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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과 평등의 문제21-비판적 인종 이론(CRT-Critical Race The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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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하2021-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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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하
민주당 전직 대통령들이 총력을 기울여 지원 유세를 한 이번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공화당의 정치 신인 영킨(Youngkin)이 민주당 후보인 베테랑 정치인 맥컬리프(McAuliffe)를 제치고 당선되는 이변이 일어났습니다. 버지니아주는 “Deep Blue State”라고 불리는 전통적인 민주당 주입니다. 이번 버지니아 주시자 선거 유세전에서 민주당이 특별히 공을 들인 것은 유권자들에게 민주당 후보 영킨이 트럼프의 사람임을 알리는 것이었습니다. 영킨 후보가 훌륭하다고 해도 트럼프의 사람이라고 하면 유권자들이 그에게서 등을 돌릴 거라고 계산하였던 것입니다. 실제로 영킨 자신도 민주당의 그 같은 공격적 전략이 부담되어 트럼프와의 거리 두기에 신경을 쓰는 태도를 보이다가 보수적인 유권자들에게 오해를 받기까지 하였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의 그런 계산과 기대는 빗나가고 말았습니다. 민주당이 영킨과 트럼프를 동일시하는 것이 영킨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줄 알았지만, 그 반대의 결과가 나오고 말았습니다. 영킨이 트럼프의 사람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에게 등을 돌린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그를 지지하였습니다.

지금 미국을 비롯하여 세계 곳곳에서 트럼프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트럼프라는 한 개인에 관한 관심을 넘어 전 세계가 트럼프 현상을 통해 글로벌리즘의 폐해를 심각하게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뜻입니다. 뿐만이 아니라 트럼프 현상은 인류의 전통적이고 보편적인 가치 질서가 허물어지는 것에 대한 세계인의 두려움과 반작용이기도 합니다.

트럼프가 2016년 미국의 대통령이 되는 과정과 그 이후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는 트럼프 현상으로 요동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를 가리켜 트럼피즘(Trumpism-트럼프주의)이라 부릅니다. 지금 전 세계에서 이념의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난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옛 소련의 공산주의를 비판하다 미국으로 망명했던 솔제니친이 서방세계가 전체주의와 공산주의를 닮아가는 것에 대하여 우려하였었는데, 지금의 러시아 대통령 푸틴이 마치 솔제니친이 소련을 비판했던 그 논조로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의 전체주의적 경향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공산주의 독재, 즉 전체주의 종주국이었던 소련인 지금의 러시아의 대통령이 사상과 이념의 정치적 대척점에 있던 미국을 향해 자신들이 비판받아왔던 바로 그 내용으로 비판을 한다는 것은 실로 엄청난 이념의 지각변동이 아닐 수 없습니다.

Trumpism은 미국뿐 아니라 진보적인 사람들이 선진 사회민주주의 성공 모델로 꼽는 스웨덴에도 휘몰아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스웨덴의 보수우파인 스웨덴 민주당이 주도한 초당적인 연대를 통해서 지난 100년 동안 집권해 온 사민당을 권좌에서 끌어내렸습니다. 그것도 스웨덴 의회 내 18%밖에 안 되는 보수당이 주도한 초당적 연대를 통해 현직 사민당 수상 로븐을 국회에서 불신임안으로 파면한 것입니다. 스웬덴에서 현직 수상이 파면된 것은 그 나라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스웨덴의 국회 안에는 모든 정당이 민주당을 표방합니다. 보수당이라고 해도 “민주당”이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않으면 존재할 수조차 없을 만큼 진보적인 사회민주주의가 뿌리 깊게 토착화된 정치적 토양으로 특화된 나라가 스웨덴입니다. 스웨덴은 북유럽에서 가장 넓은 국토와 많은 인구를 가진 나라로 공업도 발달한, EU 안에서 비교적 영향력이 큰 국가입니다. 보수주의는 명함도 내밀 수 없는 정치적 토양에서 트럼피즘과 애국 보수주의를 표방한 군소정당 스웨덴 민주당이 100년 전통의 집권 사민당의 아성을 무너뜨린 것은 이념의 지각변동이 세계적임을 시사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스웨덴 민주당이 창당한 역사는 30여 년이 되었어도 의원 수가 4%가 안 되어 당으로서는 활동할 수 없었는데 트럼피즘을 표방하면서 많은 비난을 받으면서도 영향력을 키울 수가 있었고 결국에는 아무도 예상 못 한 일을 해냈습니다.

