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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를 버리고 본질을 쥐다… 생존 넘어 '강소교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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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2ㆍ 2026-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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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목회데이터연구소 제4차 포럼에서 50명 미만 소형교회의 생존과 도약 비결이 논의됐다. 발제자들은 대형교회 흉내를 버리고 목회자의 뚜렷한 철학, 성도를 사역자로 세우는 본질 집중, 목회자 자신의 정서적 회복이 '강소교회'를 만드는 핵심 동력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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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럼에서 생존을 넘어 본질로 승부하는 강소교회의 길을 묻다 (AI사진)

한국의 소형교회 목회자 10명 중 4명은 탈진으로 목회 중단을 고민한다. 텅 빈 예배당과 만성적인 재정난보다 이들을 더 깊은 절망으로 모는 것은 대형교회와 비교하며 느끼는 스스로의 무기력함이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지난 10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강소교회’를 주제로 제4차 목회데이터포럼을 열었다. 출석 교인 50명 미만의 소형교회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작지만 단단한 공동체를 일궈낸 현장 목회자들의 생생한 사례를 나누는 자리였다.

객관적인 통계 수치와 눈물겨운 현장의 분투기가 교차하는 가운데, 참석한 목회자들은 대형교회의 축소판이 아닌 소형교회만의 고유한 생존 문법에 귀를 기울였다.

대형교회의 그림자를 벗어난 진짜 위기

김진양 목회데이터연구소 부대표가 제시한 소형교회의 현실은 차가웠다. 조사에 따르면 소형교회 절반의 1년 예산은 5,000만 원에 미치지 못한다. 목회자 4명 중 1명은 생계를 위해 이중직을 뛰고 있다.

김 부대표는 단순히 돈과 사람의 부족이 문제의 본질이 아님을 지적했다. 소형교회 목회자의 가장 큰 위기는 대형교회의 성장 모델과 자신을 비교하며 겪는 패배감이다. 성도들 역시 화려한 건물을 기대하고 소형교회에 오지 않는다.

통계에 따르면 성도들은 ‘가족 같은 따뜻한 분위기’와 ‘신앙적 성숙’을 기대하며 작은 교회를 찾는다. 교회가 과도한 헌신과 헌금을 요구하거나 지향하는 가치가 흐릿할 때 성도들은 여지없이 교회를 떠난다.

완벽한 사람이 아닌, 상처 입은 자들의 피난처

현장 사례 발표에 나선 이원빈 어울림교회 목사는 개척 초기 6년간 매일 길거리 전도에 나섰지만 단 한 명도 교회로 이끌지 못한 경험을 담담히 꺼냈다. 임대료 문제를 해결하려는 목회자의 조급함이 사람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됐기 때문이다.

방향을 바꾼 이 목사는 일방적으로 복음을 전하기 전, 먼저 상가 사람들의 일상으로 들어가 그들의 팍팍한 삶을 들어주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마음의 벽이 허물어지자 신용불량자, 알코올 중독자, 이혼의 아픔을 겪은 이들이 교회로 모여들었다.

이 목사는 성도를 단순히 돌봄의 대상으로 두지 않고, 서로의 삶을 책임지는 가족 공동체로 묶어냈다. 중증 치매에 걸린 이웃을 매일 찾아가 씻기고 돌본 한 평신도의 조건 없는 헌신은 굳건한 무신론자를 스스로 교회로 걸어오게 만드는 결과를 낳았다.

목회자의 돌봄을 넘어, 성도를 동역자로

강정규 사귐의교회 목사의 여정은 객석의 깊은 공감을 끌어냈다. 강 목사는 교회에 상처받고 떠난 ‘가나안 성도’들을 위해 상가에 교회를 개척했다. 재정적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하루 14시간씩 스터디 카페에서 일하며 5년 넘게 생계를 책임졌다. 대신 솔직한 목회 일기를 블로그에 남겼고, 그 글을 읽은 사람들이 하나둘 교회를 찾아왔다.

교인이 100명을 넘어서며 교회는 안정을 찾는 듯했지만, 강 목사에게는 예기치 않은 한계가 찾아왔다. 목회자 혼자서 모든 교인을 세밀하게 돌보려는 방식이 오히려 공동체의 활력을 떨어뜨린 것이다. 강 목사는 목회의 본질이 혼자 짊어지는 돌봄이 아니라, 성도 한 사람을 복음의 동역자로 세우는 것임을 깨달았다.

사귐의교회는 현재 출석 성도 250명 규모로 성장했지만, 여전히 전임 사역자는 강 목사 한 명뿐이다. 대신 40명의 평신도가 주도적으로 사역을 감당하는 탄탄한 구조를 갖췄다.

생태계를 살리는 늑대, 목회자의 본질 회복

마지막으로 단상에 오른 김선일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미국의 옐로스톤 국립공원 생태계를 살려낸 ‘늑대 14마리’의 일화로 상황을 정리했다. 포식자인 늑대가 풀리자 사슴 떼가 이동하고, 짓밟히던 식물과 강둑이 살아나며 무너졌던 생태계 전체가 회복된 사건이다.

김 교수는 소형교회를 살리는 결정적인 늑대는 새로운 프로그램이나 화려한 건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데이터 분석 결과, 부흥하는 소형교회의 이면에는 목회자 가정의 평안과 동료 목회자들과의 건강한 교류가 존재했다. 부부 관계와 자녀 관계에 만족하는 목회자일수록 교회 내 제자 훈련과 소그룹 모임이 활성화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김 교수는 목회자가 사역의 기술을 고민하기 전, 스스로 정서적 안정을 누리고 뚜렷한 철학을 세우는 것이 강소교회로 도약하는 최우선 과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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