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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큰 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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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하2012-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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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어머니가 부엌에서 일하다가 실수로 하반신에 심한 화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 하였습니다. 의사나 간호사의 말에 의하면 제일 아픈 고통이 화상으로 인한 아픔이라고 합니다. 가죽이 다 벗겨지고 말초신경이 드러나기 때문에 인간으로서 겪을 수 있는 가장 아픈 고통이 화상으로 인한 고통이라고 합니다. 오래 전에 교회 학생들을 데리고 영등포 시립병원을 방문했다가 전신에 화상을 입은 환자를 보았습니다. 그 때 환자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하반신에만 화상을 입은 이 어머니도 자기 아들에게 “천 번 죽고 천 번 사는 것 같다. 이 세상에 이런 아픔이 있다는 걸 몰랐다.”고 했습니다. 고통은 철저히 당사자만의 것입니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의 고통이라도 대신 하거나 나눌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 어머니는 그 단말적인 고통 가운데서도 자식들을 위해 기도하였습니다. 이 어머니는 아들의 손을 붙들고 “얘야, 나는 너희를 위하여 기도드리고 있다. 너희들의 아픔을 모두 내게 주십사고, 너희들의 고통을 다 내가 걸머지고 갔으면 좋겠다. 그래서 너희들에게는 이런 고통이 없기를 기도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어머니는 세상을 떠났습니다. 아들은 잠자리에서 편히 누울 때마다 어머니의 기도를 생각했습니다. 어머니는 기왕에 이렇게 아픈 것 자식들의 아픔까지 다 아프고, 자식들은 안 아팠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하나님이 이 세상에 하나님의 사랑을 보여주시기 위하여 우리에게 주신 것이 부모의 사랑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자식은 부모의 사랑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배우고, 부모는 자식을 사랑하면서 하나님의 사랑을 배웁니다.

예수님께서 한 번은 두로와 시돈 지방으로 가셨습니다. 두로와 시돈은 이방 땅입니다. 그곳 지방 사람들은 유대인들에 대하여 적개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곳에 가셨을 때 한 여자가 예수님께 나아와 귀신 들린 딸을 고쳐달라고 간청하였습니다. 마태는 이 여자를 “가나안 여자”라고 하였는데, 이 말은 유대인과 이방인 사이의 역사적, 종교적 괴리를 한층 강하게 강조하는 말입니다. 그런데도 이 여인은 예수님을 “주 다윗의 자손이여”라고 불렀습니다. 그것은 예수님을 단지 높으신 분이나 능력 있는 분으로서가 아니라 이스라엘의 구원자로 약속되고 대망의 대상인 분으로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 여자의 간청은 겸허하고 간절했지만 모두 그녀를 외면하고 무시했습니다. 희랍어 동사 시제는 그녀가 반복적으로 외쳐 간청했음을 의미합니다. 예수님은 그녀의 간청에 한 말씀도 대답해 주지 않으셨습니다. 하나님 나라의 능력을 이방 땅에서 행하시는 것은 예수님께서 의도하시는 바가 아니었습니다.

여자가 계속하여 외쳐대자 제자들은 예수님께 그 여자의 간청을 들어주어 보내버리라고 간청하자 예수님은 “나는 이스라엘 집의 잃어버린 양 외에는 다른 데로 보내심을 받지 아니하였노라”고 하셨습니다. 이번에는 그녀가 직접 예수님께 절하며 “주여 저를 도우소서.”라고 하자 예수님은 “자녀의 떡을 취하여 개들에게 던짐이 마땅하지 아니하니라.”고 하셨습니다. 물론 여기서 사용된 “개”는 임자 없이 떠돌아다니는 혐오스러운 들개가 아니라 집에서 애완용으로 기르는 개를 가리킵니다. 유대인들의 이방인에 대한 배타주의는 이방인들 사이에서 잘 알려진 사실이기 때문에 그러한 취급을 예상했다하더라도 “주여 옳소이다마는 개들도 제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를 먹나이다.”라는 여자의 대답은 예수님을 감동케 하기에 충분하였습니다. 그녀에 대한 예수님의 칭찬은 “여자여 네 믿음이 크도다.”라는 최상급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칭찬과 함께 그녀의 간청을 들어주어 그녀의 딸을 고쳐 주셨습니다.

