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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름 증후군(Stockholm syndr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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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하2023-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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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하1873년 8월 23일 기관총으로 무장한 두 명의 강도가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에 있는 크레디트반켄 은행에 들이닥쳤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들이 은행을 포위하자 강도들은 4명의 은행 직원들을 인질로 잡고 경찰과 대치하였는데, 이 인질극은 무려 6일 동안 계속되었습니다. 강도들은 인질들을 금고에 가두고 고문하며 위협하여 공포에 떨게 하였습니다. 결국, 범행은 실패로 돌아갔고 인질들은 풀려났으며 범인들은 체포되어 구속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은행 강도 사건은 그 인질극을 지켜보던 수많은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하였습니다. 인질로 잡혀있던 사람들이 인질범을 체포하려는 경찰에 협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범인을 보호하며 경찰들에게 적대감을 드러냈습니다. 인질들이 강도들에게 잡혀있는 동안에는 극도의 공포심으로 인하여 강제로나 혹은 살기 위하여 연극으로 인질범을 두둔하고 경찰에 적대적으로 행동하는 것처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을 놀라고 혼란스럽게 한 것은 인질에서 풀려난 후 범인 재판에서 인질로 잡혀있던 사람들이 자신들을 인질로 잡고 가두고 고문한 강도들에게 불리한 증언을 거부하며 심지어 범인들을 옹호하기까지 하였습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그들은 은행 강도들의 변호사 비용을 위해 모금 운동까지 벌였습니다. 사람들은 이렇게 진행되는 과정을 바라보면서 너무 놀라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도무지 뭐라고 설명할 수 없고 이해할 수 없는 이 인질들의 태도에 대해 전 세계인들이 정신적 공황상태에 빠졌습니다. 그러던 중 범죄학자이자 심리학자인 닐스 베예로트(Nils Bejerot)가 뉴스 방송 중에 출현하여 이 인질들이 보여주고 있는 괴이한 태도를 설명하면서 ‘스톡홀름 증후군’이라고 하였습니다.

스톡홀름 증후군(영어: Stockholm syndrome, 스웨덴어:Stockholmssyndromet)은 인질이 범인에게 동조하고 감화되는 비이성적인 심리 현상을 뜻합니다. 이런 현상이 극악한 은행 강도 사건을 통해 전 세계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개적으로 일어났기 때문에 사람들이 놀란 것이지 사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경험하기도 하고 자신들의 주변이나 이웃이나 친척이나 지인들에게서 목격하거나 종종 전해 듣는 현상입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가끔 피해자가 가해자를 변호하는 현상을 목격하고 어처구니없어하기도 합니다. 인질은 아니더라도 일부 매 맞는 아내나 학대받는 아이들도 이와 유사한 심리 상태를 나타내는 예도 있습니다.

스톡홀름 증후군으로 지목된 사례가 미국에도 있었습니다. 미국의 언론 재벌 허스트 가문의 큰 딸 패티 허스트(Patty Hearst)는 19세이던 1974년 2월 급진적 좌파 도시 게릴라 공생해방군(Symbionese Liberation Army)에 납치되었으나, 납치범에게 감화되어 2개월 뒤 공생해방군의 샌프란시스코 은행 습격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였습니다. 패티 허스트가 1975년 9월에 체포되었을 때, 변호사들은 패티 허스트가 스톡홀름 증후군 때문에 범죄에 가담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그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1979년 2월에 지미 카터 대통령이 형량을 줄여주었고, 2001년 1월에는 빌 클린턴 대통령에게 사면을 받았습니다. 또 다른 케이스는 엘리자베스 스마트((Elizabeth Smart)라는 소녀가 정신이상자에게 납치되어 2002년부터 2003년까지 성적 학대를 당하고 부인 행세를 하도록 강요당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스마트는 유타주 솔트레이크시에서 여러 달 동안 범인과 노숙을 하였는데, 이 기간에 신체적 구속이 전혀 없는 상태였는데도 도망가지 않고 계속 범인과 같이 생활하였기 때문에 사람들은 스톡홀름 증후군 때문으로 보았습니다. 물론 대다수의 인질은 스톡홀름 증후군과 무관합니다. FBI 데이터베이스 조사에 따르면 95%의 인질들은 스톡홀름 증후군의 징후를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김기덕의 “나쁜 남자”는 평범한 여대생이 우연히 마주친 야수 같은 남자의욕망과 시기심에 휘말려 집창촌의 여성으로 살아가게 되는 불쾌하기 짝이 없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그녀가 가혹한 운명의 덫에서 벗어날 기회가 있었는데도 남자에 대한 연민을 보이며 피학적 삶의 굴레에 자신을 맡겨버린다는 점입니다.

