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목사 "한인교회, 미국 주류 교단의 전철 밟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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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1ㆍ2025-07-13 17:10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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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뉴욕예일장로교회 김종훈 목사는 미국 주류 교단 쇠퇴의 원인인 개인주의, 신앙 전수 실패가 이민교회에도 나타난다며 위기를 진단했다. 에베소서 말씀을 통해 성령 안에서 하나 되고, 온전한 성도로 자라나는 것만이 교회가 사명을 감당하고 위기를 극복할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뉴욕예일장로교회 김종훈 목사가 7월 13일 주일예배 설교에서, 다소 학술적으로 들릴 수 있는 ‘교회교육의 사명’이라는 제목을 통해 한인 이민교회가 직면한 실존적 위기와 그 해법을 깊이 있게 다루었다.
김 목사는 신학생 시절 가장 큰 충격을 주었던 책의 내용을 소개하며, 미국 기독교의 뿌리였던 장로교, 감리교, 성공회 등 주류 교단(Mainline Denominations)이 급격히 쇠퇴한 원인을 세 가지로 분석하며 설교를 시작했다.
첫째 원인은 공동체보다 나를 우선시하는 ‘개인주의’였다. 이는 개척자 정신에서 비롯된 것으로,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에서 공동체를 돌아볼 여유가 없었던 문화가 교회 안에까지 스며들었다는 것이다.
둘째는 ‘다음 세대로의 신앙 전수 실패’였다. 부모 세대가 자녀의 세상적 성공에는 온 정신을 쏟으면서도,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변치 않는 복음의 진리를 삶으로 보여주고 설명해주는 사명에는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마지막으로, 신앙 성장이 멈춘 교회는 세상을 향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지 못했고, 이 세 가지가 맞물려 주류 교단의 쇠퇴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너무나도 닮아있는 이민교회의 자화상
김종훈 목사는 이 분석이 마치 한인 이민교회의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 가슴에 깊이 새겨졌다고 고백했다. 1982년 이민 와 이듬해부터 교회학교 교사로 섬기며 목격한 현실이 이와 너무나도 흡사했기 때문이다.
김 목사는 이민 초창기, 퀸즈 자메이카 애비뉴에 있던 독일계 교회를 빌려 사용하던 시절의 일화를 나누었다. 화강암으로 지어진 450석 규모의 웅장한 본당과 체육관까지 갖춘 교회였지만, 젊은 세대가 모두 떠나고 노인들만 남아 한인 교회와 함께 핸델의 메시아 칸타타를 합동으로 공연해야만 했다.
공연 후, 100세가량 된 한 백인 할아버지가 김 목사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이 교회의 벽돌 한 장 한 장은 우리가 피땀 흘려 번 돈으로 쌓아 올린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 우리 2세들은 다 떠나고 노인들만 남았습니다. 당신들은 젊은이들이 많군요.”
그는 세례 요한의 고백을 인용하며 “그는 흥하여야 하겠고 나는 쇠하여야 하리라(You are increasing, We are decreasing)”고 말하며 흐느꼈다. 김 목사는 그 눈물의 의미가 이민교회의 미래에 대한 깊은 고민을 안겨주었다고 전했다.
한인 이민자들 역시 낯선 땅에 정착하기 위해 하루 12시간 이상 일하며 다른 것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레 몸에 밴 개인주의적 신앙, 자녀를 교회와 학원에 보내면 부모의 역할을 다했다고 여겼던 안일함, 그리고 소수자로서 사회적, 윤리적 책임을 다하기 어려웠던 현실 모두가 과거 유럽계 이민자들이 세운 교회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었다.
특히 1990년대 브루클린에서 일어난 폭동 당시, 흑인 커뮤니티와의 갈등 속에서 ‘사회 정의’라는 예상치 못한 반론에 부딪히며 개인의 성공 너머의 책임을 돌아보게 되었던 경험도 나누었다.
위기 속 실마리,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김종훈 목사는 이민이 거의 끊기고, 2세들의 80~85%가 교회를 떠나는 ‘조용한 출애굽’ 현상이 심화되는 이 절망적인 상황에서 에베소서 4장 말씀이 실마리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에베소서의 구조를 설명하며 해법을 제시했다. 에베소서 전반부(1-3장)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답이라면, 후반부(4-6장)는 ‘그러므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실천적 가르침이다.
먼저 ‘나는 누구인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본래 죄와 허물로 죽어 세상 풍조와 마귀를 따르던 ‘진노의 자녀’였다. 그러나 하나님의 크신 사랑과 긍휼로, 오직 믿음을 통해 선물로 구원을 받았다. 하나님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원수 같던 유대인과 이방인의 막힌 담을 십자가로 허물어 한 몸, 곧 ‘한 새 사람(One New Man)’으로 교회를 세우셨다.
교회는 예수님이 모퉁이돌이 되시고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이 벽돌이 되어 ‘함께’ 지어져 가는 거룩한 성전이다. 개인주의가 설 자리가 없는 ‘함께 상속자, 함께 지체, 함께 약속에 참여하는 자’가 바로 우리의 정체성이라는 것이다.
하나됨과 성장, 교회의 두 가지 사명
이처럼 놀라운 은혜로 부르심을 받은 성도는 이제 ‘부르심에 합당하게’ 살아야 한다. 김 목사는 그 구체적인 방법 두 가지를 강조했다.
