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흙탕물도 품고 흐르는 강이다"… 고신일 감독이 임직자들에게 던진 교훈 > 뉴스

본문 바로가기


페이스 상패 해피바잉 이희상 로제 자동차바디


뉴스

"교회는 흙탕물도 품고 흐르는 강이다"… 고신일 감독이 임직자들에게 던진 교훈

페이지 정보

탑2ㆍ2025-12-22 01:49

본문

[기사요약] 뉴욕기둥교회가 2025년 임직 감사예배를 열고 6명의 직분자를 세웠다. 고성민 담임목사의 부친 고신일 감독은 설교에서 한국 교회의 흑백논리와 비판 문화를 날카롭게 지적했다. 그는 "직분자는 흔들릴 때 예수의 향기가 나는 사람"이어야 하며, "지식보다는 지혜로, 비판보다는 덮어줌으로 교회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45d18e60635a52cdfb900e6a040d0350_1766386100_24.jpg
▲ 고신일 감독이 "직분자는 누군가 자신을 흔들 때 예수의 향기가 쏟아져야 한다"며 기름병과 막걸리 병의 비유를 들어 설교하고 있다.

 

"기름병을 흔들면 기름이 쏟아지고, 막걸리 병을 흔들면 막걸리가 쏟아집니다. 직분자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군가 당신을 거세게 흔들 때, 그 안에서 혈기와 불평이 쏟아집니까, 아니면 예수의 향기가 쏟아집니까?"

 

2025년의 끝자락, 성탄을 나흘 앞둔 12월 21일 주일 오후 5시. 뉴욕 맨하셋에 위치한 뉴욕기둥교회(담임 고성민 목사)는 ‘2025 권사·장로 임직 감사예배’를 드리고 교회의 척추가 될 6명의 새로운 일꾼을 세웠다.

 

이번 임직식은 고성민 목사가 2023년 담임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배출하는 장로 임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었다. 강단에는 한국 기둥교회 담임이자 감독을 역임한 고신일 목사가 섰다. 고성민 담임목사의 부친이기도 한 그는 아들의 목회지에서, 아버지이자 선배 목회자의 심정으로 뼈 있는 메시지를 던졌다.

 

교회는 '고인 물'이 아니라 '흐르는 강'이다

 

고신일 감독은 사도행전 6장 1~7절을 본문으로 한 설교 '맡길 사람?'에서 한국인 특유의 '흑백 논리'를 가장 먼저 도마 위에 올렸다. 그는 "미국이나 다른 나라 사람들은 '다르다'고 표현할 상황에서, 유독 한국 사람들은 '틀려먹었다'고 단정 짓는다"며 교회를 향한 성급한 비난 문화를 경계했다.

 

"저는 교회를 큰 강(River)에 비유하기를 좋아합니다. 강은 맑은 샘에서 시작되지만, 굽이치며 폭포처럼 시끄러운 소리를 내기도 하고, 장마철엔 붉은 흙탕물이 되어 흐르기도 합니다. 흙탕물 구간만 딱 잘라 보고 '이 강은 더러워서 못 쓰겠다'고 비난한다면 그건 착각입니다. 강은 결국 바다로 흘러가며 정화됩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시끄러운 순간, 부족한 단면만 보고 '이 교회는 끝났다'고 예단해서는 안 됩니다."

 

고 감독은 초대교회 중 가장 문제가 많았던 고린도교회를 예시로 들었다. 파당, 도덕적 타락, 근친상간, 성도 간의 소송 등 최악의 조건을 갖췄음에도 사도 바울은 그들을 "예수 안에서 거룩해진 성도"라 부르며 극찬했다.

 

고 감독은 "바울은 흙탕물 속에서도 '예수'라는 본질을 봤다"며 "우리 교회 목사가, 행정이, 시스템이 틀렸다고 쉽게 말하기 전에 그 안에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먼저 보라"고 주문했다.

