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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기 성공 타이거 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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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환2019-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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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환‘우즈의 시대’는 아직 저물지 않았는가? 대답은 “저물기는 커녕 다시 떠오르고 있다”가 맞다.

‘골프황제’라 불리는 타이거 우즈는 수많은 스캔들에 휘말리며 몸도 부실해져 우즈의 시대는 끝났다고 보는 이들이 많았다. 그건 오답이었다. 지난해 2018년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챔피언십에서 우승한데 이어 금년엔 미국프로골프(PGA) 최고의 권위로 불리는 마스터스대회에서 우승한 것이다. 우승의 심볼인 그린자켓을 입고 포즈를 취할 때만 해도 긴가민가 했다. 우즈가 긴 슬럼프를 이겨내고 화려하게 부활한 것은 아니라고.

그런데 지난주 2019~20 시즌을 시작하면서 자신이 처음 출전한 일본 조조 챔피언십 경기에서 2위 히데끼 마스야마를 제치고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순간 우즈는 자신의 부활을 세계 만방에 확실하게 각인시키는 듯 했다. 지난 마스터스 대회 우승 이후 8월에 또 무릎 관절경 수술까지 받고도 다시 정상에 올랐으니 결코 ‘우즈의 시대’가 끝나지 않았음을 증명한 것이다.

더구나 이번 승리로 지금까지 거둔 우승이 82승. 미국프로역사상 가장 많이 우승을 기록한 샘 스니드와 최다승 타이기록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역대 상금으로도 독보적 1위, 승률로도 독보적 1위, 이쯤되니 82승을 넘어 100승도 보인다고 언론들은 예견하고 있다. 왜? 우즈니까. .

금년 44세의 타이거 우즈는 오렌지카운티 사이프러스에서 태어났다. LA한인타운 가까운 곳에 있는 윌슨/하딩 골프코스의 클럽 하우스에 가면 소년 타이거 우즈가 아버지와 함께 이 골프장에서 찍은 흑백사진이 골동품처럼 걸려 있다. 나는 그 클럽하우스에서 식사를 할 때마다 가끔은 그 사진속의 소년을 바라보며 30대에 이미 천하를 제패하는 황제가 되기까지 그가 겪었을 여러 가지를 상상해 보곤 한다.

우선 그는 흑인이다. PGA 1승을 건지기 위해 수백명의 프로선수들이 벌떼처럼 달려드는 살벌한 페어웨이에서 흑인이란 정신적 감점요인과 편견을 극복하고 골프 1인자가 될 때까지 그는 얼마나 처절하게 자신과 싸워 왔을까?

한창 최고를 구가하던 우즈에게 2009년 터져 나온 섹스 스캔들은 한꺼번에 결혼과 화려한 경력을 파탄으로 몰아넣었다. 황제에게도 시련은 찾아온 것이다. 그때도 골프채를 놓지는 않았지만 그의 명성은 초전박살 수준이었다. 2017년에는 약물 중독 문제가 세간에 공개되었고 황제의 몰락은 기정사실화 되는 듯 했다. 그랬던 그가 다시 부활한 것이다.

나는 스캔들과 약물에 연루되었던 그의 사생활이 아니라 골프장에서 다시 일어서는 프로골퍼 타이거 우즈에게 갈채를 보내고 싶은 것이다.

슬럼프가 없는 인생이 어디 있는가? 시련을 모르고 거머쥔 성공이 어디 오래 가겠는가?

“슬럼프는 병이 아니다, 다시 일어서는 법을 배우기 위한 과정일 뿐”이란 미국격언은 언제나 나를 설레게 한다.

‘해리 포터’ 시리즈로 단박에 세계적 명사가 된 조앤 롤링은 가난한 이혼녀였다. 아이에게 줄 우유 값을 걱정하면서 에딘버러에 있는 초라한 카페 테이블에 앉아 글을 쓰던 무명작가가 실패를 극복하고 일어서는 순간 세계 최고 부호클럽에 합류하는 인생역전을 만들어 냈다.

어디 조앤 롤링 뿐인가? 재기에 성공한 이들은 엘비스 프레슬리, 아이젠하워, 플랭클린 루즈벨트, 토마스 에디슨 등등 수없이 많다. 실패를 뒤집어 인생역전을 만들어낸 이들은 성경에도 있다. 구약의 대표주자가 모세라면 신약엔 베드로가 있다.

미디안 광야에 숨어살던 모세는 쓸모없는 양치기 노인네였다. 그의 인생 터닝포인트가 된 호렙산에서 하나님을 만날 때까지는 그랬다. 살인이란 실패를 딛고 일어나 슬럼프의 터널을 빠져나왔을 때 그는 유대민족의 영웅으로 인생역전을 만들어 냈다. 그가 엑서도스를 진두지휘하지 않았다면 히브리 민족의 역사가 어찌되었을지 아찔해 진다.

베드로는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란 위대한 고백을 한 수제자였다. 그랬던 그가 어떻게 예수님을 모른다고 가야바의 법정에서 부인할 수 있단 말인가? 수제자로서의 실패요 반역이었다. 그뿐인가? 골고다에서 멀리 도망쳤던 그가 예수님의 부활의 소식을 듣고도 “에라 고향에 가서 물고기나 잡겠다!”며 갈릴리 바다로 낙향하고 말았으니 영락없이 실패 인생이었다. 부활하신 주님이 갈릴리로 찾아가셔서 떡과 생선으로 조반을 먹이시며 다짐을 받지 않았다면 큰 일 날 뻔 했다. 그러나 그 실패를 딛고 일어났을 때 주님께서는 결국 그 이름위에 교회를 세워주시지 않았는가?

우리가 직면하는 실패와 슬럼프를 이겨냈다고 모두 타이거 우즈가 되고 조앤 롤링이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인생역전의 결과가 꼭 벼락부자가 되는 것을 뜻하지도 않는다.

다만 나의 실패를 딛고 일어나 모세처럼 소명을 받들고, 슬럼프를 극복하고 베드로처럼 절대 순종을 결단할 수 있다면 나의 빛나는 인생역전도 거기서 출발하는 것이다. 재기하는 모습은 타이거 우즈 못지않게 소소하게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아름다운 모습이다.

조명환 목사(발행인)
ⓒ 크리스천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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