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룻기 묵상 (4) 만나게 하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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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순2018-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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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만남을 통하여 관계가 형성된다. 만남의 기본적인 틀은 가족관계안에서 이뤄진다. 남녀가 만나 결혼이라는 제도를 통하여 부부가 되고, 자녀를 생산하여 부모와 자녀의 관계가 형성되며, 형제자매, 일가친척으로 점점 더 확대된다. 이 세상의 만남은 미리 계획 된 것이 아니다. 어쩌면 우연히 만났든 것 같다. 그러나 하나님은 만남을 미리 준비하신다.

 

나오미가 며느리 룻을 데리고 베들레헴으로 돌아왔을 때 그곳은 추수절기여서 나아가 이삭을 줍기에 적격이었다. 죽은 남편 친족 중에 보아스라는 유력한 자가 있는데 마침 그의 밭에서 이삭을 줍게 된 것이다. 사실 이방 여자 룻은 모든 것이 생소했을 것이다. 그런 중 시모가 대화중에 룻에게 넌지시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해준다. 그야말로 우리의 기업을 무를만한 유능한 후보자라는 것을.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전혀 의도적이지 않게 일하러 나간 밭, 그 밭에서 이삭을 줍게 된 이방 며느리, 그리고 그 밭의 주인 되는 보아스! 우연이라고 말하기엔 너무도 그 세팅이 완벽하다.

 

그러든 어느 날 우연히 보아스가 그의 밭을 둘러보던 중에 모압 소녀 룻이 열심히 일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 하인들에게 그녀가 누구인지를 묻는다. 모압에서 시모 나오미와 돌아 온 모압 소녀인데 단 사이에서 이삭을 줍게 해 달라고 간청하였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아침부터 잠시 쉰 것 이외는 열심히 일하고 있노라고 주인에게 보고했다. 보아스의 마음에 감동이 밀려왔을까? 아무튼 그녀를 돕고 싶다는 연민이 그의 마음을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일찍이 그들 조상들의 유전에 따르면 추수절기에 밭모퉁이의 것들을 조금씩 남겨두어 가난한 자들로 그들의 배고픔을 해결하도록 하라는 말씀이 레위기서의 가르침이다.

 

우연히 일하러 나간 밭, 우연히 자기 밭을 둘러보러 나가던 날, 룻과 보아스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이 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우연 이라는 말로 표현하고 있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하나님나라에선 우연은 없다. 하나님께서 이미 정하시고 계획하시며 운행하시고 계신다. 사람들의 눈에는 당장 보이는 것만이 전부인 것 같아도 하나님의 일 하시는 방법은 우리들의 생각과는 다르기 때문에 결국 성급하게 보이는 현상만을 가지고 섣부르게 판단하고 경솔하게 행동할 일이 아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주어진 삶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가노라면 하나님은 그 자리에서 선하게 역사하시어 필요에 따라 사람을 쓰시고, 사건 중에서 그 분의 뜻을 보여주시며 오랜 시간을 통하여 좀 더 선명하게 하나님 자신을 우리가운데 계시해 주신다. 그래서 내 당대에는 가려져 숨겨진 것 까지도 후대에는 나타나게 되고 세상에 드러나지 않을 것이 하나도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하듯 밝고 깨끗하게 순간순간을 존절히 말씀 따라 살도록 힘쓸 일이다.

 

니느웨로 가서 외치라는 사명을 부여받은 요나가 다시스로 도망하든 장면만 보드라도 그렇다. 일단 택한 사람에 대한 그 분의 거룩한 뜻을 위하여 요나가 처한 상황을 바꿔 가시는 하나님이시다. 풍랑을 일게 하시고 배가 뒤집어지게 하시며 요나는 드디어 큰 물고기 뱃속에 들어가 웅크리고 회개기도를 하게 하시는 하나님이시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단지 그 분의 뜻에 순종하고 살 뿐이다.

 

뉴욕영락교회 한세원 원로목사 부인 장혜순 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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