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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 나의 모(母) 교회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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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조2017-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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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9/28
필자의 처가는 원래 불신자 가정이었다. 아내는 결혼 전에 교회를 출석하여 세례를 받고 결혼을 했고 그 후 처갓집 식구들에 대한 전도가 시작되었다. 그 결과 두 언니 부부가 신앙생활을 시작했고 장인 어르신과 두 오빠는 아직 복음을 받아들이지 않은 상태이다.

그래서 필자는 난생 처음으로 처갓집의 추석을 통해 제사와 성묘 문화를 접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던 그대로 드려지는 제사 시에 필자는 옆에서 지켜보다가 뒷정리만 했고 필자의 아내는 설거지 등의 궂은 일로 식구들을 도왔다.

이어서 성묘 가서도 절 대신에 서서 기도로 대신했으며 처가 식구들의 양해 하에 좋은 분위기에서 모든 행사를 치뤘다. 제사와 성묘 등에서 믿는 자로서 할 일은 행사를 뒤에서 도우며 조상들에 대한 추모를 다른 방법으로 보이는 것이라 생각된다.

다음날 필자는 서울로 올라가는 교통편을 알아보니 추석으로 인해 거의 매진됐고 간신히 고속버스를 이용하여 신촌 연대 앞의 형님 집에 도착했다.

30년 전에 출석하던 인천 동암에 소재한 교회를 수소문해보니 교회 건물을 팔고 근처의 고교 강당에서 예배를 본다고 한다. 무언가 찜찜한 기분으로 인천으로 지하철을 타고 내려가 택시로 찾아 갔다.

예배가 시작되니 처음부터 끝까지 찬양과 경배팀이 주도하고 성가대는 구색만 냈으며 설교도 본문과 동떨어진 내용으로 “ 예쉬 ~ 복음 ”일색의 내용 없는 빈 강정이며 어마어마한 고가의 음향 사운드에서 강한 일렉트릭 사운드가 마치 “나가수”공연을 연상시키는 무대를 보여주며 강당 안을 메워 나갔다.

상당한 시간을 불을 끄고 오직 무대 위만 서치라이트로 출연자를 부각시키며 교인들은 관객으로 무대 아래에서 아멘소리로 몸을 흔들고 찬양과 경배팀은 전문 교육을 받은 팀들같이 감성적인 목소리로 듣는 이들의 마음을 격동시킨다.

예배 후에 광고를 통해 알게 되어 찾아온 필자의 옛날 동기 한명과 후배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모두들 30년 전의 시절들을 아직도 기억하며 아쉬워하고 현재 교회의 운영 방식에 불만들을 토로했다.

짐작했던 바와 같이 담임 목사는 교회 건물을 팔고 그 자금으로 현재 강당에 고가의 음향장비와 전문 찬양 팀을 갖추었으며 수십 년 동거 동락하던 교회의 기존 팀들을 해체했다고 한다.

설교 중에서도 “예쉬~ 복음을 효과적으로 전도하기 위해 우리 교회는 남녀 선교회를 해체했다”고 공언하는 것을 보니 대강 교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짐작이 간다.

30년도 전에 필자가 다니던 교회는 비록 인천 변두리에 있었으나 청년들이 많았고 각자가 다방면으로 재능이 있어 여러 행사를 통해 주위 교회를 리드하던 자랑스러웠던 모 교회였다. 이제 그 당시의 연세많고 사랑으로 우리들을 감싸주셨던 권사님들과 나이 드셨던 집사님들은 다 자취를 감췄고 후배들도 각자 다른 교회로 흩어져 필자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더욱이 돌아가신 아버님이 집을 팔아 건축비를 대었던(우리는 그후 전셋집에서 살았음) 교회 건물은 건축업자에게 팔려 나가 주춧돌 하나 없이 사라져 버렸다.

이것이 진정 한국 교회의 현주소인가 ? 교인들을 더 많이 모이게 하기위해 어떤 방법과 수단을 쓰던 부끄러움을 상실한 변질된 목회자의 모습.(담임목사는 놀랍게도 장신출신이다)

과거 초대교회 역사도 그랬다. 주후 313 년에 콘스탄틴 황제가 기독교 성직자들에게 특권을 부여하자 성직자들의 변질이 시작되었고 기독교는 더 이상 어렵고 소위당하는 소수 계층을 위한 교회가 아니었다.

교회의 교인들이 늘어나고 , 재산이 불어 나면서 교회들은 저마다 한껏 위용을 자랑하는 거대 건물들을 계속해서 건축해 나갔다.( 지금 필자가 방문했던 모 교회도 교육관을 신축했는데 빚이 35억이라 교인들에게 담임목사가 교인들을 개인적으로 만나 압력을 가한다고 한다.)

과거 십자가에서 죽임을 당하거나 아니면 추방을 각오하고 교회의 지도자가 되어야 했던 성직자들은 세속의 지도자들에게 버금가는 권력과 부를 누리며 상당한 수의 지도자들은 더 이상 남을 섬기는 그리스도의 종이 되기를 포기했다.

예수의 길을 따라야 한다고 성직자들이 강단에서 목청을 높이던 그 예수님은 무엇이라고 말씀하셨는가 ?

“ 인자의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 ( 막 10 ; 45 )”

아무 흔적 없이 사라진 옛 교회 터에서 이제 초대교회의 변질됐던 그대로를 따라가는 현대 교회와 변질된 목회자를 생각하며 필자의 마음은 속으로 눈물을 삼켰고 이제 남은 생애에 더욱 교회의 올바름을 위해 정진하리라 기도하며 마음을 다졌다.

“ 마라나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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