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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화뇌동(附和雷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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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하2012-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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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論語) 자로편(子路篇)에서 공자가 말하기를 군자는 화합하지만 부화뇌동하지 않고, 소인은 부화뇌동하지만 화합하지 않는다(子曰 君子和而不同 小人同而不和)고 하였습니다. 부화뇌동의 자해(字解)는 붙을 부, 응할 화, 우레 뢰, 같이할 동이고, 의의(意義)는 우뢰소리에 반응하여 천지 만물이 함께 울린다는 뜻으로,자신의 주체적인 의견과 객관적인 기준을 도외시한 채 물질적인 이해관계 또는 남의 주장이나 의견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것을 경고하는 고사성어입니다. 고대인들은 자연의 모든 현상이 그것을 주재하는 어떤 신이나 거대한 존재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비, 바람, 이슬, 눈은 물론이고 지진이나 일식, 태풍까지 신(神)의 조화로 돌렸습니다.

지금은 번개나 천둥이나 비나 눈의 발생 원리를 초등학생도 다 알지만 고대인들은 그것을 신의 행동으로 보았습니다. 거대한 천둥소리가 지상(地上)에 부딪쳐 메아리치는 것을 만물(萬物)이 그 소리에 반응하는 것이라고 하여, 천둥소리가 크게 울리면 반응도 크고 작으면 작게 반응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엄청난 자연현상은 사람에게 공포를 느끼게 하고 실제로 재난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뇌성이 친다고 하여 언제나 재난이 닥치는 것은 아닙니다. 천둥소리에 놀란 개가 마구 짖어대듯 두려운 자연현상이나 신비로운 초자연현상에 지나치게 반응하는 것은 지혜롭지 못합니다. 정치인들의 부화뇌동이나 국민들의 부화뇌동은 다 같이 가치 질서를 혼란하게 하고 그리스도인들이 자연이나 모든 역사적 변화와 사건을 성경의 예언이 성취될 직접적인 징조로 생각하는 것은 바른 신앙에서 벗어나게 할 위험이 있기에 매우 조심해야 합니다.

어떤 사람이 황희 정승에게 달려와 “대감님, 삼각산이 무너졌답니다.”라고 하자 황희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떡이며 “뾰족한 것이 무너지게 생겼더라.”고 하였습니다. 조금 후에 다른 사람이 말하기를 “거짓말입니다. 삼각산은 무너지지 않았습니다.”라고 하자 역시 진지하게“그렇지, 산이 무너질 리가 있나”라고 하였습니다. 그 이야기를 옆에서 듣고 있던 제자가 “대감님, 어찌 그리 말씀 하십니까? 삼각산이 무너졌다고 하는 사람에게는 뾰족하게 생긴 것이 무너지게 생겼더라고 하시고, 또 다른 사람이 무너지지 않았다고 하니까 산이 무너질 리가 없다는 뜻으로 말씀하시니, 대감님 말씀의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고 하자 황희는 진지하게 “그래, 네 말이 맞다.”고 했다합니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황희의 태도는 부화뇌동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황희의 사람됨으로 미루어 짐작하건대 그와 같은 태도는 소인의 부화뇌동이 아니라 군자의 화이부동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그는 사소하고 황당한 이야기에 지나치게 심각하게 반응하는 가벼운 사람들의 주장을 무시하지 않으면서 그들의 주장과 반응에 부화뇌동하지도 않았던 것 같습니다.

옛날에는 이웃 마을에서 일어난 일을 몇 주일이나 혹은 몇 달 후에 듣기도 하였습니다. 지금은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는 진기하고 끔찍하고 황당한 일들을 거의 모든 사람들이 몇 시간이나 몇 분 후, 심지어 동시에 듣고 보기도 합니다. 흥미롭고 우려스러운 일들이 세계 곳곳으로부터 전해지기 때문에 그 수가 엄청나게 많습니다. 그 모든 소식에 일일이 일희일비(一喜一悲)한다면 우리는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지진과 화산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미국의 옐로스톤 팍이나 한반도의 백두산에서 언젠가 대폭발이 일어날 것이라고 하고, 기후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기상 이변으로 남극과 북극의 얼음이 녹아 해수면을 높이고 그에 따른 홍수와 가뭄으로 대재난이 일어날 것을 경고합니다.

천체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천체들의 변화와 이동이 지구에 대 재앙을 불러올 것이라고 합니다. 전쟁을 염려하는 사람들은 석유나 곡물이나 물 때문에 3차 대전이 일어날 것이라고 합니다. 극단적인 종말론자들은 자연과 역사와 정치와 과학과 그 외 많은 구체적인 것들을 임박한 종말의 상징으로 지목하고 설명합니다. 한 때 유럽 연합이 열 나라가 되면 믿는 자는 휴거되고 적그리스도가 세상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 가르치는 목회자들이 있었습니다. 모든 상품에 붙어 있는 바코드가 계시록 13장에 나오는 짐승의 표라고 믿는 이들이 있습니다. 기독교 역사에서 극단적인 종말론자들에 의해 예언되고 주장되었던 여러 번의 세상 끝 날은 오지 않았고 해프닝으로 끝났습니다. 지난해에도 패밀리라디오의 설립자 해롤드 캠핑이 예언한 5월 21일에 세상 종말은 오지 않았습니다.

