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잃어가는 성도, 한인교회는 무엇을 해야 하나?
페이지 정보
기사 작성일2025-07-29관련링크
본문
[기사요약] 2026년 한국의 치매 환자 100만 명 돌파가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 역시 수백만 명의 환자와 막대한 사회적 비용으로 씨름하고 있다. 이 공통의 위기 속에서 보고서는 교회가 가사 지원 등 실질적인 섬김으로 돌봄의 짐을 나눠 져야 한다고 제언한다. 특히 한인교회는 언어와 문화에 맞는 돌봄 사역을 구축하여, 소외된 성도와 가정을 품는 공동체적 사명을 감당해야 할 중요한 과제를 안고 있다.
▲성도들이 고령화되는 가운데 치매 성도들에 대한 교회의 돌봄 역할이 재조명되고 있다.(AI 생성사진)
한국 사회가 2026년 ‘치매 환자 100만 명’ 시대를 앞둔 가운데, 이는 바다 건너 미국 사회와 한인 이민 사회에도 동일하게 주어진 과제임이 드러나고 있다. 목회데이터연구소의 최근 통계와 미국 현지 자료들은 급증하는 치매 인구와 그로 인한 사회·가정의 부담을 공통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상황은 양국의 교회가 지역사회의 아픔에 동참하고 ‘돌봄 공동체’로서의 정체성을 감당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한국, 100만 치매 시대의 그림자
목회데이터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2026년이면 65세 이상 치매 환자 수가 1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됐다. 2023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9.3%가 이미 치매를 앓고 있으며 , 특히 80세 이상 여성은 10명 중 3명이 치매 환자인 것으로 나타나 고령 여성층의 취약성이 두드러졌다. 또한, 가족의 돌봄 없이 홀로 지내는 독거 가구(10.0%)와 교육 수준이 낮은 계층(무학 21.3%)에서 치매 유병률이 현저히 높게 나타나, 사회적 안전망의 부재가 질병의 위험을 키우고 있음을 시사했다.
치매는 환자 개인을 넘어 가족 전체의 삶을 위협하는 질병이었다. 치매 노인은 일반 노인보다 우울 수준이 2배 이상 높고 , 더 많은 만성질환을 앓고 있었다. 환자를 돌보는 가족의 절반 가까이(46%)는 심각한 돌봄 부담을 느끼고 있었으며 , 이로 인해 40%는 삶의 질이 부정적으로 변했다고 응답했다.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연평균 2,436만 원에 달하는 경제적 부담과 돌봄 제공자의 정신적 건강 악화(30%)가 꼽혔다.
이러한 고통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시선은 여전히 차가웠다. 국민 10명 중 4명 이상(43%)은 ‘치매 환자와 가까이하고 싶지 않다’고 답해 사회적 편견과 거리감이 상당함을 보여주었다. 또한 ‘치매 환자에게는 항상 문제행동이 동반된다’는 오해가 널리 퍼져 있어(정인지율 44%), 치매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인식 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남았다.
교회, 돌봄의 빈자리를 채우다
보고서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교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너희가 짐을 서로 지라 그리하여 그리스도의 법을 성취하라"(갈 6:2)는 말씀처럼, 교회는 치매 환자와 가족의 무거운 짐을 나누어 지는 실질적인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치매 가족이 가장 필요로 하는 식사 준비, 청소 같은 가사 봉사, 외로움을 덜어줄 말벗 사역 등을 통해 지역사회의 신뢰를 회복하고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더 나아가, 노년층을 위한 인지 예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노년과 돌봄의 의미를 신앙 안에서 해석하는 목회적 돌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성도들이 고령화되는 가운데 치매 성도들에 대한 교회의 돌봄 역할이 재조명되고 있다.(AI 생성사진)
미국 사회의 치매 현황
미국 내 치매 유병률은 고령화와 함께 더욱 현실적인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 알츠하이머 협회에 따르면, 2025년 현재 미국에서는 약 720만 명의 65세 이상 인구가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으며, 이는 전체 고령 인구 중 약 9명 중 1명꼴이다.
여성의 발병률은 남성보다 두 배 높고, 흑인과 히스패닉 고령자는 백인에 비해 각각 약 2배, 1.5배 더 높은 유병률을 보인다. 전체 환자 중 약 74%는 75세 이상이며, 65세 미만에서 발병하는 조기 알츠하이머 환자도 약 20만 명에 이른다. 2050년까지 이 수치는 의료적 돌파구가 없을 경우 1,270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알츠하이머는 단순한 기억 상실을 넘어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이다. 미국에서 65세 이상 고령 사망자의 3명 중 1명은 알츠하이머나 유사 치매로 사망하며, 이는 유방암과 전립선암 사망자를 합친 것보다 많다. 치매 환자 관리에 소요되는 의료 및 장기 요양 비용은 2025년 3,840억 달러, 2050년에는 약 1조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이처럼 치매는 단지 의료의 문제가 아닌, 가족의 삶과 직결되는 실질적 사회 문제이며, 향후 10~20년간 미국 복지체계의 최대 도전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한인교회의 숙제: 돌봄 사역의 새로운 지평
이러한 현실에 대응해 미국 교회들은 점차 ‘치매 친화적 공동체(Dementia-Friendly Community)’로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일부 교회는 치매 환자와 가족들이 편안하게 교제하고 활동할 수 있는 ‘메모리 카페(Memory Café)’를 운영하거나, 간병인에게 잠시의 휴식을 제공하는 ‘레스핏 케어(respite care)’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또한, 예배 중에 발생할 수 있는 돌발 행동에 관용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치매 성도들을 위한 맞춤형 성경 공부나 찬양 모임을 만드는 등 구체적인 사역들이 확산되는 추세다.
이는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미주 한인교회에 중요한 도전이자 숙제를 안겨준다. 언어와 문화의 장벽으로 인해 공공 서비스 접근이 어려운 1세대 이민자들에게 교회는 거의 유일한 사회적 안전망이다. 하지만 치매에 대한 문화적 편견과 정보 부족으로 인해 많은 성도와 가정이 문제를 숨기고 고립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한인교회는 전문단체와 협력하여 치매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교육 세미나를 열고, 돌봄 가족들을 위한 정서적·영적 지지 그룹을 만드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미국 교회의 사례들을 한인 공동체의 문화적 특성에 맞게 적용하여, 모든 성도가 끝까지 존엄을 지키며 신앙 공동체 안에서 사랑받고 있음을 느끼게 하는 포용적 돌봄 사역을 구축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 아멘넷 뉴스(USAamen.net)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