 

"목사도 아프고, 외롭고, 생활고 겪는 사람"

 

설교 중반, 고 감독은 목회자의 감춰진 이면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성도들이 상상하는 '강단 위의 영웅'이 아닌, 현실을 살아내는 '인간 목회자'의 고뇌를 털어놓았다.

 

"여러분은 목회자 가정의 살림살이가 어떤지, 건강 상태가 어떤지 정말 아십니까? 목사가 강단에서 열정적으로 찬양하고 기도하니 '아, 우리 목사님은 아무 걱정 없이 사는구나' 생각하십니까? 심지어 EM(영어권) 목회자의 아파트 렌트비가 어떻게 충당되는지 아는 성도가 얼마나 됩니까?"

 

그는 자신이 속한 연회에서 1,500개 교회의 행정책임자로 일하며 겪었던 소송과 비난의 경험을 상세히 묘사했다. "서류를 이쪽에 놓으면 저쪽에서 죽이려 하고, 저쪽에 놓으면 이쪽에서 죽이려 했다"는 그의 고백은, 리더십이 겪는 고독한 중압감을 짐작게 했다.

 

이는 임직자들에게 단순히 목사를 돕는 기능적 조력자가 아니라, 목회자의 인간적 고뇌와 아픔까지 품어야 하는 '동역자'로서의 사명을 요구한 것.

 

45d18e60635a52cdfb900e6a040d0350_1766386163_88.jpg
 

직분자의 자격: 지식인가, 지혜인가

 

고 감독은 하나님이 일을 맡기시는 기준으로 ▲믿음 ▲성령 충만 ▲지혜 ▲칭찬 듣는 사람을 꼽았다. 특히 '지혜'와 '코드(Code)'에 대한 해석이 돋보였다.

 

"지식과 지혜는 다릅니다. 지식은 논리적으로 따지고 분석하는 것이지만, 지혜는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입니다. 한국 사회는 한때 '코드 인사'로 시끄러웠지만, 교회 안에서의 코드는 달라야 합니다. 뜨거운 것을 좋아하는 사람, 차가운 것을 좋아하는 사람, 성향이 제각기 달라도 '예수'라는 코드로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이어 그는 '성령 충만'을 해석하며 '해석의 능력'을 강조했다. "옛날 가난하던 시절, 목사가 소주병에 석유를 받아 가면 '아, 목사님이 기름을 받아 가시는구나'라고 생각하는 게 성령 충만입니다. 그런데 '우리 목사 소주 마시나?'라고 의심부터 한다면 그 마음이 이미 틀려먹은 겁니다. 성령 충만은 팩트를 팩트대로, 혹은 선한 눈으로 해석하는 능력입니다."

 

임직자의 3대 의무는 무엇인가

 

고 감독은 임직자들이 지켜야 할 구체적인 행동 강령으로 세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성경 말씀이 교회 학교와 EM 예배에서 바르게 선포되는지 가서 앉아 확인하며 '말씀'을 지킬 것. 둘째, 투덜거림 대신 감사를 심어 '교회'를 지킬 것. 셋째, 목회자를 비난보다는 칭찬으로 '사람'을 지킬 것이다.

 

"10문제 중 1개 맞히고 9개 틀린 자녀에게 '9개나 틀렸다'고 혼내면 기가 죽습니다. '야, 1개씩이나 맞혔어? 대단하다'고 칭찬해야 더 잘하려 노력합니다. 목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잘한다고 해야 진짜 잘하는 줄 알고 더 노력합니다."

 

70을 넘긴 노장이 인생의 유한함을 이야기하며 "잠깐인 인생, 서로 사랑하고 귀히 여기며 살라"고 당부했다. 이날 예배는 고성민 목사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임직자들은 서약을 통해 교회의 든든한 기둥이 될 것을 다짐했다.

 

고 감독은 "대통령 취임식에 부부가 함께 서듯, 임직은 부부가 함께 감당하는 멍에"라며 배우자들의 헌신을 당부하며 기도하는 것으로 모든 순서를 마쳤다.

