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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생명-생명에 대한 하나님 중심의 패러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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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하2023-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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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하19세기 중반에 기독교는 진화론 논쟁으로 충격을 받았고 위기를 경험하였습니다. 21세기에 기독교는 실증적 과학주의의 계속되는 도전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게놈지도, 배아줄기, 돌리복제, AI, 인간 개조 등 인간생명공학의 저돌적인 발전은 기독교인들에게 불안과 호기심을 증가시키고 있습니다. 많은 기독교인이 생명은 하나님께 속한 것이라는 전통적 믿음마저 포기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을 느끼면서도 과학 발전에 곁눈질 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그러나 하나님 나라 백성들은 이런 사태 앞에서 비굴하고 어설프게 변칙적 변증을 하려고 하지 말고 생명에 대한 교만한 과학적 헛발질의 정곡을 치고 나가야 합니다. 생명과학의 유전공학 프로그램이 생명의 실체를 완전하게 노출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다각도로 해명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야 할 것입니다. 만약 유전공학이 생명을 완전하게 해명하게 된다면 결국 우리 기독교인도 하나님의 존재를 포기할 수밖에 없겠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생명에 대해 과학이 할 수 있는 것은 생명현상이고 생명 자체는 과학의 영역을 넘어서는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신학자나 설교자들이 이러한 문제에 대해 생명과학의 방법으로 대응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탁월한 기독교인 생명과학자는 어느 정도 생명 자체에 대해서 설명을 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 설명은 생명과학적 설명이 아닌 창조 주 하나님을 믿는 신앙적 설명이 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신학자와 설교자, 기독교인 자연과학자라도 생명에 관한 한 성경 계시에 의존하여 하나님을 믿는 믿음의 토대에서 신학적으로 생명의 심층을 더덤어 풀어낼 뿐 생명의 신비를 완벽하게 설명하거나 규명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하나님 나라 백성에게 문제가 되는 것은 생명공학적 지식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그것에 함몰되어 있는 것과 생명에 대한 하나님 중심의 패러다임인 부활에 대한 깊고 풍부한 성경 계시의 지평을 열어 갈 믿음과 이해와 지식이 지나치게 척박하다는 사실입니다. 오늘의 넘쳐나는 설교들에서 생명의 영인 성령이 개인의 삶과 민족들과 세계의 역사와 자연계에 어떻게 활동하시는가에 대해서 진지하게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메시지를 듣기가 어렵습니다. 성령 충만과 소위 축복과 형통의 방법론과 구호는 넘쳐나지만 들풀 한 포기에 은폐되어 있는 생명의 충만과 그것이 새로운 피조물인 우리의 영적 생명과의 신비로운 연관 관계를 통해 드러나고 넘치는 은총에 감격하는 노래와 설교를 듣기란 쉽지 않습니다. 교회들마다 그저 세계선교에 앞장 서야하고 예배를 회복해야 한다고 윽박지르며 한창 공부해야할 젊은이들을 선교 현장으로 내몰거나 모여서 몇 시간씩 노래하게 하는 것을 부활 신앙의 삶이라고 하기에는 무리와 왜곡이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습니다.

기독교 신앙은 창조와 타락과 구속과 종말이 하나님 중심의 생명 패러다임 안에서 계시되는 것을 믿고 이해하고 증거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창조에서 종말에 이르는 우주론적 역사를 예수의 부활 사건에 근거해서 해석하는 삶의 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교리와 신학이나 그 어떤 이념과 철학과 사상이라도 그것에 의미를 불어넣는 것은 부활입니다. 부활은 창조의 완성이고 생명의 완성입니다.

