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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지정학적 국제우범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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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하2019-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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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하대한민국은 유라시아 대륙의 동남쪽 끝에 혹처럼 달린 아주 작은 나라입니다. 대륙의 지배자들은 언제나 이 땅을 독립된 국가로 보지 않았습니다. 대륙을 지배했던 옛 중국이 언제나 그러했고 지금도 중국은 현재 자신들이 장악하고 있는 영토에 있었던 나라들의 역사를 모두 중국사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그들은 만주를 무대로 했던 고구려를 중국으로 보고 있습니다. 중국의 인터넷 검색엔진 ‘바이두 백과사전’은 시인 윤동주를 중국인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대륙을 통일한 지배세력은 대륙 끝에 붙어 있는 조그만 혹 같은 땅을 자기 땅으로 간주할 뿐 아니라, 역사와 문화까지 자기네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대륙의 끝자락에 붙어 있는 한반도는 대륙의 국경임과 동시에 대륙을 침범하는 외세의 길목이기도 합니다. 대륙을 탐내는 자들은 한반도를 대륙 침략의 발판으로 삼았고 대륙의 통치자들은 이 땅을 점령하므로 전략적 우위를 점하려고 하였습니다. 이러한 지리적 요인 때문에 한반도는 주변의 강대국들이 언제나 호시탐탐 노리는 지정학적 국제우범지대가 된 것입니다.

지난 2천 5백여 년 동안 한반도는 900여 차례의 크고 작은 침략을 받아왔는데, 대규모 침략 사례만도 약 90여 차례나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고조선 때 한나라의 침략이 있었던 이후 고구려는 한, 위, 연, 수, 당 시절에 끊임없이 침략을 받았고, 통일신라는 한때 연합국 당나라로부터 10여 년에 걸쳐 공격을 받았으며, 고려 또한 거란과 몽골의 침략을 받았고, 가까이는 조선 시대에 일본과 청나라의 공격을 받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이 그것입니다. 이런 대규모 침략뿐만 아니라 백제와 신라 그리고 통일 한반도의 남쪽 바다는 왜구들의 침략으로 몸살을 앓았는데, 마침내 20세기 초에 이르러 조선은 아예 나라를 일본에게 송두리째 빼앗기게 됩니다. 36년간의 일제강점기는 조선인에게 치욕적인 역사이며, 소련과 중공이 뒤를 봐준 북한 공산집단의 6.25 남침은 지금까지 끝나지 않은 전쟁으로 한국인들에게 긴장과 고통의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유명한 정치외교학자인 즈비그뉴 브레진스키(Zbigniew Brzezisnky)는 그의 저서‘거대한 체스판(Grand Chessboard)’에서 동아시아의 몇몇 나라를 잠재적인 정치적 화산으로 표현했습니다. 그는 한국, 우크라이나, 아제르바이잔, 터키, 이란 등 5개국을 지정학적으로 잠재적 정치적 화산과 같은 위험국가로 보았는데 그 중에서도 한국, 폴란드, 우크라이나를 최악의 지정학적 조건에 처해 있다고 하였습니다. 유럽과 러시아 사이에 낀 우크라이나는 최근에 크림반도를 러시아에 의해 강재로 합병 당했습니다. 독일과 러시아 사이에 있는 폴란드도 강대국에 의한 여러 차례의 영토 분할의 역사를 경험하였습니다. 폴란드는 뼈아픈 역사적 교훈을 잊지 않았는지 지난해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에게 폴란드는 영구적인 미군 주둔을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자주국 폴란드가, 아무리 강대국이라고 하지만 미군이라는 외국 군대를 자국에 영구적으로 주둔할 것을 요청했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우리를 슬픈 생각에 잠기게 합니다. 인접해 있는 러시아나 독일이 아닌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미국을 동맹과 우방국으로 선택한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의미심장합니다.

