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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규 교수 (1) 지난 350년은 '서구의 세속화' 역사였다 - 심층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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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1ㆍ 2025-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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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남성목사회 세미나, 위기시대 속 이민교회 좌표를 묻다

박용규 교수, “성경 권위의 붕괴가 세속화의 핵심이다” 강조

 

[기사요약] 뉴욕한인남성목사회 창립 첫 세미나에서 박용규 명예교수가 ‘현대교회의 세속화’를 진단했다. 박 교수는 1650년부터 시작된 세속화의 뿌리가 성경의 권위를 허문 고등비평, 다윈주의 등이라 지적하며, 거센 도전 앞에 이민교회가 복음의 본질을 굳게 지키는 파수꾼이 되어야 할 사명이 있음을 강조했다.72a8d5fbc958e27e990abcc763329af2_1757709645_29.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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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에서 박용규 교수가 현대 교회의 세속화 흐름을 진단했다.

 

“서구의 350년 역사는 세속화의 역사다.” 현대 교회가 직면한 세속화의 도전을 역사신학적 관점에서 깊이 진단하고 이민교회의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자리가 뉴욕에서 마련됐다. 목회자들은 단순한 친목 도모를 넘어 시대적 과제를 고민하기 위해 모인 첫걸음에서부터 묵직한 시대적 사명을 확인하며 옷깃을 여몄다.

 

지난 7월 창립된 뉴욕한인남성목사회(회장 유상열 목사)가 주최한 첫 공식 행사인 이번 세미나는 9월 12일(금) 오전 10시 리빙스톤교회에서 열렸다. 사회는 박이스라엘 목사, 강사소개는 부회장 정관호 목사가 했다. 유상열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남성목사회는 친목을 넘어 구별된 목적을 이루기 위한 첫걸음으로 오늘 세미나를 준비했다”며 행사의 의미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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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한인남성목사회 회장 유상열 목사가 인사를 했다

 

강사로는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30년간 역사신학을 가르치고 부총장과 총장 직무대행 등을 역임한 박용규 명예교수가 나섰다.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와 예일대 신학대학원의 객원교수를 지내기도 한 박 교수는 현재 한국기독교사연구소 소장으로 활동하는 등, 한국 교계의 명망 있는 석학이다.

 

박 교수는  ‘현대교회의 세속화와 이민교회가 나아갈 길’이라는 주제로 3세기에 걸친 교회사적 흐름을 종횡으로 분석하며 통찰력 있는 메시지를 전했다.

 

디아스포라의 자부심에서 실존적 고민으로

 

박용규 교수는 강의의 서두를 전 세계 730만 한인 디아스포라의 역할과 정체성을 조명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그는 “전 세계에 흩어진 한국인들이 가장 먼저 한 일은 교회 설립이었다”며, “하나님께서 한 시대에 한국 디아스포라를 사용하고 계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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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교수는 1980년대 현대 포니 자동차가 처음 미국에 수출되었을 때, 품질이 좋지 않았음에도 애국심으로 세 대나 구입했던 한 교민의 일화를 소개하며 초기 이민자들이 한국의 경제 발전에 기여한 숨은 공로를 언급했다. 이처럼 국가와 신앙 공동체에 헌신했던 디아스포라의 후예인 이민교회가 나아갈 길을 고민하는 것이 이번 강의의 핵심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이러한 자부심은 곧 깊은 실존적 고민으로 이어졌다. 박 교수는 자신이 신학을 공부했던 시카고 트리니티 신학교가 2천만 달러의 빚을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캠퍼스를 매각하게 되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전했다.

 

박용규 교수는 “1976년 뉴스위크가 ‘복음주의의 해’로 명명할 만큼 미국 사회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던 복음주의 운동이 불과 50년 만에 이렇게 쇠퇴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기독교가 이렇게 수명이 짧은 종교인가? 기독교에 미래가 있는가?”라는 절박한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이 모든 현상의 핵심 원인으로 ‘교회의 세속화’를 지목했다.

 

세속화, 그 본질을 묻다

 

박용규 교수는 세속화를 ‘교회가 세상을 닮아가고, 세상의 가치관이 교회를 지배하며, 그리스도인과 비그리스도인의 차이가 없어지는 현상’으로 정의했다. 이어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하신 주님의 명령과 달리, 오늘날 교회와 세상의 경계가 무너졌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특히 박 교수는 세속화를 바라보는 두 가지 상반된 시각이 충돌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기독교는 이를 신앙적 가치의 상실이라는 부정적 관점으로 보지만, 일반 사회는 종교의 권위에서 벗어나 인간 본연의 모습을 회복하는 ‘계몽 운동’으로 이해하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국가적으로 장려한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정부 주도로 미션 스쿨에서 성경 과목을 점차 줄이도록 압박하는 것 역시 교묘한 세속화 정책의 일환”이라며 목회자들이 이러한 흐름을 의식하지 못하는 현실에 경종을 울렸다.

