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들이 강단을 떠나는 진짜 이유, 소진 아닌 '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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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2ㆍ2025-08-14 18:57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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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라이프웨이 리서치에 따르면, 목회자가 사임하는 주된 이유는 소명의 변화(40%)였다. 교회 내 갈등, 소진, 비현실적 기대 등도 주요 원인이었다. 전직 목회자들은 현직 목회자에게 자신과 가정을 먼저 돌볼 것을, 교회에는 목회자를 인격적으로 존중하고 기도해줄 것을 조언했다.
매년 소수의 목회자들이 강단에서 내려온다. 세간의 추측과 달리, 이들의 사임은 대부분 개인적인 결단에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라이프웨이 리서치가 은퇴 연령 이전에 사임한 4개 개신교단의 전직 담임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1%는 마지막으로 섬겼던 교회에서 원하는 만큼 오래 머물 수 있다고 확신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에 따르면 매년 강단을 떠나는 미국 개신교 목회자는 약 1%에 불과하며, 이들 중 40%는 ‘소명의 변화’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사임한 목회자들의 연령대는 45-54세(35%)와 44세 이하(32%)가 55-66세(33%)와 비슷한 비율을 보여, 비교적 젊은 나이에 사역을 그만두는 경우도 상당수임을 보여주었다.
그 뒤를 이어 교회 내 갈등(18%), 소진(16%), 가족 문제(10%), 개인 재정 문제(10%)가 주요 원인으로 나타났다. 질병(6%), 교회와의 부적합(6%), 교단 문제(4%) 등도 일부 원인이 되었다. 언론의 주목을 받는 도덕적, 윤리적 문제로 사임한 경우는 3%에 그쳤다. 라이프웨이 리서치 대표 스캇 맥코넬은 "소셜 미디어가 자극적인 이야기를 퍼뜨리지만, 실제로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따라 담임목사직을 내려놓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고 분석했다.
사역 마지막 해, 절반 가까이 심각한 갈등 경험
사임의 두 번째 주요 원인으로 꼽힌 '갈등'은 많은 목회자들이 겪는 현실이었다. 전직 목회자의 87%는 마지막 교회에서 어떤 형태로든 갈등을 경험했으며, 특히 45%는 사역 마지막 해에 교회 내에서 심각한 갈등을 겪었다고 답했다. 이는 현재 사역 중인 목회자들(19%)이 겪는 갈등 비율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갈등의 주된 원인은 목회자가 제안한 변화(56%), 평신도 지도자들과의 마찰(50%), 개인적인 인신공격(49%) 등이었다. 또한 목회자의 역할에 대한 기대치(40%)나 리더십 스타일(38%)을 둘러싼 갈등도 적지 않았다. 스캇 맥코넬은 "목회자의 역할과 책임이 불분명할 때 불공평한 압박이 생겨난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임한 목회자 대부분은 갈등 관리를 위해 노력했다. 92%는 교회 내 갈등에 직면할 필요가 있음을 예상했으며, 84%는 갈등 예방을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했다고 응답했다.
가족과 재정, 목회자의 보이지 않는 짐
가족 문제(10%) 역시 목회자들이 강단을 떠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였다. 응답자의 절반(50%)은 목회 사역의 요구 때문에 가족과 충분한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고 느꼈으며, 41%는 가족들이 목회에 대한 부담감을 느꼈다고 생각했다. 특히 73%는 가족의 재정적 안정에 대해 자주 염려했다고 밝혔다. 물론 긍정적인 면도 있었다. 80%는 가족과 최소 1주일간의 휴가를 가질 수 있었고, 65%는 교인들에게 진심 어린 격려를 받았다고 답했다.
사역의 압박감도 상당했다. 전직 목회자의 80%는 24시간 '대기 상태'여야 한다는 압박을 느꼈고, 64%는 목회자 역할에 자주 압도당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68%는 목회자로서 고립감을 느꼈으며, 42%는 청빙 위원회가 교회의 실상을 정확하게 설명해주지 않았다고 느꼈다. 교인들의 비현실적인 기대(53%) 또한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목회자들이 강단을 떠나는 진짜 이유, 소진 아닌 '소명'(AI 생성사진)
전직 목회자가 전하는 조언: ‘자신과 가정을 먼저 돌보라’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전직 목회자들은 현직 목회자들과 교회에 진심 어린 조언을 전했다. 현직 목회자들을 향해서는 ‘결혼 생활과 가정을 최우선으로 두라’(20%)는 조언이 가장 많았다. 그 뒤로 ‘하나님과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고 말씀을 읽으라’(16%), ‘자신의 소명을 기억하고 하나님을 신뢰하라’(14%), ‘신뢰할 수 있는 친구와 동역자들을 곁에 두라’(8%), ‘멘토를 만나라’(7%)는 응답이 이어졌다.
교회를 향한 조언은 더욱 간결하고 명확했다. ‘목회자와 그 가정을 사랑하고 존중하라’(14%), ‘목회자를 위해 기도하라’(14%), ‘휴가 시간을 보장하고 지켜주라’(12%), ‘목회자를 격려하고 돌보라’(11%), ‘현실적인 기대를 가지라’(10%) 등이 주를 이뤘다. 재정적 지원보다 인격적인 존중과 돌봄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스캇 맥코넬은 "전직 목회자들의 조언은 '더 많은 사역을 하라'가 아니었다. 하나님을 신뢰하고, 가족과 자신을 돌보는 것이 조언의 핵심"이라고 정리했다.
한인교회에 주는 교훈
이러한 연구 결과는 한인 목회 현장에도 깊은 시사점을 던진다. 특히 이민 사회의 특수성이 더해지는 한인 교회에서는 목회자에게 영적 지도자를 넘어 공동체의 구심점 역할까지 기대하는 경향이 짙다. 이는 연구에서 지적된 ‘비현실적인 기대’와 ‘24시간 대기’ 압박을 더욱 가중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또한 체면과 관계를 중시하는 문화 속에서 갈등이 표면화되기보다 수면 아래에서 증폭되다가 개인적인 공격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목회자 개인과 가족이 느끼는 고립감 역시 언어와 문화의 장벽 속에서 더욱 깊어질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연구가 제시하는 조언은 한인 교회 공동체가 더욱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목회자 스스로는 거룩한 부담감과 개인의 한계를 구분하고, 자신과 가정을 돌보기 위한 의식적인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교회 공동체 역시 목회자를 사역의 성과로 평가하는 시선을 거두고, 한 명의 인간이자 하나님의 사람으로서 존중하며 기도와 격려로 함께 서는 성숙한 자세가 요구된다. 목회자의 건강함이 곧 교회의 건강함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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