손자병법36계 중 제23계가 “원교근공(遠交近攻-먼 곳과 사귀고 가까운 곳을 공격한다.”입니다. 나는 중국인들의 병법을 좋아하지 않지만, 이기적인 집단인 국가가 다른 국가를 침략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역사이기 때문에 한 국가의 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지도자는 물론 모든 국민들도 교훈삼아야 할 지혜라고 생각합니다. 이 사자성어에 인권과 자유와 인간의 보편가치가 들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언제 강도 같은 침략자로 돌변할지 모를 주변국들의 침략에 대한 유비무한을 위해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멀리 있는 나라가 한반도를 공격할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가까이 있는 나라나,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라가 강대국이고 체제와 가치가 다르다면 선택은 두 가지 밖에 없습니다. 하나는 그 강대국의 체제와 가치를 수용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 강대국보다 더 강한 나라와 동맹을 맺는 것입니다. 하지만 한반도를 둘러쌓고 있는 나라들 중에 대한민국의 체제와 가치가 같은 나라는 일본뿐입니다. 같은 민주주의 체제의 나라들끼리는 전쟁을 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한반도에 대한 일본인의 욕심도 대한민국에게는 언제나 긴장을 늦출 수 없게 하는 요인입니다. 일본의 위협이 현실화하지 못하도록 확실하게 억제하는 것은 한미일동맹보다 나은 것이 없습니다. 그리고 중국이나 러시아나 북한의 위협도 흔들리지 않는 한미일동맹으로 억제할 수 있습니다. 중국이나 러시아나 북한은 대한민국과 체제와 가치가 다른 나라들입니다. 대한민국이 이 같은 나라들과 체제와 가치를 공유하기란 전쟁이나 혁명을 통하지 않고는 불가능합니다. 만약에 대한민국이 전쟁이나 혁명을 통하여 사회주의나 공산주의 국가가 된다고 하여도 대한민국은 미국과의 동맹관계에서처럼 강대국과 동반자의 관계에서 자주권을 가진 국가가 될 수 없고 속국이나 다름없는 수준으로 떨어질 게 자명합니다. 중국이나 러시아나 북한은 인권이나 자유나 정의나 윤리 같은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나라들입니다. 역사적으로 그들은 인권이나 자유를 표방한 적도 없고 가르치거나 배운 적도 없습니다. 대만이나 홍콩 같은 나라는 인권이나 자유의 가치를 맛보았기 때문에 인권이나 자유의 가치를 모르는 중국에 흡수되는 것에 목숨을 걸고 저항하는 것입니다. 중국이나 러시아나 일본이나 북한까지도 언제나 한반도라는 영토를 탐낼 뿐 아니라 힘이 확보되고 기회가 주어진다면 정치 경제 군사 문화까지도 자기들의 수하에 두고자 할 것입니다. 하지만 미국은 영토를 탐내는 것이 아니고 사회주의와 공산주의 체제의 세력 확장을 저지하는 전략적 차원에서 한반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미국은 그동안 한미동맹을 통하여 옛 소련과 중국의 세력 확장을 저지하는 전략적 차원에서 대한민국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가 정착하도록 안보와 경제의 토대를 제공해 왔습니다.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자본주의 자유 시장경제 체제를 굳건히 하고 경제와 문화를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한미동맹이 안보와 경제의 기본적인 인프라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어느 날 한반도에서 미국이 완전히 손을 뗀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주변 강대국들이 언제라도 기회가 된다면 자기의 영역으로 접수하려고 어슬렁거리는 지정학적 국제우범지대인 한반도는 한 마디로 한반도를 서로 차지하려는 열강들의 치열한 각축장이 될 것은 불을 보듯 자명합니다. 미국의 억제력이 사라진 대한민국에는 당장 제주도를 두고 중국과 일본이 치열하게 경쟁하게 될 것이고 러시아 역시 한 몫 차지하려고 끼어들게 분명합니다. 독도와 울릉도에는 러시아와 일본군이 상륙할 것이고, 정치권은 물론 경제 분야도 강도 같은 열강들의 아귀다툼으로 인권이나 자유 같은 것은 찾아볼 수조차 없는 무법천지가 될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반미 반일, 친중 친북 정책으로 한미동맹의 끈이 우려할 정도로 느슨해 졌습니다. 중국이나 러시아나 북한이 하는 말은 귀 기울이고 존중하면서 동맹인 미국이 하는 말에 대해서는 언제나 못마땅하다는 듯한 태도를 취하고, 미우나 고우나 가장 가까운 우방인 일본에 대해서는 그토록 경제적으로 기술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현실을 무시하고 주적보다 미워하고 증오하면서 튼튼한 동맹을 유지할 수 있을까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러한 걱정이 기우가 아니라 현실이라는 점을 일깨워 주는 사건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한미일동맹이 느슨해졌다는 것을 가장 먼저 감지하는 이들이 바로 하이에나 같은 주변국들입니다. 중국과 러시아 전투기가 동해 영공 대한민국의 반공 식별구역을 제집 드나들 듯 하더니 급기야 러시아 비행기가 독도 영공을 침범하였고 국군 비행기가 수백 발의 경고사격을 하는 위급한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어처구니가 없는 것은 일본은 러시아 비행기에 대한 국군의 경고 사격을 두고 왜 남의 영역에서 총을 쏘느냐고 대한민국을 비난하였습니다. 북한은 신형 잠수함을 공개하는 것으로 위협을 가하는가 하면 식량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남한이 주는 쌀은 받지 않겠다고 하며 보란 듯이 미사일을 계속 쏘아대고 있습니다. 북한은 식량부족을 걱정하지 않습니다. 핵무기를 가지면 남한의 쌀과 모든 것이 자기들의 것이나 다름없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한반도 주변국들의 이 같은 행동은 한미동맹에 대한 미국의 의지가 어떤가를 시험해 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치 백수의 왕인 사자가 차지하고 있는 먹잇감을 빼앗기 위해 도발을 해보는 하이에나 떼의 모습을 연상케 합니다. 어느 정도 배를 채운 사자는 하이에나 떼가 집요하게 도발을 하면 포기하고 먹잇감을 내주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이유에서건 한미동맹이 무너지면 굶주린 하이에나 같은 한반도 주변국들은 인정사정없이 달려들어 대한민국을 물어뜯을 것입니다. 우리는 그와 같이 몸서리쳐지는 본 영화의 예고편 같은 러시아 전투기의 독도 영공 침해 사건을 목도하였습니다.

