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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하 목사 "연성(軟性) 전체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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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하2022-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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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하미국의 역사를 살펴보면 생명, 종교, 신앙, 자유, 평등, 행복, 정치, 경제, 노예, 인종차별, 전쟁, 혁명, 허용, 금지 등 수많은 주제와 사상과 이념의 숲을 헤치고 오늘에 이르렀지만, 지금은 과거와는 전혀 다른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일찍이 ‘자유의 땅’ 미국에서 파시즘이나 사회주의가 부상하는 것에 대해 경고한 이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간 파시즘이나 사회주의는 개별적인 사건이나 개개인에 초점을 맞추는 데 그칠 정도로 희미한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미국내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 겉으로 보기에는 연관성이 없어 보이지만 퍼즐 조각처처럼 어떤 그림으로 맞춰져 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습니다.

뉴욕대학의 교수였던 마이클 렉텐월드(Michael Rectenwald)에 따르면 정치인, 정부 관료, 대기업, 기성 학계, 싱크탱크, 비영리 단체, 미디어, 문화 예술계, 심지어 풀뿌리 운동 등 모든 분야의 사람들이 법과 상식을 비웃는 일들을 위해 연대하여 사악한 어떤 목적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마이클 교수는 이를 전체주의의 위험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들의 힘이 아직 절대적이지는 않지만 점점 더 그 영향력이 커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미국 건국의 전통적인 신념과 소중히 간직해온 권리들이 폭정의 정의, 가치, 균형 등에 의해 무너지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25년 동안 마르크스주의자였던 그가 자유주의자가 된 것은 루드비히 폰 미제스(Ludwig von Mises)의 책 『사회주의: 경제적 및 사회학적 분석(Socialism: An Economic and Sociological Analysis)』을 읽기 시작하면서였다고 하였습니다. 그 책을 읽은 2016년 말, 그는 더 이상 공산주의자가 아니었으며 곧 좌익과 완전히 의절했다고 하였습니다. 그가 마르크스주의 자였던 25년 동안 레닌주의, 트로츠키주의, 마오주의, 심지어 좌파 공산주의 등등 거의 모든 종류의 마르크스주의를 섭렵하였지만, 그 중 어느 것에도 만족하지 못하였습니다. 후에 깨달은 것이지만 그는 자신 안의 무언가가 독단주의(dogmatism)에 끊임없이 저항했던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그의 이런 저항은 모든 이념이 자신의 지적 독립심을 침해했기 때문이고 하였습니다. 미제스의 주장은 마르크스주의에는 전체주의가 내재하여있기에 폭력 없이는 사회주의-공산주의 건설은 결코 있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모든 사회주의는 유토피아적이며, 이 유토피아주의는 전체주의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권리를 완전히 없애버리지는 않지만 천부적 인권을 억압하지 않고는 사회주의자나 공산주의자들이 품고 있는 유토피아적 이상은 결코 성립될 수 없습니다. 마르크스주의 좌익 전반에 걸쳐 이와 같은 특성이 깔려 있다는 것을 감지한 이들 중에 개인의 권리를 옹호하는 시민 자유주의자가 된 이들이 많습니다.

지금 사회 엘리트 계층에 속하는 지식인 중의 상당수는 그 오랜 시간 동안 고등교육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주의 유토피아주의를 지향하는 사회과학적 설명에 설득되고 있습니다. 아니 어쩌면 고등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사회과학적 설명에 설득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르크스주의는 사회과학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마르크스가 자기의 주장을 비판하는 자들을 “부르주아”라고 인신공격을 한 것은 스스로 사회주의에 대한 과학적 분석을 회피한 것을 입증한 것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이는 너무나 정확한 분석이며 지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르크스주의가 주장하는 사회주의 도래의 필연성은 천년왕국론적 기독교를 끌어들이는 형이상학적이고 종교적인 주장으로서 결코 “과학적”이라고 할 수 없고, 그 자체가 그들 스스로가 그렇게도 싫어하고 비판하는 하나의 종교라는 점을 인정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경험과 경험할 수 있는 것에서 벗어나 있는 진보의 이론으로서 사적 유물론 개념은 과학이 아니라 형이상학입니다. 마르크스주의의 이상론은 일반적으로 낙원의 기원인 황금시대라는 가정에 기반하고 있는 것으로, 인간은 이 황금시대로부터 점점 멀리 벗어나 종말에 이르고 최종적으로는 모두가 동등하게 좋은 세상, 혹은 가능하다면 더 나은 완벽한 세상의 시대로 돌아간다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주장은 종교적으로 설명하자면 일종의 구원 사상입니다. 황금시대로의 귀환은 악의 시대의 인간에게 닥친 재난으로부터 인간을 구원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사회주의나 공산주의의 전체 교리는 현세 구원의 메시지입니다.

