳도 드뭅니다. 그래서 교회 안에 있는 성도(편의상 통칭함)들의 신앙 연륜과 성숙도 또한 천차만별입니다. 교회에 나온다고 해서 모두 구원 얻은 그리스도인이요, 성령 충만한 그리스도인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러니 똑 같은 설교를 들어도 이해 정도가 다를 것이며, 그것이 각자의 삶에 미치는 영향 또한 다를 것입니다. 그러나 교회 밖에 있는 사람들이 교회 안에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각은 후하지 않습다. 때론 말도 안 되는 잣대와 저울을 들이댑니다. 교회에 나간다고 하면 당장 ‘천사’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하지만 그들이 어떤 색안경을 쓰고 바라보든 적어도 자신이 구원 얻은 성도요, 하나님의 자녀임을 확신한다면 마땅히 세상과는 구별된 삶을 살려고 노력해야 하는것 아닐까요?

성도들은 1년 52(3)주 주일마다 예배를 드리며 하나님의 말씀(설교)을 듣습니다. 그뿐입니까? 좀 더 열심이 있는 성도들은 새벽 기도회, 수요 기도회, 금요 기도회, 각종 성경공부, 매일 아침갖는 큐티를 통하여 수없이 말씀을 듣고, 읽고, 배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도들이 세상 속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 지 의심스럽습니다. 목회자 역시 예외가 될 수 없겠지요. 자신이 전한 말씀으로 성도가 변하기를 기대하기 전에 영적 지도자로서 본을 보이는 삶을 살려고 몸부림 쳐야 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예배를 통하여 말씀을 들은 성도들의 반응은 4가지 밭(길가, 돌짝밭, 가시떨기, 옥토)의 비유로 설명할 수 있겠지요. 말씀을 통하여 도전을 받고 생활 속에 실천하고자 노력하는 자세를 갖지 않으면 점점 귀만 커져서 지식적인 신앙에 머무르거나 평가하고 판단하는 일에 빠지기 쉽습니다. 성도들이 ‘믿음으로 구원얻는다’는 말씀과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다’라는 ‘두 개의 추’로 균형 잡힌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아낸다면 어찌 오늘날 하나님의 교회와 목사가 ‘개독교’ ‘먹사’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고 손가락질 당하는 처참한 자리로 전락할 수 있겠습니까?

예수님께서 다시 오실 때가 매우 가까운 종말론적 시대를 사는 이 때에 저는 지난 번에 올린 글에서 교회가 ‘교육적 사명’을 다시 한 번 자각하고 부모들이 어린 자녀들에게 어릴 때부터 바른 신앙교육을 시킴으로써 성숙한 그리스도인이요, 예수님의 제자를 세우는 일에 힘써야 한다고 외쳤습니다. 조국 대하민국을 떠나 온 지 여러 해가 지났으니 조국 교회의 근황이 어떤 지는 잘 모르지만 뉴욕에 있는 한인 이민교회들 - 대형 교회를 비롯하여 다수의 소규모 개척교회들에 이르기까지 - 의 상황을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주일 만큼은 모이는 일에 열심을 내는 것 같습니다. 수준 높은 설교(메시지)를 듣기 위해, 찬양대원으로, 교회학교 교사로, 주차장 봉사자로, 안내 위원으로, 또는 주방 봉사자로 교회에 갑니다. 일주일에 한 번 교회에 가는 것이 싫진 않습니다. 이민 생활의 외로움을 달래는 데는 소속감도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시계 추처럼 교회에 나가 자리를 지키는 교인들도 적지 않을 것입니다. 엄밀히 말해서 하나님과의 만남을 기대하며 ‘신앙 생활’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습관적인 ‘종교 생활’을 반복하는 것이지요. 한마디로, ‘선데이 크리스천’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주일 하루 1회적인 예배에 온통 집중하는 교회와 성도들, 예배를 마치고 나면 마치 큰 의무나 짐을 벗어버린 듯 자유함을 느끼는 성도들, 그런 느낌이어서인지 나머지 시간들은 자신의 기쁨과 안일을 위해 거리낌 없이 소비해 버리는 성도들을 쉬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신앙생활에 있어서 기본이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예배임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예배에 참석하는 것만으로 성도의 삶이 성장하고 성숙하여 온전해 질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예배와 함께 성도로서의 삶에 대해 구체적으로 안내를 받을 수 있는 양육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배가 하나님과 나와의 수직적인 관계를 위한 시간이며 하나님께 드려지는 시간이라면, 하나님의 자녀로서 삶의 현장에서,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성도로서 마땅히 어떤 삶을 살 것인가에 대한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원리와 방법에 대해 배우는 양육의 시간을 병행해야 할 것입니다.

