룻기 묵상 (3) 그곳에 따라 가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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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순ㆍ2018-04-02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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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한국에서 순간의 선택이 영원을 좌우한다는 한 때 유행하든 광고 전단이 있었다. 선택하는 행위는 한 순간이지만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암시적으로 보여준다. 그래서 사람들은 중요한 선택을 앞에 놓고 많은 고민과 갈등을 경험한다. 십자가사건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인간의 선택을 통하여 역사하시는 하나님이시다. 두 강도의 선택이 바로 그런 것이다. 비록 중한 죄를 진 강도들이라 할지라도 마지막 순간의 선택 때문에 한 강도는 영생에, 다른 한 강도는 영벌에 처한 예다.
유다 베들레헴에 살았든 엘리멜렉은 가솔을 이끌고 기근을 피하여 모압 땅으로 갔다. 삶의 방향성이 잘못되어진 선택을 하였으니 그 결과가 좋을 리 없다. 그와 그 두 아들 세 남자들이 갑자기 죽으니 세 과부 여인들만 쓸쓸히 남게 된다. 선택한 민족이 살아야 할 땅 베들레헴을 떠나 모압으로 가다니! 그 땅 모압은 땅도, 백성도 모두가 악하다는 걸 알았을 터인데 정말로 뜻밖의 선택이다. 그 민족이 어떻게 해서 이뤄졌단 말인가? 너무나 악하여 소돔과 고모라의 멸망 때에 소알 성으로 피신하여 겨우 목숨만 건진 그들이 아닌가. 산 속 동굴 속에 갇혀서 겨우 살아남은 그들의 행위가 또한 가증하고 불미스러웠다. 아버지에게 술을 마시우고 큰 딸, 작은 딸이 통간하여 모압과 암몬을 낳아 그 두 민족을 이뤘다니 정말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 땅으로의 선택은 분명 잘못 된 방향이었다.
선택은 순간이지만 그것에서 끝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선택 된 방향으로의 첫발을 떼어 눟는 결단을 요구한다. 룻이 보여 준 고백은 바로 그런 결단의 총집합으로서 그녀의 결연한 의지를 보여준다. “어머니의 하나님, 어머니의 백성, 어머니의 땅” 그곳에 장사되어 뭍힐 것이라는 룻의 결단은 대단한 것이었다. 사실 모압 백성은 영원히 여호와의 총회에 들어올 수없는 민족이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하나님을 선택할 때 그런 사람들을 위하여 하나님은 베푸실 은혜를 준비하고 계셨으니 여호와이래다. 나오미는 모압을 떠나 다시 베들레헴으로 돌아 올 선택을 하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나 그래도 그 어려운 길을 택하여 방향을 정하고 그 길을 갔다. 이때 룻도 함께 그 옳은 방향으로의 선택의 대열에 끼어서 베들레헴에 도착했다. 두 여인의 초라한 행색하며 부끄럽기 그지없는 모습으로 베들레헴 거리를 걷고 있었다. 마침 그곳은 추수 때가 시작되어 풍요로움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으나 나오미의 마음은 부끄러워 숨어버리고 싶기만 했다.
모압을 떠나 베들레헴으로의 방향전환을 한 두 여인의 선택은 분명 옳은 것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선택을 가능하게 해 준 더 큰 힘이 있으니 바로 하나님의 섭리요, 은혜임을 깨닫게 해준다. 하나님의 백성을 시시때때로 권고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은 크시고도 크시다. 사랑하는 주의 백성들을 위하여 하나님의 창고에는 무한한 보화가 준비되어있는데 우리가 그것을 손이 짧아 다 꺼내어 쓸 수없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어떤 의미에선 우리가 거룩한 영적 욕심을 부리면서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목마름을 간구할 때에 전혀 불가능할 것 같든 일들이 우리 앞에 성취라는 은혜의 선물이 되어 놓여있음을 경험한다.
하나님께 크게 기대하는 것, 그것이 바로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에 대한 믿음이다.
뉴욕영락교회 한세원 원로목사 부인 장혜순 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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