폭력을 일삼는 남편을 이상화하는 아내, 자신을 학대하는 아버지를 닮고 싶어 하는 아들, 가학적이던 옛 연인을 그리워하는 사람들도 스톡홀름 증후군으로 볼 수 있습니다.

최근 미국이나 한국에서 고위직에 있는 자가 너무도 명백하게 죄를 지었음이 분명한데도 국회 청문회에서 국회의원들이 말도 안 되는 빈약한 논리로 죄지은 자를 변호하는 것을 온 국민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배울 만큼 배운 국회의원들의 정직하지 못한 그러한 주장과 논리에 적지 않은 국민이 설득되고 선동되고 있습니다. 사리를 분별할 수 있는 국회의원이나 지식인들은 정직하지 못하고 그들의 빈약한 억지 논리에 설득되는 국민은 무지하여 그 결과 사회적 혼란을 초래하고 사회적 갈등을 심화하며 국론을 분열시키기까지 합니다. 게다가 편향적인 언론들까지 사실과 진실을 왜곡하거나 지나치게 확대하고 축소하기 때문에 사회적 혼란은 가중되고 있습니다. 나는 이러한 현상도 일종의 스톡홀름 증후군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위직 공무원들이나 지식인과 지도급 인사들이 범죄인을 두둔하는 것은 정직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회적 스톡홀름 증후군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그들은 너무도 사악하다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스톡홀름 증후군은 정치 사회에서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을 믿는 신앙의 세계에서도 타락 이후부터 끊임없이 드러나고 있는 문제입니다.

성경은 예수님께서 자신을 모든 사람을 위하여 대속물로 주셨다고 하였습니다. “대속물”은 헬라어 ‘안티뤼트론-ἀντίλυτρον’의 번역인데, 납치된 사람에 대한 몸값이라는 뜻입니다. 납치되었다는 말이 모든 사람과는 상관없는 것처럼 생각되지만, 성경은 우리가 모두 납치된 사람이라고 합니다. 이를테면 모든 사람은 죄에 납치되어 그 굴레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오랫동안 죄에 인질로 잡혀있어서 정신적으로 유약해지고 판단력을 잃게 되어 납치범 같은 죄악에 오히려 호의를 느끼는 심리 상태인 영적 스톡홀름 증후군에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악에 납치된 인질을 기독교적 용어로 바꾸면 죄인입니다. 이 상태는 단순히 파렴치한 행위나 부도덕한 행위를 말하는 게 아니라 우리 생명을 파괴하는 세력에게서 스스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증거가 바로 사람은 아무리 교육을 많이 받아도 정직해지거나 겸손해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경제가 부흥되고 복지가 향상되어도 불평불만이 없어지지 않는 것도 그 증거입니다. 영적 스톡홀름 증후군의 증거는 수도 없이 많습니다. 참된 만족을 모르고, 쉽게 적대감에 떨어지고, 잘난 척하고 싶어지거나 허세를 부리고 싶고, 자책감에 떨어지는 것도 그 증거들입니다. 신출귀몰한 재테크나 벤처 기업활동을 통해서 벼락부자가 되었다고 해도 사람은 그것으로 참된 평화와 안식과 풍성한 영적 생명에 이르지 못합니다. 인질이 자기를 납치하여 인질로 잡고 있는 인질범을 두둔하는 것처럼 세속적 방식으로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영적 스톡홀름 증후군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이러한 인간 실존에 대해 동의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들이 동의하지 않는다고 해서 진리가 훼손되는 게 아니기에 우리는 성경의 가르침만을 우직하게 전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죄에 납치당한 인질을 구출하려고 자신을 대속물로 내주셨습니다. 그것이 바로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입니다.

스톡홀름 증후군은 위선과 성공과 성취와 세련된 교양으로 인생의 행복을 추구하는 데 집착하게 합니다. 온갖 악랄한 방법을 이용하여 사람들을 위협하고 괴롭히는 세상에서 마치 납치범의 작은 친절과 진정성에 마음을 빼앗겨서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모르거나 외면하는 경우와 같습니다. 납치범의 작은 친절에 마음을 빼앗기는 “스톡홀름 증후군”이 사회적 문제의 원인입니다. 전쟁을 일삼고 거짓과 음모론으로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하는 악한 세력들이 마치 납치범의 작은 친절처럼 사람들을 위하는 것처럼 해서 많은 이들이 그런 위선 된 친절에 감동하여 사태를 파악하지 못하는 스톡홀름 증후군을 영적으로 패러디해 보는 것도 신앙인의 지혜라고 생각합니다.

“너희는 악을 밭 갈아 죄를 거두고 거짓 열매를 먹었나니 이는 네가 네 길과 네 용사의 많음을 의뢰하였음이라”(호 10:13)

황상하 목사 (퀸즈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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