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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해야 할 대체종교적 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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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하 2014-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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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과거 인류문명에 대한 획일화 표준화 규격화를 통한 설명과 이해를 벗어나 다원화 다양화 지역화가 특징이 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16세기부터 시작된 산업화가 후기산업주의로 접어들면서 인류문명은 다원화의 특징을 드러내기 시작하였습니다. 교통과 통신수단의 발달은 지구촌 시대를 만들었고 발전한 통신수단은 종전과는 다르게 인간의 생활을 동시화 다원화하고 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제3세계국가들이 식민지에서 독립하면서 정치적 경제적 발전과 함께 그들의 역사와 문화와 종교를 부흥시키면서 이전의 서구적 이념과 문화적인 영향에서 벗어나게 된 것입니다. 각 민족들은 정치적 경제적 이유로 이주와 이민을 하게 되어, 이제는 어느 곳에서나 쉽게 독자적인 종교문화권에서 이질적인 요소의 문화와 타종교의 사람들과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우리 시대가 안고 있는 인류생존과 문화 보존에 대한 위협이 많은 종교인들과 지식인들로 하여금 인류의 평화적 공존과 연합의 필요성을 느끼게 하였습니다.

사회의 다원화는 곧 종교다원화에 대한 도전으로 작용하였고, 이에 대한 자유주의 신학의 대응이 종교다원주의 신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통 기독교는 좋든 싫든 기독교 안팎의 다원주의 도전에 응답하여야만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입니다. 이것은 어느 나라와 지역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고 세계적이고 일반화된 문제입니다. 특히 한국교회는 한민족 특유의 다원주의적 가치와 삶의 태도로 인하여 더욱 심화된 종교다원주의 상황 하에 놓이게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종교상황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다종교, 다교파, 다종파의 전형이 되고 있습니다. 개신교만도 100여 개의 교파로 나누어져 있고 수많은 신흥종교까지 합하면 조사된 것만도 393개나 된다고 합니다. 생활 속에 깊이 뿌리 내리고 있는 민간신앙까지 고려한다면 한국 사회는 종교다원주의가 가장 효과적으로 발현할 수 있는 생태환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들이 비록 미국에 이민 와 살고 있지만 김치와 된장을 포기하지 못한 것처럼 생태적 체질이 된 다종교적 경향과 그것을 선호하는 태도 또한 쉽게 포기하지 못합니다. 이러한 다원주의 영향은 건전한 교회 안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극단적 청교도들에게서도 나타나는 것이지만 대부분의 복음주의 교회들이 경건과 학문을 대립적 관계로 설정하여 현대사조를 성경적으로 분석하고 대응하지 못하고 성경적 메시지 대신 자본주의 메시지에 편승하였습니다. 교회의 이러한 외도를 교회보다 세상이 먼저 눈치 챘습니다. 그것은 곧 교회의 영적 권위의 상실을 의미했고 그에 대한 사람들의 대응이 대체종교인 셈입니다. 대체종교란 종교 아닌 것들이 종교가 되는 것을 말하고 극단적으로는 종교가 수단화 되는 과정상의 현상입니다.

사회적 측면에서 대체종교란 기성 문명에 대한 저항이며 역사적 상황에 책임성 있게 대응하지 못한 교회에 대한 저항과 이탈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분석은 종교사회학적인 분석이지만 교회는 이러한 상황을 성경적으로 읽어내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면 안 될 것입니다. 대체종교는 지나치게 개인적이어서 사회의식이 결여됐다는 점이 가장 큰 역기능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대체종교에 심취한 이들은 일상생활의 부적응 자가 되어 사회로부터 고립될 위험성이 크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언제부턴가 한국에서는 촛불 시위에 엄청난 사람들이 참여합니다. 그것이 단순한 반미 시위일 수도 있고 정치적 불의에 대한 민주시민의 정당한 저항일 수도 있지만 자세히 보면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습니다. 재난이 일어나거나 불의가 저질러 질 때 국민의 집단적 반응은 사회 안전 구축이나 정의 사회 구현을 위한 것임과 동시에 대체종교의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박정희 전 대통령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들에게서 대체종교의 성격은 확연합니다. 이 시대는, 종교적으로는 성(聖)과 속(俗) 상생을 추구하는 상대주의 가치관이 지배하고 있고, 사회적으로는 집단적 형태로 나타나지만 그 집단을 이루는 개인이 극단적 개인주의이기 때문에 종교적 신비주의와 사회적 무책임주의로 가게 됩니다.

