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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상황 가운데서 맞이하는 부활절을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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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근2020-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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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30일 최초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나온 후 2개월 4일째인 4월 4일에 미국의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 및 사망자 수가 정점을 찍었다는 평가입니다. 뉴욕과 뉴저지의 주지사들이 조심스럽게 사태의 호전을 설명했고, 미 행정부에서는 앞으로 2개월이면 코로나 19 상황이 어느 정도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5월을 기점으로 경제활동과 교회의 모임이 재개되지 않을까 하는 전망들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습니다. 불안과 희망이 교차하는 이 시기에 차갑고 슬픈 이야기와 따스하고 기쁜 이야기도 교차하고 있습니다.

미 프로야구 텍사스 레인저스팀의 추신수 선수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경기가 취소되어서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마이너 리그 선수 190명에게 $1,000씩 현찰로 선물을 전달했습니다. 마이너 리그 선수들은 연봉위주가 아니라 경기 수당으로 생활하는 선수가 많아 코로나로 경기가 취소되자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고 있는 사정을 알고 도운 것입니다. 오래전 자신이 마이너 리그 시절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메이저 리그에 있던 고참선수들의 도움을 받았던 적이 있어 고참 선수가 된 자신이 이제는 도움을 주고 싶어서 $200,000을 전달했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또 플로리다의 어떤 분은 같은 동네의 diner가 코로나로 문을 열기가 어려워 손님들의 팁을 받아 생활을 하는 웨이트리스들이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게 됩니다. 안타까운 마음으로 주인을 찾아가 $10,000을 기탁하며, 웨이트리스 20명에게 $500씩 선물로 나누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이 어려움을 같이 통과하고 싶다는 전언이었습니다.

이런 미담이 우리의 마음을 훈훈하게 합니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몸이 아파서 1-2주 집이나 병원에 계신 분들이 계십니다. 더 나아가 저 개인적으로는 지난 2주 사이에 고모님과 큰어머님이 차례로 별세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아직도 10-20년은 충분히 더 사실 수 있다고 생각하며 만남을 뒤로 미루었던 저의 생각이 얼마나 부질없었는지를 반성하게 합니다.

요즘 마스크를 끼고 생활하면서 많은 생각이 듭니다. 마스크를 끼고 있으니 그만큼 말을 적게 하게 됩니다. 그리고 답답함을 인내해야 합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평상시에 이렇게 마스크를 끼고 살아가는 것처럼 살아갔더라면 얼마나 더 성경적인 삶을 살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마스크를 벗는 날에도 계속 마스크를 낀 것처럼 생활하리라 다짐해 봅니다.

제가 1994년에 미국 워싱턴 D.C.에 처음 와서 잠시 동안 한국인 집에서 하숙을 한 적이 있습니다. 저녁이 되면 하숙집에 있는 분들이 함께 식사하면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었는데, 그 때 충격을 받았던 것은 한국분들이 흑인들을 많이 무시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흑인을 ‘연탄’이라고 부르는 것을 처음으로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 19때문에 한국국적의 사람들이 전 세계 200개국이 넘는 나라들로부터 입국금지를 당하는 것을 보면서 인과응보라는 하나님의 법칙을 생각해 보게 됩니다. 한국사람들이 평상시에 무시하던 아프리카의 나라들까지도 한국인을 강제 격리시키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보다 더 깊은 교훈을 얻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새벽에 기도할 때면 자연스럽게 3가지를 위해 기도하게 됩니다. Health crisis(보건의 위기), Financial crisis(재정의 위기), Leadership crisis(리더십 위기)입니다. 특별히 재정의 위기를 호소하며 기도부탁 하신 몇몇 성도들을 위해 기도할 때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호경기는 7:3 그리고 불경기는 3:7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호경기 때는 7명이 웃고 3명이 웁니다. 하지만 불경기 때는 7명이 울지만 그래도 3명은 웃는다는 말입니다. 불경기 가운데서도 배달업체, 편의점, take out 비즈니스 등은 어머어마한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합니다.

창세기에 나오는 요셉은 불경기 때문에 애굽의 재상이 된 사람이었습니다. 성경은 항상 상황을 바라보기보다는 그 상황 가운데서 지혜를 주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라고 합니다. 인류의 역사를 보더라도 세계적인 재벌들과 강대국들은 많은 경우 전쟁과 불황 가운데서 탄생했습니다. 불경기 중에도 하나님의 사람들은 하늘의 지혜로 승리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이성과 경험과 용기와 믿음을 사용하세요. 기도하는 중에 하나님께 방향을 물으시고, 마음의 동기를 순수하게 하신 후 결단한 것을 추진하세요. 하나님이 인도하실 것입니다.

기독교의 영성의 역사에서 가장 귀하게 사용되었던 단어가 몇 개 있는데 그중 하나가 ‘예후다’입니다. 히브리어인데 ‘함께(together)’란 뜻입니다. 특별히 사도요한과 밀접한 관계를 가졌던 쿰란 공동체의 표어였습니다. 성경은 말세가 다가올수록 ‘예후다’의 영성을 가지라고 말합니다. 마지막 시대는 절대로 혼자서 이길 수 없는 시대입니다. 함께해야만 이길 수 있는 시대입니다. 지금은 비록 우리가 흩어져서 예배를 드리고, 교회 활동을 하고 있지만, 마음은 항상 ‘함께’여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전환기의 기간 동안 ‘대충의 유혹’을 받으면 안됩니다. 가정에서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릴 때도 엄위하신 하나님 앞에서 드리는 예배가 되도록 우리의 예배 태도를 바르게 해야 합니다. “주께서 이르시되 이 백성이 입으로는 나를 가까이 하며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나 그들의 마음은 내게서 멀리 떠났나니 그들이 나를 경외함은 사람의 계명으로 가르침을 받았을 뿐이라”(이사야 29:13). 단순히 사람의 계명에 따른 겉치레 경외함이 아닌, 하나님의 임재 앞에서 뜨겁고도 진실한 경외의 자세를 가지고 이 기간을 지내는 저와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목회서신 중에서)

강원근 목사 (뉴욕감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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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te님의 댓글

Kate

귀한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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