교회가 지금까지 ‘개인의 영혼 구원’에 중점을 두다보니 성도 개인의 신앙이나 영성에는 관심을 갖지만 ‘가정’이라는 혈연 공동체에 대해서는 – 특히 부부가 아닌 어느 한 쪽의 배우자만 신앙생활을 할 경우 - 때때로 ‘성도의 사생활’이라는 이름표를 붙여 저만치 밀어 놓은 경향이 짙었습니다. 아직 예수를 영접하지 않은 불신 남편이나 아내, 자녀들을 위한 배려가 너무 부족하다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아내는 오래 전 예수를 영접하고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여 ‘권사’라는 직분까지 받았지만 남편은 아직 복음 밖에 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에서 부부 관계가 원만하지 않아 한 집에 살지만 대화도 없고 각방을 쓴 지도 한참이나 되었습니다. 한 마디로 가정의 평안이 사라진 지 이미 오래입니다. 이럴 때 교회 공동체는 아내에게 어떤 가르침과 조언을 주면서 도와야 할까요? “남편을 위해 기도하고 계시니까 됐어요, 권사님이나 더 열심히 충성 하세요!” 라고 한다면 그 결과는 어떻게 될까요? 남편과 함께 하는 시간은 날이 갈수록 줄어들 것이고, 그렇게 되면 아내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진 남편과 교회가 어머니를 빼앗아갔다고 생각하는 자녀들의 적대감은 점점 더 커지지 않을까요? 사도 바울이 “믿지 아니하는 남편이 아내로 말미암아 거룩하게 되고 믿지 아니하는 아내가 남편으로 말미암아 거룩하게 되나니 그렇지 아니하면 너희 자녀도 거룩하지 못하니라 그러나 이제 거룩하니라(고전7:14)”고 한 말씀을 보니 아직 예수님을 영접하지 않은 배우자를 위해 먼저 믿은 배우자가 어떤 자세로 어떻게 노력해야 할 지를 가르쳐주고 지원해 주는 일이 바로 교회의 역할이며, 책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분 교회의 성도 가정들은 건강 지수가 몇 점이나 될까요? 성도 가정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지 이미 오래인데도 불구하고 성도 가정을 치료하고 회복하는 일에 관심을 기울이려는 교회들보다 양적 성장과 대외적으로 드러나는 사역에 집중하는 교회들이 여전히 많은 것 같습니다. 오래 전 제가 퀸즈의 대형교회에서 사역할 때 있었던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남편은 장로이고, 아내는 권사인데 부부 사이가 좋지 않은 지 오래 된 것 같았습니다. 주일이면 부부가 함께 교회에 나와 예배도 드리고, 봉사도 했지만 벌써부터 ‘이혼 수속 중’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았습니다. “그 가정이 속한 교구의 담당 교역자(여 전도사)는 뭐 하시나요?”라고 물었더니 “우리 담임 목사님께서 부부(가정)문제는 본인들이 해결할 일이니 교회는 깊이 관여하지 않는것이 좋다고 하셔서 우린 상관 안해요.” 교회 안에서도 부덕한 일인데 교회 밖에서 그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은 뭐하고 할까요? 정말 ‘성도의 신앙과 삶’은 별개의 문제입니까? 그럼 부부 불화, 자녀의 비행 등 여러가지 가정 문제에 직면한 성도들은 어디에서 올바른 지도와 도움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몇 해 전부터 대한민국 EBS 방송을 비롯하여 여러 TV 방송 프로그램 중 부부간의 갈등, 부모-자녀 간의 갈등 해결을 위한 ‘가정회복 프로그램들’을 시청해 보니 조국을 떠나 와 사는 십 수년 동안 ‘가정 문제’ 분야에 있어서 교회 밖 세상은 눈부신 발전을 이루어 건강한 가정을 만드는 일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한 예로 ‘달라졌어요(EBS 다큐프라임)라는 프로그램은 부부 문제로, 자녀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가정으로부터 솔루션(solution, 문제해결)에 참여하고 싶다는 신청을 받아 결정이 되면 전문가들이 투입되어 해당 가정에 ‘관찰 카메라(CCTV)’를 설치하여 가족의 일상을 관찰함으로써 정확하게 문제를 찾아낸 후, 여러 차례의 상담과 심리극, 미술 치료 등의 다양한 방법을 통하여 문제 해결을 향해 나아갑니다. 솔루션이 진행되는 동안 많은 부부들이 이혼의 위기를 극복하게 되었고, 멀어졌던 부모-자녀 관계가 회복되며, 자녀양육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모들이 실제적인 도움을 받고 건강한 가정으로 회복되어 가는 모습을 볼수 있었습니다. 이 얼마나 고무적인 일입니까!

