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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선순 교수 “루터의 이신칭의와 새로운 주장들 그리고 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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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회ㆍ2017-10-09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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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여 뉴저지 교계에서는 교협과 목사회가 연합하여 종교개혁 500주년 행사를 연속으로 열고 있다. 10월 7일(토)부터 2일간 가나안교회에서 종교개혁 500주년 포럼이 열렸다. 

 

포럼의 강사는 4명이다. 7일(토)에는 NYTS 어빈 총장이 “Looking Back in Order to Move Forward; Renewal Through word and Worship”라는 제목으로, 임선순 목사(뉴욕장신대 교수)가 “루터의 이신칭의에 대한 올바른 이해”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했다. 8일(주일)에는 차재승 교수(NBTS 교수)가 “종교개혁과 자유”, 양춘길 목사(필그림교회)가 “종교개혁의 교훈과 선교적 교회”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했다.

 

임선순 목사(뉴욕장신대 교회사 교수)가 “루터의 이신칭의에 대한 올바른 이해”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통해, 루터로부터 이신칭의가 나오기까지의 과정과 이신칭의에 대한 새로운 주장들을 소개했다. 새로운 주장에 중점을 두고 강의내용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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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칭의는 종교개혁자들 간에도 의견이 다르다. 루터가 제일 먼저 그 이신칭의를 이야기했지만 칼빈이 종교개혁사상을 체계화시키면서 성령의 역사도 가미시키고 좀 변형이 된다. 그것이 개신교 정통주의로 흘러가면서 학자들 마다 다르고 경색화 되는 되는 경향이 있다. 또 교파에 따라 다르다. 장로교에서 보는 이신칭의와 감리교나 다른 교단에서 보는 것과 다르다. 또 같은 교단이라고 할지라도 자신의 신학적인 관점에 따라 또 다르다. 그래서 종교개혁을 일으켰던 루터의 이신칭의에 초점을 맞추어 설명을 드리고자 한다.

 

1.

 

먼저 용어를 정리해 보자. ‘이신칭의’라고 하기도 하고 ‘이신득의’라고 하기도 한다. 지금은 잘 사용하지 않지만 제가 어릴 때는 ‘이신득구’라고도 이야기했다. 카톨릭은 ‘의화’라고 설명한다. 

 

이신칭의는 우리가 믿음으로 의롭다고 칭함을 받는다는 것이다. 의롭다고 칭하시는 분은 누구이신가? 하늘 법정의 재판장 되시는 하나님께서 예수그리스도의 십자가의 공로로 통해 죄인에서 의인이 되었다고 칭하신다는 것이다. 다른 단어보다 ‘이신칭의’라고 하는 것이 루터의 사상과 더 깊이 연관된다. ‘이신득의’도 믿음으로 우리가 의롭다함을 얻는다고 하는 것이지만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것이 우리의 공로나 믿음에 의해 우리가 스스로 의롭게 된다는 능동적인 의미가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이신득의’라고 하기 보다는 ‘이신칭의’라고 하는 것이 루터의 사상에 더 적합하다. 카톨릭의 의화는 우리가 의로워지는 것은 믿음뿐만 아니라 그에 따른 행위가 수반될 때 의로워 진다는 것이다. 전통적인 카톨릭이 가지고 있던 구원사상을 다시 확인한 것에 불과하다.

 

복음의 핵심인 이신칭의가 왜 루터에 의해 제기 되었는가? 그것이 바로 우리가 잘 아는 95개 항의문 조항 때문에 그렇다. 중세에는 잉여 공로사상, 사람이 믿음에 의해서뿐만 아니라 행위에 의해서 구원을 받는데 그 행위는 선행과 공적을 쌓아야 한다는 사상이다. 그래서 그들은 공로를 쌓기 위해 십자가 논쟁에도 참여하고 성인들을 숭배하는 등 미신적인 신앙에 빠져 있었다. 그래서 카톨릭이 가지고 있는 선행과 공로사상을 비판하기위해 특히 면죄부 판매에 초점을 맞추어 95개조 항의문을 붙였다. 그것에서 부터 종교개혁이 시작됐다.

