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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윤 목사, 한국교회 죽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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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작성일2010-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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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멘넷에서 조경윤 목사의 글이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키는 모양이다. 조목사의 글에 붙은 그 많은 댓글들을 보노라면 간혹 조목사가 한국교회에 심각한 위해를 가하고 있다는 듯이 걱정하는 글들을 보게 된다. 과연 조목사의 비판은 젊은 목회자의 충정어린 고언인가 아니면 한국교회의 부정적 모습을 드러내 기독교의 신비를 무너뜨리고 선교의 문을 막는, 젊은 목회자의 세상물정 모르는 교만인가?

구약 여호수아서 7장에는 가나안 정복을 향해 가던 이스라엘 백성들의 첫 실패 장면이 나온다. 여호수아의 지도 아래 불가능한 것으로 보이던 여리고성을 불가사의한 방법으로 점령하여 사기가 충만한 상태에서 당한 불의의 일격이 그것이다. 바로 아이성 점령에 실패한 것이다. 단지 아이성을 점령하지 못한 것 뿐 아니라 이스라엘 군인의 귀중한 생명까지 희생되고야 말았다.

그 실패 앞에 마음이 녹아내린 이스라엘 백성과 여호수아는 옷을 찢으며 땅에 엎드려 부르짖는다. "우리들을 구원해 내신 하나님의 이름을 가나안 사람들이 우습게 알고 우리를 멸망시키려면 어떻게 합니까?"

신앙의 위기 상황에서 기도하며 하나님께 부르짖는 것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인간의 반응이다. 더구나 요즘처럼 한국교회가 여러모로 지탄을 받는 현실에서 불의와 부정의를 목격하면서 마음을 찢는 아픔으로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백성처럼 엎드려 부르짖는 것이 마땅하다.

그런데 엎드려 있는 여호수아에게 하나님이 말씀하신다. "일어나라. 왜 엎드려 있느냐." 의외의 반응이다. 무릎꿇어 기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믿고 있는 여호수아에게 하나님은 일어나라고 하신다. 그리고는 왜 아무것도 안하고 가만히 있냐고 의아해 하시며 묻는다. "왜 엎드려 있느냐?" 다시 말해 지금은 기도할 때가 아니라 행동을 취할 때라는 것이다.

그 이후의 하나님의 지시사항과 여호수아가 취한 행동은 익히 잘 아는 바이다. 여리고성을 점령할 때에 범죄한 아간을 처단한 것이다. 단지 범행 당사자인 아간만 처벌받은 것이 아니었다. 아간의 가족을 비롯해 그의 모든 소유를 모아 놓고 돌로 치고 불사르는 처형을 시행했다.

한국교회에 대한 비판을 불편해하는 경우가 있음을 안다. 혹은 전도의 문이 막힐까봐 혹은 초신자가 교회에 대한 부정적 인상을 갖게 될까봐 걱정하기도 한다. 혹은 이단이나 사이비에게 좋은 공격거리를 제공하는데 그칠까봐 걱정하기도 한다. 아마 여호수아의 걱정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가나안 백성들이 우리가 패배한 소문을 듣고 하나님을 우습게 알면 어쩝니까? 그들이 우리도 우습게 알아서 공격하며 달려들어 우리를 없애 버리면 어쩝니까?"

하지만 교회에 문제가 있고 죄가 있을 때 기도만 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문제를 바로잡고 죄를 회개하고 돌이키는 것이 필요하다. 바로 이 일을 위해 교회에 대한 비판이 필요한 것이다. 교회를 비판하는 것은 일어나 행동을 취하는 것이다. 문제를 놓고 옷을 찢어 부르짖는 것만으론 해결이 되지 않는다.

혹자는 하나님이 해결하실테니 기도만 해야 한다고 말한다. 여호수아의 기도를 들으시는 하나님은 다름아닌 여호수아에게 행동하라고 말씀하신다. 그것이 하나님이 해결하는 방법중의 하나이다. 하나님의 해결 방법은 외계인을 보내는 식의 방법이 아니다. 하나님은 하나님의 사람들을 들어 문제를 해결하라고 하신다. 그 하나님의 해결방법의 정점이 바로 성육신하신 그리스도시다. 초월하신 하나님이 역사속으로 임재하여 인간으로서 죄와 사망, 부정의와 불의의 문제를 직접 해결하신 것이다.

교회를 비판하는 자들이 기도를 하지 않는다고 섣부른 추측은 하지 말기 바란다. 기도 없이 설교하지 못하듯이 기도 없이 건전한 비판도 하지 못한다. 더구나 비판에 앞서 기도하라는 사람들이 과연 더 기도하는지 알수도 없다. 적어도 크리스찬이라면 어느 누구의 영성이나 신앙심이 더한지 덜한지 판단해서는 안된다. 누구나 나만큼은 신앙생활 열심히 하고 있다고 인정하고 논쟁을 해야 한다. 개인의 신앙생활을 무슨 근거로 판단할수 있는가.

