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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은 얼마큼 나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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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하2011-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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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랍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이 말은 아리스토텔레스가“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다”(ὁ ἄνθρωπος φύσει πολιτικὸν ζῷον)라고 한 것을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가 번역한 것입니다. 이 말은 "Man is by nature a political animal"이라고 해서, 인간이란 본래 정치적인 존재라는 뜻입니다. 요즘은 정치적이라는 말이 사람들에게 별로 좋지 않은 뉘앙스를 갖고 있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정직하지 못하고 남을 속이기 위해 술수를 부리는 것을 정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에서는 정치적이라고 하면 권력과 명예와 재물을 탐하는 국회의원들을 생각합니다. 교회에서는 정치적이라는 말이 사회에서보다 더욱 부정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학교에서 정치를 가르칩니다. 목사가 되기 위해 치러야 할 시험 과목 중에 청치는 매우 중요한 과목입니다. 목사는 정치를 배운 사람들이고 또한 정치를 가르치는 사람들입니다. 무엇보다 목사는 정치를 하는 사람들입니다. 칼빈주의 신학은 ‘정치 신학’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습니다. 교단의 총회나 노회나 교회의 당회는 정치하는 기관입니다. 신학에서나 교회나 목회에서 정치가 이렇게 중요하게 취급되어 지는 것은 인간 존재 자체가 정치적인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어떤 사람이 정치적은 것은 정치를 많이 하고 정치를 좋아해서 정치적인 것이 아니고 본래부터 정치적인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지으실 때 정치적인 존재로 지으셨습니다. 여기서 정치적이란 사회적이라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인간의 모든 사회 활동은 정치적입니다. 사전적으로‘정치’는 주권자가 영토와 국민을 다스리는 일을 가리킵니다. 성경적으로 인간이 정치적이라는 것은 인간이 하나님께서 주신 능력으로 모든 다른 피조물을 다스리는 존재라는 뜻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성경을 알았을 리 없지만 인간 존재를 탐구해 보니까 인간이란 학습을 통해 정치적인 존재가 되는 것이 아니라 본래(by nature) 정치적이더라는 것입니다.

인간이 정치적인 것은 모든 피조물 중에 인간만이 갖고 있는 고귀한 특권이고 능력입니다. 인간은 정치적인 존재, 즉 사회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혼자서는 살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이 혼자 사는 것은 좋지 못하다고 하시면서 아담의 배필로 하와를 지으시고 거룩한 혼인의 제도를 세우서서 둘을 짝지어 함께 살도록 하셨습니다. 인간이 최초로 사회를 형성하여 살게 된 것입니다. 인간은 사회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서로에게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습니다. 단순한 사회에서는 인간이 서로에게 끼치는 영향도 단순했으나 사회가 복잡하게 되자 서로에게 끼치는 영향도 아주 복잡하게 되었습니다. 타락한 인간이 서로에게 끼치는 영향은 정직보다 거짓을 심화시키게 되었습니다.

아담의 범죄는 인간을 전적으로 타락시켰기 때문에 인간의 모든 품성이 타락하였고, 하나님께서 주신 본래의 정치적(사회적)인 능력도 타락하게 되었습니다. 인간 타락의 영향은 모든 피조물과 인간 능력 자체에 미쳤는데, 그것을 심화시키는 주범은 ‘거짓’입니다. 인간의 거의 모든 형태의 범죄에는 거짓이 지대한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속이거나 거짓말 하지 않고 죄를 짓기란 어렵고 그것이 가능하다고 해도 그 죄를 숨기기 위해서는 역시 거짓말을 하게 됩니다. 인간의 범죄에 거짓이 이렇게 지대한 기여를 할 수 있는 것은 인간 존재가 정치적인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고기를 잡기 위해 미끼를 사용하는 것이나 친구를 사귀기 위해 선물을 하는 것도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정치적인 능력이고, 자녀의 학습능력을 위해서 칭찬을 하는 것이나 적을 막기 위해 성을 쌓는 것과 홍수를 막기 위해 댐을 쌓는 것도 정치적인 능력 입니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언뜻 보기에는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것 같지만 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인간만이 사용할 수 있는 정치적인 능력입니다. 인간의 이러한 능력은 서로를 용이하게 속일 수도 있고 또한 속게도 합니다. 따라서 하나님께서는 인간이 서로를 해하지 못하도록 거짓말 하지 말 것을 계명으로 금하셨습니다.

사람이 거짓말을 하는 이유는 부당한 이익을 탐해서이고 또한 남을 해하기 위해서입니다. 또한 남을 해하거나 자기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아무런 생각 없이 습관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일체 거짓말을 안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식사 때가 한참 지난 시간에 남의 집을 방문했을 때, 식사하셨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식사를 안 했지만 상대를 배려해서 ‘예’라고 합니다. 남의 집 아이가 별로 예쁘지 않지만 예쁘다고 하고, 남의 옷이 별로지만 멋있다고 합니다. 이런 류의 거짓말은 안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전화 받기 싫어서 ‘없다고 해’라는 거짓말은 피해야 할 나쁜 거짓말입니다. 습관적 거짓말은 별 이익을 탐하거나 남을 해롭게 할 악의가 없지만 거짓말에 대한 면역력을 키워 범죄 행위가 되는 거짓말을 아무런 양심의 가책 없이 하게 합니다.

