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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언을 제대로 이해하는 네 가지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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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회ㆍ2021-01-30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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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란 무엇인가? 간단히 말해, 인생을 살아가는 '전문적인 기술'을 의미한다. 그렇기에 지혜로운 사람들은 인생을 올바로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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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Joel Muniz on Unsplash

 

미국의 산업 현장에서 ‘지혜’는 매우 중요한 덕목으로 여겨져 왔다. 지금도 라디오 프로그램의 사회자라든가 신문의 칼럼니스트는 지혜로운 조언을 구하는 청취자나 구독자에게 필요한 어드바이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규모를 막론하고 수많은 회사들 역시 전문적인 컨설턴트의 도움으로 골치 아픈 문제들을 해결하고 있다.

 

지혜를 추구하는 인류의 오랜 갈망은 이처럼 오늘날에도 지속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그리스도인이기에 지혜가 다름 아닌 성경의 가르침에서 발견되는 하나님의 선물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또한 구약성경 중에서도 솔로몬의 잠언이 특별히 지혜를 제시하는 책이라는 사실도 알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 책의 교훈을 바르게 이해하고 적용하는 방법을 알아봄으로써 큰 유익을 얻게 되리라고 기대할 수 있다.

 

지혜란 무엇인가

 

잠언이라는 책은 성령의 감동으로 기록되었고, 그 목적은 우리로 하여금 지혜를 얻게 하려는 데 있다(잠 1:2). 이와 같은 점에서 이 책을 이해하는 일은 바로 지혜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살펴보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지혜란 무엇인가? 간단히 말해, 인생을 살아가는 ‘전문적인 기술’을 의미한다. 그렇기에 지혜로운 사람들은 인생을 올바로 살아간다. 다른 이들이 겪는 일반적인 문제들을 피해갈 뿐 아니라 통찰을 가지고 다양한 일들을 처리할 줄도 안다. 마치 작지만 영특한 동물들처럼, 지혜로운 사람들은 스스로 지닌 한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삶을 잘 꾸려 나간다(잠 30:24-28).

 

잠언에 따르면 지혜는 “여호와를 경외하는” 데서 시작된다(잠 1:7). 따라서 그러한 지혜를 가진 사람은 그분의 법을 준수하고자 한다(시 34:11-16; 행 5:29). 바로 이 여호와를 경외하는 마음에는 지성적인 요소가 수반된다. 그래서 우리가 그분의 뜻을 알고 따르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 계명을 공부하고 기억해야 한다(신 6:4-9). 물론 여호와를 경외하는 마음에는 그분에게 사랑으로 반응하며 그 명령에 믿음으로 순종하려는 정서적인 요소도 포함된다(막 10:28-31; 약 2:14-26; 요일 4:16). 사탄 역시 성경을 인용할 수 있지만, 하나님을 사랑하지는 않기에 어리석게도 그분에게 대적한다(마 4:1-11). 예수님은 어느 부자에 대해 “어리석은 자”라고 말씀하셨다. 이유는 그 부자에게 지식이 부족했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을 창조하신 하나님을 향한 마음이 없었기 때문이다(눅 12:13-21).

 

또한 잠언에서 지혜는 ‘공의’와 동의어처럼 언급된다. 예를 들어 그 서문을 보면 지혜와 공의를 추구하게 하려고 잠언이 지어졌음을 밝히고 있다(잠 1:3). 지혜로운 교훈과 공의로운 인생은 생명을 낳지만(잠 12:28; 13:14), 불경건하고 어리석은 자는 넓은 길에서 방황하다가 사망에 이르기 때문이다(잠 10:14; 11:7). 우리는 분명 거룩하지 않으면서 지혜로울 수 없고, 또 지혜를 추구하지 않으면서 거룩해질 수 없다.

 

더 나아가 잠언은 평범한 일상이 우리를 창조하신 분을 섬길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사실을 일깨움으로써 성경의 다른 가르침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우리 중 대부분은 교회의 진로를 결정지을 만큼 큰 영향력을 행사하며 살지 못한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러한 우리의 인생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모든 행위를 헤아리신다(잠 5:21). 잠언은 이 놀라운 현실을 우리에게 상기시키며 우리가 그분의 법도에 순종할 수 있는 실제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우리가 젊어서 만난 아내나 남편을 즐거워하면, 우리는 배우자와 정서적으로 만족스러운 관계를 누림으로써 결혼 서약을 위반하는 외도에 빠지지 않게 된다고 가르친다(잠 5:15-20).

