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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 앨범마다 종교적 노래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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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관호2018-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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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sus’ 시작으로...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통해 ‘퀸’을 추억하며. 

 

1980년대 세계적인 그룹이었던 그룹 ‘퀸’(Queen)과 리더싱어 프레디 머큐리의 생애를 중심으로 그려진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를 보았습니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는 그 제목만으로 당시의 추억과 향수를 일깨웁니다. 나의 고등학교 시절의 추억입니다.  

 

1980년대 우리나라는 언론과 미디어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통제가 시행되고 있었습니다. 당시 문화에 저촉된다고 판단된 대중가요는 물론이고, 민주화 색채를 드러내는 대중가요들이 금지곡 목록에 올라 음반에 수록되지 못했습니다. 해외 음반도 사정은 마찬가지였습니다. 반공 이데올로기에 저촉되는 제목이나 가사를 담은 곡은 삭제된 채 발매되었습니다. 이 시기에 중·고교 학창시절을 보낸 학생들에게는 이런 금지곡이 담긴 불법복제 녹음테이프가 귀하게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금지곡 테이프가 한 번 등장하면 학급 친구들 모두 서로 먼저 들어보려고 야단하던 시절입니다. 이 시기의 금지곡 가운데 큰 인기를 차지하던 곡이 ‘퀸’의 노래 <보헤미안 랩소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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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퀸'의 실제 멤버와 영화 속 멤버(우측)     ©나관호 

 

1980년대 중·고교 학생들 사이에서 영미권 팝송의 위상은 영어 공부를 위한 한 방편으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보헤미안 랩소디>가 금지곡 목록에 오른 이유는 다른 데 있었습니다. 노래 제목에 등장하는 ‘보헤미아’(Bohemia)가 당시 동유럽 공산권 국가 체코슬로바키아 지역을 가리킨다는 것 때문이었습니다. 1989년 금지곡 해제와 함께 국내에서도 정식 앨범이 발매되었습니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한 번 들어도 잊혀지지 않는 독특한 구성, 파격적인 가사를 담고 있어 금지곡 목록에 오르자, 곡에 대한 학생들의 호기심은 극대화되었습니다. 가사가 파격적이라서 ‘악마의 노래’라는 곡에 대한 전설이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영화가 흥행하면서 퀸과 프레디의 음악에 대한 새로운 관심과 재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1973년 발표된 ‘퀸’의 1집 앨범 《Queen》 9번 트랙에 ‘Jesus’(예수)라는 곡이 수록된 사실을 기억하는 사람이 드물고, 더 나아가 ‘퀸’의 앨범마다 종교적 노래가 꼭 들어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더더욱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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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퀸'의 1집 음반 자켓 앞과 JESUS곡이 표시된 뒷면     © 나관호 

 

 1집 앨범 9번째 트랙의 ‘Jesus’는 프레디 머큐리(Freddie Mercury)가 쓴 곡으로 가스펠에 주로 쓰이는 독창과 코러스가 서로 주고 받는 콜앤리스폰스(Call and Response) 형식을 띄고 있습니다. 프레디 특유의 고음과 코러스가 어우러진 이 곡은 가사를 보면 찬양곡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전반부에서 그분을 뵈었어’라는 고백을 합니다. ‘그’는 가사에 나오는 거지와 한센병자(문둥병자), 노인 등 군중 속에서 가난하고 병든 이들에게 자비를 베푸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찬양합니다. 예수님은 한센병 자의 머리에 손을 얹고 이렇게 얘기합니다.

 

“Go now go now you’re a new man instead”(이제 가라 너는 새로운 사람이 되었다)

 

‘Jesus’의 후반부는 베들레헴으로 아기 예수를 경배하러 가는 동방 박사들이 등장합니다. 가사는 별을 따라 예수님께 경배하러 간 세 명의 동방 박사들이 “사람들의 구세주가 태어났다”고 말하고, 모든 사람이 주 예수를 뵙고 엎드려 경배한다고 노래합니다. 후렴구는 “모두 예수님을 경배하러 가네.”(All going down to see the Lord Jesus …All going down)입니다.

 

“그때 난 군중 속에서 그분을 뵈었어 / 많은 사람이 그분 곁으로 모여들었지 / 거지는 소리치고, 한센병 환자는 그분을 불러댔어 / 노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 / 그저 그분을 바라보았을 뿐… / 한 남자가 다가와 그분 발 앞에 엎드렸어 / 더러운 한센병 환자는 그분의 손이 머리에 닿자 정신이 들었지…/ 세 박사가 별을 따라 베들레헴을 찾아갔다네. / 구세주가 태어났다고 온 세상에 선포했어.” -예수(Jesus) / 1973년 1집《Queen》9번 트랙- 

 

프레디가 이 곡을 만들어 부른 동기는 알려진 게 없습니다. 그가 살아생전에 기독교 신앙을 고백한 기록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런데 ‘퀸’은 1집 속 ‘Jesus’를 시작으로 앨범마다 기독교적, 종교적 정서가 담긴 노래를 꼭 넣었습니다.

 

<All God's People>, <Heaven For Everyone>, <In The Lap Of The God>, <Is This The World We Created?>, <Jesus>, <Made In Heaven>, <My Life Has Been Saved>, <Save Me>, <Soul Brother>, <The Miracle>, <The prophet's song>

 

프레디 머큐리는 술과 마약을 동반한 양성애자 삶을 살았습니다. 사랑하는 여인 메리 오스틴과 마지막을 함께 했던 동성 애인 짐 허튼이 있었습니다. 그런 그의 삶의 끝은 에이즈 폐렴 등의 합병증으로 사망했습니다.

 

공항 수하물 노동자였던 프레디 머큐리의 조상은 페르시아계(이란) 인도인입니다. 그는 영국령 잔지바르에서 태어났지만, 인도 뭄바이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습니다. 그의 부모는 인도에서 소수 종교에 속하는 조로아스터교 신자이며, 인도에서 분리독립한 파키스탄 출신 이민자입니다. 그래서 그는 아프리카와 인도 문화, 조로아스터교와 힌두교, 이후 영국으로 이주해 알게 된 기독교 등 다양한 전통과 종교를 두루 접한 사람입니다. 이런 프레디가 데뷔 앨범에 기독교적 색이 짙은 노래인 ‘Jesus’를 넣은 의도는 알 길이 없지만, 이 곡이 들어볼 만한 색다른 찬양(?)곡은 아닌지.....

 

나관호 목사 (‘뉴스제이’ 대표, 발행인)

ⓒ 뉴스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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