지금 뉴욕교협에는 회장 입후보자가 나이를 속였다 하여 출마 자격심사에서 탈락되어 말이 많습니다. 정말 그가 나이를 속였는지 나는 잘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나이를 속였다면 그것은 잘못한 것입니다. 그런데 한국 남자들이 나이를 속이는 경우는 흔히 있는 일입니다. 딱히 불법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예부터 어른이 대접받는 사회이기 때문에 나이를 실제보다 많게 이야기 하는 경우가 흔히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이익을 얻기 위해 불법적으로 나이를 속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병역을 기피하기 위해 나이를 속이는 경우도 있고, 은퇴시기를 늦추기 위해 나이를 속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거짓말이 범죄행위입니다. 또한 범죄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남자들이 사회생활에서 자기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 나이를 속이는 것도 그리스도인들은 하지 말아야 할 일입니다.

지도자는 일반인들보다 더욱 정직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지도자는 일반인보다 더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기 때문입니다. 온통 거짓이 판을 치는 사회에서도 지도자는 정직해야 할 것을 요구받습니다. 지도자가 거짓말을 한다면 그것은 엄청난 피해를 많은 사람들에게 끼치게 될 것입니다. 교회 지도자는 사회 지도자보다 더욱 정직해야 합니다. 모든 사회, 모든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구원의 복음이고 교회 지도자의 제일 임무는 복음을 효과 있게 전하고 교인들의 신앙을 굳건히 하는 것입니다. 그와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그 사회의 가장 부족한 부분을 기독교가 가진 자원으로 채우는 것입니다. 그 자원의 첫 번째는 사랑입니다. 나아가서 좋은 정치, 효율적인 경제, 우수한 인재양성 등도 이 사회가 필요로 하는 것들입니다.

그러나 그런 수요를 공급하는 것이 교회 지도자들의 우선할 사명은 아닙니다. 구원의 복음 다음으로 교회 지도자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은 정직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 사회나 한국 사회의 정치, 경제, 교육, 문화가 잘못되고 있다면 그 가장 큰 이유는 거짓일 것입니다. 물론 완벽하게 정직한 사회는 이 세상 어디에도 없고, 그리고 과거 역사상에도 존재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존재하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어느 사회든지 지금보다는 더 정직해야 합니다. 비교적 정직한 사회와 그렇지 못한 사회의 정도의 차이는 정치, 경제, 문화 등에서 엄청난 결과로 나타납니다. 선진 혹은 후진성은 그 사회가 어느 정도 정직한가에 따라 거의 절대적으로 결정된다 할 수 있습니다. 부정직과 정치, 부정직과 경제는 얼마나 밀접한 관련이 있는지 모릅니다. 정치, 경제적인 위기는 정직하지 못한데서 발생하게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거짓이 이렇게 난무하게 된 이유는 거짓이 얼마나 나쁜 것인가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교회 다니는 사람이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의 첫째가 술 담배인 것처럼 강조하였고 거짓이라는 사실을 가르치지 않은 것은 한국 기독교 교육의 큰 실수입니다. 지금까지도 교회 직분 자를 세울 때 술 담배 하지 않아야 된다는 것은 강조하면서 거짓말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강조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한국 교회에서는 교인들이 거짓말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합니다. 소위 성령 충만 받았다는 사람들까지 거짓말을 합니다. 집사님이나 권사님이나 장로님이나 목사님들도 거짓말을 얼마나 잘하는지 모릅니다. 심지어 거짓말 잘하는 것을 능력과 지혜라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짓말을 사람들이 문제 삼지 않는 것은 거짓에 익숙해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화장실에 냄새가 별로 나지 않지만 옛날 화장실에는 정말 냄새가 지독했습니다. 특히 여름에는 견디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참기 어려운 냄새도 화장실에 한참 앉아 있으면 면역이 생겨서 참을 만 하게 됩니다. 거짓말도 면역이 생깁니다. 모든 사람이 거짓말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면 거짓이 나쁜 것이라는 느낌을 받지 못합니다. 성경은 정직을 얼마나 강조하는지 모릅니다. 하나님은 진리와 정직의 신이시기에 거짓과 불의를 너무나도 싫어하십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백성이라면 하나님처럼 거짓을 미워하고 정직을 사랑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하나님의 원수는 마귀인데, 마귀의 특징이 거짓말쟁이라고 하셨습니다. 마귀가 거짓말 하는 것은 모든 사람을 죽이고 멸망시키려는 것입니다. 거짓은 마귀의 특징이고 정직은 하나님의 특징입니다. 거짓말 하는 것은 마귀처럼 나쁜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의 능력은 정직으로 나타나야 합니다. 정직은 하나님 나라의 능력입니다.

“너희는 너희 아비 마귀에게서 났으니 너희 아비의 욕심대로 너희도 행하고자 하느니라 그는 처음부터 살인한 자요 진리가 그 속에 없으므로 진리에 서지 못하고 거짓을 말할 때마다 제 것으로 말하나니 이는 그가 거짓말쟁이요 거짓의 아비가 되었음이라.”- 요 8:44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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