 

이러한 본문은 ‘평범한’ 사람들이 맺는 관계를 하나님이 거룩하게 하신다는 사실을 말해 준다. 그리스도인은 ‘독불장군’이 아니다. 우리는 반드시 다른 지체들과 함께 공동체 생활을 해야 한다. 그래서 (가령 28장 13절과 같이) 죄를 고백하라고 권면하는 잠언의 많은 가르침조차도, 결국에는 우리가 그 가르침을 이행할 때 하나님 및 다른 지체들과 더불어 연합할 수 있다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이런 점에서 지혜로운 사람들은 공의로운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추구한다. 그들은 누군가가 죄를 진실하게 고백할 때 다른 지체들이 그 짐을 함께 지는 교회를 이루고자 한다(갈 6:2). 그러나 어리석은 사람들은 결정을 내릴 때 경건한 지체들의 말을 듣지 않는다(잠 15:22). 현대 사회의 개인주의는 우리 스스로가 선택을 내리며 살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잠언은 우리 모두가 인생을 홀로 살지 않는다고 가르친다. 오직 어리석은 자만이 하나님의 백성이 공동체에서 드러내는 원숙한 지혜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잠 1:8; 4:1-6; 24:6).

 

잠언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물론 이 책을 기도하는 마음으로 읽어야 지혜를 얻을 수 있다(약 1:5). 그러나 다른 문학과 마찬가지로, 잠언 역시도 그 본문을 바르게 해석하기 위해서는 장르와 배경을 기본적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런 차원에서 잠언의 지혜로운 격언들을 오용하지 않기 위해 우리가 기억해야 할 네 가지 원리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첫째로, 하나의 교훈이 인생의 모든 상황에 적용되지는 않는다는 원리다. 우리는 일반적인 세상 교훈을 아무 때나 적용하며 살아가지 않는다. 이러한 원리는 성령의 영감을 받을 솔로몬의 잠언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R. C. 스프로울(Sproul) 박사는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라”(look before you leap)라든가 “망설이는 자는 기회를 놓친다”(he who hesitates is lost)와 같이 서로 상반된 속담을 들어 이 원리를 설명한 적이 있다. 예를 들어 배우자를 선택하는 일처럼, 결정을 내리기 전에 신중하게 살펴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주저하는 일이 오히려 어리석을 때도 있다. 가령 두 살짜리 아이가 혼자서 찻길을 건너려 할 때 우리는 그 아이를 붙들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두고 고민해서는 안 된다. 마찬가지로 솔로몬의 잠언에 대해서도 한 가지 교훈이 모든 상황에 적용되기를 바란다면, 결국 실망과 혼란을 자초할 수밖에 없다. 미련한 자에게 그 어리석음을 따라 대답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결정하는 일은 그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다(잠 26:4-5).

 

둘째로, 당면한 문제를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원리다. 민수기 35장 9-28절은 모든 살인 사건에 대해 사형을 집행하라고 명령하지 않는다. 오직 사전에 계획된 살인 행위에 대해서만 사형을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사형 집행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해당 사건이 처음부터 계획된 사건이었는지를 조사해야 했다. 이와 같이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잠언과 율법을 바르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그 가르침이 적용되는 상황에 대한 올바른 지식이 늘 요구된다.

 