솔루션에 참여한 가정들을 보면 종종 그리스도인 가정으로 짐작되는 가정들이 있습니다. 그 집에 설치된 관찰 카메라에 잡힌 거실에 걸려있는 성구 액자나 달력, 책꽂이에 꽂혀있는 책들을 보면 알 수 있지요. 하지만 그것을 확인한 후의 마음은 왠지 씁쓸합니다. 성도 가정이 어쩌다 저렇듯 심각한 상황에 이르게 되었을까? 저 가정이 저런 상황인지 교회는 알고 있을까? 교회로부터 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했으니 장문(長文)의 사연을 써서 방송국의 문을 두드린 것은 아닐까? 물론, 모든 종류의 문제를 교회가 다 해결해 줄 수 있다는 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성도 가정에 문제가 생겼을 때 1차적으로 이 사실을 알고 적절한 도움을 주어야 할 책임이 ‘담임 목사를 비롯한 교회’에 있는 것이 아닐까요? 성도 가정의 건강 지수가 얼마나 되는지를 교역자들을 비롯한 지도자 급에 있는 사람들은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성도 가정이 피 눈물 나는 어려움을 겪고있는데, 부부가 ‘이혼이라는 막다른 골목’에 와 있는 데, 아이에게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교회는 그 심각성을 모르고 있거나,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 ‘강 건너 불 보듯’ 해서야 되겠습니까?