대체종교 현상은 그 폭이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넓습니다. 엘 고까지 관심을 보였다는 단학선원, 1990년대 시인 김지하, 소리꾼 임진택, 작곡가 김영동, 연출가 김민기씨 등 민주화 투쟁 꾼들이 결성한 율려(律麗) 학회, 민족 문화와의 친화력이 강한 천주교의 기(氣)나 풍수(風水) 등 전통 문화 유산과의 공존을 강조하는 활동 사례와 80년대 후반 일부 목사들을 비롯한 젊은이들의 농촌 귀화 운동도 대체종교운동의 영향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미국의 경우 뉴튼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동양사상과 물리학을 접목한 UC 버클리대 물리학과 프리초프 카프라 교수의 ‘유기체적 과학’론을 비롯하여 스포츠에 대한 열광, 세월호 참사에 대한 합리적이지 못한 반응에도 대체종교의 경향은 나타나고 있습니다. 참선이나 명상이나 기 같은 것이 변형된 형태로 교회에 도입되어 영성운동으로 확산되고 있는데 이것도 대체종교의 영향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인문학이 전반적으로 겪고 있는 위기의 원인이 비 실용성 때문이듯이 교리와 신학이 겪고 있는 위기도 그 비 실용성 때문입니다. 현대 교회는 교리나 신학을 소홀히 하는 것이 얼마나 치명적인 실수인가를 잘 알지 못하고 있는 듯 한데, 그에 대한 상당한 책임이 신학교에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자본주의의 영향을 받은 교회가 성장지상주의를 지향하고 상대주의와 다원주의의 영향에 의해 대체종교의 영향까지 분별하지 못하고 수용하며 물리적으로만 성장할 때 신학 교수들이 그것을 비판하지 못하고 오히려 긍정적으로 수용하였습니다. 그 결과 교회는 목회자 개인의 영적 능력(?)을 지나치게 강조하게 되었고, 신자는 능력 있는 목회자로부터 은혜를 기다리고 받기만 하는 피동적 존재가 되어 버렸습니다. 종교 연구가들조차도 대체종교를‘종교의 패스트푸드’라고 하는데, 직접 양을 먹여야 하는 목회자가 영적 헬스 푸드가 무엇인지 분별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온갖 종류의 프로그램 도입이나 교회를 entertainment 장으로 만드는 것 외에 별다른 대안을 찾지 못하는 것이 오늘날 교회가 직면하고 있는 한계상황입니다.

종교의 사회 기여도를 물리적으로 측정하면 개신교회가 다른 종교나 종파보다 단연 앞서고 있지만 그것은 부자 교회가 갖는 단순한 경제력이지 교회의 진정한 능력이 아닙니다. 개신교회가 물리적으로는 가장 많이 기여하면서 동시에 가장 욕을 많이 먹고 있다는 사실이 그것이 경건의 능력이 아님을 말해줍니다. 교회의 본연의 사명은 교회 자체의 다양한 프로그램이나 물리적으로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 아니고 신자 개개인의 변화된 경건한 삶입니다. 교회의 물리적 능력이나 규모는 신자 개인의 경건과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교회의 능력과 영향력이 정확히 교인들의 숫자와 재정적 규모만큼 행사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목회자는 그에 편승하여 교인 수와 재정 규모를 늘리는 것을 부흥이라고 판단하고 거기에 눈물겹게 천착 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사회적으로는 정치적 체제, 경제적 구조, 문화적 장치 등이 종교적 기능을 갖는 것을 대체종교라고 하는데, 교회가 물리적 영향력을 교회의 능력으로 평가하여 대체종교의 영향에 휘둘리고 있습니다.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 - 롬 1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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