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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오피니언

교황의 발자국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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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조2017-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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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8/16
세월호 유가족들의 눈물로 얼룩진 얼굴과 교황의 옷자락이라도 만지고 싶은 염원이 간절한 손짓을 바라보며 서있는 교황 - 과연 한국의 어느 대통령과 정치인, 그리고 개신교 목회자들을 비롯한 종교인들이 저런 간절한 신뢰와 염원의 대상이 될 수 있을런지.

아시아 청소년 대회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갑자기 “연설은 종이에 있는 대로 하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연설 원고를 쥐곤 허공에 흔들기도 했다. 교황은 그러고는 “모름지기 마음을 따라가야 한다. (영어는 내가) 잘 못하는 언어다. 제대로 얘기하고 싶다”며 “내가 계속하길 원하느냐”고 물었다. 청년들이 거대한 함성으로 호응하자 교황은 “이탈리아어로 하겠다. 번역해 달라”고 요청했다.

 세 청년의 질문에 직접 답을 준 건 그때부터였다. 교황은 “(사제로 살든 평신도로 살든) 우리가 어떤 삶을 살든지 중요하게 잊지 말아야 할 건 우린 주님을 공경하고 다른 이들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이라며 이 원칙은 스마이뿐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이지만 주님의 뜻을, 또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계속 물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곤 통역 신부에게 한 문장을 세 번 반복해서 말해달라고 했다. “주님 제 삶에 당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주님 제 삶에 당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주님 제 삶에 당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마지막 문장에 가선 청년들도 같이 외쳤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주님이 응답해줄 것”이라며 “스마이의 기도에도 답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다시 영어로 물었다. “피곤한가. 내가 계속하길 원하는가.” 열광적인 반응을 확인하곤 연설을 이어갔다. 교황은 세 청년의 고민 발표 직후 있었던 ‘돌아온 탕아’를 주제로 한 뮤지컬에 대한 소감도 내놓았다. “우리가 죄를 지을 경우가 많다. 아주 큰 죄를 지을 경우도 많다. 실망하지 말라. 여러분을 기다리는 아버지가 있다”며 “많은 아버지들은, 사제들은 언제나 자비로운 마음으로 품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러곤 “(내가) 아주 좋아하는 말씀”이라며 “주님께선 절대로 절대로 용서하는 것에 피곤해하시지 않고 우리를 기다리는 것에 절대로 당신의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는 것을 꼭 잊지 않으시길 바란다”고 했다.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강론에서;
방한 이틀 째를 맞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15일 “이 나라의 그리스도인들이 올바른 정신적 가치와 문화를 짓누르는 물질주의의 유혹, 이기주의와 분열을 일으키는 무한경쟁의 사조에 맞서 싸우기를 빈다”며 인간 존엄성을 모독하는 죽음의 문화를 배척하자고 밝혔다. 교황은 이날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천주교 신자와 일반 시민 등 5만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강론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이탈리아어로 교황이 연설하고 이어 우리 말로 통역되는 식으로 진행된 강론에서 교황은 “새로운 형태의 가난을 만들어 내고 노동자들을 소외시키는 비인간적인 경제 모델들을 거부하기를 빈다”며 “생명이신 하느님과 하느님의 모상을 경시하고, 모든 남성과 여성과 어린이의 존엄성을 모독하는 죽음의 문화를 배척하기를 빈다”고 말했다.

시복식후 한글 트위터에서;
교황은 16일 광화문광장에서 시복미사를 집전한 직후 자신의 트위터(@Pontifex)에 "순교자들은 저희에게 부와 명성과 명예는 중요하지 않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예수님이 유일하고 진정한 보물입니다"라는 메시지를 올렸다

광화문 시복식 행사후에서;
17만명이 운집했던 1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한 '윤지충 바오로와 순교자 123위 시복미사'에 참석하고 나오는 가톨릭 신자들의 손에는 대부분 비닐 봉지가 들려있었다.

