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독립 혁명이 일어나던 18세기 중엽에 유럽에서는 프랑스 혁명이 일어났고 영국에서는 산업 혁명이 일어났습니다. 산업 혁명(Industrial Revolution)은 18세기 중반부터 19세기 초반까지, 1760년에서 1820년 사이에 영국에서 시작된 기술의 혁신과 새로운 제조 공정(manufacturing process)으로의 전환으로 사회 경제 등의 큰 변화를 의미합니다. 당시 섬유산업이 현대적 생산 방법을 처음으로 사용했고 후에 산업 혁명은 전 세계로 확산하여 세계를 크게 변화시켰습니다. 산업 혁명이란 용어는 1844년 프리드리히 엥겔스가 "영국 노동계급의 상황"(The Condition of the Working Class in England)에서 처음으로 사용하였고, 그후 아놀드 토인비가 1884년 "18세기 영국 산업혁명에 관한 강의"(Lectures on the Industrial Revolution of the Eighteenth Century in England)에서 이를 보다 구체화하였습니다.

영국은 다른 국가보다 일찍 혁명을 통해 봉건제가 해체되고 정치적인 발전을 이루면서 이전보다 자유로운 농민 노동자층이 나타났고 이들이 주축이 되어 모직물 공업이 발달하게 되었으며 근대적인 산업으로 발전하였습니다. 영국은 기계와 동력에 필요한 석탄과 철 등 풍부한 지하자원과 풍부한 노동력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식민지 지배 등을 통해 자본도 많이 확보한 상태였습니다. 18세기에 들어서 영국은 내외적으로 면직물의 수요가 급증하자 제임스 와트가 증기기관을 개량해 대량 생산이 시작되었는데, 이를 산업 혁명의 출발점으로 봅니다. 그 후 면직물 공업이 산업 혁명을 주도하게 되었습니다. 산업 혁명 중에 많은 기계가 발명되었고 기계는 생산을 지탱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18세기 후반에 방적기 발명과 증기 혁명 그리고 제철 산업은 영국의 산업 혁명에 혁신적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이 혁신적인 발명들이 없었다면 영국의 산업 혁명은 불가능했을지도 모릅니다. 수력발전으로 가동되던 면직 공장과 제철소에 증기기관을 도입함으로써 편리함과 생산능력을 더욱 증가시켰습니다. 영국의 산업 혁명은 경제 구조의 혁명적 변화를 가져왔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정치 구조도 크게 바꾸어 놓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왕족과 귀족 지배체제가 무너지고, 신흥 부르주아 계급이 선거법을 개정하였습니다.

이러한 부르주아의 활약은 영국에서 노동자 계급의 성인 남성들이 하나로 모여 선거권을 요구한 차티스트 운동이 벌어지게 하였습니다. 차티스트 운동(Chartist Movement) 또는 차티즘(Chartism)은 19세기 중엽(1838~1848) 영국에서 있었던 사회 운동입니다. 노동자들은 자본가 계급에게 유리한 선거구의 공평화, 매년 의회 개선, 의원의 재산 자격 폐지, 의원 세비 지급 등 6개항의 인민헌장(People’s Charter)을 내걸고 광범위한 정치 운동을 전개하였고, 경제적 향상을 위한 수단으로써 의회의 개혁이 한층 더 필요하다고 보고 자본가가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한 이 계급을 경제적으로 정복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하지만 노동자들의 이러한 운동은 지도자 간의 분열, 사상의 불일치, 탄압 때문에 그 최고조였던 2월 혁명을 고비로 급격히 쇠퇴해지고 말았습니다. '2월 혁명'은 1848년 2월에 프랑스에서 일어난 노동자 주도의 정치 개혁 혁명과 1917년 2월에 러시아에서 일어난 사회주의 혁명을 말합니다. 노동자들의 사회 운동은 쇠퇴하였지만, 그 운동으로 일련의 규제들이 폐지되면서 점차 자유주의적인 경제 체제로 가게 되었던 것입니다. 산업 혁명에 따른 공업화로 농촌 인구의 대부분은 도시로 이동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도시 인구는 폭발적으로 증가하였습니다. 산업 혁명은 생산의 극대화로 인한 사회적 부가 증대되는 반면 도시는 석탄이 타는 연기로 공기가 나빠졌고, 비위생적이고 악취가 심하며, 사람이 북적대는 불결한 환경으로 변하였습니다. 노동자에 대한 인권 유린도 산업 혁명 때부터 대두되기 시작하였습니다. 공장주들은 노동자들에게 장시간 노동을 강요했고, 노동자들은 소비와 휴식도 극히 제한 받았습니다.