셋째로, 한 가지 교훈을 읽더라도 다른 교훈 또한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원리다. 왜냐하면 맥락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 가지 교훈을 올바로 해석하는 일은 다른 교훈을 염두에 두고 그 내용을 함께 생각할 때만 가능하다. 이런 점에서 잠언의 모든 내용을 마음에 두고 언제든 읊을 수 있으면 좋다(잠 22:17-18). 가령 “마땅히 행할 길을 아이에게 가르치라 그리하면 늙어도 그것을 떠나지 아니하리라”라는 교훈은 일반적으로 경건한 부모가 경건한 자녀를 양육한다는 사실을 말해 준다(잠 22:6). 그러나 잠언 전체는 자녀가 올곧은 길을 떠나지 않으려면 그 자녀 편에서도 주의해야 할 교훈이 있음을 가르친다. 즉 진실한 신앙의 길을 가고자 한다면 자녀 역시도 부모나 인생의 선배가 주는 경건한 지혜에 주의를 기울이고 하나님을 향한 마음을 품어야 한다고 가르친다(잠 1:8-9, 32-33; 3:5-6; 7:1-3). 따라서 우리가 다른 교훈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면서 “마땅히 행할 길을 아이에게 가르치라”라는 교훈에만 집착한다면, 믿는 가정에서 사려 깊고 착실한 방법으로 아이를 양육하기만 하면 자동적으로 그 아이가 경건한 신자가 되리라는 착각을 하게 될 수 있다. 이와 달리 잠언의 전체 맥락을 기억하게 되면, 우리는 자녀가 신앙 안에서 자랐더라도 그 자녀가 나이가 들면 또 다시 가르쳐야 할 책임을 느끼게 된다. 왜냐하면 자녀가 오래 전에 들은 가르침을 명심하지 않아 이제 와서 다 잊어버리고 말았다면, 현재로서는 아무런 유익이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마땅히 행할 길을 아이에게 가르치라”라는 교훈을 다른 교훈과 함께 염두에 두고 읽을 때, 우리는 그 교훈만을 잣대로 삼아 경건하지 않은 자녀를 키우는 다른 부모의 양육 방식을 손쉽게 판단하는 잘못을 범하지 않을 수 있다. 성경 전체뿐 아니라 잠언의 전반적인 맥락 역시도 경건한 부모가 때로는 경건하지 않은 자녀를 양육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어린 자녀에게 부지런히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는 부모라고 할지라도(신 6:4-9), 자녀의 돌 같은 마음을 살처럼 부드러운 마음으로 변화시키는 일은 부모 스스로가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넷째로, 마지막을 생각해야 한다는 원리다. 잠언의 수많은 교훈은 의로운 삶을 살고자 하는 하나님의 백성이 어려움을 피하고 타인과도 화평하게 살아간다고 말한다(잠 12:21; 16:7). 하지만 경건한 자들이 결국에는 “재물과 영광과 생명”을 얻게 된다고 하더라도, 우리 모두는 현재 고통을 당하고 있는 주님의 신실한 일꾼들이 있음을 또한 알고 있다. 잠언도 그와 같은 현실을 간파하고 있는 책이다. 그래서 하나님을 경외하지만 가난하게 살아갈 수도 있다고 말한다(잠 15:16; 19:1). 또한 불의가 세상의 재물을 가져다주는 경우도 있다고 말한다(잠 10:2). 따라서 우리가 이러한 현실을 다루는 교훈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은 채 의인의 형통만 다루는 구절을 일방적인 약속으로 바라본다면, 그와 맞지 않는 현실을 경험하게 되었을 때 좌절을 겪을 수밖에 없다. 또 그럴 때 우리는, 죄를 지었기 때문에 현실에서 고통을 당하게 되었다며 그릇된 판단을 하게 될 수도 있다. 욥의 친구들처럼 말이다.

 

그러나 잠언이 현재의 삶에 대해 무조건적인 성공을 약속하지 않는다고 해서 의인의 최종적인 형통이 보장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오산이다. 하나님의 공의를 증언하는 성경의 여러 본문은 그분의 백성이 승리하고 악인이 멸망하는 때가 있음을 말해 준다(창 18:25; 계 16:5). 하나님은 자신의 공의로운 성품으로 인해 그 거룩한 백성에게 행해진 악한 일들에 대해 사후에 반드시 심판하신다. 잠언은 이러한 장래의 소망을 직접적인 교훈으로 제시하기보다 그분의 섭리에 따른 필연적인 결과로 이해하게끔 어렴풋이 제시한다(잠 10:2, 25; 11:21; 16:4). 이처럼 의인에 대한 축복을 언급하는 잠언의 약속은 궁극적인 의미에서 모두 다 사실로 드러나게 되기에, 우리는 그날을 학수고대한다(단 12:1-3; 계 20:11-15).

 

잠언과 그리스도

 

이처럼 잠언은 현세의 삶 이후를 바라보도록 우리의 시선을 이끈다. 그러면서 최종적으로 하나님의 백성을 변호하며 그들의 섬김에 따라 상 주시는 분을 기대하게 만든다. 만일 변치 않는 사랑과 공의가 왕위를 보전하는 성품이라면(잠 20:28), 이러한 성품을 완전하게 구현하는 통치자만이 자기 백성의 변호자가 되실 수 있을 것이다. 그분은 단연 메시아, 즉 잠언의 지혜를 완전히 반영할 뿐 아니라 하나님의 지혜 그 자체이신 예수 그리스도밖에 없다(고전 1:24). 솔로몬은 어리석은 상태에 빠져 죽었지만(왕상 11장), 예수님은 시종일관 하나님을 경외하셨고 악을 피하셨다(잠 3:7; 벧전 2:22). 그러므로 우리가 잠언의 지혜를 온전히 반영하신 그분의 가르침을 빛으로 삼아 이 책을 읽는다면, 하나님의 영광을 바라며 지혜로운 인생을 살게 될 것이다.

 

원제: The Proverbs by Robert Rothwell

출처: www.ligonier.org

번역: 장성우

 

로버트 로쓰웰은 'Tabletalk' magazine의 에디터, Ligonier Ministries의 작가이며, Reformation Bible College의 겸임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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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GC코리아(https://tgc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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