나는 이 여자의 믿음을 한 어머니의 큰 믿음이라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녀의 믿음은 교리적이나 신학적인 믿음이 아닙니다. 성경 말씀을 많이 아는 믿음도 아닙니다. 헌신을 많이 했다는 믿음도 아닙니다. 충성을 많이 했다는 것도 아닙니다. 도덕적으로 깨끗하다는 것도 아닙니다. 귀신 들린 딸을 둔 한 어머니의 믿음입니다. 자식을 위해서라면 무엇을 못하겠느냐는 어머니의 사랑에서 비롯된 믿음입니다. 그녀는 딸과 자신을 동일시하였습니다. “내 딸을 불쌍히 여겨 주소서!”라고 하지 않고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주여 저를 도우소서!”라고 하였습니다. 고통당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할 때 중요한 것은 고통당하는 자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절실함이 필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부모는 자식을 키우면서 믿음이 자랍니다. 고통 하는 자식을 위해 기도하지 않을 부모는 없을 것이고, 자식을 위해 기도하면서 형식적으로 기도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자식이 아파하면 부모도 아프고 자식이 기뻐하면 부모도 기쁩니다. 그래서 부모는 자식을 키우면서 “진정”이 무엇임을 배우고, 겸손도 배우고 기도를 배웁니다.

자녀를 키우면서 믿음이 자라는 부모는 자기 자식의 믿음을 키워주는 것입니다. 자식의 믿음은 전적으로 부모의 믿음과 함께 자랍니다. 아무리 좋은 교회, 큰 교회, 교육 시스템이 잘 갖추어진 환경에서 교육을 받아도 부모의 믿음이 자라지 않으면 자식의 믿음은 자라지 않습니다. 자녀 신앙교육의 최선은 자녀와 함께 예배드리고, 함께 기도하고, 함께 무릎 꿇고, 함께 아파하는 것입니다. 누군가 말하기를 아브라함도 자식을 통해 믿음의 조상이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욥의 믿음도 자녀와 관련이 있습니다. 인간관계에서 질투와 시기심이 발동하지 않는 유일한 관계가 부모와 자녀 관계일 것입니다. 부부간에도 끼어들 수 있는 시기와 질투가 부모와 자녀 사이에는 끼어들지 못합니다. 자식 잘되면 무조건 좋고, 자식이 아파하면 부모가 아픕니다. 해서 모든 부모는 자식 때문에 위대한 믿음, 큰 믿음의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부모가 되어서도 기도하지 않는 다면 부모의 자격이 없는 것이고 은혜의 의미를 모르는 것입니다.

자식 사랑도 잘 못하면 사람이 몹쓸 사람 되고 자식도 망하게 됩니다. 그러나 자식을 위해 기도하는 부모는 믿음이 자라는 부모요 자녀의 믿음을 키위 주는 부모입니다. 이 가나안 여자가 딸이 귀신 들리기 전에는 그렇게 큰 믿음의 사람이 아니었을지도 모릅니다. 귀신 들린 딸 때문에 큰 믿음의 사람이 되었을 것입니다. 이 가나안 여자는 딸로 인하여 큰 믿음의 어머니가 되었고 가장 훌륭한 인격자가 되었으며, 가장 인간 적이고, 가장 신앙적이고, 가장 고상한 최상급 믿음으로 자식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귀신 들린 자식은 부모에게 버림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이 가나안 여자는 귀신 들린 딸을 자신과 동일시하였습니다. 비록 귀신 들렸지만 그 안에 잃어버린 하나님의 형상을 보았습니다. 이것이 예수님의 관점입니다. 누가복음 13장에 보면, 예수님께서 귀신들린 지 18년 된 여자를 고쳐주십니다. 이 여자는 꼽추요, 몸도 불구인데다가 귀신 들린 지 18년이나 되었습니다. 열 살에 귀신 들렸다면 28살이고, 스무 살에 귀신이 들렸다면 지금 서른여덟입니다. 몇 살에 귀신이 들렸건 18년이면 여자로서 꽃다운 시간을 다 보낸 것입니다. 꼽추에다 귀신이 들렸으면 전형적인 도깨비 같은 여자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이 여자를 보실 때, “저도 아브라함의 딸이다.”라고 보셨습니다. 겉만 보지 않고 그 내면을 보시고 잃어버린 하나님의 형상을 보셨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미친 여자, 도깨비 같은 여자라고 해도 그녀를 아브라함의 딸이라고 하십니다. 이 가나안 여자도 귀신들린 딸을 그렇게 사랑하였습니다. 귀신 들린 딸은 자기의 딸일 뿐 아니라 하나님의 딸로 보았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믿음입니다. 귀신 들린 딸도 내 딸이고 아브라함의 딸이고 하나님의 딸입니다.

“여자가 이르되 주여 옳소이다마는 개들도 제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를 먹나이다 하니 이에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여자여 네 믿음이 크도다 네 소원대로 되리라 하시니 그 때로부터 그의 딸이 나으니라.”-마 15:2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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