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종교적 민족주의' 열풍?… 미국은 예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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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07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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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곳곳에서 종교와 민족주의가 결합한 '종교적 민족주의'가 부상하고 있다. 인도, 이스라엘 등에서 종교가 정치, 사회 전반에 깊숙이 관여하는 현상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미국의 상황은 어떨까?
최근 퓨 리서치 센터가 전 세계 30개국 55,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종교적 민족주의의 유행 정도는 국가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소득 수준에 따른 종교 인식의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나 주목된다.
"당신은 종교적 민족주의자인가?"… 4가지 핵심 질문
퓨 리서치 센터는 종교적 민족주의를 객관적으로 측정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4가지 핵심 질문을 던졌다. △국가 정체성: (자국민이 되기 위해) 지배적인 종교를 믿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지도자: 국가 지도자가 자신의 종교적 신념을 공유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법률: 종교 경전이 국가 법률에 얼마나 영향을 미쳐야 하는가? △경전 vs 국민 의지: 종교 경전과 국민 의지가 충돌할 때, 무엇이 우선되어야 하는가? 이 질문에 모두 "매우 그렇다" 또는 "상당히 그렇다"라고 답한 응답자를 '종교적 민족주의자'로 정의했다.
극과 극… 종교적 민족주의, 국가별 현황은?
조사 결과, 독일, 스웨덴 등에서는 응답자의 1% 미만이 종교적 민족주의자로 분류된 반면, 인도네시아(46%), 방글라데시(45%) 등에서는 10명 중 4명 이상이 이에 해당했다.
미국은 6%로 세계적 기준에서는 비교적 낮은 수준이었지만, 칠레(6%), 멕시코(8%), 아르헨티나(8%) 등 다른 아메리카 대륙 국가들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캐나다(3%)는 상대적으로 낮았고, 콜롬비아(12%), 브라질(13%), 페루(17%)는 다소 높았다. 한국은 4%였다.
주목할 점은 미국이 다른 고소득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종교, 특히 성경의 영향력을 강조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는 것이다. 미국인들은 성경이 자국 법률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또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다른 고소득 국가들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또한, 종교적 정체성(기독교)의 중요성과 종교적 신념이 강한 지도자를 선호하는 정도 역시 고소득 국가 중 가장 높았다.
소득 수준 따라 '종교관'도 달라
중·저소득 국가, 종교 긍정적 인식 높아
이번 조사에서는 고소득 국가와 중·저소득 국가 간 종교에 대한 인식 차이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중·저소득 국가 국민들은 종교가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관용을 증진하며, 미신적인 사고를 조장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했다. 이는 종교성 수준, 즉 종교 소속, 기도 빈도, 종교의 중요성 인식 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종교적 민족주의자는 △매일 기도하는 사람 △노년층 △교육 수준이 낮은 사람 △소득이 낮은 사람 △이념적으로 우파인 사람 △우익 포퓰리스트 정당 지지자 등에서 더 많이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
종교와 민주주의, 공존 가능한가?
무슬림 인구가 많은 국가에서는 자국이 종교적이면서도 민주주의 국가가 될 수 있다고 믿는 비율이 높았다. 이스라엘 역시 스스로를 "유대적이고 민주주의적인" 국가로 정의하며, 국민 대다수가 이에 동의했다.
이번 퓨 리서치 센터의 조사 결과는 종교와 국가 정체성, 정치, 법률 간의 복잡한 관계를 조명하고, 국가별, 소득 수준별, 인구 통계학적 특성별로 종교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다른지를 보여준다. 종교적 민족주의는 단순한 종교적 신념을 넘어 사회·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음을 시사하며, 향후 이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와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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