 

ⓒ 아멘넷 뉴스(USAamen.net)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을 쓰기 위해서는 회원가입이 필요합니다.

로제

뉴스 목록

Total 12,167건 1 페이지
뉴스 목록
기사제목 기사작성일
"교회는 흙탕물도 품고 흐르는 강이다"… 고신일 감독이 임직자들에게 던진… 새글 2025-12-22
50년의 역사 위에 '사람'을 세우다: 더그 클레이 AG 총회장이 주문한… 새글 2025-12-22
2025년 미국 교계 뒤흔든 10대 트렌드... 이 놀라운 반전의 실체를… 새글 2025-12-19
“아주 적은 금액입니다”… 봉투 속 1만 달러가 뉴욕의 겨울을 녹였다 댓글(1) 2025-12-18
힙합 그룹 45RPM에서 강단으로… 최경욱 목사, 빙햄톤한인침례교회 제7… 2025-12-18
퀸즈장로교회 '사랑의 바구니', 9·11 잿더미 위에서 피어난 25년의 … 2025-12-18
백발의 청춘이 전한 위로… 뉴욕장로성가단, 유니언 플라자 너싱홈서 '섬김… 2025-12-18
2025년 미국 가정의 민낯, 그리고 '유리집'에 사는 목회자의 비명 2025-12-18
기도 속 존칭 삭제, '신학적 겸손'인가 '정서적 무례'인가... 김일태… 댓글(1) 2025-12-15
"내가 아니면 누가 교계를 지키나?"… '강재구 소령' 신드롬에 빠진 뉴… 2025-12-15
중세 1천 년간 사라졌던 '장로', 그 복원의 본질은 '행정' 아닌 '목… 댓글(1) 2025-12-15
폭설 뚫고 닻 올린 제54회기 뉴욕목사회… 박희근 회장 "직함 아닌 태도… 2025-12-15
뉴욕크로마하프연주단 제6회 정기연주회…선교를 위한 울림, 뉴욕의 겨울밤을… 2025-12-14
다시 뛴다~ 뉴욕장로연합회, 송정훈 체제 2기 출범…"선교지 교회 건축에… 2025-12-13
세기언 이영선 신임 회장, 독서 운동에서 AI 시대로의 확장 선포 2025-12-12
지역교회부흥선교회, 제5회 사모 위로의 시간 및 성탄 감사 찬양 예배 2025-12-12
"예수는 좋은데 교회는 글쎄?"… 25년 데이터가 말하는 '신앙의 빈 껍… 2025-12-10
2025년의 신앙 지표: '구원의 확신'보다 '현실의 생존'이 급했다 2025-12-10
"당신의 재능은 누군가의 생존이다" 쉐마 유스 오케스트라 5주년 기념 콘… 2025-12-10
"은퇴하는 영웅들 뒤엔 아무도 없었다"… KWMC, '끊어진 허리' 잇기… 2025-12-10
청년 부흥은 없었다… ‘착시’가 가린 미국 교회의 서늘한 민낯 2025-12-09
"숫자보다 '한 사람'의 무게"... ATI 신학교, 겨울학기 모집의 본… 2025-12-09
"부흥회도 세미나도 다 멈췄다"… 2026년 KWMC선교대회에 '올인'한… 2025-12-09
성공의 시대에 던진 '무익한 종'의 충격… 제석호 목사가 말하는 진짜 목… 2025-12-09
뉴욕서 '빛의 세대교체' 선언… 2026 KWMC 뉴욕 대회, '젊은 플… 2025-12-09
게시물 검색



아멘넷의 시각게시물관리광고안내후원/연락ㆍ Copyright © USAamen.net All rights reserved.
상단으로

아멘넷(USAamen.net) - Since 2003 - 미주 한인이민교회를 미래를 위한
Flushing, New York, USA
카톡 아이디 : usaamen / USAamen@gmail.com / (917) 684-0562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