 

박용규 교수는 교회가 교인들의 편의와 요구에 맞추는 현상을 세속화의 구체적인 예로 들었다. 예배당 스크린 도입으로 성경과 찬송가를 지참하지 않는 문화, 교인들이 ‘들어야 할 메시지’가 아닌 ‘듣고 싶은 메시지’를 전하는 강단, 목회자 세습과 금권 선거 등은 모두 교회가 세상의 방식을 무분별하게 답습한 결과물이라고 날카롭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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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년의 거대한 흐름, 그 뿌리를 찾아서

 

박 교수는 역사신학자 제임스 니콜스의 저서를 인용하며, 종교개혁 이후 칼빈주의가 신앙의 자유를 얻은 1648년 베스트팔렌 조약 이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약 350년의 서구 기독교 역사를 ‘서구의 세속화(Secularization of the West)’라는 한 문장으로 정의했다. 거대한 역사적 흐름속에 계시 중심의 기독교 세계관이 이성 중심의 사회로 전환되면서 세속화의 물결이 시작되었다는 것.

 

박용규 교수는 세속화의 기원을 추적하며 네 가지 핵심적인 사상적 흐름을 지목했다. 첫째는 성경을 인간 이성의 잣대로 재단하며 그 신적 권위를 무너뜨린 ‘고등 비평’이다. 둘째는 하나님의 창조를 정면으로 부인한 ‘다윈의 진화론’이다. 셋째는 진화론의 영향을 받아 유물론적 역사관을 구축한 ‘마르크스주의’이며, 넷째는 20세기에 본격화된 ‘성 혁명’이다.

 

박 교수는 “이 모든 흐름의 출발점은 성경의 권위가 붕괴된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권위의 원천이 성경에서 인간으로 바뀌면서 초자연적인 모든 것을 거부하게 됐고, 이는 기독교 신앙의 근간을 송두리째 흔드는 결과를 낳았다”며, 영국 교회가 진화론을 수용하고 찰스 다윈을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안장하면서 급격히 몰락의 길을 걸었음을 역사적 사실로 제시했다.

 

청교도 정신의 붕괴와 미국 교회의 변곡점

 

이러한 유럽의 세속화 물결은 대서양을 건너 미국에 상륙했다. 박 교수는 존 F. 케네디 대통령 시절인 1962년과 1963년, 미국 연방대법원이 공립학교에서의 기도와 성경 읽기를 각각 위헌으로 판결한 사건을 미국 사회 세속화의 결정적 변곡점으로 꼽았다. 이 판결은 미국을 지탱해 온 청교도 정신의 붕괴를 가속했으며, 1953년 휴 헤프너가 창간한 ‘플레이보이’로 점화된 성 혁명과 맞물려 기독교적 가치를 급격히 잠식해 들어갔다.

 

여기에 베트남 전쟁은 미국 사회와 교회를 더욱 분열시켰다. 빌리 그레이엄을 비롯한 복음주의자들은 공산주의 확산을 막기 위해 전쟁을 지지했지만,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 등을 중심으로 한 그룹은 반전 운동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기성세대에 대한 저항 문화인 ‘히피 문화’가 등장하는 등 미국 사회는 극심한 가치관의 혼란을 겪게 되었다. 이러한 토양 위에서 해방신학, 흑인신학, 페미니즘 신학 등 다양한 신학 사조가 등장했으며, 이 또한 세속화의 큰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박 교수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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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의 도전과 복음주의 선교의 재정립

 

세속화의 도전은 외부에서만 온 것이 아니었다. 20세기 후반 복음주의권 내부에서도 성경의 권위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 일어났다. ‘성경은 구원에 관한 부분에서만 무오하며 역사나 과학 분야에서는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제한적 무오설’이 힘을 얻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1978년, 200여 명의 세계적인 복음주의 신학자들이 모여 성경의 완전 무오를 선언한 ‘시카고 선언’이 발표되기도 했다.

 

또한 세계교회협의회(WCC)를 중심으로 ‘하나님이 하시는 모든 일이 선교(Missio Dei)’라는 개념이 확산되면서, 영혼 구원을 위한 직접적인 복음 전파의 중요성이 약화되었다.

 

박용규 교수는 바로 이 지점에서 한국 교회가 세계 교회사에 중요한 족적을 남겼다고 평가했다. 1966년 베를린 대회에 참석했던 한경직, 김준곤 목사 등이 복음 전도의 시급성을 깨닫고 돌아와 민족 복음화 운동을 전개했으며, 이는 1973년 빌리 그레이엄 전도대회와 1974년 엑스플로 74 대회 등 한국 교회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이어졌다. 이 성장의 중심에는 복음 전도와 사회적 책임을 동시에 강조한 ‘로잔 언약’의 정신이 있었다.

 

파수꾼의 사명, 다시 복음의 불을 지피라

 

박용규 교수는 350년에 걸친 세속화의 역사를 관통하며 결론적으로 이민교회가 감당해야 할 사명을 제시했다. 박 교수는 “거대한 세속화의 물결을 교회가 막아낼 수는 없지만, 이레니우스가 이단에 맞서 교리를 변증했듯, 사랑하는 교우들에게 무엇이 비성경적인 흐름인지 바르게 교육하고 분별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의를 마무리하며 박 교수는 “이민교회는 복음에 빚진 자의 사명을 기억하고, 시들고 메마른 이 땅에 다시 복음의 불을 지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용규 교수의 메시지는 세속화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방향을 잃기 쉬운 이민교회가 붙들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교회의 본질이 어디에 있는지를 되묻게 하는 강력한 도전이자 격려였다.

 

다음 기사: 박용규 교수 (2) 뉴욕 이민교회의 심장을 해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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