뉴욕과 인근 뉴저지에도 가정(가족) 문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성도들을 상담하고 지원해 줄 수 있는 전문 기관과 상담실이 있긴 합니다. 그러나 개인의 가정사(문제)를 쉽게 밖으로 드러내지 못하는 한국적 마인드와 상담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것과, 더욱이 유료 상담 기관이라면 경제적인 부담 때문에 선뜻 상담실의 문을 두드리는 것이 쉽지 않을 것입니다. 세상의 본이 되어야 할 그리스도인의 가정이 병들어 신음하고 있을 때 교회가 할 수 있는 일, 아니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일까요? 개척교회 수준의 소 규모 교회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교회들은 자녀들을 위한 교회학교와 부모들을 위한 성경 공부반을 개설하고 있고, 해외 선교 사역에도 주력하고 있지만 ‘가정 사역’을 위해 별도의 기관이나 부서를 만들어 가동하고 있는 교회는 찾아보기 매우 어려웠습니다(남가주 사랑의 교회의 경우, 전문사역 파트 안에 ‘가정 사역 개발원’이 있슴) 물론, 성경 공부나 양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다보면 교육 내용 안에 당연히 가정에 대해, 가정 문제에 대해 이야기 할 기회가 있겠지요. 그러나 성도 가정을 건강하게 세우기 바란다면 보다 적극적으로 ‘가정 사역분야’를 정착시키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대한민국의 ‘온누리 교회(담임 이재훈 목사)’처럼 대대적인 사역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성도 가정을 건강하게 세우는 것이 교회가 해야 할 마땅한 사역임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너무 무관심하고 소홀한 분위기를 보니 “정말 더 이상 이래서는 안된다.” 라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가정이 건강해야 교회가 건강하게 서고, 교회가 건강해야 예수님이 부탁하신 ‘지상 명령(마28:18-20)’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성도 가정을 향한 교회들의 소극적인 태도가 오늘날 많은 성도 가정들을 위기속에 방치해 놓는 결과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예수 믿는 가정들이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아야 믿지 않은 이웃들에게 전도가 될 것 아닙니까? “아이구, 예수 믿어도 별 수 없네! 아니, 예수 믿지 않는 집보다 더 문제가 많은 것 같아.” 그러므로 교회는 성도 가정의 건강 지수를 파악하고, 가족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들어주고, 위로하고 격려하며, 나아가 적절한 해결책을 제안하는 일을 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성도가 교회에 와서 예배드리고, 가정과 직장에서 주어진 삶만 살아낸다고 해서 성숙한 그리스도인의 삶을 사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지역 교회 안에 속한 성도 가정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우린 전문가가 없어서, 예산이 없어서…’ 라고 변명하면서 문제를 계속 방관하거나 방치하시렵니까? 물론, 효과적인 가정 사역을 위해서는 이 분야에 대해 전문적인 교육을 받고, 임상 경험이 많으며, 지도력을 갖춘 일군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런 환경이 마련될 때까지 무작정 기다릴 순 없지 않습니까? 문제는 나날이 쌓여가는데 말입니다. 이제라도 규모가 큰 교회는 교회대로, 작은 교회는 작은 교회대로 형편에 맞게 ‘행복한 그리스도인의 가정 생활’ 에 대한 가이드 라인(매뉴얼)을 마련하여 성도들을 제대로 가르치고 인도 하여야 합니다. 이제 막 결혼하여 가정을 꾸린 성도나, 결혼을 앞두고 있는 젊은이들에게는 더욱 절실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예방이 치료보다 값진 것이니까요.

지난 십 여년 동안 저 소득층의 한인 이민자들이 밀집되어 있는 플러싱 인근에 살아오면서 이미 병 들어 있는 가정을 많이 만났고, 날이갈수록 그런 가정들이 점점 더 늘어나는 현상을 보고 있습니다. 가정들마다 안고 있는 문제의 내용은 같지 않겠지만 경제적인 수준이 조금 나은 동네에 사는 분들의 가정에도 이런 저런 문제들이 적지 않다는 것을 잘 압니다. 그러나 어느 지역, 어느 동네에 살든, 경제 수준이 어떻게 다르든지 간에 공통적인 사실은 자신이 소속한 교회로부터 개인이나 가정이 가지고 있는 문제에 대해 적절한 도움을 받는 가정들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우선 찾아가 상담을 하거나 적절한 지원을 받을 수있는 통로가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의 시선을 지나치리만큼 의식하는 체면 문화 탓에 아예 문제의 보따리를 풀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그러다가 가장 흔하게 선택하는 해결책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이혼’입니다. 배우자의 외도, 폭언과 폭력, 경제적 무능력, 여러 가지 중독 증세(알코올, 도박, 외도 등)로 불화가 심화되면 대부분 이혼으로 마무리를 합니다.

