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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하 목사 "공론화의 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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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하2023-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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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하공론(公論)은 대중에게 넓리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공개적으로 알리는 것, 쉽게 말해 특정 사실을 공개적으로 폭로하는 것을 말합니다. 특히 오늘날 SNS 같은 대중문화 계열의 커뮤니티에서 회원 간의 불화가 있을 시 특정인의 잘못을 그 그룹의 여러 사람이 알 수 있게 공개적으로 폭로하는 것을 주로 공론화라고 부릅니다. 공론화의 위험은 개인 간의 다툼을 충분히 개인적으로 끝낼 수 있는 문제임에도 굳이 공론화를 하여 개인이 감당할 수 없는 모욕과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게 하여 극단적 선택을 하게 하는 폐단이 있습니다. 공론화가 정당한 경우는 대중이 알지 못하기 때문에 위험에 직면하게 되거나 피해를 입게 되는 때입니다. 개인적인 호불호의 문제를 공익의 문제처럼 공론화하거나 선동하는 것은 극히 삼가야 합니다. 개인이 용납 못 하는 문제를 모두가 용납하면 안 되는 문제로 확대하는 마녀사냥 몰이 SNS가 난무하는 현실은 국가가 관련법을 만들어서라도 통제해야 합니다. 또한, 실제로 잘못했다 해도 개인적이고 사소한 잘못을 반국가적이고 반사회적 범죄라도 되는 듯이 몰아가는 공론화의 과열은 사회적 병리현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실수나 잘못을 한 사람이 진심으로 반성을 해도 진정성이 없다거나 의심된다며 지속해서 비난하거나 공론화의 폭력을 멈추지 않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현대 자살자의 상당수는 이런 부류의 폭력적 공론화의 희생자들입니다.

공론은 '모아진 의견'이고, 공론을 형성해 가는 과정이 '공론화'라는 전제에서 현대 민주주의 사회의 공론화는 일반적으로 시민에게 참여와 숙의 기회를 제공하고 논의를 통해 결정된 의견을 이해관계자의 요구, 전문가의 식견, 국회 논의와 리더의 통치철학과 결합하여 공론을 도출하는 과정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합니다. 이는 사실 현대주의의 한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치가들은 현대주의를 자신들의 정책을 정당화하는 데 적극적으로 활용하였습니다. 현대주의는 자연과학과 합리주의가 발전하여 사회에 학문적인 전문가 집단이 생겨나게 하였습니다. 사람들이 어떤 문제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데 있어서 그 분야의 전문가 주장이나 의견을 제시하면 일반 대중은 반대할 수가 없습니다. 지난 수십년 동안 정치가들이나 정당이나 권력자들은 소위 학자들의 전문성을 이용하여 자신들의 정책들을 관철해왔습니다. 이를테면 정치인들이 학자들의 학문적 주장을 자신의 주장이나 정책을 관철시키기 위해 공론화의 도구로 이용한 것입니다. 하지만 현대주의의 합리주의와 과학적 지식도 그 수명을 다한 듯한 징후들이 나타나기 시작하였습니다. 지금까지 권력자들과 정치인들이 학자들과 전문가를 이용하여 얼마나 이기적이고 불법적인 일들을 정당화 해왔는가를 대중들이 알기 시작하였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은 과학자들의 노골적 거짓말과 왜곡된 과학적 주장을 충격적으로 폭로하였습니다. 물론 아직 그러한 거짓과 왜곡이 참인 것으로 믿는 순진한 이들이 많지만, 거짓은 언젠가는 드러나게 마련입니다. 코로나 백신에 대한 소위 전문가들의 거짓된 과학적 통계와 왜곡은 도를 넘었습니다. 언론들도 정치에 이용되는 양심과 도덕심을 상실한 학자들의 거짓 논문과 왜곡된 주장을 사실인 것처럼 보도하여 대중을 속이고 오도하는 일에 앞장서 왔습니다. 하지만 링컨이 말했듯이 한 사람을 여러 번 속일 수 있고 여러 사람을 한 번 속일 수는 있어도 여러 사람을 여러 번 속이는 것은 불가능 한 것입니다. 사람들은 거짓과 왜곡된 뉴스와 정보에 너무 많이 속아왔기 때문에 이제는 과학적 통계와 학문적 연구에 대해서도 쉽게 믿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정치와 언론이 거짓과 왜곡으로 공론화를 일삼아 온 것이 국가의 안보와 경제를 무너뜨리고 전통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한 것을 분명하게 목격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정치와 언론이 범죄나 다름없는 거짓과 왜곡으로 정의와 윤리 도덕을 파기하는 패악을 저질러 왔지만, 이제는 그들이 의존했던 현대주의가 저물어 감에 따라 그들의 사기행각도 전처럼 대중에게 쉽게 먹혀들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정치사회에서는 그 수명을 다하여 저물어 가고 있는 현대주의의 그 사조가 교회 안에서는 위력을 떨치고 있습니다. 