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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적 가치와 계몽주의적 가치가 혼합된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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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하2012-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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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회의 제도적인 장치, 정부의 형태나 경제, 가정, 종교, 사회 체제는 그 사회를 구성하는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신앙이나 이데올로기에 의해 영향을 받습니다. 미국은 인간과 사회의 본질, 권리, 책임, 목적들에 관한 독특한 전제들 위에 국가적 기초를 쌓았습니다. 18세기 후반에 여러 신학적, 철학적 전통들이 집중하여 신흥 독립국 미국의 정부와 사회에 대한 이해를 형성하였고 사회 제도들을 위한 이데올로기적 기초를 제공하였습니다. 그 사상은 대체로 세 조류(潮流)가 합쳐진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기독교의 전통이고, 둘째는 유럽 계몽운동의 여러 변형들이며, 셋째는 급진적인 휘그당원들(Whigs)이나 18세기 초 영국의 자유공화국 지지자들의 사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럽의 계몽운동은 워낙 다양했기 때문에 미국은 그 운동의 원칙들과 신념들 중에서 선별적으로 취사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존 록크와 샤를 몽테스키외의 정치 이론들이 미국 헌법 제정자들에게 영향을 끼쳤습니다. 특히 자연권이나 제한 된 정부, 양심의 자유 등에 대한 이해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스코틀랜드의 경험주의적 인식론도 미국을 형성해 가는데 실제적인 철학적 토대를 제공하였습니다. 무엇보다 미국 문화의 윤곽 형성에는 기독교 영향이 크지만, 기독교의 영향에는 고대 비기독교의 여러 사상들이 혼합되어 있었습니다. 이러한 기독교의 영향, 계몽운동의 영향, 휘그당의 영향을 고려하면 미국은 폭넓은 서구 인본주의 전통, 즉 기독교 인본주의와 세속적 인본주의의 전통 위에 세워졌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미국의 사상적 배경을 넓게 조망하면 그렇지만, 종교 개혁이 미국에 이주한 청교도들에게 끼친 영향과 기여를 고려할 때 개신교의 영향은 특별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사상적 뿌리는 워낙 다양해서 한 마디로 정의하기가 어렵습니다. 흔히 미국을 기독교 국가라고 할 때 그러한 주장이 역사적 지지를 받지 못하는 이유를 사상적 뿌리의 다양성에서 원인을 찾습니다. 미국의 초기 이주자들 가운데 많은 이들은 성경의 가르침을 삶의 모든 영역에서 순수하게 적용시키려고 노력한 경건한 그리스도인들이었습니다. 이 경건한 그리스도인들의 영향력은 초기에는 거의 주도적이었고, 미국 사회 발전에 큰 영향을 끼친 영국 법 전통은 대체로 기독교 가치관에 의해 형성된 것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지금까지 현저하게 기독교 국가로 정체성을 드러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초기 청교도들의 경건한 성경적 삶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다른 세계관들과 뒤섞이게 되었습니다. 청교도들이나 독립전쟁 세대나 어떤 기독교 집단도 미국을 성경적인 가르침의 표준에 부합하는 사회로 만들지는 못하였습니다. 청교도들이 꿈꾸던 가정, 국가, 사업, 경제, 교회를 세우는 일은 점점 요원해져 가고만 있습니다. 가난하고 버림받은 사람들에게 정의와 구제가 베풀어지고 바른 도덕성이 지배하고 모든 문화 활동이 하나님의 영광을 추구하는 나라로 세우지는 못하였습니다. 오늘 우리는 청교도들의 순수한 경건을 흠모하지만, 그들은 기독교 가치관의 기초에 문화를 세울 수 있는 넘치는 자유와 기회를 슬기롭게 활용하는데 역부족이었습니다. 이것이 청교도들의 약점입니다. 그들 중에는 성경을 잘못 해석하여 자신들을 새 이스라엘이라고 주장하는 자들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생각 때문에 교만하게 되었고, 서로를 구별하게 되었으며, 사람들에게 강제적으로 교회 출석을 요구하였으며, 반대자들을 추방하고 교인들에게만 투표권을 주었습니다.

게다가 미국의 독립전쟁은 기독교의 전통적 가치관과 계몽주의 운동의 이신론적(理神論的) 가치관이 혼합되어 기독교를 정치적 종교가 되게 하였습니다. 계몽주의 운동의 정신은 미국인들의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욕구들을 보편적이고 초월적인 이성의 원칙들과 융합하게 하였습니다. 독립전쟁이라는 국가적 위기 기간 동안 기독교, 계몽운동의 이성, 급진적인 휘그당의 정치적 이데올로기가 모두 한데 어우러져 정치, 경제, 사회적 목표를 지지하였습니다. 이 기간 동안 기독교는 계몽운동의 반기독교적인 정신을 간파하는데 눈이 멀었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이신론적 가치관을 받아들였습니다. 오늘날까지 기독교인들 중에 미국 헌법 제정자들이 계몽주의 운동에 집착해 있었다는 사실을 무시하거나 가볍게 생각하며 철저한 기독교 정신의 사람들이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헌법 제정자들 중에 정통 그리스도인은 패트릭 핸리, 존 위더스푼, 사무엘 아담스 뿐이었고, 우리에게 잘 알려진 벤자민 프랭클린, 토마스 제퍼슨, 제임스 메디슨, 알렉산더 해밀턴, 조지 워싱턴, 존 아담스, 토마스 패인 등은 모두 계몽주의 정신으로 무장된 이신론자들이었습니다. 물론 미국은 반기독교적 사상이 지배하는 나라는 아닙니다. 미국이 지금까지 철저한 기독교 국가의 모습을 보여 준 적은 없지만 그래도 공공질서와 개인적인 생활에는 성경의 전제와 가치관이 깊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미국은 자유로운 사회이기 때문에 모든 것이 허용되고 있지만 허용에 따른 책임 또한 만만하지 않습니다. 이민자들이 미국 사회에 정착하는 것의 어려움도 바로 이 허용과 책임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 기독교인들은 계몽주의 가치와 기독교의 가치가 혼동되어 그 모두를 기독교의 가치로 받아들이는 사회와 문화로 인하여 신앙적 혼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면 성경적 전제와 가치관이 점점 더 무시되고 거절되는 사회라는 것을 알 수 있지만 아무 생각 없이 살다보면 세속적 가치관을 성경적인 것으로 혼동할 수가 있습니다. 물론 어떤 신앙과 사상과 철학도 시대를 초월하여 순수할 수 없습니다. 사상과 사상이 만나서 섞이고 철학과 철학도 그러하며 신앙 또한 사상과 철학을 만나 때로는 거부하고 때로는 융합하기도 합니다. 한 경건한 신자가 세속적인 영향으로부터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을 수는 없지만 옳은 것과 옳지 않은 것을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은 있어야 합니다. 우리 기독교 신자가 이곳 미국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미국 독립전쟁 당시 미국인들이 계몽주의 가치관을 기독교적인 것과 분별하지 못하고 적극 수용했듯이 세속적인 사상과 가치관들을 기독교적인 것으로 수용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혼합된 사상과 철학과 세속화된 정신을 탓할 것이 아니라 그런 것들을 분별하는 능력을 길러야 하고 성경의 가르침으로 개혁해 나아가야 할 사명을 받은 자들입니다.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 - 롬 1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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