조국 대한민국 통계청의 2013년 보고에 의하면 결혼생활을 지속한 지 20년 이상 된 4, 50대 부부의 ‘중년 이혼율’이 결혼생활 지속 기간이 4년 이하 부부인 ‘신혼 이혼율’을 앞섰다고 합니다. 신혼 이혼은 2만 8천 200건(24.2%)이었고, 중년 이혼은 3만 200건(26.4%)이나 되었다고 합니다. 7,80대 노부부의 ‘황혼 이혼’ 또한 심심찮게 보도되고 있는 것을 보면 날이 갈수록 불편한(?) 부부 관계를 ‘이혼’으로 청산하고 단출하고 마음 편하게 살고 싶어하는 부부들이 늘어가고 있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신혼 이혼이건, 황혼이혼이건 간에 이미 이혼한 부부들 가운데, 아니 이혼을 생각하는 부부들 가운데 그리스도인 가정은 얼마나 될까요?

이런 상황은 뉴욕의 한인 가정들 가운데서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제 주변에도 이런 분들이 있으니까요. 이들 부부 가운데 성도는 얼마나 될까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을 수 있습니다. 교회가 ‘건강한 가정 세우기’에 주력한다면 대한민국이나 미국 이민사회의 이혼율은 현격히 줄어들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아무리 이혼이 흔해진 시대라 해도 ‘성도의 가정’이 이혼으로 막을 내리는 일이 없도록 사전에 예방하는 교회가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나님께서는 자녀 된 우리들이 예수를 믿어 이 땅에서 ‘구원(생명)’을 얻을 뿐 아니라 ‘더 풍성한 삶’을 살기 원하십니다(요10:10). 그런데 안타깝게도 예수를 수십 년 믿어왔으면서도 지지리 궁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많이 보아왔습니다. 교회에 가면 여전히 “아멘, 아멘!” 하면서 말씀에 은혜를 받는 것 같아 보이는데 예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소금에 푹 절여진 배추처럼 시들시들 죽어갑니다. 아멘 아멘 하던 입에서 한숨과 욕설이 튀어 나옵니다. 자기 연민(내 인생은 왜 이럴까?)에 빠져 삽니다. 그럴 때 마다 저는 화가 납니다. “교회들은 지금 무엇하고 있는가?” “목회자들은 뭐 하고 있는가?” 이민 교회에는 교인들의 수평이동이 많습니다. 전도를 받아 새 신자가 등록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성도의 바른 신앙과 삶에 대한 가르침’이 결여되었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은 ‘말’로 전도하는 시대가 아닌 ‘삶의 모범’으로 전도하는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교회가 ‘성도 가정을 목양하는 일(가정 사역)에 1차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교회들이 열방을 향해 선교하는 일에 열심을 냅니다. 해마다 선교 훈련을 하고 단기 선교사나 전문 선교사를 파송합니다. 훌륭한 일입니다. 계속되어야 할 일입니다. 하지만 교회 안에 있는 성도들의 가정을 건강하게 세우는 일에도 우선순위를 두어야 하는 건 아닐까요? 가족들이 건강한 가정에서 늘 충전을 받고 가정 밖으로 나오면 무엇을 하든 당당하게 해 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교회들은 성도 가정의 문제가 깊어질 때까지 방관하지 말고 ‘건강한 성도, 건강한 가정 세우는 일’에 힘을 다 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효과적인 가정 사역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담임 목회자부터 여러 면에서 적절한 준비를 하는 것이 필요하며, 가능하면 ‘전임(전문) 사역자’를 배치하거나 양성하는 일에도 힘을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사람은 유기적인 존재입니다. 몸만 건강해서는 안됩니다. 생각과 정신, 사회성, 도덕성과 영성이 두루 건강하게 갖춰져야 비로소 ‘성도다운 성도, 진품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입니다. ‘새 신자를 만드는 일(전도)’ 도 해야 하지만 ‘성도를 실족시키는 일’ 또한 있어서는 안됩니다. 그러므로 더 늦기 전에 교회들은 ‘건강한 가정을 세우기 위한 가정 사역’에 힘써야 합니다.

