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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영 목사 "인공지능 목사와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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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ㆍ2016-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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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브런스윅신학교는 5월 21일(토) 열린 졸업식에서 새문안교회 이수영 목사에게 명예박사학위를 수여했다. 명예박사학위 수여는 개교 225주년 동안 김삼환 목사에 이어 두 번째이다. 이에 앞서 20일(금) 정오 이수영 목사는 뉴브런스윅신학교에서 동문과 교단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강연과 함께 자신의 목회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에 앞서 김진홍 교수의 인도로 그랙 매스트 총장과 윌야드 애슬리 학장의 인사와 차재승 교수의 강사소개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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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그랙 매스트 총장, 이수영 목사 부부, 김진홍 교수, 차재승 교수

뉴브런스윅신학교는 언더우드 선교사가 졸업한 신학교이며 새문안교회는 언더우드 선교사가 세운 교회이다. 새문안교회와 뉴브런스윅신학교와의 관계는 19세기부터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새문안교회는 2008년부터 뉴브런스윅신학교와 함께 언더우드 국제신학심포지움을 매년 개최해 왔으며, 뉴브런스윅신학교의 언더우드 석좌교수직 기금을 계속 지원하고 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명예박사 학위를 받게 됐다.

이수영 목사는 대학졸업후 16년간 신학을 공부했으며, 16년간 장신대에서 후진을 양성했으며, 16년간 새문안교회에서 목회를 마치고 올해말 은퇴를 앞두고 있다. 이 목사는 "인공지능 시대의 목회자의 영성"과 "한국교회와 제자도"라는 두 개의 강연후, 참가한 목회자들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었다. 학자이며 목회자인 이수영 목사는 가장 비범한 목회방법을 나누었는데 그것은 그리스도의 사랑이었다. 완벽하지 못한 자신의 모습속에서도 사랑을 향해 나아가는 자신의 숨김없는 모습을 전해 도전을 주었다.

먼저 "인공지능 시대의 목회자의 영성"이라는 제목의 강연내용을 소개한다. 지난 3월 구글에서 만든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은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다. 인공지능이 인간에게 승리한 결과때문에 이후 인공지능 시대를 돌아보는 사회적인 신드롬이 한국에서 일어났다. 이수영 목사는 당시 주일설교에서도 소개한바 있는 내용을 수정하여 전했다. 다음은 그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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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후 단체사진

최근 세계의 이목을 한국에 집중시킨 행사가 있었다. 알파 고와 이세돌 9단의 다섯 차례의 대국이었다. 최첨단 정보기술의 집약체라 할 수 있는 인공 바둑기사와 살아있는 최고수 인간 바둑기사의 대결이기 때문에 가히 세기의 대결이라 할 수 있었던 이 대국에서 인공 기사가 4승1패의 성적으로 인간 기사를 이겼다. 물론 알파 고는 예상외의 뛰어난 실력을 전 세계에 과시하며 한국기원으로부터 명예 프로9단증을 받기까지 했지만 단 한 번밖에 이기지 못한 이세돌 9단 또한 승자였고 모든 사람으로부터 칭송을 받으며 더 유명해졌다. 이 9단이 첫 세 대국에서 연달아 패하자 온 세계는 그야말로 충격의 도가니였다. 마치 인간이 기계에게 지배를 당하는 세상이 갑자기 밀어닥친 것 같은 당황감과 기계 앞에서 체험한 인간의 무력감이 두려움으로 변하여 순식간에 우리를 덮친 것이다. 그래서 제4국에서의 이 9단의 승리는 경악과 공포에 사로잡혀 있던 인류에게 해방감과 그래도 아직은 사람이 기계 위에 있다는 안도감을 주었으며, 그 때문에 사람들은 이 9단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된 것 같다.

알파 고가 보여준 인공지능이라는 현실 앞에서 많은 기대와 우려 섞인 상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곧 우리의 삶에 엄청난 변화가 올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제가 목사이기 때문인지 제일 먼저 목사들이 걱정됐다. 머지않아 인공지능 목사들이 등장해서 인간 목사들을 다 밀어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성경말씀을 완벽하게 외우고 습득하고 전 세계 유명 목사들의 설교를 다 분석해서 숙지하고 어떤 본문이든 선택만 하면 그 본문에 따른 최고의 설교를 만들어내는가 하면 신자들이 겪는 온갖 문제들에 어떻게 대응하며 상담과 치유의 사역을 할 것인지를 다 학습한 인공지능 목사가 나타나면 웬만한 목사들은 다 보따리 싸야 할 것이다.

