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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 앞둔 뉴욕서노회, 번아웃에 빠진 목회자 향해 '영적 바운더리'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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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2ㆍ2026-03-03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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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미주한인예수교장로회(KAPC) 뉴욕서노회가 49년의 역사를 품고 제98회 정기노회를 개최했다. 고훈천 부노회장은 이민 교회의 척박한 현실 속에서 목회자의 탈진 현상을 짚으며 참된 쉼과 영적 바운더리 설정의 중요성을 설교했다. 성찬식과 회무 처리가 이어졌으며, 신임 노회장으로 고훈천 목사가 공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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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9년 이민 목회 역사 속 영적 회복을 선포하는 뉴욕서노회 정기노회

 

1년에 4천 명씩 배출되는 신학교 졸업생 중 80%가 5년 안에 사역의 길을 포기한다. 엘리트 신학생조차 감당하기 벅찬 곳, 화려한 성취 대신 빗자루를 들고 동네 청소부터 감당해야 하는 것이 미주 한인 이민 교회의 현실적인 민낯이다.

 

이러한 목회적 위기감 속에서 미주한인예수교장로회(KAPC) 뉴욕서노회 제98회 정기노회가 2026년 3월 3일 오전 9시 블루존 교회(이종태 목사)에서 열렸다. 1년에 두 차례 열리는 노회 특성상 98회라는 숫자는 한인 이민 교회가 미주 땅에 뿌리내린 지 어느덧 49년이라는 깊은 역사를 대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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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트라 중창단이 '주의 크신 은혜로서'를 찬양했다

 

개회예배는 노회장 성호영 목사의 인도로 진행됐으며, 한병현 장로의 기도에 이어 페트라 중창단이 '주의 크신 은혜로서'를 찬양하며 노회원들의 마음의 문을 열었다.

 

가르치는 자의 함정과 영적 정체성

 

강단에 선 고훈천 부노회장은 야고보서 3장 1절을 인용하며 '부족함이 없는 지도자가 되자'는 주제로 말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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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훈천 부노회장은 야고보서 3장 1절을 인용하며 '부족함이 없는 지도자가 되자'는 주제로 말씀을 전했다.

 

고 목사는 목회자가 먼저 말씀으로 가르침을 받지 못한 채 성도들에게만 잣대를 들이대는 영적 괴리를 지적했다. 대형 교회 목회자로서 세상의 존경과 명예를 탐하는 욕망은 결국 목회자를 위선자로 만든다는 것. 수천 명의 환호 속에 거행된 뉴욕 대주교의 화려한 취임식과 초라한 마구간에서 태어난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대조하며 가시적 성과에 매몰된 현대 교회의 세속화를 꼬집었다.

 

이민 교회 목회자와 사모의 삶은 끝없는 헌신의 연속이다. 최고 수준의 신학을 공부하고도 행정적인 잡무나 교회 앞 쓰레기를 쓸어야 하는 일상에 치인다. 성도들조차 목회자 가정의 희생을 당연하게 여긴다. 위로부터 내려오는 하나님의 은혜가 1년 365일 채워지지 않으면 인간의 한계로는 쉽게 번아웃에 빠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고훈천 목사는 목회 실패의 근본 원인을 '정체성의 혼란'에서 찾았다. 시편 23편의 다윗처럼 목회자 역시 여호와를 목자로 둔 한 마리의 '양'이다. 강단에서 말씀을 해석하다 보니 어느새 스스로를 진짜 '목자'로 착각하는 타성에 젖게 된다. 신광야에서 지팡이로 반석을 두 번 내리친 모세의 분노는 기적의 주체가 하나님이 아닌 자신이라고 믿었던 교만에서 비롯됐다.

 

영적 바운더리 설정과 진정한 안식

 

고훈천 목사는 강단에서 관행적으로 쓰이는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라는 표현의 위험성을 짚었다. 축복을 내리는 주체는 오직 하나님이다. 목회자가 마치 능력을 베푸는 주체인 양 행세하는 것은 피조물의 바운더리를 넘어서는 행위라는 것. 고 목사는 선거 과정에서 밀월 관계를 유지하다 정책적 이견으로 파국을 맞은 트럼프와 머스크의 일화를 언급하며, 서로의 경계선을 넘을 때 파국이 온다고 설명했다.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따먹은 원죄 역시 피조물의 한계를 벗어나 창조주와 같아지려 했던 바운더리 침해 사건이다. 신은 죽었다고 선포하며 스스로 초인이 되려다 비극적 결말을 맞은 철학자 니체의 삶도 같은 맥락이다. 목회자는 나를 따르라고 구호를 외치는 권위주의적인 지도자가 아니라, 성도들 밑에 서서(Understand) 십자가의 희생과 섬김을 삶으로 증명하는 자가 되어야 한다고 외쳤다.

 

사역의 길에서 마주하는 일시적인 멈춤은 실패가 아니다. 고 목사는 마라톤 선수가 완주를 위해 훈련의 80%를 가벼운 조깅에 할애하는 원리를 목회에 대입했다. 선한 목자는 양들을 반강제적으로라도 푸른 초장에 누이시며 안식을 명하신다. 질병이나 교회의 어려움, 성도들의 이탈로 인해 겪는 멈춤의 시간은 번아웃을 막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기 위해 하나님이 허락하신 진정한 쉼이다.

 

고 목사는 남편과 두 아들을 다 잃고 마라와 같은 쓴 뿌리만 안은 채 돌아왔지만, 룻을 통해 다윗 왕조의 가계를 이은 나오미의 삶을 조명하며 지친 동역자들에게 회복의 소망을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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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상철 목사가 집례한 성찬예식이 이어졌다

 

십자가 사랑의 나눔과 새로운 리더십 출범

 

설교가 남긴 통찰은 정상철 목사가 집례한 성찬예식으로 이어졌다. 정 목사는 누가복음 22장 19-20절을 본문으로 '기억하고 나누는 사랑'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빵과 포도주를 나누는 분병과 분잔이 경건하게 진행됐다.

 

정 목사는 성찬을 단순한 종교 의식이 아닌 주님과의 연합을 확인하는 예식으로 정의하며, 십자가 사랑으로 얻은 영적 힘을 세상 밖으로 흘려보내는 선교적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고 선포했다. 예배는 김원철 목사의 헌금기도와 이종태 목사의 축도로 끝을 맺었다.

 

이어진 회무 처리는 개회 선언과 절차 보고를 시작으로 헌의임사부, 규칙당회록검사부, 고시신학부 등 각 부서 및 시찰회 보고가 순조롭게 진행됐다. 노회원들은 신안건을 토의하며 소속 교회들의 당면 과제들을 점검하고 다음 회기 장소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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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구임원 교체

 

임원 선거를 통해 노회를 이끌어갈 새로운 리더십이 확정됐다. 직전 부노회장이었던 고훈천 목사가 신임 노회장에 추대됐다. 부노회장에는 승철 목사, 서기 오영상 목사, 부서기 박종옥 목사가 공천됐다. 회록서기 정상철 목사, 부회록서기 신두현 목사, 회계 한병헌 장로, 부회계 김장한 장로가 각각 선임되며 49년 역사의 뉴욕서노회가 새로운 1년을 향한 닻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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