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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은 단지 결함이나 선한 특성의 부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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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하 2013-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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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은 조화와 질서가 국가와 사람의 특징이 되어야 한다고 보았고 악이란 그 부재(不在)에서 생긴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악을 단지 결함이나 어떤 선한 특성의 부재로만 보는 것이 플라톤의 세계관의 일관된 주제입니다. 악을 결핍으로만 보는 것은 의도적이고 반역적인 선택으로 인해 발생하는 개인적인 악과 사회적인 악을 지나치게 과소평가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죄나 사회적인 죄가 그저 결핍에 지나지 않는다면 악은 인간 본성이나 사회제도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플라톤은 아무도 고의로 죄를 짓지 않는다고 믿었기 때문에 그와 같은 주장을 하였습니다.

17세기의 독일의 철학자 라이프치히는 수학, 자연과학, 법학, 언어학, 신학 등에 두루 관심을 가졌던 학자입니다. 그는 종교개혁 이후에 활동한 사람으로 신교와 구교를 다시 화해시켜보려고 노력하기도 하였습니다. 수학에서는 뉴턴과는 별개로 미분 적분을 창시하기도 하였고, 신학적으로는 변신론(辯神論)이라는 책을 썼습니다. 그의 지우(知友)였던 프로이센 왕비 조피 샤를로테를 위해서 쓴 변신론은 예정 조화의 입장에서 철학과 종교의 융화를 꾀한 것이었는데, 책 제목이 말해주듯이 하나님을 변호하는 것이 그 책의 목적이었습니다. 왜 하나님이 악을 창조했는가라는 사람들의 문제 제기에 대해 하나님을 변호하기 위해 그 책을 쓴 것입니다. 그에 의하면 하나님이 악을 창조한 것이 아니고 인간이 불완전한데서 악이 발생하였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의 설명은, 하나님만이 완전한데, 완전한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했다면 창조된 것들은 다 불완전하다는 것을 뜻한다고 하였습니다. 만물은 피조 되었다는 사실이 불완전하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죄나 악은 그 불완전함으로부터 나온다고 하였습니다. 그는 나름대로 하나님이 죄의 창조자라는 사람들의 비난으로부터 하나님을 변호하기 위해 그 같은 주장을 하였지만 그 같은 주장은 하나님이 악을 창조했다는 사람들의 비난을 변호 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반대 결과에 이르게 하고 말았습니다. 불완전한 것은 도덕적 잘못이 아닌데 그 불완전한 것으로부터 죄나 악이 나온다면 그 같은 이론은 결국 인간으로 하여금 죄의 책임을 회피하게 하는 결과를 낳기 때문에 그 책임을 하나님께 돌아가게 한 입니다. 철학에서는 이런 설명을 존재론적 설명이라고 합니다. 죄에 대한 존재론적 설명은 마치 “임꺽정은 몸무게가 200 파운드다. 그러므로 그는 나쁜 놈이다.”라는 것과 같습니다. 몸무게와 도덕성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현대에는 죄의 책임을 개인보다는 환경에 돌리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제도와 전통과 관습과 결핍으로부터 악이 발생한다고 주장합니다. 악에 대한 성경의 가르침에 무지하면 그와 같은 이론에 설득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악에 대한 존재론적 설명은 매우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이론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설득을 당합니다. 경제학에서는 “희소”(scarcity)가 빈부 격차를 만들어 내고 그로부터 경쟁과 사회적 갈등이 발생한다고 하는 이론이 있습니다. 이 같은 이론을 가장 잘 이용한 사람이 칼 마르크스입니다.

그런데 마르크스는 희소성이란 실제로 자원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누군가 많이 가지기 때문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로 인해 빈부 격차와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고 개인과 개인은 물론이고 집단과 집단 그리고 국가와 국가 사이에 분쟁과 전쟁까지도 일어나게 된다고 보았습니다. 그가 제시한 해결책은 아무라도 다른 사람보다 많이 가지지 못하게 하는 것인데, 그것이 바로 사유제산을 없애는 것이었습니다. 마르크스의 이론도 악이 도덕적 잘못 때문이 아니라 결핍과 부족 때문이라고 하는 존재론적 설명입니다.

