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물에 대한 의인화와 인격화는 구별해야 > 지난 오피니언

본문 바로가기



이곳은 2017년 이전에 올려진 아멘넷 오피니언 칼럼 글입니다. 이름으로 찾으실 수 있습니다.
황상하 | 김동욱 | 최송연 | 허경조 | 이수일 | 송흥용 | 김정국

지난 오피니언

창조물에 대한 의인화와 인격화는 구별해야

페이지 정보

황상하 2009-05-15

본문

성경의 “창조”를 설명하는 두 가지 단어가 있습니다. 하나는 창조를 생산(generation)으로 설명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창조를 제조(fabrication)로 설명하는 것입니다. 생산은 소가 송아지를 낳거나 개가 강아지를 낳는 것을 의미하고 제조는 목수가 책상이나 걸상을 만드는 것을 의미합니다. 창조를 생산으로 설명하는 이들은 창조주와 창조물을 동질로 이해하게 됩니다. 소와 송아지는 동질이듯이 창조를 생산으로 이해할 때 모든 피조물은 신격화(神格化)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창조를 제조로 설명하는 이들은 창조주와 창조물을 본질이 다른 것으로 이해합니다. 그것은 목수와 책상의 본질이 다르듯이 창조물과 창조주는 본질이 다르다고 봅니다.

정통 기독교는 창조를 제조로 이해하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기독교도 한 때 창조를 생산으로 이해한 적이 있었고 지금도 어떤 이들은 그렇게 설명하기도 합니다. 지금은 성경에 대한 이해가 밝아지자 교회는 피조물에서 신적인 요소를 제거하습니다. 하나님과 창조 세계의 구별은 기독교 세계관을 세움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기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재하는 모든 것은 궁극적으로 하나라는 일원론(monism)을 성경은 배격합니다. 또한 하나님을 우주 전체와 동일시하는 범신론(pantheism)도 성경은 지지하지 않습니다. 넓게 보아 뉴에이지 사상은 일원론이나 범신론적 입장을 채택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정통 기독교에서는 하나님과 창조물을 구별하지만 창조물을 하나님으로부터 독립된 것으로 보지 않고 의존적인 것으로 봅니다. 하나님의 섭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세포에서부터 큰 별에까지 미치고 있습니다. 자연계는 스스로 유지되는 생태계(self sustaining biosystem)가 아닙니다. 제임스 러브 록(James E. Lovelock)이 제시한 가이아 이론(Gaia Hypothesis)에 의하면 자연계는 살아 있는 하나의 유기체이기 때문에 스스로를 보존할 수 있는 강력한 자생력을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러브 록은 자기의 이론에 어떤 유신론적 해석도 배격하고 있지만 우리는 그가 이해한 창조 세계의 자생력까지도 하나님의 섭리의 손길로 이해하고 믿습니다.

하나님의 창조와 섭리를 믿지 않는 이들은 창조된 자연 세계가 지닌 강력한 힘과 자생력을 신적인 것으로 이해하였기에 범신론이 생겨나게 된 것입니다. 이 범신론은 과거 이스라엘의 문화와 종교적 환경에도 영향을 미쳤었습니다. 가나안의 많은 이방종교의 제의식의 기능들은 자연신들이나 여신을 달래고 얼러서 생업에 이롭게 하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그러한 이방종교를 철저하게 배격하라고 하셨지만 이방종교의 범신론적인 영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계시를 통하여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사람 이외의 모든 피조물들에 대한 존중과 보살핌을 강조하여 가르치시는 한편, 동시에 자연이나 자연 질서를 신성화하거나 인격화하거나 숭배의 대상화 하지 못하도록 금하셨습니다.

성경에는 자연을 의인화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의인화(personalizing)와 인격화(personifying)는 구별해야 합니다. 자연을 의인화 한 것은 비유법으로 하나님과 하나님의 뜻을 잘 설명하려는 문학적인 방법일 뿐이고 결코 자연을 인격화 한 것이 아닙니다. 하늘이 듣고, 땅이 귀를 기울이고, 하늘이 노래하고, 땅이 즐거워하며, 땅이 거민을 토해내기도 하고, 땅이 괴로워하기도 하며, 산림이 춤추고 노래하며, 바다물이 뛰노는 것 등으로 묘사한 것은 자연을 통해 활동하시는 하나님의 인격적 특성을 강조하는 것이고 나아가서는 인간이 하나님께 대하여 갖는 관계의 인격적이며 도덕적인 특성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그러한 자연에 대한 의인화는 결코 자연을 인격화 하거나 그 힘을 자연 그 자체에게 귀속시키려는 것이 아닙니다. 창조 세계에 대한 인격적 지위와 영예를 부여하는 것은 타락 자체만큼이나 오래된 우상 숭배의 한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대 이방 종교들이 자연을 다 신격화 한 것은 아니지만 구약의 하나님을 신화적인 것으로 설명하려는 어떤 시도도 성경을 왜곡하는 것입니다. 성경의 가르침은 모든 이방의 창조신화와 자연에서 신적인 요소를 제거하였습니다.

창조세계를 성스러운(sacred) 것으로 대하는 것과 신적(divine)인 것으로 대하는 것 사이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그것은 인간 생명의 존엄성에 대하여 말하는 것과 인간을 신격화 하는 것의 차이와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창조된 질서는 하나님께 순종하며, 하나님의 명령에 따르며,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며, 하나님께서 유지시켜 주시고 공급해주시는 것으로부터 은택을 입으며, 하나님의 목적에 기여합니다.

그 목적에는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필요한 것들을 공급해 주시는 목적이 포함되며 또한 하나님의 심판의 도구로서의 역할도 포함합니다. 그래서 자연 질서에는 성스러움이 있으나 어떤 식으로든지 자연을 숭배하는 것은 하나님을 피조물과 바꾸는 것으로서 이스라엘이 거듭하여 경고를 받았던 우상숭배의 한 형태였던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그 같은 우상 숭배에 인류의 고의적인 반역과 사회적인 악이 깊이 관련되어 있음을 지적하였습니다. 인간이 섬기고 숭배해야 할 대상은 해와 달도 아니고, 거대한 산이나 바위도 아니며, 야수나 마귀도 아니고, 귀신도 정령도 아니고, 황제나 영웅도 아니고, 하늘이나 땅이나 어떤 이론도 아닙니다.

그런 것들을 섬기는 것은 우상 숭배이며 허망한 일입니다. 오직 창조주 하나님만이 예배를 받으시기에 합당한 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피조물은 하나님께서 할당해 주신 고귀한 가치를 지니고 있어서 성스럽고, 선하며, 아름다우며, 하나님의 주권 아래 질서를 잡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피조물의 가치를 하나님께서 할당해 주신 가치의 범위를 넘어가지 않는 한도 내에서 귀하게 여길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거룩하다 거룩하다 거룩하다 만군의 여호와여 그의 영광이 온 땅에 충만하도다.”,
“만물이 그로 말미암아 지은 바 되었으니 지은 것이 하나도 그가 없이는 된 것이 없느니라.”
- 사 6:3, 요 1:3절 -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아멘넷의 시각게시물관리광고안내후원안내ㆍ Copyright © USAamen.net All rights reserved.
상단으로

아멘넷(USAamen.net) - Since 2003 - 미주 한인이민교회를 미래를 위한
Flushing, New York, USA
카톡 아이디 : usaamen / USAamen@gmail.com / (917) 684-0562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