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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 주일을 보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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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해근2018-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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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d8e16ae97970918f0a49f80ee5e0bb_1520091610_44.jpg제가 섬기고 있는 교회에서는 매년 2월 첫째 주일을 ‘목회자 주일’로 정하고 목양현장에서 수고하고 계시는 목회자들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미국에서는 매년 10월 둘째 주일이 ‘Clergy Appreciation Day’이지만 우리교회의 실정에 맞추어 2월에 지켜오고 있습니다. 목회자주일이 되면 친교시간에 케익을 자르는 순서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내용은 목회자와 함께 하나님의 교회를 세워가 는 성경적인 가르침에 대해 말씀을 나누는 설교시간입니다. 어떻게 하면 바르게 목회자들을 돕고 교회와 복음사역을 아름답게 섬길 수 있을까에 대해 목회자와 성도가 함께 말씀 앞에 서게 됩니다. 올해 저는 베드로전서 5:1-5절을 중심으로 해서 어떻게 하면 목회자로 하여금 양무리를 잘 치도록 성도들이 도와줄 수 있는지 몇 가지 권면을 드렸고 은혜로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목회자로 하여금 양무리를 은혜롭게 치도록 하기 위한 첫째 길은 ‘억지로 하지 않도록’ 성도님들이 마음을 모아 드리는 것입니다. 목회자가 내외적인 압력에 의해 피할 수 없이 하는 섬김이나 사역이 있다면 그것은 우리가 지향하는 목적지가 아닐 것입니다. 이민교회 사역자들이 흔히 만나게 되는 부정한 압력 중의 하나는 타당한 이유나 근거 없이 ‘교회 옮기겠습니다’는 이상한 성도들의 경고(?)입니다. 한 교회가 이단에 빠진 경우나 지도자들이 내분에 휩싸여 양들을 돌아보지 않는 경우와 같은 극한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인 이유 로 목회자에게 부당한 압력을 넣는 경우도 주변에서 심심찮게 듣게 됩니다.

 

이렇게 부정하고 부당한 압력을 넣어 목회자를 불편하게 하기보다는 복음적이고 성경적인 압력을 목회자에게 드림으로써 목회자가 더 기쁘고 감사하게 사역에 임하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목회자에게 더 많은 성경말씀을 배울 기회나 더 많이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기회 혹은 더 많이 찬양을 드릴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도록 요구할 수도 있고 더 많이 기도해야할 기도리스트를 목회자에게 드리는 것과 같은 건강한 압력은 목회자에게 힘과 위로를 남기게 됩니다. 거룩한 압력은 많으면 많을수록 목회자에게 도움이 됩니다.

 

목회자로 하여금 양무리를 은혜롭게 치도록 하기 위한 둘째 길은 ‘바르지 않은 이익을 추구하지 않도록’ 성도들이 교회의 미래를 바꾸어가는 길입니다. 우리는 주변에서 ‘낙하산 인사’라는 표현을 자주 접합니다. 자신의 정당한 실력이나 노력 혹은 과정 없이 주어지는 직위를 흔히 ‘낙하산 인사’라고 정의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현대교회도 이런 낙하산 인사와 같은 흐름이 보여집니다. 정당한 노력과 수고 없이 열매를 따먹으려고 하는 그런 흐름입니다. 목회자가 성실하고 정직하게 노력해서 학위를 받는 것은 하나님도 기뻐하실 일입니다만 불행하게도 정직한 헌신과 노력 없이 학위를 받으려고 하는 ‘가짜박사’들이 교회의 강단에도 상당수가 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왜 이런 흐름이 교회 안에 들어 왔을까요? 성도들이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감사한 것은 지금 미국에 살고 있는 2세 교회에서는 아직 이런 흐름이 느껴지지 않습니다만 한국교회는 병적일 만큼 학위에 집착해온 것이 사실입니다. 흐름이 그렇다보니 자연스럽게 가짜라도 시도하게 되었고 그 결과 교회가 만신창이가 된 것입니다. 이제 교회의 성도들과 지도자들 모두 정직하게 다시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고 주님이 세워주신 자리로 돌아가야 합니다.

 

목회자로 하여금 양무리를 은혜롭게 치도록 하기 위한 세 번째 길은 ‘자신이 주님의 자리에 앉지 말고 본이 되는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목양의 과정에서 교회가 수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하면 어느덧 담임 목회자의 말이 주님의 말씀처럼 교회에 자리를 잡는 경우들이 보여지곤 합니다. 때론 수적으로 증가하지 않더라도 지도자의 독선적인 리더십으로 인해 교회가 사유화되는 경우도 나타나곤 합니다. 이런 모습에서 벗어나 오히려 양무리의 본이 되기를 성경은 가르칩니다.

 

목회자가 양무리의 본이 되어야 하는 것은 두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데 그 반대의 경우도 교회에서 볼 수 있어야 합니다. 목회자가 성도들보다 월등히 뛰어난 부분이 있다면 아마도 말씀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성경을 해석하고 가르치고 적용하는 분야일 것입니다. 그 부분을 제외한 일반적인 삶의 영역에서는 성도들도 얼마든지 목회자의 본이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30대 중반의 목회자가 이룰 수 있는 신앙의 인격과 70대에 이른 성숙한 성도의 인격은 그 깊이와 폭이 다릅니다. 자녀를 양육하고 삶의 고통과 아픔의 여정을 지나면서도 믿음의 외길을 걸어온 신실한 성도들의 인품은 목회자들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본이 되곤 합니다. 그렇게 풍성한 신앙적인 인품을 다듬어 감으로써 성도는 목회자를 근본적으로 도울 수 있게 됩니다.

 

‘명품교회’라는 단어를 들어 보셨습니까? 명품가방이 있는 것처럼 명품교회도 있는가 봅니다. 그런데 교회를 명품화 시키는 것들이 무엇일까 하고 돌아보면 참 허망한 생각이 듭니다. 명품교회를 만드는 내용물이란 것이 주일예배 때 동원되는 오케스트라나 수 백명에 이르는 성가대의 규모 혹은 파이프 오르간의 유무와 같은 허접한 내용들입니다. 교회를 명품화 시키는 것은 그런 외적인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복음이 강단에서 선포되고 있는지의 여부와 그 복음에 순종하며 정직하고 신실하게 삶을 살아가려는 성도들의 존재여부일 것입니다. 이제 교회가 이런 허상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성도들이 목회자들에게 바른 것을 요구하고 훌륭한 신앙인격을 서로에게 나눔으로써 따뜻함과 진실함이 넘쳐나는 존경받고 사랑받는 목양지와 교회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최해근 목사(몽고메리교회)

thechoi82@yahoo.com

ⓒ 미주크리스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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