공론화는 민주주의 사회에도 큰 폐단이지만 교회와 하나님 나라에서는 범죄에 버금가는 악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대의민주주의 아래서 공론화란 어울리지 않습니다. 공론화란 대의민주주의가 아닌 대중민주주의에 어울리는 방법입니다. 대의민주주의는 공론화의 위험과 폐단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정치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대의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사회와 교회가 공논화를 마치 더 나은 민주주의를 위한 것처럼 이용하고 있습니다. 대의민주주의 체제에서 공론화를 강조하는 것은 대의민주주의를 포기하고 대중민주주의로 가는 거나 다름없습니다. 대중민주주의의 폐단은 이미 역사적으로 검증되었고 하나님 나라 역사에서 대중의 뜻을 모으는 행위는 언제나 하나님께 반역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인간이 뜻을 모으고 힘을 모으면 그 뜻과 힘으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을 도모하기보다 하나님께 대항하는 일을 해왔습니다. 이 일에 대한 대표적인 경우가 바벨탑 사건입니다. 하나님 나라와 교회는 회중의 뜻을 모으기 위해 공론화 할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 나라와 교회는 사람의 뜻으로 세우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러 사람의 뜻을 모으는 것은 민주주의 역사에서도 그 폐단이 많았기 때문에 문제가 있을 때마다 대중의 뜻을 묻거나 수렴하는 대중민주주의보다 지식과 지혜가 있는 사람에게 위탁하여 문제를 해결하도록 한 것이 대의민주주의입니다. 고대 그리스의 민주주의와 로마의 공화정의 장점들을 하나님 통치의 원리의 토대에서 수용한 것이 장로제이고 장로제의 토대에서 대의민주주의가 나온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장로제나 대의민주주의의 특징이기도 하고 장점이기도 한 것은 어리석은 대중이 직집 정치에 참여할 수 없도록 막은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당신 자신을 계시하실 때 백성들의 요청이 있기도 했지만, 선지자를 통해서 자신을 계시하신 것은 하나님의 뜻이고 지혜입니다. 선지자가 하나님의 계시를 완전하게 이해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데도 선지자를 통해 자신을 계시하신 것이 인간에 대한 하나님의 배려이고 지혜이며 신약 교회 장로제는 그러한 원리를 따라 세워진 것입니다. 원리적으로는 계시의 완성인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누구나 하나님의 뜻을 알 수 있지만, 지상의 교회는 불완전하므로 사도들을 통해 또한 장로제를 통해 교회를 세워가게 하신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구약시대나 신약 시대나 원리는 같습니다. 교회는 인간의 뜻이나 사상이 아닌 하나님 뜻을 따라 하나님의 통치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따라서 교회 안에서 인간의 의견이나 뜻을 수렴하는 공론화는 하나님 나라 원리에 맞지 않습니다. 오늘날 정치 현실에도 공론화의 폐단이 심각하지만, 그 폐단이 국가가 채택하고 표방하는 대의민주주의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왜곡한 데서 발생하는 폐단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교회 안의 분쟁과 문제 발생 원인의 대부분도 장로제와 대의민주주의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오해로 인하여 발생합니다. 장로교회 안에 치리회는 당회뿐입니다. 교리와 신학과 교회 헌법과 성경의 원리를 따라 교회를 치리하고 세우는 일은 전적으로 당회의 일입니다. 제직회나 공동의회나 당회가 아닌 어떤 모임이나 회에서 치리에 관계된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이 원칙 하나만 잘 지켜도 교회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어느 정도는 예방할 수 있습니다. 교회 안에서는 어떤 형태의 공론화도 말씀의 절대 권위에 도전하는 것이며 하나님의 권위에 반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여호와께서 사무엘에게 이르시되 백성이 네게 한 말을 다 들으라 이는 그들이 너를 버림이 아니요 나를 버려 자기들의 왕이 되지 못하게 함이니라”(삼상 8:7)

황상하 목사 (퀸즈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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