시복식 시작 6시간 전부터 광장에 모인 신자들이 이날 낮 12시까지 해당 장소에 머무는 과정에서 나온 쓰레기를 담은 봉지였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신자들에 따르면 행사 뒤 나오는 쓰레기는 각자 챙겨가는 게 '가톨릭 문화'다.

이날 새벽 부모님과 함께 용인에서 광화문광장으로 와 9시간 넘게 현장에 머물렀다는 방세민(15)군은 "쓰레기는 무슨 행사를 하던 (자신이)치워 나오는 게 당연한 것"이라며 "교황까지 오신 행사인데 신자들이 더 신경써서 현장을 치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원봉사자 김재영(29·여)씨는 "가톨릭에서는 행사 뒤 자기 쓰레기를 자기가 가져가는 걸 당연하게 받아들인다"며 "간혹 쓰레기를 놓고 가시는 분들도 있지만 그런 분들도 쓰레기를 모아 놓는 곳에 놓고 가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동료 미화원 100여명과 함께 오전 11시쯤 광화문 광장에 나온 종로구청 소속 환경미화원 박호진(34)씨는 "월드컵 거리응원 때보다 사람이 훨씬 많아서 걱정했는데 그때보다도 훨씬 깨끗하다"며 "오신 분들도 개별적으로 쓰레기를 봉투에 넣어가셨다"고 말했다.

충북 음성 꽃동네 방문에서;
충북 음성 꽃동네에서 장애인들을 맞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의자에 앉지 않았다. 교황은 30여분간의 만남 시간동안 사뭇 선 채로 장애 아동들의 공연을 관람했으며 때로는 이들의 얼굴을 어루만지고 때로는 이마에 입을 맞추거나 기도하며 이들의 아픔을 어루만졌다.

16일 오후 4시 30분 꽃동네 희망의 집 1층에 들어선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곳 경당에서 묵상하는 것으로 장애인과의 만남 일정을 시작했다.

경당 내에서 휠체어에 앉아 있거나 비스듬히 누워있는 장애인들, 두 다리를 쓰지 못해 바닥에 앉아 있는 장애 아동들의 머리에 일일이 손을 얹고 성호를 그으며 축복했다.
교황은 선물 증정식이 끝난 뒤 자신 앞에 서 있고 누워 있는 장애 아동·어른들, 신자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마에 입을 맞추자 전신 마비 상태로 누워 생활하는 오리나(23·여)씨의 입가에 희미하게 미소가 번졌다.

27년 전 자신을 버린 어머니를 이미 용서했고, 공부에 전념하고 있다는 요한씨를 마주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너무너무 감사하다"고 말하며 그를 축복했다.

교황은 장애 아동과 제빵·제과 기술을 배우는 장애 학생들, 입양을 기다리는 영아들을 일일이 축복했다.

장애 노인들은 교황의 축복을 받고는 포옹하며 "감사합니다"를 연발하며 낮은데로 임한 교황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뜻을 전했다.

광화문의 시복식에서;
가난한 사람들의 울부짖음이 좀처럼 주목받지 못하는 사회들 안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순교자들의 모범은 많은 것을 일깨워 줍니다.”

막대한 부요 곁에서 매우 비참한 가난이 소리 없이 자라나고 가난한 사람들의 울부짖음이 좀처럼 주목받지 못하는 사회들 안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순교자들의 모범은 많은 것을 일깨워 준다”며 순교자들의 교훈에 대해 말했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가 어려움에 처한 형제자매들에게 뻗치는 도움의 손길로써 당신을 사랑하고 섬기라고 요구하시며, 그렇게 계속 우리를 부르고 계신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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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의 방한 모습에 대하여 개신교에서는 여러 반응이 나온 것으로 안다. 이 글에서 천주교가 이단이냐 아니냐 등의 신학적 논쟁은 원치 않는다.
 
 다만 교황의 발자국을 돌아보며 우리 개신교의 부족한 점들과 부끄러운 점들을 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글을 올렸음을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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