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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기술(Communication Skil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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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일 2003-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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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7월 2일자 미주 뉴욕 중앙 일보 <전문가 칼럼>의 글


말하고 듣는 대화의 기술이 점점 중요하게 여겨진다. 서로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생각을 명확하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자녀들 그리고 미국인들과의 대화 중에 갈등을 호소하는 분들도 많다. 왜 그럴까 언어 장애 등 여러 문제들이 있지만, 무엇보다 생각하는 과정이나 방식이 달라서인 것 같다.

우리 중 많은 이들이 생각을 구체적으로 질서 있게 표현하지 못한다. 예로, 글을 쓸 때를 보자. 글 내용 중에 눈으로 그림을 보는 정도의 상세한 설명이 없다. 주제의 초점에 맞추는 내용보다도 이것저것 떠벌리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글이 복잡하다. 문장도 길고 복잡하여 말하려는 의도가 쉽게 파악되지 않을 때가 많다. 이로 보아 생각을 명확하게 표현하는 능력이 우리에게 부족함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필자도 예외는 아니었다. 92년 봄, 박사 학위 과정 입학 후에 에세이 시험을 치렀다. 주제에 따라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이었다. 당당하게 시험에 임했다. 한국에서 대학원 논문을 써 본 경험이 있고 여기서 대학원 졸업도 했었다. 영어 문법에도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실패! 시험 평가관에 의해 나의 생각과 표현의 과정이 이들의 것과 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재도전 시험 대신에 수필 쓰기 과목을 수강하기로 결정했다.

‘글 내용이 주제와 일치하고 논리가 정연해야 한다.’ ‘글의 흐름이 간결하면서 읽는 이들로 하여금 설득력이 있게 보여야 한다.’ ‘글 내용이 눈으로 그림을 보듯이 쉽게 이해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때로는 ‘구체적인 예들을 들어야 한다.’ 등 생각을 조직적으로 하여 이를 구체적으로 그리고 설득력 있게 표현하는 훈련 과정이었다. 솔직히 필자가 과거에 깨닫지 못한 것들이다.

이 곳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글 쓰기를 많이 한다. 생각을 조직하여 설득력 있게 표현하는 훈련이다. 그런데, 사고 과정이 달라 불편을 겪는 경우도 많다. 아이들과의 의견 충돌로 인한 갈등으로 감정을 상하는 경우가 그렇다.

아이들의 훈련받은 구체적인 논리에 부모들이 자주 밀린다. 무시 당하는 기분에 마음도 가끔 상한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You don‘t understand it! Forget it!”하면서 종종 방문을 ‘꽝!’ 닫고 뛰쳐 나간다.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 당황한다.

심지어 부모들과 대화하기를 기피하는 아이들도 늘고 있다. 자기들을 잘 이해하지 못하며 대화가 안된다고 한다. 대화를 하자고 하고선, 부모가 일방적으로 결론을 내리고 설득하려고 한다고 한다. 대화를 하면 할수록 자기들이 이해되기는커녕 마음만 더 상한다고도 한다.

서양인들과의 접촉에서도 난처함을 경험하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고객을 상대할 때 그들이 따지기 시작하면 감당을 못한다. 영어도 문제지만, 자신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사고 의식 구조가 조성되어 있지 못해서이다. 더 감정이 상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 대충 얼버무리며 손님의 요구를 수용한다. 속으로는 부글부글 끓는다. 손님이 떠난 후에 열 마디(?) 해버린다.

구체적이고 조직적으로 생각하는 훈련이 이러한 불편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화제를 정하여 놓고 간단한 글을 쓰거나, 아이들이나 가족들과 대화를 통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이야기하는 시간도 좋을 것 같다.

책과 신문 기사 혹은 사설 등을 읽고 내용을 분석하며 종합하는 훈련도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것 같다. 짧게는, 무엇보다도, 잘 들어 주고 진정으로 이해해 주며 절충할 줄 아는 자세가 중요한 것 같다. 상대방의 생각을 존중하고 인정하여 주면서 자신의 입장을 차분히 조금이라도 더 설명하는 태도도 아주 중요하다.

우리의 사고 구조가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다. 단지, 더불어 살아가는 데 다른 문화권의 사고 구조를 이해하면 도움이 될 것 이라는 얘기다. 문제를 인식하고 개선하면 의사 소통에도 작으나마 도움이 될 것이다. 기분 상하는 일도 줄어들어 결국 정신 건강에 일조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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