물론 한 개인의 신앙은 열매로 알수 있다. 교회를 비판한다며 부적절한 언사, 인신공격, 모함, 명예훼손을 일삼는다면 그 사람의 신앙은 의심받고 비판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단지 교회를 비판한다는 이유만으로 비판자를 비난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때로는 교회비판이 정도를 벗어나는 것 같아 보일 때가 있다. 그 때는 그 벗어나는 부분을 비판하라. 하지만 교회 비판 자체를 막지는 말라. 혹시 교회비판이 가혹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면 왜 하나님이 아간을 가혹하게 처벌했는지도 생각해보라. 왜 아간뿐만 아니라 그의 소유에 해당되는 모든 사람과 재산이 똑같이 가혹한 처벌을 받아야 했는지.

이것은 물론 법적인 형평성을 무시하자는 것이 아니다. 아간 사건의 신학적 의미를 생각하라는 의미이다. 필자는 간음으로 인해 노회의 재판을 받은 후에 불복하고 나와 교회를 개척한 사건에서 아간의 처벌의 신학적 의미를 본다. 당시 법적인 형평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정의대신 사랑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범죄에 비해 처벌이 무겁고 더구나 크리스찬이라면 사랑으로 용서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간음당사자나 그를 따르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노회의 치리가 지나치게 무거울 수도 있다. 치리대로 3년 후에 다른 지역에서 목회를 시작하는 것은 그 당사자의 나이를 고려하면 거의 불가능한 일일 수도 있다. 더구나 경제적인 형편을 생각하면 생사가 달린 문제일 수도 있다.

그 모든 것을 고려해 노회가 치리를 성급하게 철회한다거나 - 당시 해벌 논의를 보면 그러려는 목사들이 있었지만 - 아니면 범죄 사실을 알고도 기도만 하고 있다거나 사랑으로 용서하는 것이 기독교 정신이라고 은폐하고 있었다면 여호수아 7장의 하나님은 그들과는 무관한 하나님이다.

하지만 만일 그 당사자가 모든 치리에 순종하고 진정으로 회개하고 목회를 시작했는데 그를 비판하던 자들이나 교인들이 목회적, 경제적 어려움을 돕기는 커녕 계속해서 그를 비방한다면, 비판자들은 바리새인이나 다름없는 자들이다. 그들 역시 여호수아 7장의 하나님과는 무관하다. 왜냐하면 아간을 처벌하신 하나님은 그의 죄를 더이상 기억하지 않고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끄셨기 때문이다.

필자는 조경윤 목사가 그 주위의 목사들이나 그가 비판하는 교회의 목사들보다 특별하다거나 신앙심이 뛰어나다거나하고 생각하지 않는다. 조목사도 그런 우월의식에서 비판한다는 인상은 없다. 누구 말대로 젊은 목사의 혈기일수는 있다. 하지만 필자는 젊은 목사의 열정으로 이해한다. 젊을 때 날카롭게 비판하지 않으면 언제할 것인가. 때로는 설익은 것 같고 때로는 지나친 것 같아도 날카롭게 잘못을 비판하고 돌을 들 수 있는 용기는 젊은 목사에게 주신 하나님의 은사이다.

조목사가 혈기를 못다스려 언어적, 물리적 폭력을 쓴다면 문제다. 하지만 조목사는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내걸고 떳떳하게 비판을 하고 있다. 그리고 자신의 비판의 의미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어느 크리스찬이라도 그래야 하는 것이지만 사랑 없는 정의, 십자가 희생 없는 공의는 독재와 폭압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조목사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필자는 한국교회가 중세카톨릭처럼 종교개혁을 필요로 한다는 조목사의 주장에 백분 동감한다. 그리고 자신을 비롯해 목사를 따르지 말고 예수그리스도를 따르라는 그의 주장에 역시 동감한다. 만일 조목사의 비판이 자신의 유익과 사욕을 위한 것이라면 필자가 나서서 그를 비판할 것이다. 왜냐하면 필자는 조목사를 따르는 사람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목사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사람임을 안다. 혹시 조목사가 걱정되거든 젊은 목사가 멋있게 성숙하도록 조언과 격려를 아끼지 말 일이다.

조경윤 목사, 그는 아름다운 청년이다. 조목사의 비판은 한국교회를 살리는 선지자의 목소리이다. 조목사를 비롯해 아침 이슬같은 주의 청년들이 여호수아처럼 일어나길 기대한다.

Adam님이 쓴 자유게시판의 글을 이곳으로 이동시켰습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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