이 글을 읽고 반드시 많은 것을 갖추어야 ‘가정 사역’을 시작할 수 있을 거라고 부담부터 갖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러니까“우리 교횐 할 수 없어!” 라고 단언하지 마시고 여러분의 교회의 상황과 형편이 어떠하든 마치 예수님의 말씀을 듣기 위해 모여 들었던 벳새다 들판의 수많은 사람들이 허기져 있었을 때 자기가 가져왔던 도시락(보리떡 다섯 개+생선 두 마리)을 기꺼이 드렸던 어린 아이의 심정으로 헌신한다면 ‘믿음대로 이루어지는 놀라운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담임 목회자는 우선 성도 가정의 가족 구성원들의 ‘영적, 관계적 건강 상태’가 어떤 지를 파악해 보는 일이 사역의 출발점이라고 이라고 생각합니다. 담임 목회자가 성도들의 가정이 건강하게 세워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게 되면 그들의 가정에 관심을 갖고 더욱 간절히 기도하게 될 것이고, 그리고 나면 현재의 상황에서 그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 지 지혜를 얻게 될 것이며, 나아가 그것을 시행할 수 있는 환경을 주실 것이라 믿습니다.

성도 가정의 ‘부부관계’가 회복되면, ‘부모-자녀 관계’도 회복될 수 있습니다. 성도 가정이 건강해 지면 그들이 모이는 교회는 당연히 건강해 질 것입니다. 교회가 건강해 질 때 사회가 새로워질 수 있으며 비로소 사람들은 교회를 신뢰하며 교회에 대한 이미지를 바꾸기 시작할 것입니다. 또한, 자신의 가정을 바로 세운 목회자가 비로소 성도의 가정도 바로 세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목회자들은 자신의 가정부터 건강하게 세우면서 성도들의 가정을 건강하게 세우는 일에 힘써야 할 것입니다.