 

2.

 

오늘날 이신칭의에 대해 새로운 관점들이 많이 나온다. 새관점학파는 김세윤 박사, 샌더스, 톰라이트 등이다. 이분들은 주장하는 것은 조금씩 다르지만 오늘날 새관점학파의 도전이 만만치 않다. 새관점이란 성경에 나오는 바울의 이신칭의에 대한 내용을 새로운 관점에서 해석하자는 것이다. 즉 종교개혁자들의 이신칭의 내용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가지고 해석하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샌더스는 바울이 주장했던 율법에 대해 새로운 해석을 했다. 샌더스는 1세기 유대주의를 연구했다. 갈라디아서나 로마서를 보면 사도 바울은 율법의 행위로는 구원을 얻을 수 없다고 했다. 율법은 행위만을 이야기하는 것이고, 구약의 율법주의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유대주의를 연구하는 샌더스나 톰라이트는 1세기 유대주의가 바울이 해석한 것과 같지 않고, 아브라함을 통한 언약 개념을 통해 그것도 결국은 은혜의 언약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라는 것이다. 새로운 관점을 가지고 바울의 이신칭의를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 새관점학파의 시각이다. 

 

3.

 

지난해에 열린 미래포럼에서 박영돈 교수와 김세윤 박사를 통해 이신칭의가 새롭게 조명됐다. 김세윤 박사는 새관점학파와 조금 다르지만 이신칭의를 새롭게 해석해야 한다는 데는 같은 의견이다. 한국교회가 오늘날 너무 이신칭의에 매달려있고 성화의 부분을 소홀히 했기에 오늘날 구원파 같은 이단이 나왔다는 것이다.

 

그래서 칭의와 성화에 대한 김세윤 박사의 책에는 칭의와 성화에 대해 새로운 해석을 한다. 칭의와 성화는 이분법적으로 구별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평행적인 용어라는 것이다. 즉 칭의와 성화는 때에 따라서는 칭의 또는 성화라고 하지만 병행되는 동일한 것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날 우리 개신교가 법정적인 칭의에만 매달려있는데 앞으로 의의 열매를 요구하는 칭의 부분에 더 신경을 써서 더욱 의의 열매를 맺고 성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이 김세윤 박사이다. 

 

김세윤 박사의 칭의에 대한 시각은 다음과 같다. 우리가 믿음을 고백할 때 칭의의 첫 열매가 맺히는 것이고, 마지막 칭의는 종말론적으로 하나님의 심판 때까지 유보되어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 종말론적 하나님의 심판에 가서야 칭의가 확실하게 결정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단 구원받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 칭의를 유지하지 못하고 의의 열매를 맺지 못할 경우에는 마지막 구원에서 탈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세윤 박사가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김 박사의 주장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그런 김 박사의 주장을 ‘유보적 칭의론’이라고 부른다. 김세윤 박사의 칭의론은 마지막까지 유보되어 있는 유보적인 칭의라는 것이다. 구원의 첫열매는 칭의를 통해서 얻었지만 종말론적 심판 때까지 최종적인 심판은 유보되어 있는 것이고 그때 결정된다는 것이다.

 

4.

 

여러분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그동안 너무 칭의와 성화를 이분적으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칭의는 구원에 대한 것이고, 성화는 구원받은 사람들이 받게 될 행위 심판에 대한 것이라고 너무 이분법적이며 도식적으로 구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그렇다고 한다면 자칫하면 구원을 받았다고 이제 정욕적인 삶에 빠질 우려가 있다.