상식적으로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가혹한 어린이들의 노동이라는 비상식적인 상황을 만들어내기도 하였습니다. 당시 자본가들은 고아들을 구빈원(救貧院, workhouse)이라고도 부르는 고아원에서 감언이설로 유혹하여 데려와 일을 시켰으며, 1833년 영국 의회 조사에 따르면 지각을 했다고 해서 임금을 깎는 일까지 있어서 영국에서는 어린이 노동을 금지했습니다. 또한, 야간 근무를 금지하는 등의 관련 법이 제정되기도 했고(당시 미국에서는 정부의 탄압과 언론들의 왜곡 보도에도 불구하고, 임금 감축과 장시간 노동에 반대하는 노동자들의 8시간 노동을 요구하는 노동운동이 일어났음) 식사는 빵과 감자가 대부분이었으며, 거기에 차와 버터 등이 곁들어지는 정도였습니다. 산업 혁명기에 발생한 사회 문제 중에는 노동자들의 건강 문제가 심각했는데, 노동자의 수명이 귀족 계급보다 훨씬 짧은 것이 열악한 노동환경의 비위생적인 전염병 때문으로 보았습니다. 이러한 노동자들의 비참한 삶은 자본주의에 반대하여 사회주의 운동을 싹트게 하는 토양이 되었습니다. 노동자들의 열악한 환경은 마르크스로 하여금 공상적 사회주의에 반발하여 과학적 사회주의 논리를 정립하게 하였습니다. 유럽 이외 지역의 산업화는 미국을 제외하면 영국보다 훨씬 늦게 일어났습니다. 1895년 독일 인구의 3분의 1이 아직도 농부였으며, 동유럽과 남유럽의 거의 대부분 지역은 실질적으로 산업과 무관한 지역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시기적으로 앞서거나 뒤서거나 하지만 인간이 진보와 혁명을 거스를 수 없는 것은 모든 인간은 더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인간이 이룩한 진보와 혁명은 인간에게 더 나은 삶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 직면하게 됩니다. 거기에는 나의 이익을 위해 타인의 고통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인간의 이기적인 본능이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영국의 산업 혁명이나 현대 인공지능 컴퓨터 기술의 혁명도 이런 이기적인 인간에 의해 주도되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영국의 산업혁명 당시 원래 주력 상품은 양털을 가공해 만드는 모직물이었습니다. 모직물은 소규모 수공업 공방에서 생산되었는데 비교적 오랜 역사를 가진 모직물 산업은 장인이 조수이자 제자인 도제(徒弟)를 받아들여 생산하는 도제 제도(apprenticeship)가 일반적이었습니다. 여기에는 고용과 근로자 보호를 위한 몇 가지 규칙이 있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18세기 후반에 영국 면직물 산업이 크게 성장하게 됩니다. 목화솜에서 채취한 섬유로 만들어진 면은 질기고 부드럽다는 특성 때문에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신대륙 미국에서 값싸게 목화를 조달해 면직물 제조에 기계를 사용하게 되면서 생산 비용이 저렴해지자 면직물 산업은 크게 성장하였습니다. 그 산업주들과 정치 지도자들이 경제적 성장과 이익에 집착하는 동안 영국에서는 공장 노동자들이, 미국에서는 목화농장의 노예들이 말로 다 할 수 없는 노동 착취와 인권 유린을 겪고 있었습니다. 산업 혁명과 경제 발전에서 인간의 이기심이 만들어 낸 어두운 측면들은 수많은 전쟁을 불러일으키는 요인이 되었고 마르크스 공산혁명의 사회과학적 논리의 정당성을 제공하는 원인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면은 목화솜에서 실을 뽑아내는 방적(weaving)과 실을 가로세로로 교차시켜 천을 만드는 방직(spinning) 공정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가장 기초적인 방적기는 석기시대부터 사용 되어 온 물레였는데, 사람이 손으로 작동시키며 한 번에 한 가닥의 실만 만들 수 있었기 때문에 생산성이 낮았습니다. 비용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사업가들은 더 높은 생산성을 달성할 방법을 모색하여 한 번에 여덟 가닥의 실을 만들어내는 '제니 방적기'를 만들어냈습니다. 여기에 계곡물에 수차를 설치해 회전력(동력)을 얻는 '아크라이트 방적기'가 발명되면서 본격적으로 기계를 통한 생산 시대가 열렸습니다. 당시 면직물은 마치 현대의 반도체처럼 18세기 최첨단 상품이었습니다. 면직물을 주력으로 수출하던 영국은 세계에서 가장 진보한 산업을 갖추며 세계 최강국으로 부상했습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공장 노동자들의 비참한 삶이 있었지만, 제조업 역사가 짧아 공장 근로자를 보호할 규칙이나 법규가 없다 보니 이윤 동기로만 작동될 뿐 지금처럼 근로자 인권은 고려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당시 공장 노동에서 가장 취약했던 근로자는 어린이와 청소년, 여성이었습니다. 방직기가 수력이나 증기기관에 의해 작동하게 되면서 근로자가 직접 힘을 쓰는 일이 줄어들었고, 이는 성인 남성 대신 어린이나 청소년을 고용해 물건을 생산할 수 있는 상황으로 이어졌습니다. 방직기 밑에 들어가 기계 작동 중 끊어진 실을 잇는 위험한 작업은 체구가 작은 아이들에게 적합한 일이었습니다.