참된 기독교 신앙은 생명에 대한 하나님 중심의 패러다임을 믿고 이해하고 누리는 것인데 그러려면 결국 “생명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 안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질문 자체가 의미하는 것은 생명의 정체를 우리가 아직 모른다는 뜻인데 모르면서도 질문하지 않는 것이 많은 기독교인의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설명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쉽게 생각하여 생명은 말 그대로 살아 있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하나님 안에 거하는 것이라고 대답할 수도 있습니다. 좀 더 신앙적으로는 예수를 믿고 거듭나는 것이 바로 생명을 얻는 것이라고 대답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대답들은 생명 전체가 아니라 부분에 해당되는 설명일 뿐입니다. 하지만 하나님 나라 백성은 이런 부분적인 대답의 설득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생명 전체, 또는 생명 현실에 연루된 사건 안으로 들어가야만 합니다. 그 사건의 가장 명백한 분야는 크게 말해서 생물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생물학이란 생명 현상에 관한 연구를 말합니다. 21세기는 유전공학을 필두로 해서 이런 생물학 분야가 저돌적이고 비약적인 발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서 우리는 생명에 조금 더 접근하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상식적인 차원에서만 보더라도 지구에서 벌어지는 생명 현상은 놀랍도록 다양합니다. 식물을 제외하고 동물만 보더라도 단세포 생명체로부터 고등동물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생명체가 살고 있습니다. 서로 다르기는 하지만 생명이라고 할 때 공동되는 점이 몇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DNA를 기초로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기 복제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당연한 관심은 생명체의 자기 복제입니다. 생명공학으로 지능과 감성을 소유한 로봇을 만든다고 하여도 그 한계는 자기 복제일 것입니다. 앞으로 자연과학이 그런 한계까지 극복할 수 있을지에 관해서는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습니다.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그 생명체는 완전히 새로운 종이 될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기독교인들은 이런 보편적인 생명 현상보다는 주로 인간 생명에 한정해서 생명 문제에 접근합니다. 왜냐하면 인간이 모든 생명체의 정상에 선 존재이기 때문 입니다. 이러한 믿음은 이미 성경이 보여준 것이기도 하고, 실제 삶에서 경험된 것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조금만 세상을 향해서 눈을 돌릴 줄 아는 사람이라고 한다면 그런 인간 중심의 생명 이해가 얼마나 초라한지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인간의 생명이 별 볼 일 없다는 뜻이 아니라 그것이 결코 독립적이지 않다는 뜻입니다. 인간은 인간만으로는 도저히 생명을 유지할 수 없습니다. 동물하자나 식물학자들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만약 식물이나 박테리아가 모두 사라진다면 인간도 결국 생존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생명이 주변과 철저하게 유기적 관계를 맺는다는 사실 앞에서 인간 중심의 생명 이해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인간을 생명 피라미드의 정점으로 해서, 일종의 먹이 사슬을 이루고 있는 생명체계이 아니라 그것과 전혀 상관없는 것처럼 보이는 세계도 생명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사실은 생명을 이해하기 위해 비생명의 세계를 이해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물이 생명체는 아니지만 생명을 가능하게 하는 근원입니다. 탈레스가 만물의 본질을 물이라고 한 데에는 나름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불도 역시 생명체는 아니지만 생명을 가능하게 하는 근원입니다. 근본적으로 지구라는 혹성이 바로 그 모든 생명의 토대라는 사실도 놓치지 말아야 하고 더 나아가서 태양을 비롯해서 저 멀리 우리의 손길이 전혀 닿지 못하는 우주 한편의 어떤 별들이 오늘 우리의 생명을 가능하게 하는 토대일지도 모릅니다. 우리 기독교인들은 하나님께서 아무것도 없는 무로부터 천지만물을 창조하셨다는 사실을 믿습니다. 이 믿음은 수많은 생명체의 상생의 원리와 생명체와 비생명체들의 상호 관련성을 믿는 믿음까지를 포함합니다. 우리는 생명과 비생명의 경계나 선입관을 뛰어넘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생명 문제에 접근하는 하나님 중심의 패러다임입니다. 생명 이해에 대한 하나님 중심의 패러다임이 전제될 때 그 하나님이 예수님을 죽음에서 살려내신 부활생명의 그 깊이와 신비와 은총을 더 풍성하게 누리게 될 것입니다.

“내가 그리스도와 그 부활의 권능과 그 고난에 참여함을 알고자 하여 어떻게 해서든지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에 이르려 하노니 내가 이미 얻었다 함도 아니요 온전히 이루었다 함도 아니라 오직 내가 그리스도 예수께 잡힌 바 된 그것을 잡으려고 달려가노라”(빌 3:10-12)

황상하 목사 (퀸즈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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