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갈채 대신 눈물을 닦겠다” 뉴욕목사부부성가단, 빗속의 첫 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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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3ㆍ 2025-12-03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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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제54회기 뉴욕목사회가 ‘목사부부성가단’을 창단하고 12월 2일 뉴욕빌립보교회에서 첫 연습을 가졌다. 궂은 날씨에도 모인 20여 명의 목회자 부부는 단순한 친목을 넘어, 목회자 소천 등 슬픔의 현장을 찾아 위로하겠다는 ‘선교적 사명’을 공유했다. 지휘자 김인식 목사의 지도로 호흡을 맞춘 이들은 오는 14일 이·취임식에서 데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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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일 빗속을 뚫고 모인 뉴욕 목회자 부부들이 첫 연습에 나서다.
강단 위 '선포자'에서 악보 뒤 '위로자'로
목회자는 평생 강단에서 천국 소망을 외치지만, 정작 동료의 죽음 앞에서는 침묵할 때가 많다. 은퇴한 원로 목회자가 소천했을 때, 조가(弔歌) 하나 없이 쓸쓸히 떠나보내는 장례 현장은 목회자 사회의 서글픈 자화상이었다.
뉴욕지구한인목사회(회장 박희근 목사)가 이 건조한 풍경을 바꾸기 위해 나섰다. 제54회기 뉴욕목사회가 야심 차게 출범시킨 ‘목사부부성가단’이 12월 2일 오후 8시, 플러싱 뉴욕빌립보교회(박희열 목사 시무)에서 첫 호흡을 맞췄다.
이날 뉴욕 일원에는 하루 종일 차가운 겨울비가 내렸다. 궂은 날씨와 독감 유행으로 당초 예상보다 적은 20여 명의 인원이 모였다. 회장 박희근 목사는 이들을 “개국 공신”이라 칭하며 환대했다. 박 회장은 창단 취지를 설명하며 화려한 무대가 아닌 ‘그늘진 곳’을 지목했다.
박희근 목사는 “우리가 화려한 행사의 축하 공연을 다니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박 목사는 “평생 목회하다 별세하신 원로 목사님들의 마지막 길에, 후배 목사들이 찾아가 찬양으로 예우하고 유족을 위로하는 것이 우리의 진짜 목표”라고 설명했다. 기쁨의 날보다 슬픔의 날에 더 필요한 존재가 되겠다는 선언이었다.
교파 넘은 ‘부부’의 연대, 20명의 첫 울림
연습실 공기는 사뭇 진지하면서도 훈훈했다. 장로교, 감리교, 침례교, 성결교, 하나님의성회 등 교단 배경은 달랐지만 ‘목회자’와 ‘사모’라는 공통분모가 이들을 묶었다. 참석자들은 각자 소속 교회와 이름을 소개하며 어색함을 깼다
뉴욕일원 다양한 교회에서 온 목회자 부부들이 자리했다. 특히 남편 목사의 사역을 뒤에서 묵묵히 내조하던 사모들이 이날만큼은 목소리를 내는 주체로 전면에 나섰다.
연습을 이끈 건 지휘자 김인식 목사였다. 베테랑 음악 목회자인 김 목사는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첫 만남을 유연하게 풀어나갔다. 악보를 펴기 전, 몸의 근육을 푸는 것이 먼저였다. 김인식 목사는 “노래하기 직전에는 필요한 근육을 이완시켜야 한다”며 스트레칭을 주문했다.
목회자들은 서로의 어깨를 주무르고 등을 두드리며 경직된 긴장을 털어냈다. “발뒤꿈치를 들었다가 쿵 내리라”는 지휘자의 구령에 맞춰 굳어있던 몸을 움직이는 동안, 예배당에는 웃음소리와 함께 묘한 전우애가 감돌았다.
2주 뒤 데뷔, 짧지만 강렬한 도전
음악적 완성도를 위한 담금질도 시작됐다. 김인식 목사는 호흡, 발성, 공명이라는 성악의 기초를 강조하며 목회자들의 소리를 조율했다. 반주는 김애경 사모(김영인 목사 아내)가 맡아 안정감을 더했다.
연습 시간은 짧았지만, 참석자들의 집중력은 높았다. 오는 12월 14일 오후 5시, 뉴욕동원장로교회에서 열리는 ‘성탄축하예배 및 54회기 이·취임식’이 이들의 데뷔 무대다. 준비 기간은 불과 2주. 물리적인 시간은 부족하지만, 목회 현장에서 다져진 영성과 연륜이 어떤 하모니를 만들어낼지가 관전 포인트다.
목사회는 이번 성탄 행사를 시작으로 1월부터 정기 연습을 이어간다. 한 달에 한두 번이라도 모여 호흡을 맞추고, 목회자 가정의 애경사 현장으로 달려갈 계획이다. 박희근 회장은 “시작은 미약하지만, 하나님이 기뻐하시면 창대해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비 내리는 플러싱의 밤, 뉴욕 교계의 회복과 위로를 꿈꾸는 작은 노래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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