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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배우려 마십시오, 이미 충분합니다" 박희근 목사회 회장이 던진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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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2ㆍ2026-01-07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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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미주한인여성목회자협의회 신년하례예배에서 뉴욕한인목사회 회장 박희근 목사는 이사야 32장을 인용한 묵직한 공식 신년사와, 원고를 잊었다며 전한 위트 있는 비공식 메시지로 회중을 사로잡았다. 박 회장은 이민 목회의 척박함을 위로하는 동시에 "이미 아는 복음을 모르는 이에게 전하는 것이 전도의 본질"이라는 직관적인 통찰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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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격식을 내려놓고 1일 강사처럼 회중과 소통하는 박희근 목사. 현장에는 웃음과 아멘이 교차했다.

 

"목회는 상황이 좋아질 때까지 기다리는 일이 아닙니다. 어떤 상황 속에서도 말씀을 붙드는 순종의 길입니다."

 

여기까지는 비장했다. 1월 6일 오전, 뉴욕순복음안디옥교회에서 열린 미주한인여성목회자협의회 신년하례감사예배. 강단에 선 뉴욕한인목사회 회장 박희근 목사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다. 그러나 준비된 원고에서 벗어나 분위기는 180도 반전됐다.

 

박 회장이 "사실 준비한 내용이 머리에서 하얗게 지워졌다"고 고백하자 엄숙했던 예배당에 폭소가 터져 나왔다. 이날 박 회장의 메시지는 치열한 생존의 언어(공식 신년사)와 여유로운 본질의 언어(비공식 발언) 사이를 오가며 이민 목회자들의 지친 어깨를 어루만졌다.

 

[공식 신년사] "버티는 것이 사명이었다"… 척박한 이민 목회의 재정의

 

먼저 선포된 공식 신년사는 이민 목회자라면 누구나 가슴 한구석에 묻어두었을 생존의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박 회장은 이사야 32장 8절("존귀한 자는 존귀한 일을 계획하나니")을 인용하며 2026년 뉴욕 교계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교회는 작고 사역자는 연약했으며, 때로는 목회보다 생계를 먼저 붙들어야 하는 날들도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는 단순한 신세 한탄이 아니었다. 박 회장은 "사람 보기에 미약해 보여도 하나님은 단 한 번도 이민 교회를 포기하신 적이 없다"며 "예배당 문을 지키는 것 자체가 사명이었던 시절, 우리를 여기까지 오게 한 것은 능력이 아니라 하나님의 끈질긴 은혜였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팬데믹 이후 교세 확장에 목말라 있는 교계 분위기에 제동을 걸었다. 2026년의 과제로 숫자가 아닌 '깊이의 회복'을 꼽으며 ▲말씀의 회복 ▲기도의 불씨 점화 ▲다음 세대에게 소망이 되는 교회를 주문했다. 화려한 비전 대신 '버팀'과 '본질'에서 교회의 가치를 찾은 그의 메시지는 작은 교회 목회자들에게 묵직한 위로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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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스케치] "전도? 아는 사람이 모르는 사람에게 알려주는 것"

 

신년사의 백미는 예기치 않은 순간에 찾아왔다. 박 회장은 격식 갖춘 '회장'의 옷을 벗고, 투박하지만 진솔한 '동료 목회자'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그는 "신학교 시절 설교 실습 시간, 할 말이 없어 내려온 전도사 이야기"를 꺼내 들었다.

 

"전도사가 강단에서 '제가 무슨 말 할지 아십니까?' 물으니 학생들이 '모릅니다' 했답니다. 그러자 '모르는 분들에게 무슨 말을 하겠느냐'며 내려갔죠. 다음엔 학생들이 '압니다' 하니 '알면 됐다'고 내려갔고, 세 번째엔 '반은 알고 반은 모른다'고 하니 '아는 사람이 모르는 사람에게 가르쳐주라'며 내려갔다는 겁니다."

 

박 회장이 전한 이 오래된 유머는 단순한 농담으로 끝나지 않았다. 그는 이 예화를 통해 복잡한 신학 이론이나 거창한 전략 대신, 목회와 전도의 가장 단순한 원리를 끄집어냈다.

 

"교수님이 그 전도사에게 A학점을 줬다고 합니다. 그게 정답이니까요. 여기 계신 목사님들, 20대 같아 보이지만 사실 다들 '반백(50세)'은 넘으시지 않았습니까? (웃음) 남은 시간 동안 우리는 더 배우려고 애쓸 필요 없습니다. 여러분은 이미 예수를 알고, 복음을 알고, 사랑을 압니다."

 

복잡한 시대, '심플한' 영성으로의 초대

 

박 회장의 '즉흥 신년사'는 여성 목회자들의 마음에 얹혀있던 '무언가 더 해야 한다'는 강박을 걷어냈다. 새로운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트렌드를 쫓아가야만 살아남을 것 같은 불안한 이민 목회 현장에 "이미 가진 것으로 충분하다, 아는 것을 모르는 이에게 전하면 된다"는 선언은 역설적인 해방감을 선사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새 은혜로 시작하여, 새 믿음을 심어, 새 열매를 거두자"라는 구호를 같이 제창하며 메시지를 마무리했다. 이 단순한 슬로건은 앞서 공식 신년사에서 강조했던 '깊이의 회복'과 맥을 같이 한다. 깊이는 복잡함이 아니라, 군더더기를 걷어낸 단순함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2026년을 시작하는 뉴욕 교계, 박 회장이 던진 화두는 '균형'이었다. 생존을 위해 치열하되, 복음 앞에서는 누구보다 단순해지라는 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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