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는 수단일 뿐, 목적이 되면 선교는 죽는다" 김재열 목사의 선교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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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2ㆍ 2026-02-03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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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뉴욕센트럴교회에서 열린 뉴욕남노회 목사 임직예배에서 김재열 목사는 '선교의 본질'을 묻는 묵직한 질문을 던졌다. 그는 난민 사역과 비즈니스 선교가 자칫 '인본주의적 구제'로 전락할 위험을 경고하며, 십자가 복음 없는 선교는 껍데기임을 역설했다. 아울러 목사직을 '신분'이 아닌 '직무'로 재정의하며, 고난받는 것을 영광으로 여기는 야성을 회복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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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열 목사는 "빵을 주는 손에 복음이 없다면, 그것은 단순한 NGO 활동에 불과하다."고 했다.
전쟁과 기아로 고통받는 난민에게 빵을 주고 상처를 싸매는 일은 숭고하다. 그러나 그 행위가 십자가의 복음 없이 끝난다면 그것은 '선교(Mission)'인가, 아니면 단순한 '인도주의적 활동(Humanitarian Aid)'인가. 15년간 이슬람권에서 선교를 해온 베테랑 선교사를 목사로 세우는 자리, 설교자는 축하의 꽃다발 대신 뼈아픈 신학적 질문을 던졌다.
미주한인예수교장로회(KAPC) 뉴욕남노회 제30회 정기노회 및 목사 임직예배가 2월 2일 오후 3시 30분, 뉴욕센트럴교회에서 열렸다. 이날 선교사의 임직식 강단에 선 김재열 목사(뉴욕센트럴교회)는 '네 직무를 다하라'는 제목으로, 현대 선교가 빠지기 쉬운 함정과 목회자의 본질적 정체성에 대해 날카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휴머니즘이라는 달콤한 함정
김 목사의 메시지는 현대 선교의 아킬레스건을 정조준했다. 그는 임직자가 수행해 온 '비즈니스 애즈 미션(Business as Mission)'과 난민 사역의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그것이 최종 목적지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난민 사역이나 구제 사역의 본질은 결국 복음을 전하는 것입니다. 눈앞의 참상을 보고 인간적인 연민과 동정에만 매몰되면, 결국 사역자는 '선교사'가 아닌 '휴머니스트'로 전락하고 맙니다."
이는 현대 선교계가 직면한 딜레마다. 무슬림권과 같은 창의적 접근 지역(CAN)에서는 문화 교류나 구제 활동이 필수적인 접촉점이 된다. 하지만 김 목사는 "긍휼 사역은 수단이지 결과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아무리 훌륭한 복지 사업을 펼쳐도, 지옥 갈 영혼을 천국으로 인도하는 '말씀의 선포'가 빠진다면 직무유기라는 것.
빵을 주는 손에 반드시 예수가 들려 있어야 한다는 그의 지적은, NGO화 되어가는 현대 선교에 대한 경종이었다.
타이틀이 아닌 '기능'이 목사를 증명한다
이어 김 목사는 '목사'라는 직분에 대한 한국 교회의 고질적인 계급주의적 인식을 꼬집었다. 한번 안수를 받으면 평생 그 직함이 신분처럼 유지되는 관행에 대해 그는 "목사는 타이틀이 아니라 하는 일(직무)로 증명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 교회에서는 서리집사는 1년직이라 생각하면서, 목사는 한 번 받으면 영원한 신분으로 착각합니다. 그러나 목회를 하지 않고 말씀을 전하지 않으면 그는 더 이상 목사가 아닙니다.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 앞에서 엄중하게 심판받을 '직무'만이 존재할 뿐입니다."
김재열 목사는 목사직을 '희소가치가 있는 영광'으로 포장하기보다, '하나님 앞에서의 떨리는 사명'으로 연결 지었다. 87억 인구 중 목사라는 타이틀을 가진 사람은 극소수지만, 그 희소성이 능력이 되는 것은 오직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말씀을 전파할 때'뿐이라는 설명이다. 직함이 사람을 거룩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명이 사람을 거룩하게 만든다는 논리.
"결혼 기피 대상 1위가 될 각오가 되었는가"
설교의 후반부는 '고난'에 대한 냉정한 사회학적 분석으로 채워졌다. 김 목사는 과거 1980~90년대 한국 사회에서 목회자가 "결혼 상대 1, 2위를 다투던 시절"은 끝났음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엔 대형교회 목사가 영광의 상징이었지만, 이제 목사는 시련받고 핍박받는 순위 1위가 될 것입니다. 세상의 박수갈채는 사라졌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고난을 감수하는 용기뿐입니다."
김재열 목사는 환경에 지배받지 않는 '자기 통제'를 주문했다. 사역의 현장에서 환영보다는 반대가, 결실보다는 핍박이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김 목사는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당장의 열매인 교회 개척 수나 교인 수에 연연하지 않으며, 묵묵히 복음의 씨앗을 뿌리는 것만이 인정받는 목사의 길"이라고 정의했다.
이날 설교는 한 개인의 임직식을 넘어, 물량주의와 감상주의에 젖어가는 현대 교회에 '선교란 무엇인가', 그리고 '목사란 무엇인가'를 다시 묻는 묵직한 도전을 남겼다. 화려한 축사보다 더 깊게 파고든 것은 "직무를 다하라"는 비장한 명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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