어제(9일) 새벽, 한인 밀집 지역인 퀸즈 플러싱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하였는데 집 안에는 한인 이 모씨 가족 3명(부부와 고등학생 아들)이 숨져있었다고 합니다. 경찰이 밝힌 유서 내용의 일부를 보면 “내 삶에 너무 많은 문제가 있다. 나 혼자 죽는다면 너무 많은 짐을 내 아이와 아내에게 안기게 된다. 우리는 함께 떠나야 한다.”라고 동반 자살을 암시한 내용이 적혀있었다고 합니다. 가장이었던 이 모씨가 ‘비즈니스의 실패로 떠 안게 된 많은 빚, 아내의 건강 악화, 교통사고 배상 청구 소송에서 패소한 일 등’으로 많이 고민하다가 답을 찾지 못한 채 이런 비극적인 선택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이민 온 지 20여 년 된 가정으로 아내와 아들은 10여 년 째 교회에 출석하며 신앙생활을 해 왔지만, 남편은 신앙생활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랬을까? 더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그 가정을 위해 기도해 주며 돌아봐야 했었는데…” 이번 사고로 인해 누구보다도 마음 아파할 사람들은 고인이 된 가족(아내와 아들)과 오랜 세월 함께 신앙생활을 해 온 해당 교회의 담임 목사와 교역자, 그리고 교우들이 아닐까 합니다. 교우 가정에서 일어난 모든 일들을 교회가 다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사건과 사고가 날 때 마다 희생자나 혹은 가해자가 ‘교회에 다니던 사람이다’ 라는 보도가 나올 때 마다 귀가 쫑긋해 지면서 마음이 편칠 않습니다. 교회에 다닌다고 해서 다 인격적으로 예수를 만난 경험이 있고, 예수를 영접한 거듭난 그리스도인은 아니지만 어쨌든 교회 땅을 밟은 사람이라면 먼저 믿은 신앙의 선배들이 관심을 가지고 챙겨주어야 하는 것이 교회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서 입니다. 오늘날 지역 교회들이 교회 안에서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만 어울려 배타적인 모임을 만드는 데 분주하지 않고 ‘신앙 공동체요, 사랑 공동체로서’ 교우들 사이에서나, 교회 밖 세상(특히 아직 전도되지 못한 가족들)의 영혼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그들을 향해 두 팔을 넓게 벌려 맞이해 주는, 품어주는 넉넉한 곳이 된다면 지금까지 교회와 목회자들을 향해 가졌던 부정적인 시각들을 불식시키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악한 세대 가운데서도 하나님께서 끝까지 붙드시고 지키시는 ‘두 개의 보루(堡壘)’가 있다고 하셨습니다, 바로 ‘가정과 교회’ 입니다. 그러므로 다시 오실 신랑 예수를 맞이할 성도들의 가정은 순결하고 거룩해야 합니다. 과거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모든 범죄는 ‘병든 가정’에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영적인 잠에 취해 무기력증에 빠져있는 성도들을 깨워야 합니다. 병들어 있는 가정들을 바르게 진단하고 증세에 적합한 처방을 해 주어 고쳐야 합니다. 그리고 건강한 가정을 이룰 수 있는 백신을 맞게 함으로 문제를 사전에 예방해야 합니다. 교회가 성도와 성도 가정을 변화시키지 못한다면 누가 이 역할을 할 수 있겠습니까? 더 이상 지체해서는 안됩니다. 서둘러야 합니다. 교회들이여, 건강한 성도 가정을 세우기 위해 가정 사역에 힘씁시다!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되며 여호와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수꾼의 깨어있음이 헛되도다(시127:1).”

<참고>
남가주 사랑의 교회는 ‘전문사역기관’ 중 하나로 ‘가정사역개발원’을 두었고, 이 안에 (1)결혼준비교실 (2)부부성장교실 (3)자녀양육교실 (4)싱글패밀리 (5)상담사역 (6)가정사역전략팀 (7)연구기획팀이 있습니다.

후기
2011년 11월, 저는 ‘교회가 살아야 가정이 삽니다: 교회의 교육적 사명의 회복(어린이 신앙교육을 중심으로)’ 이라는 주제로 긴 글을 써서 아멘넷에 올린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제 글을 읽으시고 “무슨 말입니까? 가정이 살아야 교회가 살지 어떻게 교회가 살아야 가정이 삽니까?” “가정 교육이 먼저지 어떻게 교회 교육이 먼저입니까?” 라며 여러분들께서 댓글이라는 뭇매로 이의를 표하셨던 것이 기억납니다. 당시 그 댓글들을 읽으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제 의도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것 같아서였죠. 기독교 교육을 전공한 제가 어찌 그 순서를 모르겠습니까? 가정이 먼저고, 그 다음이 교회라는 걸요. 지금도 제가 쓰는 글이나 강의의 바탕에는 ‘모든 것이 가정(부모)에서부터 비롯된다’는 것이 전제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 저는 글의 무게 중심을‘교회의 교육적 사명’을 일깨우고 강조하는 데 두었기에 부득불 ‘교회가 본연의 사명을 다해 가정(부모)의 역할을 도와야 한다’는 관점에서 교회가 적극적으로 부모를 돕고 가정을 도와야 한다는 의미로 글을 써 내려갔던 것입니다. 그 때 제 글을 읽으면서 불편한 마음을 가지셨던 분들이 이번 기회에 속 시원하게 오해를 풀어주시기 바랍니다. 인내심을 가지고 긴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계자(뉴욕광염교회 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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