Trumpism은 자국 문화와 전통을 중시하고 국력을 기반으로 국제평화를 유지하는 자국 우선 국가주의(populist nationalism)로 미국 안에서는 "America First"와 "Make America Great Again"으로 대표되는 글로벌리즘에 반하는 사상입니다. 지난 5월에 이테리와 헝가리 그리고 폴란드의 지도자가 손을 잡고 “Make Europe Great Again”을 위한, 이를테면 새로운 EU 애국 우익연맹을 결성한 것도 트럼피즘에 고무된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새로운 EU 우익연맹 결성은 독일과 프랑스의 주도 아래 지나치게 사회주의 내지는 좌파적으로 흐르는 EU에 대한 트럼피즘의 작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국이 EU에서 탈퇴한 것도 역시 같은 맥락입니다. 독일과 프랑스도 트럼피즘 덕분에 글로벌림즘의 폐해를 개선하려는 정책을 개진할 용기를 내는 것 같습니다. 글로벌리즘의 대표적인 폐해는 포용적 이민정책입니다. 미국이나 유럽이나 포용적 이민정책으로 국가 안보가 위협받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이 트럼피즘을 외면하지 못하는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다시 미국 내 문제로 돌아와서 이번 버지니아주 선거에서 작동한 트럼피즘의 흐름을 주시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입니다. 지금 미국 국내의 거의 모든 문제는 누군가 의도적으로 계획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정부 여당과 트럼프의 대립 구도로 설정되고 작동되고 있습니다. 이런 경향의 구도와 맥락에서 이번 선거가 치러졌습니다.

이번 버지니아 선거전의 치열한 싸움에 불을 붙인 것은 비판적 인종 이론입니다. 지난 2020년 5월에 버지니아 북부에 있는 라우던 카운티에 있는 Stonebridge High School에서 치마를 입은 한 남학생에 의해 한 여학생이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피해자 여학생의 아버지 스콧 스미스(Scott Smith)는 학교 이사회에 참석하여 학생들이 선택한 성 정체성과 일치하는 화장실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LCPS(Loudoun County Public Schools)에 의해 추진되고 있는 논란이 많은 정책들이 자신의 딸이 성폭행을 당하게 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는 그 회의에서 과격한 언행으로 체포되었고 얼마 후 무질서한 행동과 체포 과정에서 저항했다는 이유로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딸이 강간을 당한 원인 규명을 위한 아버지의 주장에서 과격한 주장과 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건은 많은 학부모를 분노하게 하였습니다. 학부모들은 LCPS가 자신의 자녀들에게 ‘비판적 인종 이론’(CRT·Critical Race Theory)과 트랜스젠더( Transgender)를 가르치는 것에 대하여 강력하게 항의하였습니다. 버지니아 학부모들의 LCPS 정책에 대한 항의 시위는 버지니아주뿐만이 아니라 전국의 많은 학부모를 분노하게 하였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전미교육협회(NSBA)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에서 학부모들의 이러한 주장과 시위를 '국내 테러'라고 주장하였다가 문제가 커지자 서둘러 사과 성명을 발표하기도 하였습니다.