 

균형적으로 칭의와 성화를 보아야 한다. 논리적으로는 구분되지만 동전의 양면처럼 하나로 보아야 한다. 갈리디아서나 로마서에서 구원의 문제를 이야기할 때는 칭의를 강조하지만, 야고보서나 기타 바울의 서신 실천편에서는 의의 열매가 나오는 등 성화를 강조하고 있다. 그래서 균형 있는 복음선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5.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해서 우리들이 믿음으로 의롭다함을 받는데, 칭의논쟁보다는 칭의에 근거가 되는 루터의 믿음은 어떤 믿음이었는가에 초점을 맞추어 결론적으로 제안하고 싶다.

 

천재적인 학자인 비트켄슈타인는 일상언어를 이야기했다. 예수님도 비유를 하실 때 그림 언어를 많이 사용하셨다. 그런데 일상의 그림언어들이 정형화되어 사상으로 가고 더 나아가 사상이 교리화가 된다. 문제는 일상언어가 정향화된 사상이나 교리도 바뀔 때는 본래와 다른 의미를 가지게 된다고 했다. 루터의 사상도 이후 연구되고 계승되고 체계화되면서 생동력을 잃어버린다. 칼빈의 주장도 사상이 되고 교리화가 되는 가운데 생명력을 잃는다. 즉 루터의 사상과 루터주의는 다르고, 칼빈의 사상과 칼빈주의는 좀 다르다. 체계화되고 논리화되고 교리화되면서 의미가 달라진다.

 

또한 정형화된 언어도 누가 그 언어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믿음”이라고 말할때 구원의 확신을 가지고 깊은 영적인 체험을 가진 사람이 말하는 믿음과 초신자가 말하는 믿음은 같은 단어이지만 내포된 것은 다르다. “믿으세요”라고 말할 때도 초보 목사가 하는 말과 삶의 체험과 영적인 경험의 깊이가 있는 원로급 목사가 말하는 것은 차원이 다를 수 있다. 루터가 믿음으로 우리들이 의롭다함을 얻는다고 했을 때 과연 루터가 이야기 했던 믿음이라는 것이 어떤 믿음인지 새롭게 조명하고 깨닫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6.

 

종교개혁시 루터는 3시간씩 기도했다. 그 바쁜 시간에 3시간씩 기도한다고 주위에서 불평을 하자 루터는 “바쁘니 기도해야지. 바빠서 종교개혁의 사역을 감당하지 못하니, 하나님께 맡겨 전능하신 하셔야 한다”고 대답했다. 종교개혁 시작후 생명의 위협이 있는 보름스 제국회의에서 루터는 주장하는 모든 사상을 철회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루터는 하루만 시간의 여유를 달라고 하고 하루 동안 간절히 기도하고 “성서의 증거함과 명백한 이성에 비추어 나의 유죄가 증명되지 않는 이상 나는 교황들과 교회 회의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겠습니다. 사실 이 둘은 오류를 범하여 왔고 또 서로 엇갈린 주장을 펴왔습니다. 내 양심은 하나님의 말씀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나는 아무것도 철회할 수 없고 또 그럴 생각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양심에 반해서 행동하는 것은 안전하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현명한 일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여, 이 몸을 도우소서, 아멘.”라고 답했다.

 

보름스 제국회의에서 루터가 목숨을 내걸고 담대히 수많은 제후들과 황제 앞에서 증언했다. 담대히 증언하는 루터의 증언 속에서 바로 성화가 자연적으로 전제되어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루터는 생명을 내놓고 믿음의 고백을 하는 것이다. 입으로 죄를 고백하고 칭의를 얻었다고 마음대로 살 수 없는 것이다. 

 

종교개혁 500주년 맞이하여 오늘날 우리가 가져야 할 믿음은 어떤 믿음이 되겠는가? 단순히 어떤 지적인 동의나 깨달음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전인격적인 결단이 이루어지는 그러한 믿음, 말씀과 삶이 하나가 되는 믿음, 예수님의 십자가의 은혜를 값싼 은혜로 하지 않는 고귀한 은혜로 삼는 신앙적인 결단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여 이신칭의에 나타나 있는 바울과 루터의 신앙을 본받는 모든 동역자와 성도들이 되기를 예수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축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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