원시적 농경 사회나 수렵사회에서는 필요 이상의 생산이나 사냥을 하지 않았습니다. 농사를 많이 지어 곡식을 많이 생산해도 다 먹지 못하면 곧 썩어버리기 때문에 가족이 먹을 만큼만 농사를 지었고, 가족이 먹을 만큼만 사냥을 하였습니다. 존 로크의 설명에 의하면 돈, 곧 썩지 않는 재산(property without spoiling)이 생긴 이후 인간의 욕심은 통제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 이론도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지만 이 역시 악에 대한 존재론적 설명입니다.

악이나 죄에 대한 존재론적 설명은 인간이 죄의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게 하는, 어찌 보면 인간을 위하는(?) 이론이기 때문에 설득력이 있습니다. 그러나 죄에 대한 이와 같은 설명은 성경의 가르침에 반하는 것입니다. 성경이 가르치는 죄는 하나님께서 금지한 것을 인간이 의지적으로 선택하고 실행한 것입니다. 그의 선택은 무지 때문도 아니고 환경 때문도 아닙니다. 인간이 죄를 짓고도 그 죄를 존재론적으로 설명하여 환경과 불완전함 때문이라고 하는 것은, 그 설명 자체가 이미 타락으로 인한 악한 설명입니다.

인간은 낙원에서도 죄를 지었습니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죄를 존재론적으로 설명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인간의 뇌가 두려움으로부터 우리를 과잉보호하려는 특이한 방식으로 작동한다고 했는데, 인간의 생각은 지은 죄에 대하여 변명하려는 타락한 본능적 방식으로 작동하는 것이 분명합니다. 죄책을 피하는 것이 사는 길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사망으로 향하는 길이고 회개하는 것이 생명으로 나아가는 길입니다.

로마서 1:20절에 논리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말씀이 있습니다. “창세로부터 그의 보이지 아니하는 것들 곧 그의 영원하신 능력과 신성이 그가 만드신 만물에 분명히 보여 알려졌나니 그러므로 그들이 핑계하지 못할지니라.”우리가 믿는바 하나님과 구원의 도리와 하나님의 뜻은 특별계시인 성경에 계시되어 있는데 성령을 통해서만 깨달을 수 있고 일반은총 즉 자연을 통해서는 깨달을 수 없고 인간의 노력으로도 깨달을 수 없습니다. 이것이 성경 전체의 가르침이고 정통 기독교의 교리요 신학입니다.

그런데 바울은 로마서 1장 2절에서 하나님의 영원한 능력과 신성이 그가 창조한 만물에 분명히 보여 알려졌기 때문에 아무도 핑계하지 못한다고 하였습니다. 핑계하지 못한다는 것은 자연을 통해서도 구원의 도리와 하나님을 알 수 있다는 것인데, 그렇게 되면 이 주장은 정통 교회가 믿는 성경 전체 가르침과 대립됩니다. 나는 이 둘의 모순을 설명할 수 없습니다. 다만 내가 이해하는 바로는 인간은 그 어떤 죄에 대해서도 핑계할 수 없다는 것을 성경 전체가 강조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핑계는 자신을 형편없는 존재로 전락시키는 것이고 진실 된 고백은 자신을 한없이 존귀한 존재로 회복시키는 것입니다.

“만일 우리가 죄가 없다고 말하면 스스로 속이고 또 진리가 우리 속에 있지 아니할 것이요 만일 우리가 우리 죄를 자백하면 그는 미쁘시고 의로우사 우리 죄를 사하시며 우리를 모든 불의에서 깨끗하게 하실 것이요 만일 우리가 범죄하지 아니하였다 하면 하나님을 거짓말하는 이로 만드는 것이니 또한 그의 말씀이 우리 속에 있지 아니하니라.”-요한일서 1:8-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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