비판적 인종 이론(Critical Race Theory)은 인종차별이라는 렌즈를 통해서 미국의 역사를 보아야 한다는 이론입니다. 흑인 노예의 뼈아픈 역사에서부터 미국에서의 인종차별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1863년 1월에 노예 해방이 선포되었고 노예제가 폐지되었지만, 인종차별이 당장 사라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노예 해방 이후에도 상당히 오랫동안 흑인들은 차별을 받아 온 것이 사실이고 지금까지도 인종차별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인종차별을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 비판적 인종 이론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모두가 동의해왔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모든 학교에서는 그동안 비판적 인종 이론을 가르쳐 왔습니다. 그런데 비판적 인종 이론이 종잡을 수 없이 이상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점점 왜곡되고 과격해지는 비판적 인종 이론을 설명하려면 많은 말이 필요하겠지만 한 마디로 간단하게 지적하면 백인과 기독교인은 유죄라는 것입니다. 비판적 인종 이론은 백인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사악하다는 데까지 나아가고 있습니다. 지난 6월 12일 버지니아 한 정부청사 앞에는 백인 초등학생들이 "I am not an oppressor!(나는 압제자가 아니예요)라는 팻말을 들고 시위를 하였습니다.

어떤 범인이 흉악 범죄를 저질렀는데 그 범인의 키가 180이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 후부터 키가 180 이상 되는 사람은 무조건 악하다는 이론이 나왔다면 그 이론에 따라 키가 180 이상 되는 사람은 무조건 나쁜 사람으로 취급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이런 식으로 논증하는 것을 철학에서는 존재론적 논증이라고 합니다. 노예제가 폐지되었지만, 여전히 인종차별이 계속되는 것은 어느 사회에서나 피할 수 없는 인간의 한계입니다. 미국에서 인종차별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점점 개선되어 온 것이 사실입니다. 인종차별 개선 운동은 인간이 존재하는 어느 사회에서든지 계속되어야 할 과제입니다. 하지만 기독교인이기 때문에, 백인이기 때문에 악하고, 이슬람이기 때문에 피해자이고 흑인이기 때문에 착하다는 것은 철학적으로도 상식적으로도 받아들일 수 없는 주장이고 이론입니다.

버지니아 영킨 후보는 바로 이 점을 선거 공약으로 내 세우며 강력하게 어필하여 과격한 비판 인종 이론을 걱정하는 국민의 지지를 받았고 과격한 인종 이론을 지지하며 그에 불만을 표현하는 학부들을 비난한 맥클리프는 다수의 국민으로부터 외면을 당했습니다. 트럼피즘은 트럼프의 현상을 넘어 거부하기 어려운 시대적 요청이고 현상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우리는 트럼피즘은 옳고 그 반대편은 악하다는 구도로 생각하면 안 됩니다. 이 세상에는 완전한 것이 없기 때문에 언제나 우리는 덜 나쁜 것을 선택해야 하고 조금이라도 더 나은 쪽을 선택해야 합니다. 그것을 선택하는 기준은 완전한 것이어야 하는데 완전한 것은 하나님과 그분의 뜻입니다. 우리의 과제는 불완전한 우리가 완전한 하나님의 뜻을 분별함에 있어서 언제나 성령의 인도를 따라 인위적으로 진위를 과감하지 않고 모든 것을 정직하게 분별하고 판단하며 행동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께서 너희로 악을 조금도 행하지 않게 하시기를 구하노니 이는 우리가 옳은 자임을 나타내고자 함이 아니라 오직 우리는 버림 받은 자 같을지라도 너희는 선을 행하게 하고자 함이라 우리는 진리를 거슬러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오직 진리를 위할 뿐이니”(고후 13:7,8).

황상하 목사 (퀸즈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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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joseph님의 댓글

joseph

위에서 여섯째 줄 "민주당 후보 영킨"을 "공화당 후보 영킨"으로 바로 잡습니다.

scholar님의 댓글

scholar

Critical Race Theory는 백인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서 악하다는 식의 주장을 하지 않습니다. 그런 주장을 하는 CRT 논문이나 저서 한 권이라도 인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또한 CRT가 "백인과 기독교인은 유죄"라고 주장하는 것도 아닙니다. 역시 그런 주장이 담긴 CRT 논문이나 저서를 인용하시기 바랍니다.

엄연히 대학의 학자들이 연구하는 CRT가 무슨 말도 안 되는 악한 마법이라도 되는 양 묘사하는 것은 상당히 문제가 많습니다. 왜곡된 정보로, 여론을 양분화시키는 오피니언은 지양되어야 할 것입니다.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할 것입니다. 관련자료를 직접 공부하시고 인용하면서 글이 작성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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