신학교도 다 문 닫아야 할 것이다. 인공지능 목사를 생산하는 공장만 세우면 됩니다. 신학교 교수들은 다 인공지능 목사 생산회사에 자문으로 스카웃되어 가는 상황이 되고 신학교는 문을 닫을 것이다. 이런 것들이 상상이고 현실이 안되기를 바란다. 어쩌면 어떤 회사에서는 우리는 좀 더 복음적으고 성경적인 인공지능 목사를 만들어 낸다고 선전하면서 그렇게 하려고 복음적이며 성경적인 신학자들을 자문위원들을 스카웃해갈지 모른다. 어떤 회사에서는 진보적이고 자유로운 인공지능 목사를 만들어내 경쟁할지 모른다.

교회는 사람 목사보다 설교도 잘하고 기도도 잘하며 찬양도 잘하고 상담치유사역도 끝내주게 잘하는 인공지능 목사를 놔두고 굳이 설교도 신통치 않고 기도도 더듬거리며 찬송은 음치 같이 부르고 신자들이 영적으로 가려워하는 데를 그때그때 아주 적절한 하나님의 말씀으로 시원하게 긁어줄 줄도 모르는 목사를 청빙하려 하지 않을지 모른다. 교인들은 귀찮게 심방 받을 필요도 없고 뭘 대접해야 할까 고민 안 해도 되고 스마트폰만 켜면 설교, 기도, 찬송, 상담 다 듣고 받을 수 있을 것이니 편리하기 짝이 없을 것이다. 그 모든 것을 손바닥만한 스크린을 보면서 해결하는 것이 재미없으면 목사 로봇을 3D 프린터로 만들어 놓으면 된다. 기왕이면 교인마다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목사와 키며 체격이며 얼굴이며 목소리까지 꼭 같은 로봇을 주문해서 아예 안방에 모셔놓으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교회로서는 목사의 사례비, 사택, 승용차에 예산 안 써도 되고 하니 장로님들이 좋아할 것이다. 이처럼 머지않아 인공지능 교역자가 나올수 있는 시대에 목사의 각오는 그 어느 때 보다 심각하고 비장해야 한다.

그렇다고 장로들은 안심해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장로들 경우도 별반 다를바 없다. 장로도 인공지능 장로로 교체해버릴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예배 때 공중기도도 은혜롭게 잘 하고 뛰어난 기획력과 무슨 일이든 정확하기 이를 데 없는 판단력과 무슨 부서를 맡기든 최선의 실행능력을 갖춘 인공지능 장로들을 만들어내면 된다. 게다가 모든 교인 앞에서 공손하고 인사 잘 하며 친절하고 목 부드러운 인공지능 장로를 만들면 인기 만점일 것이다. 괜히 교회 시끄럽게 장로선거 안 해도 된다. 피택장로교육도 할 필요 없다. 이미 모든 교육내용을 다 학습시켜 놓으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집사와 권사님들도 마찬가지이다. 주일학교 학생들을 잘 가르치고 구역예배 인도도 잘 하고 수요일 예배 때 공중기도도 겁내지 않을 인공지능 제직들을 교인들의 수에 따라 필요한 만큼만 만들어 놓으면 될 것입니다. 더 나아가 굳이 인공지능 목사 장로 집사 권사를 구별해서 만들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 모든 일을 잘할 수 있는 통합 인공지능 사역자를 만들면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사람이 설 자리는 거의 없어질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사람의 존재의미가 남아있을 자리는 어디에 있는가, 인간의 삶이 기계화를 넘어설 여지는 어디에 있는 것인가 하는 질문을 던지게 되는 것이다. 무엇이 과연 인간을 여전히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인간이게 하고 기계에 예속되지 않게 하며 다른 모든 존재와 차별되게 할 수 있겠는가? 그래도 저는 죄절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기계나 인공지능은 아무리해도 영혼이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다시말하면 영혼이 없는 존재는 하나님앞에 신앙을 가질수 없고 하나님과 영적교제를 나눌 수 없는 존재이다. 하나님 형상대로 지음받은 영혼을 가진 인간이기에 절망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된다. 다만 인공지능에게 밀려나지 않을 길이 무엇인가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세돌 9단이 세 번을 내리 지자 천하의 그 누구도 알파 고를 이길 수 없을 것이라는 체념적인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런데 이 9단이 한 번 멋지게 알파 고를 이기자 알파 고도 완전하지 않다, 허점이 있다, 의외의 수를 두면 당황하며 실수를 연발한다 하는 등의 소리들이 나왔다. 또 왜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에 대한 여러 가지 설명도 있었다. 알파 고를 만들어낸 과학자들 자신의 설명도 있었다. 정보처리기술이나 바둑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에 그 모든 설명을 다 이해할 수 없었지만 제 뇌리에 박힌 한마디 말은 알파고를 만들어 낸 사람의 이야기였다. 그것은 알파 고는 오직 이기도록만 세팅되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말을 되새기며 바로 거기에 인간이 인공지능이나 기계와 다를 수 있고 달라야 하는 결정적인 점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 절대로 질 줄 모르고, 아니 져줄 줄 모르고 양보할 줄 모른다면 그것은 기계이다. 그러나 안 질 수 있지만 져줄 줄 알고 양보할 줄 알면 사람이다.