한국인들만 모르는 세 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첫째, 자기들이 얼마나 잘사는지 모르고, 둘째, 대한민국이 얼마나 위험한 지정학적 국제우범지대인지 모르고, 셋째, 이웃인 중국과 일본이 얼마나 대단하고 두려운 존재인지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합니다. 이를테면 한국인들은 한국을 모르고, 북한을 모르고, 중국을 모르고, 러시아를 모르고, 일본을 모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좋아하지도 않는 손자병법을 다시 인용하지만, 지피지기 백전불퇴(知彼知己 百戰不殆-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라 하는데, 자신을 모르고 적을 이렇게 몰라서 지정학적 국제우범지대에서 어떻게 생존할 수 있을까가 여간 걱정되는 게 아닙니다. 자신도 모르고 적도 모르고 이웃도 모른다면 이는 백치나 다름없는 존재입니다. 조선의 지도자들이 국제정세에 너무 무지했기에 주변 부랑배 국가들에게 걸핏하면 뺨을 얻어맞고 걷어차이고 온갖 수모를 당하고 소중한 것들을 다 빼앗겼던 경험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자신과 적과 친구를 구별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국민은 부랑배 국가가 노예로 삼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적격이지만 자주국의 국민이 되기에는 자격 미달입니다. 지금의 안전과 번영이 스스로 잘나서 누리는 것인 줄 아는 어리석음과 무지는 참으로 고치기 어려운 병입니다. 하나님 나라 백성이 하나님의 무조건적 은혜로 받은 구원을 자신들의 노력과 성실과 능력으로 얻은 것인 줄 아는 것처럼 대한민국 국민들은 스스로를 과대평가하고 동맹국의 소중함을 몰라도 너무 몰라서 낭패를 보고 있습니다. 나를 바르게 알고 적을 바로 아는 것은 상식이고 지혜이고 일반은총입니다. 모든 인간에게는 하나님의 특별 은총이 필요하지만 일반은총인 상식도 얼마나 절실하고 요긴하게 필요한지 모릅니다. 자기의 것을 자기 스스로 소중하게 여기며 지키고 보호하지 않는다면 아무도 우리의 것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고 지켜주지 않을 것은 불문가지(不問可知)입니다. 대한민국 한반도는 지정학적 국제우범지대라는 사실과 국가란 그 어떤 집단보다 이기적이라는 사실을 철저하게 인식하고, 어떤 경우에라도 우리의 체제와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고 함께 지켜줄 강대국과의 안보동맹을 훼손시키지 않는 안보와 경제와 외교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조국 대한민국이 되길 바랍니다.

“또 어떤 임금이 다른 임금과 싸우러 갈 때에 먼저 앉아 일만 명으로써 저 이만 명을 거느리고 오는 자를 대적할 수 있을까 헤아리지 아니하겠느냐 만일 못할 터이면 그가 아직 멀리 있을 때에 사신을 보내어 화친을 청할지니라.”(눅 14:31,32)

황상하 목사 (퀸즈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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