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교회 위기, 윌리엄 왕자조차 교회에 가지 않는다
페이지 정보
기사 작성일2025-02-16관련링크
본문
영국 국교회(성공회)가 위기에 직면했다. 가디언지의 최근 보도에 의하면, 윌리엄 왕세자마저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현실은 영국이 세속 국가로 변모했음을 보여준다. 최근 런던에서 열린 영국 성공회 회의는 이러한 위기를 여실히 드러냈다.
▲영국 국교회(성공회)가 위기에 직면했다(AI 생성사진)
성공회 내부에서는 성직자 성범죄 문제에 대한 대응 방식을 두고 끊임없는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교회가 스스로를 국가 기관으로 여기는지, 아니면 하나의 종교 분파로 여기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과 연결된다. 과거의 영광에 갇혀 '국교'라는 지위에 안주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영국 국교회의 쇠퇴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주간 예배 참석자는 2009년 100만 명에서 2023년 69만 3천 명으로 급감했다. 국민 절반 이하만이 신을 믿는다고 답했으며, 37%는 "종교 없음"을 표방했다. 무슬림 인구가 성공회 신자 수를 넘어선 것은 상징적인 사건이다.
교회의 비대한 관료제는 문제의 근원 중 하나다. 42개 교구에 108명의 주교가 존재하며, 이는 다른 종파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과도한 숫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간 3,500개의 교회가 문을 닫았다.
물론, 교회의 쇠퇴가 일반 대중에게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교구 교회는 단순한 예배 장소를 넘어, 영국 각 지역의 중심에 자리 잡은 역사적, 문화적, 사회적 공간이다. 교회 건물은 지역 공동체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으며, 그 가치는 단순히 종교적인 것을 넘어선다.
문제는 이러한 건물들의 유지 보수 비용이다. 현재 영국 국교회의 누적 수리 비용은 10억 파운드를 넘어섰으며, 900개 이상의 교회가 문화유산 위험 목록에 등재되어 있다. 소수의 노령 신자들에게 이 모든 책임을 맡기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가디언지는 그 대안도 소개했다.
이제 우리는 진정한 개혁을 고민해야 한다. 영국 국교회의 '국교' 지위 해제는 시작일 뿐이다. 이미 성공회 내부에서는 평신도 중심의 가정 교회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는 18-19세기 비국교도 운동과 유사하며, 교회의 권위주의적 구조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다.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만으로는 교회 건물을 보존할 수 없다. 활발한 교회들은 상점, 필라테스 센터, 카페 등으로 활용되며 새로운 생명을 얻고 있다. 이러한 사례들을 통해 우리는 교회 건물이 지역 사회의 필요에 맞게 변화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교회 건물은 지역 신탁이나 지방 의회의 책임하에 운영되어야 한다. 스포츠 센터나 박물관처럼, 교회는 지역 사회의 자산으로 관리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교회는 다시 한번 공동체의 중심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아멘넷 뉴스(USAamen.net)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