첫째는 ‘성령이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는 것’(4장 3절)이다. 성령이 역사할 때 나타나는 겸손, 온유, 오래 참음, 사랑의 용납을 통해 교회는 평화를 이루어야 한다. 그는 모세가 자신을 험담한 미리암을 위해 기도했던 예를 들며, 인간의 힘으로는 불가능한 하나됨이 오직 성령의 능력으로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몸도 하나요, 성령도 한 분이요, 주님도 한 분”이라며 일곱 가지 ‘하나’를 제시하는 말씀을 근거로, 교회를 나누는 것은 삼위일체 하나님을 욕되게 하는 무서운 죄임을 분명히 했다. “내가 손해를 보더라도 교회는 반드시 평화해야 합니다. 이것은 목숨 걸고 지켜야 할 사명입니다.”
둘째는 ‘예수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까지 자라나는 것’이다. 평안 위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성장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교회는 성도들을 온전하게 하는 ‘훈련’에 힘써야 한다.
김 목사는 “믿음은 있는데 아는 것이 없으면 광신이 되고, 아는 것은 있는데 믿음이 없으면 불신앙이 된다”며, 제자훈련을 통해 아는 것과 믿는 것이 하나가 된 온전한 성도를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건강하게 자라난 성도들이 각자 받은 은사대로 섬기는 ‘봉사’의 일을 할 때, 비로소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는 건강하게 세워진다. 이것이 숫자나 재정의 증가가 아닌, 성경이 말하는 참된 ‘부흥’이라고 정의했다.
결론적으로 김 목사는, 교회가 하나님의 비전과 성령의 역사가 사라진 ‘빈 궤짝’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1세와 2세가 ‘우리는 다르다(We are different)’, ‘상관없다(I don't care)’는 장벽을 허물고 성령 안에서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렇게 하나 되어 함께 자라나는 교회가 될 때만이, 절망적인 이민교회의 현실을 극복하고 온 세계에 그리스도의 비밀을 알리는 거룩한 사명을 감당하는 예일교회가 될 것이라며 설교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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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지문서님의 댓글
누지문서 ()
저는 금년 70세이며 전형적인 1세입니다. 그리고 그동안 교회 봉사를 해오던 찬양대를 그만두고 주일학교 교사로 현재까지 어린 영혼들을 섬기고 있습니다.
그와 동시에 주일학교 교사들인 1.5세와 2세들과의 대화를 통하여 그분들이 1세들에 대하여 느끼는 여러 생각과 아픔을 접할 기회가 많았고 이에 대하여 아래 글로써 제 생각을 정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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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민교회, 다음 세대를 위한 자리 내어주기 – 주인의식을 위한 현실적 제안 >>
1. 현실 진단: 이민 1세대의 교회에서 2세는 떠나고 있다.
미국 내 한인이민교회는 한때 1세 신앙의 헌신으로 부흥했으나, 오늘날 많은 교회가 1.5세, 2세의 이탈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는 단지 문화의 차이나 언어 장벽 때문이 아니라, 영적 주인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소외되었다는 인식이 크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교회는 특정 세대의 전유물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 전체의 공동체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교회의 리더십과 예배 공간, 사역의 중심을 다음 세대에게 이전하는 것은 단순한 양보가 아니라 신앙 계승을 위한 필수적인 순종입니다.
2. 1.5세, 2세에게 자리를 내어주는 것의 의미
1) 예배당을 내어주자: 예배는 건물의 문제가 아니라 영적 공동체의 중심입니다. 1세대가 주일 대예배 공간을 2세에게 위임할 때, 그들은 ‘게스트’가 아니라 ‘주인’이 됩니다. 모든 교회의 대예배당은 앉기에 편한 반면에 EM 예배실은 불편합니다. 단번에 바꾸기는 힘들겠지만 1,2,3부 예배중 2부 예배를 EM 들에게 내어주어 이 분들이 예배후 주일학교 교사로 봉사할수 있다면 바람직할겁니다.
2) 당회를 이양하자: 리더십은 교회를 사랑하고 섬기는 자에게 주어져야 합니다. 영적 성숙과 신앙 고백 위에 세워지는1.5세 , 2세대 당회원은 교회의 미래를 짊어질 주체입니다. 1세대 당회원을 점차 줄이고 바뀌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교회 재정 지출이나 운영에 대하여 1.5세, 2세들이 참여하고 주인의식을 갖어야 합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미 주류 교단의 교회정치와 같이 장로들의 시무기간을 3년으로 하고 3년후에는 다시 재투표로 연임 여부를 결정할수 있다면 더욱 바람직할겁니다.
1.5세, 2세들의 불만 이유중 가장 큰 이유는 그 분들중 상당수가 전문직으로 상당한 금액의 십일조를 교회에 내는데 자신들에게 돌아오는 권리는 거의 전무하기에 그렇습니다. 미국 사회에서 가장 큰 목소리는 텍스페이어들이며 그들의 목소리가 국정에 반영되는데
비해 한인 교회에서는 그렇지 못한 현실입니다.
3) 세대가 함께 이루는 교회로 전환하자: 이는 단절이 아니라 연합이며, 쇠퇴가 아니라 부흥의 시작입니다.
3. 믿음은 유산이 아니라 계승되어야 한다
성경은 믿음이 세대에서 세대로 전해질 때 하나님의 역사가 이어진다고 가르칩니다. 우리가 가진 자리, 우리가 누리는 특권을 다음 세대에게 넘겨줄 때, 우리는 믿음의 경주를 잘 마무리하는 것입니다.
“너는 장로들에게 말하기를… 네 자녀가 네게 묻기를 이 율례가 무슨 뜻이냐 하거든… 이르기를… 우리가 애굽에서 종이 되었더니…”
(신명기 6:20–21)
지금은 다음 세대가 묻고 있는 때입니다. 이제 우리는 대답해야 할 때입니다. 자리를 내려놓음으로써, 다음 세대에게 하나님 나라의 비전을 물려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