최근에는 베리칩(VeriChip,Verification+chip)이 계시록 13장에 나오는 짐승의 표인 666이라고 하여 염려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아주 작게 만들어진 마이크로 칩에 필요한 정보를 넣어 그것을 사람의 몸에 삽입하여 신분을 확인하고 의료와 보안등과 같은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것을 염려하는 이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의료보험개혁이 실행되는 때에 베리 칩을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하며, 베리칩을 몸에 넣게 되는 이들은 적그리스도의 지배를 받게 될 것이라고 걱정합니다. 나는 그것이 실제로 그렇게 될지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된다고 해도 신실한 그리스도인이 베리칩을 몸에 삽입했다하여 구원을 받지 못하거나 적그리스도에게 속하게 된다는 것은 성경이 가르치는 바가 아닙니다.

한 때 “오멘”이라는 영화를 보고 악령의 지배공포에 시달리게 된 이들이 있었습니다. 바코드에 대한 두려움으로 크레딛 카드를 사용하지 않는 이들도 있습니다. 중동지역에 전운이 감돌면 3차대전, 곧 세상의 종말이 온다고 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입니다. 조용기 목사님이 “어느 날 아침에 여러분이 신문에서 유럽연합에 가입한 나라가 10개국이 되었다는 기사를 읽는다면 당신은 후거를 놓친 것입니다.”라고 설교하는 것을 직접 들은 기억이 납니다. 많은 목사님들이 그렇게 설교했고 지금도 그런 식으로 설교하거나 믿는 이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성경은 세상 마지막 날, 즉 주님의 재림의 날은 하나님께서 절대비밀에 붙이셨다고 하셨습니다. 그리스도가 여기 있다, 저기 있다, 내일 오신다, 한 달 후에 오신다는 주장과 가르침에 부화뇌동하지 말아야 합니다.

종교개혁자들의 신앙의 덕목 중의 하나는 지엽적이고 확실하지 않은 일에 대하여는 침묵하는 것이었습니다. 확실한 거짓과 비진리일지라도 때로는 일일이 대꾸하거나 반응할 필요가 없습니다. 김용옥씨의 반기독교적인 주장이나 단군상 건립 같은 것에 지나치게 흥분하고 대응하는 것은 지혜롭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베리칩이나 666이나 신사도나 아이합이나 인터콥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만 관심을 가지고 경계해야지, 온통 그 문제에 개인과 교회의 에너지를 다 쏟아 붓는 식의 대응은 지양해야 합니다. 교회는 전도와 가르치는 일과 구제와 가난하고 약한 자들을 돌아보는 일에 혼신의 힘을 쏟아야 합니다.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구체적인 삶이 하나님의 창조주 되심과 예수 그리스도의 주되심의 증거가 되도록 힘써야 하고, 지도자는 성도들이 하나님 말씀을 따라 사는 것이 어떻게 사는 것인가를 부단히 연구하여 가르치고, 그 자신이 신앙과 신학과 사상과 가치관의 혼란으로부터 하나님 나라 원리를 좇아 사는 것이 어떻게 사는 것인가의 본이 되어야 합니다.

믿는 자는 혼신의 힘을 쏟아야 할 일이 무엇이고 관심과 에너지를 덜 쏟아도 될 일이 무엇인지 분별하고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분명한 거짓과 괴악한 것에 대해서는 단호하되 불확실한 것에 대해서는 서둘러 판단하지 말아야 하며 빈대를 잡으려고 초가삼간을 다 태우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사려 깊게 행동해야 합니다. 다윗은 악한 자 앞에 스스로 입을 막았고, 욥은 자신이 스스로의 정당함을 주장하기 위해 했던 많은 말들이 참으로 어리석었다고 고백하였습니다. 부화뇌동이라는 이방인의 교훈만으로도 한없는 부끄러움을 느끼며 사도행전 5장에 나오는 바리새인 가말리엘의 지혜를 묵상해 봅니다.

“이 전에 드다가 일어나 스스로 선전하매 사람이 약 사백 명이나 따르더니 그가 죽임을 당하매 따르던 모든 사람들이 흩어져 없어졌고 그 후 호적할 때에 갈릴리의 유다가 일어나 백성을 꾀어 따르게 하다가 그도 망한즉 따르던 모든 사람들이 흩어졌느니라. 이제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이 사람들을 상관하지 말고 버려두라. 이 사상과 이 소행이 사람으로부터 났으면 무너질 것이요. 만일 하나님께로부터 났으면 너희가 그들을 무너뜨릴 수 없겠고 도리어 하나님을 대적하는 자가 될까 하노라 하니” -행 5:3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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