당시 인구 급증으로 다수의 자녀를 가진 부모들은 자녀를 공장에 취직시켜 돈을 벌어오게 함으로써 자녀를 생계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여겼습니다. 당시 공장 근로자 가운데 3분의 2가 어린이와 여성이었습니다. 기술혁명과 문명의 발전은 인간에게 이로운 이상적 결과들만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이상적 발전에는 언제나 인간의 이기적 욕망이 편승하기 때문에 아무도 예측하지 못하는 해악도 생산하게 됩니다. 산업 혁명이 그랬듯이 인공지능 컴퓨터의 발전에도 인간의 악한 욕망이 진보와 발전이라는 명분으로 그 이기에 편승하여 예측불허의 폐해를 생산하는 일들이 한 둘이 아님을 우리는 목격하고 있습니다. 우한폐렴 팬데믹이나 러-우 전쟁이나 선거 방법 등에 인공지능은 지대한 긍정적 기여를 하고 있지만, 거기에는 예외 없이 인간의 사악한 이기심이 편승하여 역기능으로 악용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창조와 통치를 믿는 하나님 나라 원리를 따라 인간의 지식과 기술문명의 이기에 인간의 악한 생각들이 편승하지 못하도록 경계에 게을리하지 말아야 합니다.

“서로 말하되 자, 벽돌을 만들어 견고히 굽자 하고 이에 벽돌로 돌을 대신하며 역청으로 진흙을 대신하고 또 말하되 자, 성읍과 탑을 건설하여 그 탑 꼭대기를 하늘에 닿게 하여 우리 이름을 내고 온 지면에 흩어짐을 면하자 하였더니 여호와께서 사람들이 건설하는 그 성읍과 탑을 보려고 내려오셨더라”(창 11:3-5)

황상하 목사 (퀸즈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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