사회과학적 사회주의가 형이상학, 천년왕국적인 구원의 약속인 한에서 그에 대해 과학적으로 논증하는 것은 헛되고 불필요한 일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마르크스주의자들에게는 생각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습니다. 그들은 단지 여러 이슈에 대한 정답을 배우고, 그것을 그대로 반복하는 것에만 집착합니다. 따라서 이성으로 신비주의적인 도그마와 싸우는 것은 헛되고 무익한 일입니다. 광신도를 설득하거나 깨우쳐 줄 방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사회주의-공산주의 이상에 빠진 이들은 자신들의 머리를 벽에 부딪쳐 스스로 깨어나는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미국을 비롯한 서구 사회는 사회주의 안에 내재한 전체주의 그림의 퍼즐 조각들이 거의 완성 단계에 도달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합니다.

옛 소련의 망명 작가 솔제니친이 미국의 이러한 위험을 경고하여 “거짓으로 살지 말라”는 에세이를 썼었는데, 최근에 로드 드레이어가 그 제목을 그대로 빌려서 책을 썼습니다. 공산주의 국가에서 미국으로 망명한 이들을 인터뷰하여 생생한 증언들을 토대로 쓰여진 이 책에서 저자는 "연성 전체주의가 서구세계를 장악하고 있다.", "연성 전체주의의 박해에 대비하라.", "전체주의 시류에 역행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대다수 사람은 미국이 직면하고 있는 전체주의의 위험이라고 하면 현실감이 없는 것으로 무심히 흘려듣거나 혹은 음모론 정도로 생각합니다. 어쩌면 전체주의 자체의 위험보다도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이들의 사유의 게으름이 더 큰 문제일 수 있습니다. 물이 서서히 데워지는 냄비 속의 개구리는 온도의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는 것 때문에 죽음에 이릅니다. 미국을 비롯한 서구 사회에 대한 최악의 시나리오는 연성 전체주의를 의식하지 못하여 죽음에 이를 거라는 경고입니다. 연성 전체주의란 이름 그대로 soft totalitarianism인데, 이탈리아의 무솔리니 독재나 히틀러의 독일이나 옛 소련의 레닌 공산주의는 공공연하게 전체주의를 표방하였기 때문에 Hard totalitarianism이라면 지금의 미국이나 서구 사회에서 작동하고 있는 전체주의는 민주주의와 자유, 인권, 정의, 평등, 약자와 소수자 보호, 환경운동, 반핵 운동, 청정 에너지 등을 표방하며 전체주의를 부정하기 때문에 이를 가리켜 연성 전체주의라고 하였습니다. 연성 전체주의를 성경의 표현대로 하면 양의 탈을 쓴 이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때 진보주의자였던 미국의 학부모들이 자기의 자녀들이 학교에서 교사들에 의해 비판적 인종 이론을 배우고 있다는 것을 알고 화들짝 놀라서 이를 반대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러자 명문 대학의 교수가 “아이들의 교육에 대해 교사가 최종 결정권을 갖는 건 지극히 합리적이다. 부모가 갖는 게 아니다.”라고 하였습니다. 뿐만이 아니라 비판적 인종이론의 위험성 때문에 자녀를 홈스쿨링 하는 부모들이 늘어나자 홈스쿨링은 아이들의 교육에 불온한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습니다.

가정은 모든 공동체의 기본 단위로서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경성 전체주의 사회 안에서도 가정은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 기본 단위입니다.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 가정 공동체는 그 존재 자체가 반 전체주의이기 때문에 전체주의는 필연적으로 가정의 창조 질서를 공격합니다. 전체주의 사회에서는 개인과 전체주의 사이에 가교 구실을 하는 그 어떤 조직이나 기관도 존재해서는 안 되기 때문에 전통적인 가정을 제거하려고 합니다. 전체주의는 개인과 전체주의 사이의 그 어떤 단체나 개인도 지배 이념의 경쟁자로 보고, 마르크스주의자들은 전통적인 가족을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봉건제의 잔재와 자본주의의 유물로 보기 때문에 해체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가족을 해체하고 가정을 파괴하는 것은 개인을 가정의 억압으로부터 해방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생래적으로 전체주의를 배태한 마르크스의 사회주의-공산주의가 전통적인 기독교의 가치관과 가정을 허물려고 하는 것은 전통적 가정들이 건전하게 존재하는 한 자신들의 이상을 이룰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진보주의자들이 성 소수자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성의 차이를 없애려는 것에 그렇게도 집착하는 이유는 전체주의를 지향하기 때문입니다. 전체주의 독재가 가장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조건은 전쟁이나 코로나19 팬데믹 같은 것입니다. 기존의 법이나 질서나 가치관이나 심지어 종교적 신앙까지도 임의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물리적 조건으로 전쟁이나 팬데믹처럼 좋은 것은 없을 것입니다. 구약 시대 거짓 선지자들이 여출일구 이구동성으로 거짓 희망으로 백성들을 속였듯이 지금의 주류 언론들도 여출일구 이구동성으로 진실과 사실을 왜곡하고 거짓 정보로 국민을 속이고 있습니다. 대중주의(Populism), 교육의 하향 평준화, 환경 종말론, 경제민주화, 성 해방, 문화 지우기, 페미니즘, 젠더주의, 정치적 금기어 PC 등 연성 전체주의가 즐겨 표방하는 정책들이 무엇을 지향하고 있는지 사려 깊게 분별해야 합니다.