이세돌 9단은 별명이 "딸 바보"라고 한다. 11살 어린 딸아이를 너무 사랑해서 딸 앞에서는 꼼짝 못하는 아빠라는 것이다. 온 세상이 이세돌 9단을 바둑 최고수니 인간대표니 하는 말을 한창 하고 있을 때 이 9단의 딸은 "우리 아빠가 최고수라구요? 나한텐 맨 날 지는데"라고 했다. 바로 그것이다. 어떻게 이 9단이 어린 딸에게 지겠는가? 사랑하는 딸을 기쁘게 하기 위해서, 그 딸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서 일부러 져주는 것 아니겠는가? 달리말하면 한 마디로 사랑이다. 이 사랑이 우리를 사람 되게 하는 것이다. 사랑이 사람을 기계와 차별되게 하는 것이다. 알파 고는 질 수는 있지만 져줄 줄은 모를 것이다. 그 기계에는 사랑은 없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딸도 없기 때문이다. 양보니 용서니 하는 것도 없을 것이다. 사람이 아니라 기계이기 때문이다.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라고 하셨다. 우리가 주님의 제자인지 아닌지를 가르는 결정적인 요인은 사랑이라는 말씀이다. 아무리 성경지식과 신학지식을 많이 축적해도 사랑할줄 모르면 주님의 제자로 인정받을수 없다는 것이다. 이제는 공부를 아무리 많이하고 학위를 아무리 많이 빋아도 지식으로는 인공지능 목사를 따라갈 수 없을 것이다. 인공지능 목사에게 안밀려나려면 사람냄새가 나는 목회를 해야 할 것이다. 사람 냄새나는 목사가 되는 최선의 길은 사랑이다. 사랑의 다른 이름이 온유 겸손 양보 희생 등으로 우리의 마음을 채워야 할 것이다. 그것이 인공지능 시대가 되어버린 오늘날에도 기계가 가질 수 없는 목회자들의 영성일것이다. 그것이 참 주님의 제자가 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제가 생각하기에는 인공지능 시대에 인공지능에게 밀려나지 않으려면 사랑으로 가득찬 목회자 영성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인공지능 시대를 맞이하여 다시 영성의 중요성이 부곽되지 않을 수 없다. 그리스도인들의 영성, 목회자의 영성이 무엇이겠는가. 그것과 연결시켜서 참된 제자도, 주님의 제자가 되는 길이 무엇인가를 한국교회가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다음주에 새문안교회에서 열리는 8회 언더우드 국제 심포지움의 주제로 정했다. 한국교회가 회복되어야 할 것은 참된 제자도라고 생각하고, 그것이 오늘날 인공지능 시대에 필요한 목회자들의 영성이라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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