비판 이론을 창시한 독일의 철학자 막스 호르크하이머(Max Horkheimer)는 이미 오래전에 "서구 사회는 전체주의 사회보다 더욱 억압에 시달린다. 그 억압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는데 이는 연성 전체주의를 예견한 언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옛 소련의 망명 작가 솔제니친은 1978년 하버드 대학 졸업 연설과 1983년 템플턴상 수상 연설에서 "종교와 신앙을 경시하는 문화적 풍조가 바로 인류문명 파괴의 원인이다."라고 하였고 "현 사회 문제들의 뿌리는 18세기 계몽운동의 이성 중심 인본주의, 즉 사람이 존재하는 모든 것의 중심이며 그보다 높은 상위의 질서를 부정하는 것에서 시작됐습니다. 이 무신론적 인본주의는 현재의 서구세계와 공산주의에 공통으로 뿌리내려있지요. 서구의 지식인들이 그토록 강력하고 끈질기게 공산주의를 동정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라고 지적하였습니다. 또한 "반세기 이상 전에 제가 아직 어렸을 때, 러시아에 닥친 대재앙들의 원인에 대해 어른들이 종종 하셨던 말씀이 기억납니다. '사람이 하나님을 잊었기 때문에 이 사단이 난 거야...' 20세기를 점철해 온 주요 특징들을 제가 한마디로 규정한다면 이보다 더 정확하면서 간결하게 표현할 수 없을 것입니다. '사람이 하나님을 잊었다'고 말입니다. 도스토예브스키는 프랑스혁명의 교회에 대한 증오심을 보고 '모든 혁명은 무신론으로 시작한다.'라고 말했지요. 사실이 그렇습니다. 특히 역사상 마르크시즘보다 더 무신론주의/불경건함(godlessness)을 조직적으로 무장시키고 집요하게 악의적으로 실현한 사례가 없습니다. 마르크스와 레닌의 철학 체계는, 그 심리의 중심에 하나님에 대한 증오가 가장 큰 추진력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다른 정치적, 경제적 주장들은 허세일 뿐이죠. 그 전투적 무신론은 공산주의 정책의 부수적이고 지엽적인 결과나 부작용이 아니라 핵심축인 것입니다. 공산주의는 그 악마스러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종교심과 애국심이 없는 대중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신앙과 국가 정체성을 파괴해야 하는 것이지요.", "종교심과 신앙의 점진적인 침식은, 서구인들로 하여금 삶의 의미를 단순히 쾌락주의적인 '행복의 추구' 이상의 고결한 것으로 볼 수 없게 만들고, ... 선과 악의 개념은 조롱의 대상과 웃음거리로 전락하며…. 일상의 언어에서 사용조차 금지되어(political correctness!!) 버리고 계급주의적 고려의 일시적인 가치로만 여겨질 것입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지금으로부터 39년 전의 솔제니친의 서구 지식인들을 향한 경고가 바로 지금 상황에 이렇게 적절할 수가 없습니다. 양의 탈을 쓴 연성 전체주의 이리의 사악함과 간교함에 대항하여 싸울 수 있는 용사는 깨어 있는 하나님 나라와 복음의 파수꾼들밖에 없습니다.

“경건한 자가 세상에서 끊어졌고 정직한 자가 사람들 가운데 없도다 무리가 다 피를 흘리려고 매복하며 각기 그물로 형제를 잡으려 하고 두 손으로 악을 부지런히 행하는도다 그 지도자와 재판관은 뇌물을 구하며 권세자는 자기 마음의 욕심을 말하며 그들이 서로 결합하니 그들의 가장 선한 자라도 가시 같고 가장 정직한 자라도 찔레 울타리보다 더하도다 그들의 파수꾼들의 날 곧 그들 가운데에 형벌의 날이 임하였으니 이제는 그들이 요란하리로다.”(미 7:2-4)

황상하 목사 (퀸즈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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